작성일 : 18-01-19 14:48
[전북일보] 고향으로 보내는 편지 - 전주 콩나물 해장국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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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


심리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남자가 바람을 피워도 본처에게 돌아오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본처의 음식 맛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한의사인 내 관점에서 보면 상당히 일리가 있는 이야기 같다.


의학적으로 보면 사람의 입맛은 상당부분 어렸을 때(5세 미만) 집에서 먹던 음식에 의해서 결정이 되는데 어렸을 때 집안의 음식 문화가 짜고 맵고 싱겁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평생 음식의 취향이 결정이 된다.


지리산 산골 남원에서 짜게 먹고 자란 나는 지금도 보통 사람들보다도 짜게 먹는 편이다. 어렸을 때 나는 막내여서 귀여움을 많이 받고 자라서 버릇이 조금 없는 편이었다. 어머니가 밥을 형들하고 같은 상에 차려 주셔도 반찬이 좋은 할아버지 상에 밥그릇을 가지고 가서 밥을 먹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할아버지는 진지를 드시기 전에 먼저 간장을 두 세 수갈 드실 정도로 엄청 짜게 드시는 분이셨다. 그때부터 나도 식성이 짜게 먹는 습관이 들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