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20 11:36
글마루 - 여름철 배앓이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조회 : 6,507  

배앓이와 소화기 질환

 

한여름 무더위가 시작되면 배앓이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어린아이들이 배앓이로 한의원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다른 계절에 비해 더위를 이기려고 찬 음료, 찬 음식을 많이 먹기 때문이다. 여름철 배앓이와 소화기 질환에 대해 한의학에서는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하는지 알아보자.

 

동의보감을 보면, ‘사계절 중에서도 여름철 건강관리가 가장 어렵다고 기록이 되어있다. 그만큼 잔병치레가 많은 계절이 바로 여름인데, 그 중에서도 특히 소화기계통의 질환이 많이 나타나게 된다.

 

여름철에 소화기계통에 문제가 생기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내장에 혈액 공급이 부족해지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여름의 높은 외부 기온에 적응하기 위해 인체는 피부 쪽으로 혈액을 30% 가량 더 많이 보낸다. 그렇게 되면 내장기관, 특히 소화와 연관이 있는 위장, 대장, 소장에는 상대적으로 평소보다 혈액공급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내장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소화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한의학에서는 비위(脾胃)가 허약해진다라고 표현한다.

 

여름철에 소화 기능이 저하되면 어떠한 증상들이 나타날까? 우선 식욕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식사량이 줄어들고 배가 많이 아프다. 속이 메스꺼우면서 구역감과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소화기능이 장시간 저하되면, 인체는 소화기로부터 건강 유지에 필요한 영양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기 때문에 쉽게 피로해지고 무기력감을 느낀다. 의욕이 떨어지고 짜증을 잘 내며, 신경이 예민할 뿐 아니라 면역력도 저하되어 여러 가지 잔병치레를 하게 된다.

 

여름철에 아무리 찬 음식을 먹어도 건강한 사람이 있고, 조금만 먹어도 배앓이를 하는 사람이 있다. 이제마 선생의 사상의학(四象醫學) 관점에서 본다면 소음인(少陰人)이 여름철 배앓이를 하기 쉽다. 소음인은 신대비소(腎大脾小)라고 해서, 신장(腎臟)의 기능은 강한 반면, 소화기를 의미하는 비장(脾臟)의 기능은 약하다. , 소음인은 체질적으로 몸이 차고 속이 냉하기 쉽다. 그래서 여름철에 찬 음식을 먹게 되면 다른 체질보다 민감하게 반응해서 배앓이를 하기 쉬운 것이다. 따라서 소음인은 더운 여름이더라도 찬 음식보다는 미지근하게라도 데워먹는 것이 좋고, 따뜻한 성질의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우리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으면서 배앓이에 효과가 좋은 차요법을 알아보자. 여름철 배앓이에 좋은 차요법은 대표적으로 생강차와 매실차가 있다.

 

생강은 맵고 따뜻한 성질 때문에 한약재로 많이 사용되었다. 2천년 전의 중국 의서에도 약재로 기록되어 있고, 고려시대의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에도 생강을 약으로 사용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공자(孔子)도 꾸준히 생강을 먹었다는 기록이 논어(論語)에 나오며, 율곡 이이 선생은 제자가 떠날 때면 생강을 선물하였다.

 

생강은 더운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뱃속을 따뜻하게 데워 소화기관을 튼튼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도와서 기() 순환을 촉진한다. 이는 소화기가 차가워서 생기는 여름철 배앓이와 설사에 아주 효과가 뛰어나다.

 

생강을 먹었을 때 느끼게 되는 매운 맛은 진저롤(gingerol) 성분 때문이다. 진저롤 성분은 속을 따뜻하게 해주고 위액 분비를 촉진시키며, 위장의 운동을 활성화하는 효능이 있다. 따라서 소화불량, 식욕부진, 배앓이, 설사, 구토, 구역감과 같은 소화기와 관련되는 증세에 많은 도움이 된다. 따라서, 여름철에 배앓이로 고통받을 때는 따뜻한 성질의 생강차를 꾸준히 마시는 것이 좋다.

 

생강은 쓴 맛이 강하기 때문에 먹기 힘든 사람은 꿀을 타서 마셔도 좋다. , 생강차를 만들 때 대추를 함께 끓여도 좋다.

 

매실은 여름 보약이라고 부를 수 있다. 예로부터 매실은 소화제로 많이 사용되었다. 매실은 세가지 독()을 없애는 것으로 유명하다. 세가지 독이란 음식물의 독, 물의 독, 몸안의 독을 말한다. 이것은 독성을 가진 물질을 제거하고 살균 작용이 뛰어난 매실의 효능을 설명하는 말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병사들은 이질을 예방하고 배탈의 상비약으로 매실을 절인 우메보시를 늘 가지고 다녔다고 한다.

 

매실은 위장과 십이지장의 소화액 분비를 촉진시켜서 체기가 있거나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증상을 개선시킨다. , 장을 깨끗하게 하는 정장작용을 통해 배앓이, 설사를 치료한다. , 내장에 있는 평활근을 이완시키기 때문에 복통을 진정시키는 작용이 뛰어나다.

또한 매실에는 구연산과 비타민 C가 아주 풍부하기 때문에 음료수처럼 꾸준하게 마시면 배앓이 뿐만 아니라 여름철에 쉽게 피로한 증상을 회복하는데도 아주 좋다. 따라서 매실은 여름철 건강음료로 12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여름철 배앓이를 예방하는 생활습관을 알아보자.

 

찬 음식 너무 먹지 말자

덥다고 찬물이나 찬음식을 너무 많이, 자주 먹게되면 뱃속은 점점 더 차가워지기 때문에 식욕이 떨어지고, 소화불량이나 배탈이 생기기 쉽다. 따라서 더운 여름일수록 미지근한 물을 마시고, 따뜻한 음식으로 속을 데우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특히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수박, 참외, 멜론과 같이 성질이 찬 음식은 적당량 먹는 것이 좋다. 속을 데우는 음식으로는 매실, 생강, 인삼, 계피, 마늘, 양파, 부추 후추, 겨자, 대추, 카레 등이 있다.

 

항상 배를 따뜻하게 하자.

잠잘 때 덥다고 배를 드러내놓고 잔다거나, 이불을 덮지 않고 자면, 소화기가 약한 사람은 금세 탈이 나게 된다. 복부가 차가워지면 위와 장의 연동운동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불을 덮기 힘들다면 배 위에 수건 한두장을 덮고 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손을 깨끗하게 씻는다.

최근 메르스 사태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많은 감염의 원인은 손이다. 여름철 소화기 질병의 원인균도 대부분 입으로 들어오는데, 이때 손을 깨끗이 씻으면 상당부분 예방할 수 있다.

 

음식이 상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상온에서 음식을 오래 보관하는 것은 당연히 알겠지만, 냉장고에서도 오랫동안 음식을 보관하게 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 음식을 먹을 때는 완전히 익혀 먹고, 물도 끓여마시는 것이 좋다.

 

자기가 평소 사는 곳을 벗어나 물을 마시게 되면 배앓이를 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증상을 물갈이한다 라고 설명하는데, 한의학에서는 수토불복(水土不服)이라고 표현을 한다.

 

평소 그 지방에 살던 사람들은 물에 있는 작은 세균이나 미생물들을 먹어도 저항력이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지만, 타 지역 사람들은 저항력이 없기 때문에 배앓이나 설사를 하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 2주 가량이 지나면 몸에 저항력이 자연스레 생겨 배앓이 증상이 없어지게 된다.

 

여름철 배앓이는 대부분 자연스럽게 호전되지만, 간혹 의사의 진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피가 섞인 설사나 구토를 하는 경우, 38도 이상의 고열을 동반한 복통과 설사가 있을 경우, 복통이 4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 영유아나 60세 이상인 분이 설사로 인해 탈수증세가 오는 경우에는 반드시 병의원을 방문하여 치료를 해야 한다.

 

여름철 배앓이를 치료하는 한방 처방을 알아보자. 위장관이 허약하고, 차가워져서 생기는 각종 증상을 다스리는데는 속을 따뜻하게 하면서 기를 보충하고 비위장을 튼튼하게 하는 이중탕(理中湯)이 좋다.

 

이중탕은 인삼(人蔘), 백출(白朮), 감초(甘草), 건강(乾薑)이라는 약재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인삼은 기를 북돋고 소화기능을 원활하게 하며, 인삼은 기를 북돋아 소화기능을 돕고, 백출은 비장을 튼튼히 해서 위와 장의 운동을 활발하게 한다. 또, 감초는 속을 편안히 하고건강은 생강 말린 약재 ,차가워진 속을 따뜻하게 해준다.

하루에 한 번은 배를 시계방향으로 마사지해주는 게 좋습니다
. 장의 운동방향인 시계방향으로 원을 그리면서 맛사지를 하면, 장의 기운이 잘 통하고, 배가 아픈 증상도 나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