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20 13:07
글마루 - 총명차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조회 : 6,538  

글마루 - 독서의 계절 가을, 머리를 맑게하는 총명차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여름철 재밌게 놀고 즐기던, 밖으로 발산했던 기분을 안정시키고 갈무리하는 시기인 것이다.

 

한의학 서적에서 가장 오래된 황제내경(黃帝內徑) 소문(素問) 사기조신대론(四氣調神大論-네가지 계절에 따라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이야기)에 보면, ‘가을 세달은 용평(容平)’이라 설명하고 있다. 용평이란 의미는 만물을 거두어들이고, 평안하고 풍족하게 채운다는 뜻이다. , 여름에 키우던 작물을 추수하여 곳간을 가득 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봄과 여름을 지나며 자라고 열려있던 몸도 사색과 지식으로 채우는 계절이 바로 가을에 해야할 일인 것이다.

 

독서와 사색 등을 하다보면 그동안 쉬고있던 두뇌가 피곤해지는데, 이럴 때 도움이 되는게 총명탕, 총명차이다. 3 수험생이나 자격시험을 앞두고 있는 분들은 총명탕을 한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동의보감에 보면 총명탕은 건망증을 치료하고, 오랫동안 먹으면 하루에 천 마디의 문장을 외울 수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렇지만 사실 총명탕자체는 아이큐나 지능을 높여주는 약이 아니라, 공부를 잘 할 수 있도록 몸을 도와주는 약이라고 볼 수 있다.

 

하루종일 공부를 하는 학생들 보면, 머리가 무겁게 느껴지고, 답답하고 졸음이 오면서, 집중력이 떨어지고, 소화도 잘 안되면서 예민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공부하는 시간에 비해서 능률이 떨어지게 되는데, 이러한 불편한 증상을 개선시켜주는 것이 총명탕인 것이다. 이는 두뇌활동이 많은 직장인, 사업가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동의보감에 기록되어 있는 총명탕, 총명차의 약재는 백복신, 원지, 석창포이다. 백복신이란, 소나무 뿌리에서 기생하는 버섯으로, 정신을 맑게 해주는 효과가 뛰어날 뿐 아니라, 비장 기능을 튼튼하게 만들어 주어서 소화를 촉진하고,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약리실험에서도 백복신은 기억력이 떨어지는 알츠하이머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원지(遠志)뜻을 오래 기억하게 한다.’는 뜻을 가진 약재로, 그 이름처럼 기억력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고, 지혜를 돕고, 귀와 눈을 밝게 하며, 건망증을 없애고 의지를 강하게 해준다. 특히 원지에 풍부한 산성 사포닌은 혈액을 맑게 해주는 효과가 있고, 뇌신경세포의 보호 효과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석창포는 예로부터 단오 때 창포물로 머리를 감으면 머리가 맑아진다는 풍습이 있는데, 바로 그 창포를 말한다. 석창포는 몸에 막혀있는 기운을 뚫어주어서 귀와 눈을 밝게 하고, 머리를 맑게 하여 건망증을 치료하고 지혜를 길러주는 효과가 있다. 잎을 떼어 보면, 톡 쏘는 듯한 독특한 향이 나는데, 석창포의 정유 성분이 정신을 맑게 하고, 몸에 정체된 기운을 뚫어주는 것이다. 연구결과 석창포는 저산소증에서 세포활성 유지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총명차의 약재들은 두뇌활동과 연관되는 장기인 심장(心臟)과 비장(脾臟)으로 들어가서, 그 기능을 강화시켜주는 효과가 있어 결국 기억력이 증진되고 머리도 좋아지도록 돕는 것이다. 또한 과도한 두뇌활동으로 인해서, 과열된 머리의 열을 식혀주어서 정신을 안정시키고, 뇌를 맑게 하며, 소화 기능을 개선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몸의 전반적인 컨디션을 가볍고 상쾌하게 만들어줌으로써 집중력이 강화되고, 공부가 잘 되는 것이다.

 

이외에 머리를 맑게 하고 집중력을 강화하는 한방 차로 산조인, 용안육, 향부자, 구기자, 오미자차를 권하고 싶다.

 

산조인이란 약재는 한방 신경안정제로서 시험을 앞두고 불안 초조하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식은땀이 나면서, 불면증과 건망증이 있을 경우에 도움이 된다. 주로 이러한 증세들은 평소에 소심하고 내성적인 체질을 가진 소음인에게서 많이 나타나게 되는데, 노릿노릿 볶은 산조인 20g을 물 1리터에 넣고 1시간가량 다려 반절로 줄면 수시로 복용하면 좋다.

 

용안육은 용의 눈처럼 생겼다고 해서 용안육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주로 중국의 남방이나 인도, 태국에서 많이 나는 약재이다. 용안육차는 당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뇌에 영양분을 공급해 주기 때문에, 기억력이 떨어졌을 때나 건망증에 효과적이다. 또한 장시간 공부로 인해서, 뇌가 피로하여 잠을 이루지 못하며, 심장이 두근거릴 때 신경을 안정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용안육은 껍질을 쪼개어 씨 부분을 먹는데, 하루 15알 정도를 물 11시간 30분 동안 끓여서 반으로 줄면 하루에 수시로 나누어 마시거나 환으로 만들어 먹어도 좋다.

 

향부자차는 우리 몸의 막힌 기운을 소통시켜는 역할을 합니다, 스트레스로 가슴이 답답하고, 소화가 안 되며, 머리가 답답하고 불안한 경우 신경을 안정시켜주는 효능이 매우 뛰어나다. 또한 무리한 공부로 뇌에 과부하가 걸렸을 때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뇌에 산소를 충분히 공급시켜 머리를 맑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총명차이다. 향부자를 하루 저녁쯤 쌀뜨물에 담가두었다가 건져서 말린 후, 노릇하게 볶아서 밀폐용기에 보관하면 된다.

하루에 향부자 20g을 물 11시간 30분 동안 끓여서 반으로 줄면 하루에 수시로 나누어 마시면 좋다.

 

구기자는 예로부터 도를 닦는 사람에게 귀중한 영양원이었다. , 구기자를 오래 먹으면 장수한다는 전설도 많다. 중국에서는 길을 떠날 때 구기자를 먹지 말라고도 한다. 그 이유는 성적 능력이 강해져, 바람을 피울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구기자는 뇌의 기운을 보충해주어서 기억력을 증진시켜주고, 눈을 밝게 해주며, 뇌의 노화를 예방해주는 자양강장제이다. 또한 구기자에는 비타민 C가 레몬보다 21배나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피로회복이나 피부미용에도 좋다. , 구기자의 베타인과 리놀렌산 성분은 간기능을 회복시키는 효과도 있다. 이외에 전립선 비대증이나 고콜레스테롤 혈증을 완화시켜준다.

구기자 40g을 물 11시간 30분 동안 끓여서 반으로 줄면 하루에 수시로 나누어 마시면 된다.

 

오미자는 오래전부터 약재로 사용된 식재료이다. 신농본초경이라는 한방 서적에서는 오미자를 늘 먹어도 되는 상품(上品)의 약재로 기록하고 있다. 이것은 몸에 해가 되지 않고 생명력을 키워주는 뛰어난 약재라는 뜻이다.

오미자는 외부자극에 대해 뇌가 민첩하게 반응하도록 하여 학습능률을 올려 주며, 중추신경과 대뇌피질을 흥분시켜서 졸음을 쫓아준다. 그리고 비타민이 풍부하여 피로를 풀어주면서, 시력과 기억력 감퇴를 막아준다.

 

오미자의 20% 가까이 되는 리그난 성분은 뇌질환을 예방해준다. 뇌졸중이나 치매를 일으킬 수 있는 활성산소를 제거해서 뇌세포를 보호하기 때문이다. , 면역기능을 활성화하는 시잔드린 성분은 항노화기능이 뛰어나 두뇌활동을 개선시킨다.

오미자를 살짝 흔들어 씻은 후 체에 밭쳐 물기를 빼고 그늘에서 말려 밀폐용기에 보관한다. 뜨거운 물 1.5에 오미자 20g을 넣어 10시간 정도 우려낸 후 꿀을 조금 타서 마시면 좋다. 또는 끓는 물에 오미자를 넣어 한소끔 끓여서 꿀을 타서 마셔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