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20 13:08
글마루 - 쥐내림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조회 : 6,824  

쥐내림 - 근육에 쥐가 날 때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어 등산을 할 때, 갑자기 종아리가 뒤틀리면서 꼼짝도 할 수 없는 통증, 즉 쥐내림을 경험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 이외에도 운전 중이나 마라톤을 하다가도 쥐가 날 수 있고, 심한 경우에는 잠을 자다가도 다리에 쥐가 나서 다리를 주물러 줘야 하는 경우도 있다. 오늘은 이 쥐가 나는 원인과 증상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갑자기 근육이 뭉치는 느낌이 들면서 통증이 생기는 경우를 “쥐가 난다” 또는 “쥐가 내린다”라고 하는데. 충분한 준비를 하지않고 갑자기 운동을 무리하게 하거나, 좋지 못한 자세를 오래 지속할 때, 일시적으로 한 두번 정도 쥐가 나는 것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증상이다. 하지만, 평소에 습관적으로 자주 쥐가 나거나, 또 쥐가 난 뒤에도 근육통증이 유달리 오래가는 경우에는 몸 안의 다른 질환이 있거나 건강이 좋지 못하다는 신호일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찰이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쥐가 나는 증상을 ‘전근(轉筋)현상’ 이라고 설명한다. 전근(轉筋)은 근육이 뒤틀리고 말린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한의학에서 쥐내림이 생기는 원인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리 몸에서 비생리적으로 만들어진 체액인 ‘담음(痰飮)’이나 ‘어혈(瘀血)’이 근육에 쌓여서 배출되지 못하고 기혈(氣血)의 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에 쥐내림이 생기는 것이다.

 

현대의학에서는 쥐내림을 근육의 경직으로 설명한다. 무리하게 근육 운동을 한 경우에는 피로물질, 즉 젖산 등의 물질이 근육에 과다하게 축적되고, 적절하게 배출되지 못해서 쥐내림이 발생하는 것이다. 또, 근육이 수축되면 혈관이 압박되면서, 산소와 영양물질이 근육에 공급이 안되니까 허혈상태가 되면서 통증이 심해지게 된다. 추운데서 운동을 하거나, 땀을 흘린 뒤에 찬바람을 맞아서 근육이 차갑게 식은 상태, 혹은 혈관계통의 기능 장애가 있을 때도 쥐내림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쥐내림을 잘 일으키는 특정 질병도 있다. 당뇨가 오래되거나 고지혈증이 있으면 혈관이 좁아지기 쉬워 쥐내림이 잘 생긴다. 또 하지정맥류가 심한 경우에도 종아리의 혈액순환에 지장이 생겨 종아리 쥐내림이 잘 오게 된다. 또, 요추(腰椎)의 문제로 인해서도 다리나 종아리가 저릴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지속되고 심해진다면 진찰을 꼭 받아야 한다.

 

근육에 쥐가 나는 것은 젊은이보다 연세드신 어르신들에게 더 많이 나타나고, 편식을 하는 분이나, 비만한 분, 육체적노동이나 근육활동이 많은 분들도 쥐내림이 잦은 것을 볼 수 있다. 또, 한의학적으로는 ‘담음(痰飮)’이 많은 사람에게 쥐내림이 잘 생긴다고 볼 수 있다. 담음은 주로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서 노폐물이나 독소가 잘 배출이 되지 못하고, 뭉쳐지고 막혔을 때 생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담음이 밖으로 배출이 되지 못하고, 뭉치면 쥐내림이 잘 생기는데, 체격이 뚱뚱한 태음인(太陰人) 체질은 몸에 습담(濕痰)이 쉽게 생기기 때문에, 다른 체질에 비해 쥐내림으로 고통받는 경우가 많다. 또 손발 끝까지 영양분을 공급하지 못하는 마른체질의 소음인(少陰人)에게도 쥐내림이 잘 생길 수 있다

 

쥐내림이 잦은 분들에게 좋은 생활습관을 알아보자. 운동 중에 쥐내림이 자주 나타나는 분들은 평소에 충분한 준비운동과 정리 운동, 스트레칭이 중요하다. 또 날씨가 추울 때는 근육이 잘 보온이 되도록 따뜻한 운동복을 입는 것이 중요하고 장시간의 운동을 자주 하는 분들은 운동을 할 때 탈수가 되지 않도록, 전해질이 함유된 스포츠 음료를 마시는 게 도움이 된다.

 

잠잘 때 쥐가 잘 나는 분들은 매일 밤 잠자기 전에 평소 쥐가 잘나는 근육을 스트레칭해서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이 좋고, 핫팩 등을 이용해서 온찜질을 하고 주무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카페인이 많은 음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은, 말초신경을 과도하게 흥분시키고 혈관의 수축을 유발하기 때문에, 평소에 커피나 콜라, 홍차와 같은 음료를 많이 드시는 분은 줄이는 것이 좋다. 또, 담배에 함유된 니코틴도 말초혈관을 수축시켜서 혈액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에, 쥐가 잘나시는 분들은 반드시 금연을 해야 한다.

 

쥐내림이 잦은 분들은 마그네슘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들이 좋다. 마그네슘이 부족해지면 근육에 쥐가 잘나고, 눈꺼풀이 떨리거나 손저림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쥐가 잘 나는 분들은 마그네슘 충분히 섭취하시는 것이 좋다.

 

마그네슘이 풍부한 음식으로는 호도, 땅콩, 잣과 같은 견과류, 생선, 고기, 녹색채소, 우유, 마늘, 두부, 레몬, 참깨 등이 있다.

 

쥐내림을 해소하는 한방치료로는 침이 대표적이다. 침치료는 근육이 뭉친 것을 풀어주고, 수축된 근육을 이완시켜 주기 때문에 쥐내림에 큰 도움이 된다. 가장 흔한 것이 종아리에 쥐가 나는 경우인데, 종아리의 비복근은 우리가 걷거나 서있을 때 가장 일을 많이 하는 근육 중에 하나이다. 종아리에 쥐가 날 때는 종아리 뒤쪽 한가운데 부위인 승산혈(承山穴)에 침을 놓거나 지압을 해주면 쥐내림이 없어지고 예방도 된다. 또 근육이 심하게 긴장되어 있으면서, 피로가 심한 경우에는 부항요법을 하면 근육의 이완과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또 각 근육별로 적절한 테이핑 요법을 하면 근육에 가해지는 힘을 분산시키고, 그 부위의 순환을 개선시켜서 쥐내림을 예방하기도 하고 치료도 할 수 있다.

 

쥐내림이 심한 분들을 위한 한방 약차를 알아보자. 첫 번째로 권하는 약차는 모과차다. 모과는 세 번 놀라게 하는 과실이다. 첫째로는 못생긴 모습에 놀란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면,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시키는 것이다. 둘째로는 좋은 향기에 놀라고, 셋쨰로는 향기에 비해 맛이 없어서 놀라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모과에는 근육의 신경전달과 골격을 이루는 주요 성분인 칼슘과 미네랄, 철분 등이 아주 풍부하기 때문에,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면서 쥐내림을 예방할 수 있다. 동의보감에서 모과는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고 다리와 무릎에 힘이 빠지는 것을 낫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근골격계에 아주 좋은 약재다. 또 모과는 기관지를 좋게 해주는 역할이 있기 때문에 날이 추운 요즘이나 환절기에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또, 생강과 계피, 인삼을 이용한 한방차도 쥐내림에 좋다. 생강, 계피, 인삼은 성질이 따뜻하고 체내에 에너지를 공급해주는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심장의 수축력을 강화시켜주고, 혈관을 확장시켜준다. 그로인해 근육에 혈액을 잘 통하게 해서 수족냉증(手足冷症)이나 저림증세에도 도움을 준다.

 

쥐가 잘 나는 분들 중에는 혈액순환을 위해 사우나를 즐기시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서 생기는 쥐내림이나 손발저림은 가벼운 사우나를 하면 도움이 많이된다. 하지만 사우나를 통해 너무 많은 땀을 흘리게 되면, 오히려 체액 손실을 일으켜서 쥐내림이 더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사우나를 한다면 충분한 수분섭취는 필수적이다. 그리고 꼭 사우나가 아니라 족욕이나 가벼운 반신욕, 온찜질으로도 혈액순환 효과는 충분히 볼 수 있다.

 

집에서 쥐내림을 예방하는데는 마사지도 아주 좋다. 마사지는 다른 말로 안마(按摩), 지압이라고 하는데, 주로 손을 이용해서 피부와 근육과 관절, 경락을 누르고 두드리고 비비는 등의 기법을 사용하여 혈액과 림프액, 기와 혈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준다. 이를 통해 인체 본래의 자연 치유력을 증강시키는 방법이 바로 마사지다.

 

마사지는 근육의 피로물질을 배출하고 이완시켜 쥐내림을 예방해 줄 뿐 아니라 장기와 근육에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가 풀리고, 몸 밖으로 독소를 내보내는 작용을 한다. 장시간 마사지를 통해서 혈액순환을 돕고, 신진대사를 원활히 하는 효과가 있어 건강을 되찾을 수 있고 장수의 밑거름이 된다.

 

쥐내림을 치료하는 한방 처방으로는 작약(芍藥)과 감초(甘草)로 구성된 작약감초탕이 좋다, 작약은 근육운동을 원활하게 해주기 때문에 근육이 수축되거나, 당기거나 오그라들면서 통증이 있을 때 쓰는 약재이다. 감초 같은 경우도 근육에 영양을 많이 가게 하는 약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