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20 13:39
토요경제 - 밥만 먹고나면 졸려요 - 식곤증 1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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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만 먹고나면 졸려요 - 식곤증 1- 토요경제

 

요즈음 식사후에 졸리는 증상을 많이들 경험할 것이다. 흔히들 식곤증(食困症)이라고 한다. 식사 후에 졸음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지만, 잠깐이라도 자지 않으면 생활을 계속할 수 없다면 질병 차원에서 관리해야 한다. 그래서 오늘은 식곤증에 대해서, 한의학에서는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하는지 알아보자.

요즈음 일교차도 크고, 낮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무기력하고 쉽게 피로해지고 식사 후에 졸음이 쏟아져서 집안일이나, 업무를 제대로 볼 수 없다고 하소연하는 사람이 많다. 음식을 먹은 뒤에 몸이 나른하고 졸음이 찾아오는 증세를 우리가 흔히 식곤증이라고 하는데, 특히 봄철과 초여름에 오후 1시~3시 정도에 식곤증으로 하루중에 최악의 컨디션이 될 수 있다. 특히 운전자에게 있어서 식곤증은 음주 운전만큼이나 위험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식곤증을, ‘식후도포(식사후에 배불러 쓰러지는 현상)증이라고 하는데, 소화를 담당하는 비위장의 기능이 허약하기 때문에 생긴다고 보고 있다. <동의보감>에 보면 ‘비위의 기운이 허하면, 소화를 시킬 힘 외에는, 다른 기운이 남지 않아서, 기운의 소모를 최소화시키기 위해서, 졸음이 오는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현대 의학적으로 본다면, 우리의 뇌는 체중의 2.5%에 불과하지만, 전체 혈류량의 15%가 지나가고, 전체 산소의 20~25%를 소비하는 고에너지 소비기관이다. 음식을 먹게 되면, 소화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혈액이 위나 장 등 소화기관으로 몰리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아무래도 뇌쪽에 있는 뇌혈류량이 쉽게 위장으로 모이기 때문에, 뇌에 혈액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져서 쉽게 졸릴 수 있다.

만약 과식하지 않고 잠을 충분히 잤는데도, 식사 후 졸음이 온다면, 몸의 노화가 시작됐다는 것을 의심할 수도 있다, 우리 몸은, 힘이 떨어지면 가장 먼저 식후 소화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규칙적으로 일정량을 식사하는 사람이라면, 식곤증은 보통 60세 이후 나타나고, 신체 활동량이 적을수록 ,빠른 나이에 찾아오고, 또 신체 활동량이 적으면서 과식하는 사람들은, 40대부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체질적으로 젊은 나이에도 식곤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도 있다.

체질에 따라서 식곤증이 나타날 수 있다. 대체로 마른체질인 소음인(少陰人)은 소화기가 약하기 때문에 선천적으로, 식곤증이나 소화기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체격이 좋은 비습한 체질인 태음인의 경우, 소화력은 왕성하지만 과식을 자주하기 때문에 식곤증이 발생할 수 있고, 인체의 상체가 발달된 소양인의 경우, 식사를 너무 빨리 하거나 폭식하는 경향이 있어서, 식곤증이 나타날 수 있다.

먹는 음식도 식곤증과 관계가 있다. 밥이나 국수 떡같은 탄수화물이 풍부한 음식을 많이 먹으면, 혈당도 올라가면서, 몸이 나른해지면서 잘 졸리게 된다. 반대로 생선, 콩류, 두부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과 나물, 현미처럼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들은 ,혈당의 상승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고 식곤증에도 도움을 준다.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이 학술지 ‘뉴런’에서 밝힌 것을 보면, 적정 단백질 섭취가 식곤증과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되고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이나 초콜릿과 같은 단 음식은, 식곤증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식곤증이 심하면 식사량부터 확인해보아야 한다. 과식을 하면 소화를 시키기 위해서 더 많은 혈액이 위와 장에 필요하기 때문에 졸린 현상이 더 심하게 일어날 수 있다, 또 아침식사를 거르면, 일반적으로 점심을 과식해서 식곤증을 더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