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20 13:44
글마루 - 배앓이와 소화기 질환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조회 : 6,811  

배앓이와 소화기 질환 - 글마루

 

 

날씨가 더워지면 아무래도 찬 음료와 음식을 많이 먹게되기 때문에 소화가 잘 안되거나 배앓이를 많이 앓게 된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생기는 배앓이와 소화기 질환에 대해서 한의학에서는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날씨가 더워지면 소화기계통에 문제가 생기는 원인은 인체는 높은 외부 기온에 적응하기 위해서 피부 쪽으로 30% 정도 혈액을 더 많이 보내게 된다. 그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내장인 위장과 대․소장 간장이 평소보다 혈액공급을 적게받기 때문에, 내장의 기능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소화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한의학에서는 비위(脾胃)가 허약(虛弱)해진다라는 표현을 쓴다.

 

여름철에 소화 기능이 저하되면 어떠한 증상들이 나타날까? 아주 다양한 증세들이 나타나는데, 식욕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식사량이 줄면서, 배가 많이 아프고, 속이 더부룩하고, 속이 메스껍고, 토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오랫동안 지속이 되면, 우리 몸은 소화기로부터 충분한 영양공급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평소보다도 무기력해지고, 쉽게 피곤해지면서, 의욕도 없어지고, 짜증도 잘 나고, 신경도 예민해지게 된다.

 

배앓이는, 체질적으로 본다면 평소에 소화기가 약한 소음인(少陰人)에게서 가장 많이 나타나고, 또 태음인(太陰人)에게도 나타나게 된다, 특히 소음인의 경우에는, 체질적으로 몸이 차고 속이 냉(冷)하기 때문에, 차가운 음식이 들어갔을 경우, 다른 체질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배앓이를 쉽게 앓게 된다. 그래서 날씨가 더워지면, 흔히들 배앓이를 달고 산다라는 말을 하는 사람은 소음인일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배앓이를 자주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더운 날이라고 하더라도 찬 음식보다는, 미지근하게라도 데워먹는 것이 좋고, 음식도 따뜻한 성질을 지닌 음식들을 먹는 것이 좋다.

 

이런 배앓이를 하는 사람들께 손쉽게 구할 수도 있으면서 효과가 좋은 차요법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대표적으로 생강차와 매실차를 권하고 싶다

생강은 예로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위와 장을 건강하게 하는 작용으로 유명한 식품이다.

<논어(論語)>에 보면 공자(孔子)도 생강을 즐겨드셨고 음식에 박식한 식견을 가지고 있었던 중국 북송의 시인 소동파(蘇東坡)는 생강을 곁에 두고 항상 달여 마셨다고 한다. 율곡(栗谷) 이이(李珥) 선생의 건강을 지킨것도 생강이었다. 더운성질을 가지고 있는 생강은, 장이 차서 생기는 여름철 복통과 설사에 아주 좋다.

 

생강을 먹어보면 매운맛이 난다, 바로 이 매운맛인 진저롤성분인데, 속을 따뜻하게 해주고, 위액 분비를 촉진시키고, 위와 장의 운동을 활발하게 해주는 효능이 있다. 그래서 생강은 소화불량, 식욕부진, 복통, 설사, 구토, 메스꺼움같은 증세에 많은 도움이 된다, 그래서 여름철 배앓이에는 ,따뜻한 성질을 가진 생강차를 꾸준히 마시는 것이 좋다. 생강은 쓴 맛이 강하기 때문에 먹기 힘든 사람은 꿀을 타서 마셔도 좋다. 또, 생강차를 만들 때 대추를 함께 끓여도 좋다.

 

매실차도 아주 좋다, 매실은 예로부터 소화제로 쓰였다, 매실은 3독을 없앤다고 하는데, 3독은 음식물의 독, 피 속의 독, 물의 독을 말한다. 매실은 위장과 십이지장의 소화액 분비를 촉진시켜주는 작용이 있기 때문에, 체기나 소화불량을 개선시켜주고, 장을 깨끗하게 하는 정장작용이 있기 때문에, 배탈로 인한 복통, 설사에도 좋다. 또 내장의 평활근 이완작용이 있기 때문에 복통을 진정시키는 데에도 아주 효과적이다.

 

또한 매실에는 구연산과 비타민 C가 아주 풍부하기 때문에, 음료수처럼 꾸준하게 마시면, 배앓이와 복통 뿐만 아니라 ,여름철 피로회복에도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매실은 여름철 건강음료로 1석3조의 음식이다

 

배앓이를 하지 않으면서 소화기를 건강하게 하려면 일상생활에서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까?

 

① 찬 음식 너무 먹지 말아야 한다. 덥다고 찬물, 찬음식을 너무 많이 먹게되면, 뱃속은 점점 더 냉해져서, 식욕은 더 떨어지고, 소화불량, 배탈이 나기 쉽다. 따라서 더운 여름철일수록 미지근한 물을 마시고, 따뜻한 음식으로, 속을 데우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수박, 참외, 멜론등 성질이 찬 음식은 적당량만 섭취하는 것이 좋다. 매실, 생강, 인삼, 계피, 마늘, 양파, 부추 후추, 겨자, 대추, 카레, 등 성질이 따뜻한 음식을 자주 섭취해야 한다.

 

② 항상 배를 따뜻하게 하자.

잠잘 때 덥다고 배를 드러내놓고 잔다거나, 이불을 덮지 않고 자면, 소화기가 약한 사람은 금세 탈이 나게 된다. 복부가 차가워지면 위와 장의 연동운동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불을 덮기 힘들다면 배 위에 수건 한두장을 덮고 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③ 손을 깨끗하게 씻는다.

최근 메르스 사태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많은 감염의 원인은 손이다. 여름철 소화기 질병의 원인균도 대부분 입으로 들어오는데, 이때 손을 깨끗이 씻으면 상당부분 예방할 수 있다.

 

④ 음식이 상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상온에서 음식을 오래 보관하는 것은 당연히 알겠지만, 냉장고에서도 오랫동안 음식을 보관하게 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음식을 먹을 때는 완전히 익혀 먹고, 물도 끓여마시는 것이 좋다.

 

자기가 평소 사는 곳을 벗어나 물을 마시게 되면 배앓이를 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증상을 물갈이한다 라고 설명하는데, 한의학에서는 수토불복(水土不服)이라고 표현을 한다.

 

평소 그 지방에 살던 사람들은 물에 있는 작은 세균이나 미생물들을 먹어도 저항력이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지만, 타 지역 사람들은 저항력이 없기 때문에 배앓이나 설사를 하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 2주 가량이 지나면 몸에 저항력이 자연스레 생겨 배앓이 증상이 없어지게 된다.

 

여름철 배앓이는 대부분 자연스럽게 호전되지만, 간혹 의사의 진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피가 섞인 설사나 구토를 하는 경우, 38도 이상의 고열을 동반한 복통과 설사가 있을 경우, 복통이 4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 영유아나 60세 이상인 분이 설사로 인해 탈수증세가 오는 경우에는 반드시 병의원을 방문하여 치료를 해야 한다.

 

여름철 배앓이를 치료하는 한방 처방을 알아보자. 위장관이 허약하고, 차가워져서 생기는 각종 증상을 다스리는데는 속을 따뜻하게 하면서 기를 보충하고 비위장을 튼튼하게 하는 이중탕(理中湯)이 좋다.

 

이중탕은 인삼(人蔘), 백출(白朮), 감초(甘草), 건강(乾薑)이라는 약재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인삼은 기를 북돋고 소화기능을 원활하게 하며, 백출은 소화기를 튼튼히 하고 위와 장의 운동을 활성화시킨다. 감초는 속을 편안하게 하고, 건강은 생강을 말린 약재로, 차가워진 속을 따뜻하게 해준다.

 

속이 차가워져서 생기는 식욕부진 과 배앓이에는, 뜸으로 따뜻한 기운을 북돋아주면 좋다. 중완, 천추, 신궐등의 경혈이 사용된다.

 

중완은 명치와 배꼽의 중간지점으로 위장 기능을 강화시키는 혈자리이다. 또, 신궐은 배꼽에 위치하여 내장의 기능 이상과 통증을 치료한다. 천추는 배꼽에서 양옆으로 5cm 정도 바깥에 있어 소장과 대장의 운동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여름철 배앓이에는 하루에 한 번은 배를 시계방향으로 마사지해주는 게 좋다. 장의 운동방향인 시계방향으로 원을 그리면서 맛사지를 하면, 장의 기운이 잘 통하고, 배가 아픈 증상도 나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