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20 13:46
글마루 - 여름철 식욕부진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조회 : 6,702  

여름철 식욕부진 - 글마루

 

여름철에 무더위에 지치다 보면 누구나가 다 식욕이 떨어지고 소화도 잘 안 되기 마련이다. 또 차가운 것을 많이 먹게 되니까 결국은 배가 아프고, 배변(排便)도 좋지 않게 된다. 여름철에는 이런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식욕까지 떨어진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오늘은 여름철 식욕부진에 대해서 한의학에서는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여름철에는 소화가 안되고 입맛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왜 식욕이 없는 것일까? 여름철에는 외부의 높은 기후에 인체가 적응하기 위해서 피부쪽으로 혈액을 많이 이동하게 된다. 그러면, 상대적으로 내장으로 가는 혈액은 적어지게 되고, 위나 장의 운동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식욕도 떨어지고 소화도 잘 안되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식욕은, 비, 위장의 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보는데, 비장(脾臟)과 위장(胃腸)이 약하면 식욕이 없고, 잘 체하며, 소화가 잘 안된다,

 

식욕부진이란, 말 그대로 배가 고프지도 않고, 밥을 먹기도 싫은 상태를 말한다. 사람들 중에는 “나는 하루 종일 음식을 봐도 식욕이 당기지도 않고, 배가 고픈지도 모르겠어”라고 하는 분들이 바로 식욕 부진이다. 이러한 식욕부진은 여름철처럼 내장에 아무런 문제가 없이도 발생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때에 따라서는 몸 안에 어떤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

 

예를 들어서, 만성위염과 위하수 같은 질환이나 감기, 폐결핵, 갑상선기능저하, 간염, 구내염으로도 식욕부진이 올 수 있다. 항생제나 각성제, 진통제, 같은 약물로도 식욕부진이 올 수도 있다.

 

사상 체질로 보면, 소음인(少陰人) 체질은 선천적으로 비위(脾胃)가 약하게 태어난 사람인데, 어릴 적부터 음식량이 적고, 많이 드시면 잘 체하고 그래서 늘 음식 먹는데 조심하고, 신경을 쓰게 된다.

 

소음인들은 기름지거나 질기고, 찬 음식을 먹게되면 배가 사르르 아파 오다가, 설사가 나고, 기운이 없어지게 된다. 또, 조금만 신경을 쓰면 밥알이 모래알 같다, 입안이 소태 같다는 경우가 많다. 소음인 체질은 배불리 먹는 것보다, 차라리 몇 끼 거르는 것이 속이 편하다고 한다.

 

소음인 체질과 반대 체질은, 태음인 체질인데 태음인은 평생 소화장애가 무엇인지 모르는 체질이다. 그래서 이런 태음인 체질들은 평소에 과식하거나 폭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예로부터 한의학에서는,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는 말이 있는데, ‘밥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음식과 약은 그 근원이 같기 때문에, 음식으로도 건강을 지켜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건강을 위해서는 약에 의존하기보다 좋은 음식을 그 사람의 체질에 맞게, 골고루 잘 챙겨 먹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왕도라는 의미이다.

 

보통사람들도 걱정거리나 스트레스가 있으면 식욕이 떨어지게 된다. 정신적인 원인에 따른 식욕부진도 많은데, 걱정이나 심한 스트레스를 느끼는 사람, 예민한 사람은 식욕부진에 빠지기가 쉽다.

 

소화기관은 자율신경중에 부교감신경의 영향을 받는데, 걱정이나 근심, 스트레스는 부교감신경의 기능을 억제시키기 때문에 식욕이 없어지는 것이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감정의 변화를 칠정(七情)이 울결(鬱結)되었다고 하는데, 칠정의 울결은 비위(脾胃)기능을 억압하기 때문에, 식욕이 없어지는 것이다.

 

식욕을 돋우는 생활요법을 알아보자.

1) 음식을 만들 때 약간의 향신료로 식욕을 돋운다. 식욕을 증진시키는 향신료는 마늘, 생강, 후추, 양파 등이 있다.

2) 식사양은 한꺼번에 많은 양을 섭취하기보다는 소량의 음식을 자주 드시는 것이 식욕을 돋우는데 도움이 된다.

3) 좋아하는 한 가지 반찬보다는, 여러 가지 음식을 골고루 맛보게 해서, 입맛을 돋우는 것이 좋다.

4) 배 마사지를 해주거나, 따뜻한 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5) 신맛을 내는 음식도 입맛을 살려준다. 식초, 레몬, 오렌지, 귤, 유자를 조금씩 먹어보자.

 

시각적인 면도 식욕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 보기 좋은 음식이 먹기에도 좋다는 말이 있다. 음식을 조리할 때나, 그릇에 담을 때 색깔과 모양을 고려하고, 식탁이나 식사하는 공간을 식욕을 돋우는 색상들로 배치하면, 훨씬 더 효과적이다. 식욕 돋우는 색은 붉은색, 노란색, 오렌지색, 핑크색, 흰색이며, 식욕을 억제하는 색은 파란색, 짙은 녹색, 보라색, 검정색 등이 있다.

 

식욕을 돋우는 한방차는 어떤 차가 있는지 알아보자.

1. 산사

산사는 아가위 열매라고 하는 것으로, 산에서 볼 수 있는 애기 사과이다. 산사는 한방에서는 소화제로 널리 쓰이는 약재로, 맛이 새콤해서 입맛을 돋우는데 이만한 약재가 없다. 특히 산사는 지방 분해효소인 리파제와 단백질 분해효소인 펩신을 함유하고 있어서, 고기를 소화시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산사는 혈관에 낀 콜레스테롤을 분해하는 효능이 있기 때문에, 고지혈증, 동맥경화증, 뇌경색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산사 열매를 깨끗이 씻어서, 말려 보관해두고 하루에 40g씩 물 1ℓ로 1시간 30분간 달여 하루에 여러 번 나누어 마신다.

 

여름철 식욕을 돋우는데는 미역오이 냉채도 아주 좋다. ‘바다의 채소'라고 불릴 만큼 단백질, 비타민, 칼슘, 철분,카로틴 등이 균형있게 들어있어는 미역은 찬 성질의 식품인데, 역시 찬 성질을 가진 오이와 만나면 여름철 더위로 과잉 생성된 열을 떨어뜨리는데 최고이다. 식초는 피로를 없애주고 식욕을 돋울 뿐만 아니라 혈액을 정화시키고 혈액의 순환을 돕기까지 한다. 그래서 여름철 피로하고 식욕이 없을때 미역오이냉채가 최고이다

 

밥맛을 좋게하는 지압요법을 알아보자.

 

합곡(合谷)이란, ‘계곡에 물이 흐르는 것처럼 에너지가 솟구쳐 흐른다.’는 의미로, 소화불량, 변비, 식욕부진에 도움이 되고, 뇌신경을 각성시켜 집중력 강화의 효능도 있다. 엄지와 검지 손가락 뼈가 만나는 오목한 부분이 바로 합곡이라는 혈자리이다.

 

식욕을 돋우는 좋은 처방도 알아보자. 식욕부진에는 향사양위탕이 좋다. 향사양위탕은 3단계로 식욕을 증진시킨다. 1단계는 방향성이 강한 약재로 식욕을 증진시킨다. 사인, 후박, 진피, 백두구, 목향이라는 약재가 바로 방향성이 강한 약재들이다. 2단계는 위를 튼튼히 하는 백출, 창출, 백복령이다. 3단계는 전반적 생리기능을 활성화시켜주는 인삼, 대추이다.

여기에 스트레스로, 가슴에 뭉쳐진 기운을 풀어주는 향부자)를 가미하면, 신경성 식욕부진에 더욱 효과적이다.

 

♧ 처방 - 백출 4g, 사인, 창출, 후박, 진피, 백복령, 백두구 각 3g, 인삼, 목향, 감초 2g, 생강 3조각, 대추 2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