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22 09:45
글마루 - 산후풍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조회 : 6,886  

산후풍(産後風) - 글마루

 

출산후에 조리를 잘못하여 찾아오는 여러 가지 산후 후유증을 한방에서는 산후풍(産後風)이라고 한다. 여자들은 나이가 들면서 온몸 여기저기가 쑤시고 아프면 흔히들 산후조리를 잘못해서, 산후풍이 생겨서 이런 증세가 나타난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여성들이 궁금하게 생각하고 있는 산후조리와 산후풍에 대해서 알아보자.

 

여성들에게 있어서 출산 후 산후조리가 중요하다. 의학적으로 산욕기라고 하는 산후조리기간은, 개인마다 약간씩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개 6-8주 정도를 말한다. 이 기간은 출산으로 인한 상처가 완전히 낫고, 자궁과 신체의 각 기관이 임신 전의 상태로 회복되기까지의 기간을 뜻한다.

 

그러나 뼈와 관절이 제 자리를 찾고, 몸의 전반적인 기능들이 임신전의 상태로 회복되는 데에는 적어도 3개월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산후조리 기간은 아이가 백일이 되기 전까지를, 산후조리 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산후조리 기간에 몸조리를 잘 못하면 불편한 증세들이 평생을 따라다니면서 여성들을 괴롭힐 수 있기 때문에, 산후에 산모들은 산후조리를 잘해야한다.

 

산모가 출산을 한 뒤에 차가운 기운을 접해서 생기는 사지관절의 통증, 휴식을 제대로 취하지 못하고 일을 무리하게 하거나, 또 아기를 너무 많이 안고 있어서 생기는 통증, 출산할 때 골반이 틀어져서 생기는 요통 등을 통틀어서 산후풍(産後風)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요즘은 이런 증세 말고, 산후에 생기는 여러 가지 불편한 증세를 모두 산후풍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산후부종, 산후우울증, 산후피로, 어지럼증과 같은 증상도 산후풍에 통칭한다.

 

 

산후에 한약을 복용하면, 어혈이 빨리 풀어지고, 부족한 기운과 영양분을 보충해주기 때문에, 몸을 빨리 회복할 수 있고, 산후풍에 빠질 위험도 적게 만들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출산 후에 몸을 회복하기 위해서 한약을 쓰는데 시기에 따라 다르게 처방한다.

 

산후에 한약은 크게 2단계로 나누어서 처방되는데, 첫 번째는 출산 후 5일 사이에 어혈을 풀어주는 약을 약 7일정도 복용해서 출산으로 인해서 생기는 자궁내 잔여물이나 어혈(瘀血)을 없애주는 처방이다. 대표적으로 오적산(五積散)에 도인, 오약, 현호색, 홍화와 같은 약재를 추가하게 된다.

두 번째는 기혈(氣血)을 보하는 약을 써서, 출산으로 소모된 기운과, 영양을 충분히 공급해서, 산모가 빨리 회복할 수 있고, 나중에 산후풍이 생기지 않도록 도와주는 약을 쓴다. 체력을 보충하는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에 기운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오약, 진피와 같은 약재를 추가한다.

 

모유 수유 중에 복용하는 한약은 출산으로 인해서 약해진 기운을 북돋고, 산모의 면역력을 증강시켜준다. 건강한 산모의 모유가, 허약한 산모의 모유보다 아이에게 더 좋은건 당연한 것이다. 그래서, 산모가 모유를 수유할 때, 산모의 건강상태에 따라서 한약을 복용하는 것은, 산모뿐만 아니라 아이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모유 수유 중이기 때문에 너무 강한 약이나 아이에게 부담이 되는 약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

 

산후조리원이나 산모의 방에 가 보면 방이 무척이나 뜨거운 것을 경험하게 되는데 정말 방은 무조건 뜨거워야 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절대 아니다. 산모의 방안온도는 20-22, 습도는 40-60%가 적당하다. 너무 뜨겁게 해서 땀을 많이 내게되면, 체내의 수분이 부족해져서 오히려 탈수증상이 일어나고, 산모가 더 피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 잠잘 때 따뜻한 정도가 적당하고, 방안 공기는 적절하게 환기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환기를 시킬 때, 찬바람이 방으로 들어와서, 산모가 직접적으로 찬바람을 쐬는 것은 좋지 않고, 또 급격한 온도변화는 외부의 나쁜 기운인 사기(邪氣)가 침범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출산을 하면, 임신 기간에 불어난 몸의 체액들이 서서히 빠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땀이 자연적으로 많이 나게 됩니다. 그런데 꼭 땀을 빼야 한다고, 방을 아주 덥게 하는 분들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땀은, 우리 인체의 피와 근원이 같다고 해서, 땀을 억지로 많이 흘리는 것은, 피를 흘리는 것과 같다고 보았다. 특히 산모는 출산을 하면서 혈액 손실이 크기 때문에, 산후에 땀을 너무 많이 흘리는 것은 좋지 않다. 출산한 이후에 땀을 억지로 많이 흘리게되면 체액의 지나친 손실로 모유도 잘 나오지 않기 때문에 억지로 땀을 많이 내서는 안된다.

 

출산하고 나면 어르신들은 산모에게 호박, 가물치 같은 식품을 권한다. 이런 음식은 어떤 효능이 있는지 알아보자.

 

호박은 한약명으로 남과(南瓜)라고 한다. 호박이라는 이름은 오랑캐가 전해준 박과 비슷하다해서 붙게 된 이름으로, 다산 정약용과 백범 김구께서 호박을 무척 좋아하셨다.

 

호박에는 이뇨작용을 돕는 칼륨과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 탄수화물, 필수아미노산과 같이 인체 대사에 꼭 필요한 영양소가 많이 들어있다. 그래서 호박은 어혈을 빼주면서 영양을 보충해 주기 때문에 산모들의 산후조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호박에 함유된 팩틴이라는 섬유질은 변비도 예방한다.

 

가물치는, 동의보감에서는여어(蠡魚)’라고 해서, “성질이 차고[] 맛은 달고, 부은 것을 내리고 소변을 잘 나가게 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가물치는 민물고기의 대장군으로 불리고, 아가미 윗부분에 특수한 호흡 기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도 살아갈 수 있다. 저지방 고단백식품이기 때문에, 출산 후에 떨어진 기력을 보충해서, 산모가 몸을 빨리 회복하는데 큰 효과가 있다.

 

하지만 산모의 몸이 찬 경우에는, 소화장애를 유발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성질이 찬 가물치보다는 성질이 따뜻한 잉어가 더 낫다.

 

우리나라에서 출산 후에 반드시 먹는 음식이 바로 미역국이다. 미역은 어떤 효능이 있길래 출산 후의 보약이 되었을까? 중국의 초학기(初學記)란 문헌을 보면 고려인들이 고래가 새끼를 낳고 상처를 치료하기 위하여 미역을 먹는것을 보고 고려인들이 미역을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충무공 이순신은 미역을 매우 좋아하여 홍합미역국을 즐겨 드셨고, 나폴레옹이 엘바섬으로 추방당했을 때 스트레스와 식욕 저하로 인해 극심한 체중감소를 겪었는데 나폴레옹이 건강을 되찾기 위해 먹은 것이 다름아닌 미역이다.

 

우리 조상들께서는 미역을 산후선약(産後仙藥)’이라 하여 산모가 출산한 후에 바로 미역국을 먹이는데 이를 첫 국밥이라하며 이때 사용하는 미역은 해산미역이라 하여 넓고 긴 것을 고르며 값을 깎지 않고 사오는 풍습이 있다.

 

산후에 미역을 먹는 이유는 혈액을 맑게 유지하며 자궁 수축과 지혈을 돕고 모유분비를 촉진하기 위해서이다. 특히 신진대사가 왕성한 임산부는 요오드를 다량 필요로 하기 때문에 미역이 가장 적합한 조리식이 될 수 있다. 또한 미역에는 칼슘이 풍부하여 뼈를 튼튼하게 해 주기 때문에 산모에게는 더없이 좋은 영양식이다.

 

산모들 중에는 젖이 부족해서 걱정을 하는 산모들이 많다. 한의학에서는 젖이 적게 나오는 것을 결유(缺乳)라고 하는데, 이같은 경우에는 산모 몸에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시켜주고, 정체된 간의 기운을 잘 풀어주면 젖을 많게할 수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통유탕(通乳湯)이라 해서, 돼지족과 통초, 천궁, 감초를 이용해서, 체력이 약한 산모의 모유분비를 촉진시킨 처방이 나와있고, 실제 임상에서도 통유탕은 효과가 아주 좋다. 돼지족에 풍부한 콜라겐, 엘라스틴 같은 단백질은 모유의 질을 높여주고, 모유분비를 촉진 시켜줄 뿐만 아니라, 비타민B가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산모의 피로회복에도 아주 좋다.

 

많은 산모들이 출산 후에 살이 안빠질까 걱정한다. 한의원에 산후 한약을 지으러 와서도 가장 먼저 묻는 것이 언제부터 운동과 다이어트를 해도 되느냐이다. 출산 후에 빠지지 않는 살은, 어떻게 보면 엄마가 된 훈장이라고 볼수도 있요. 출산 후에 대략 8주가 지나면, 자궁이 원래상태로 돌아가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가벼운 운동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격렬한 운동은 몸의 관절과 근육이 회복되는 100일까지는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