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허(血虛)증 - 글마루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사람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기와 혈이 충만하고, 기와 혈이 서로 조화를 잘 이루어야 한다. 흔히들 혈에 문제가 있을 때는, 피가 부족하다는 표현을 많이 쓴다, 그래서 이런 경우를 혈허 증상이라고 하는데, 오늘은 이 혈허증상에 대해서 한의학적으로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자.

한의학에서 말하는 혈허는 무엇을 의미할까?

한의학에서는 흔히들 기가 약하다, 또는 혈이 부족하다라는 표현들을 많이 한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혈(血)은, 혈관 속을 흐르는 혈액, 그러니까 ‘피’란 의미 외에도, 인체의 모든 조직에 영양을 공급하는 작용, 그리고 혈관을 통해서 혈액이 전신을 순환하는 작용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이러한 혈과 관계되는 부분에, 문제가 생겨서 나타나는 질병이나 증세를 혈허라고 말한다. 그래서 혈허증(血虛證)이란 말은, 질병의 이름이 아니고, 한의학에서 쓰는 증후군이고, 서양의학에는 혈허증이란 말은 없다. 혈허증(血虛證)은 한방에서만 쓰이는 말이다

빈혈도 일종의 혈허증이다. 혈이 허하다라는 개념은, 상당히 광범위한 개념이고, 우리가 흔히들 말하는 빈혈도 한방에서 말하는 혈허의 범주에 속한다라고 볼 수 있고, 한방에서는 혈허증이라고 진단이 나오면, 빈혈은 물론이고, 혈허로 인하여 나타나는 불편한 여러 증상을 없애는 것에 목표를 두고 치료한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기(氣)와 혈(血)의 관계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기는 몸을 움직이는 에너지적인 요소이고, 혈은 몸을 구성하고 있는 물질적 요소라고 생각하시면 된다.기나 혈 중에서 어느 한쪽이 부족하거나,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건강에 이상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동의보감에서는 기(氣)가 바람이라면, 혈(血)을 물이라고 생각했는데, 바람이 파도를 일으키는 것처럼, 기가 왕성하고 충분해서 잘 통하게 되면, 혈도 역시 잘 움직이고 순환이 잘 돼서, 건강한 몸을 가질 수 있다.

그렇지만 반대로 기가 약해지거나 잘 통하지 않으면, 혈도 역시 부족하고 순환이 잘되지 않아서, 건강을 잃게 된다. 기와 혈은 서로 상대되는 개념이기도 하지만 서로 보완하는 의미도 있다.

이러한 혈허한 상태는 어떻게 해서 생기는 것일까?

혈허증상의 원인은 크게 몇가지로 나눌수 있는데 비위(脾胃)기능, 그러니까 소화기능의 저하로 인해서 음식물에서 영양분을 충분하게 공급받지 못해서 혈액의 구성물질이 부족한 것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간장혈(肝藏血)==간은 혈을 저장하는 장부로 여겼는데 간의 기능이 떨어지거나 심주혈(心主血)==심주혈(心主血)이라 해서 심장은 혈액순환의 주체라 여겼는데 심장의 기능이 약해졌을 때 생길 수 있다.

그 이외에도 급/만성 출혈이나, 심한 스트레스, 장기간의 영양 불균형과, 무리한 다이어트도 혈허의 원인이 된다.

헐허의 증상은 우리인체에서 어떻게 나타날까?

혈허의 증상은, 혈액이 흐르는 모든 부위에서 아주 다양하게 나타날 수가 있다,

맥을 잡아보면 힘이 없고 무력하고, 몸은 수척해지고, 얼굴이 창백해지고, 입술이 하얗고, 눈이 침침하고, 피부색이 좋지 않고, 누렇게 뜨거나, 손발톱 색깔이 창백 하고, 머리카락에는 윤기가 없어진다

뒷목이 뻣뻣하게 경직되고, 팔다리가 저리고, 쥐가 잘나고, 수족냉증이 잘 생기고 ,앉았다가 일어서면 어지럽고 눈앞이 아찔하기도 하고, 두통이 잘 생기기도 한다

흔히들 쉽게 피곤해지고, 깜짝깜짝 잘 놀라고, 가슴은 두근거리고, 건망증이 잘 생기고,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 꿈을 많이 꾸며, 의욕도 많이 떨어진다.

또, 혈허하게 되면 여성의 경우에는 생리에 많은 문제가 생기게 된다. 그러니까 혈허 증상은 아주 다양하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

혈허증상에 남녀의 차이가 있을까?

남성과 여성의 생리적 차이 때문에,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혈허증상이 훨씬 더 많이 나타나게 되는데, 여성들에게 혈허증상이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여성들은 남성들이 하지 않는 생리, 임신, 출산 수유라는 과정을 거친다, 생리‧임신‧출산‧수유는, 여자의 일생에서 혈액과 영양분의 손실을 끊임없이 일으키기 때문에, 아무래도 남자보다 여자에게 혈허증세가 훨씬 더 많이 나타나게 되는것이다. 그래서 동의보감에서도 여자들을 치료할 때는 반드시 혈과 관계된 부분들을 먼저 생각하라고 한다.

한의학에서 혈허와 빈혈에 좋은 처방은 사물탕(四物湯)이 대표적이다.

사물탕은 숙지황, 당귀, 천궁, 백작약, 4가지 약물로 구성된 처방인데, 혈허나 빈혈 치료의 가장 기본처방으로 《동의보감》에서도 ‘사물탕(四物湯)은 혈액의 병을 두루 치료한다(通治血病), 혈액에 관계된 약을 구할 때는 먼저 사물탕을 찾아야 한다.’고 하였다.

숙지황은 철분이 풍부해서 혈액성분을 제공한다.

당귀는 골수의 조혈기능을 촉진한다.

천궁은 혈관을 깨끗이 청소해주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서 맑은 피를 온몸에 공급한다.

백작약은 혈액을 수렴해서 쓸데없는 소모를 막아준다.

이처럼 사물탕은 혈액의 생성과 공급에 관계된, 모든 과정을 다스려주는 약재들로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혈허치료의 기본이 되는 것이다.

혈허가 있을 때 평소에 먹으면 도움이 될 수 있는 음식 요법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혈허는 현대의학의 빈혈과 그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빈혈이 있을때 음식요법을 지키면 좋다,

1, 거의 모든 영양소가 혈액을 만드는데 필요하기 때문에 음식을 골고루 균형있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2. 철이 많이 들어있는 식품 : 소고기, 간, 굴, 달걀 노른자, 두유, 붉은 살코기, 조개(대합) 등이 있다.

3. 육류, 어패류 등의 동물성 단백질은, 철의 흡수를 도와주고, 단백질이 부족하면, 골수에서 혈액을 만드는 기능이 저하될 수도 있기 때문에 충분히 섭취한다.

4. 비타민 C는 철 흡수를 도와주기 때문에, 매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 C가 많이 들어있는 식품은 감귤류, 딸기,레몬, 토마토등의 과일이 있다. 또, 엽산이 풍부한 시금치, 브로콜리와 같은 녹황색 채소도 좋다.

혈허에 피해야 할 음식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커피, 녹차, 홍차 감등에 함유된 타닌은, 철과 결합해서 철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식사 중이나 식사 전후로는 마시지 않도록 하시고, 담배도 식사 후 1시간 내에는 피우지 않도록 한다.

혈허가 있을 때 평소에 먹으면 도움이 될 수 있는 음식은 무엇이 있나요?

혈허는, 현대적으로 본다면 빈혈과 그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빈혈이 있을 때 좋은 음식요법을 먹으면 좋은데, 특히 혈허에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는 ‘선지국’ 을 권하고 싶다, 동물의 피를 굳힌 선지는, 혈액 성분이 모두 함유되어 있으니까, 혈허나 빈혈에 좋은 것은 당연하다.

우리가 흔히들 먹는 내장 중에도, 간과 지라가 혈허나 빈혈에 아주 좋다. 간장은 새로운 피를 만들어가지고, 온몸으로 공급을 하고, 남는 것은 저장을 한다

지라는 비장이라는 장기인데, 혈관이 뭉쳐진 장기라 할 수 있기 때문에 비장은 혈액 성분의 보고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혈액 성분이 함유된 선지, 간장, 지라는, 혈액을 위한 완전식품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혈허나 빈혈에 좋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