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연한의원 이광연 박사] 강서양천신문 - 한약과 간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115.94.92.18)  lky@lky.l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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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과 간

 

주위에서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고 해서, 한약 먹기를 주저하는 사람들이 있다. 오늘은 한약과 간에 대해 알아보자.


 

한약은 간에 부담이 될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간에 부담을 주는 한약재가 일부분 있지만, 모든 한약이 간에 부담을 준다는 말은 틀리다. 지금 사용하는 한약재는 오랫동안 우리 조상들이 음식이나 약으로 섭취해 온 것들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 하여, 음식과 약은 하나라고 하였다. 대표적인 예로 생강, 도라지, 더덕, , 고들빼기, 겨자, 대추, 연근, 죽순 등은 음식으로 먹기도 하지만, 한약재로도 널리 쓰이는 것들이다. 그런데 모든 한약이 간에 나쁘다고 단정 지으면, 간이 안 좋은 사람들은 이런 자연에서 나는 음식도 먹지 말아야 한다는 말과 같으므로 논리적 모순이 생긴다.

 

 

한약 복용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경우

 

간 자체에 문제가 있는 지방간, 간염, 간경화, 간암, 간이식 환자들은 같은 양의 약을 해독하더라도 보통 사람보다 간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약을 쓸 때 신중해야 한다. 신장의 여과와 배설 기능이 저하된 경우도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혈액 투석 환자나 고혈압, 당뇨병 환자들은 반드시 한의사의 진찰과 처방에 따라 한약을 복용해야 안전하다. 이것은 한약뿐만 아니라 모든 약이 마찬가지다.

 


민간에서 주의해야 할 약재

 

어떤 병에는 어떤 약재가 좋다는 말만 듣고, 정확한 진료 없이 병증에 맞지 않는 약재를 쓰거나 적정량을 초과해서 복용하면, 오히려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민간에서 수족냉증이 있을 때 많이 사용하는 부자(附子)에는 간에 치명적인 아코니틴 성분이 들어있다. , 관절통이 있거나 손발이 차고 저릴 때 종종 닭에 넣어 끓여 먹는 초오(草烏), 천오(川烏)에도 아코니틴 성분이 들어있다. 이러한 약재들은 동의보감(東醫寶鑑)에 임신부가 생으로 복용하면 유산(流産)할 수 있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사약의 재료로 쓰였을 정도로 위험한 약재다. 따라서 한의사의 진찰이나 처방 없이 쓰는 것은 당연히 문제가 된다. 이외에도 마자인, 목방기, 고삼, 마두령, 조각자, 토목향, 대극, 감수, 파두, 토근 등이 간독성 우려가 있어 조심해야 할 약재들이다.

 

감초(甘草)는 다른 약물의 독성을 해독하고 조화시키는 작용이 뛰어나, 대부분의 처방에 들어가는 좋은 약재다. 그러나 적정량 이상의 감초를 장기간 복용하면, 수분 배설을 억제하는 항이뇨 작용이 있어서, 간에 부담을 주고 부종을 일으킬 수 있다. 사실 이러한 부작용을 일으키려면 감초를 하루에 50g 이상, 6주 이상 복용해야 하는데, 보통 한약 처방에서는 하루에 8g 미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렇지만 가정에서 처방 없이 다량의 감초를 넣은 건강차를 장기간 복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간에 도움을 주는 한약

 

한약이 간에 좋지 않다는 걱정과는 반대로, 오히려 한약으로 간질환이 호전된 사례가 많다. 실제로 만성 간염 환자에게 생간건비탕(生肝健脾湯)’3개월 이상 투여한 결과, 간 기능이 평균 67% 정도로 호전되었고, 오미자, 구기자, 인진 같은 약이 간수치(AST, ALT)를 낮춘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소시호탕(小柴胡湯)’을 간질환 치료제로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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