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3-11 09:04
오리고기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조회 : 19  

오리고기

 

(), 조류 가운데 최고, 탕왕(湯王), 건륭제, 서태후, 소양인, 태음인, 필수아미노산, 영양식, 불포화지방산, 고지혈증, 중풍, 리놀레산, 콜라겐, 피부미용, 부추

 

1. 오리와 관련된 일화

오리는 한자어로 ()이라 하는데 이 글자는 으뜸을 의미하는 ()’새를 의미하는 ()’ 합쳐진 것으로 조류 가운데 최고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만큼 오리의 효능은 매우 뛰어나며 중국에서는 오리를 가금류 중에서 최고의 식재료로 여기고 있다.

 

오리는 가축으로 키워진 역사가 매우 오래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신라시대, 고려시대 문헌에 임금님께 진상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이집트의 경우 기원전 2500~3000년경의 그림에 오리를 잡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한다.

 

고대 중국의 탕왕(湯王)은 오리고기를 매우 좋아한 인물로 전해지고 있다. 탕왕은 어지러웠던 하나라를 멸망시키고 중국을 통일한 상()나라의 건국 시조이다. 당시 이윤(伊尹)이라는 사람이 탕왕에게 오리 통구이를 요리해 올렸는데, 탕왕은 그 요리의 맛을 본 후 곧바로 이윤을 재상으로 중용할 정도로 좋아했다고 한다.

 

중국 청나라의 황제이자 역사상 가장 유명한 미식가로 알려진 건륭제(1711~1799) 역시 오리고기를 무척 즐겼다. 그를 따라 북경의 백성들도 오리를 즐겨 먹었는데 저녁이면 도시 전체가 오리 굽는 냄새로 진동할 정도였다고 한다. 현재까지도 북경오리는 세계 3대 요리 중 하나로 사랑받고 있다.

 

청나라 말기의 서태후도 오리고기를 매우 좋아하였는데 그녀의 대단한 정력과 늙지 않는 피부의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녀는 저녁의 주 메뉴로 오리고기를 즐겨 먹었는데 한 끼에 500근이나 되는 오리를 사용하기도 하였다.

 

오리고기에는 콜라겐과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여 프랑스에서는 오리의 기름을 고급 화장품의 재료로 사용하기도 한다. 콜라겐은 천연 보습효과가 있으며 피부의 신진대사를 원활히 하고 모발과 손톱의 건강도 유지해 준다.

 

2. 한의학에서의 오리

한의학에서는 오리를 백압육(白鴨肉), 가압(家鴨)등으로 부른다. <동의보감(東醫寶鑑)>은 오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성질이 서늘하고() 맛이 달며() 독이 약간 있다. ()한 것을 보()하고 열을 없애며 장부를 고르게 하고 오줌이 잘 나가도록 한다.”

 

()라고 부르는 것과 목()이라고 부르는 것도 모두 오리()를 말한다. 어떤 경우 들오리를 부()라고 부르고 집오리를 목()이라고 부른다. 오리는 털이 희다. 털이 누런 암컷 오리가 보하는 효과가 크다. 머리가 풀빛이나 푸른 빛이 나는 것이 좋다. 검은 빛이 나는 것은 대변이 술술 나가게 하여 냉병(冷疾)이 생기게 한다. 대개 늙은 오리가 좋고 어린 것은 독이 있다.”

오리 고기는 찬 성질을 갖고 있어 몸에 열이 많은 소양인 체질에 잘 맞는다. 또한 부종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어 체내에 노폐물이 적체되거나 부어서 몸이 무거운 태음인에게도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3. 오리의 성분과 효능

1) 양질의 영양 공급원, 피로회복

오리고기의 열량은 100g134kcal 정도로 돼지고기(100g236kcal)에 비해 열량이 낮지만 양질의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여 기력회복과 에너지 보충에 좋다. 이 외에도 비타민C, E, B1, B2 등과 칼슘, 칼륨, , 인 등의 미네랄이 풍부하다. 따라서 곡류가 주식인 우리식단에 오리고기는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아온 것이다.

 

주로 영양이 부족한 사람, 평소 허약한 사람, 병을 앓고난 후 회복기의 영양으로도 안성맞춤이다. 성장기 어린이나 수험생의 지구력과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오리고기의 껍질 부분에는 지방질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껍질을 제거하고 먹는 것이 좋다.

 

2) 불포화지방산 - 콜레스테롤 감소, 고지혈증, 중풍 예방

오리고기에 함유된 지방은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 대부분이다. 오리고기의 지방은 포화지방산 20%, 불포화지방산이 70% 이상이며, 이는 닭고기의 포화지방산 36%, 불포화지방산은 60%과 비교해봤을 때 불포화지방산의 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임을 알 수 있다. 불포화지방산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고지혈증, 동맥경화, 고혈압, 중풍 예방에 좋다.

 

오리고기는 다른 육류에 비해 순환기 질환에 악영향을 끼치는 포화지방산인 팔미트산의 함량이 매우 적은 것이 특징이다. 불포화지방산 중 리놀산(linolic acid), 아라키돈산(arachidonic acid)이 많아 동맥경화나 고혈압 등의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중국 요리는 대체로 기름기가 많아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기 쉽다. 중국인들이 오리고기를 좋아하는 이유도 오리의 불포화지방산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 덕분이기도 하다.

 

3) 리놀레산(linoleic acid), 콜라겐(collagen) - 피부 미용

오리고기의 필수지방산인 리놀레산 성분은 피부를 윤기 있게 유지하도록 한다. 또한 오리고기에 풍부한 콜라겐 성분은 천연 보습효과가 있어 피부의 신진대사를 활발히하여 피부 노화를 방지하고 근육에도 탄력을 준다. 또한 모발과 손톱에도 영양을 공급하여 건강하게 유지한다. 콜라겐은 오리고기에 함유된 칼슘, , , 칼륨, 아연 등의 무기질과 만나 상승효과를 일으켜 피부에 더욱 좋은 효과 발휘한다.

 

4.오리고기를 먹을 때 주의할 점

1) 오리고기를 많이 먹으면 안되는 경우

오리고기는 성질이 차갑기 때문에 평소에 몸이 차고 소화기능이 떨어지며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의 경우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

 

2) 오리고기 맛있게 먹기

11월에서 3월 사이에 잡은 무게 1.6kg 정도의 오리가 가장 품질이 좋다. 좋은 오리고기는 살코기가 붉은 빛을 띠고 껍질 아랫부분에 지방질이 주로 집중되어 있다. 오리고기는 조리할 때 다른 육류에 비해 조리 시간을 길게 잡아야 더욱 쫄깃쫄깃한 맛을 즐길 수 있다.

 

5. 오리와 궁합이 잘 맞는 음식

1) 오리고기와 부추

오리고기와 부추를 함께 먹으면 오리 고기의 찬 성질이 부추의 따뜻한 성질과 만나 중화되어 체질에 구애받지 않는 훌륭한 보양식이 된다. 부추는 오리고기의 소화를 돕고 몸을 따뜻하게 하며 허한 기운을 보충해주어 효과를 상승시킨다. 또한 부추의 향이 오리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므로 먹기에도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