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
- 알칼리성 천연 수분 공급제
학명 : Cucumis sativ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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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이와 관련된 일화
오이는 히말라야의 북서부 지역이 원산지로 고대 인도에서 실크로드를 통해 유럽으로 전파되었다. 로마 시대부터 부종, 기침, 이질 등에 오이를 민간 약재로써 다양하게 이용하였으며 고대 이집트에서도 이미 오이를 대중화하여 재배하였다. 아시아권에는 중국 한나라의 장건이 서역으로부터 처음 들여와 ‘호과(胡瓜)’라고 불렀다.
네로와 함께 로마의 폭군으로 손꼽히는 로마의 제 2대 황제 티베리우스는 오이를 너무나 좋아해 1년 내내 오이를 먹고자 했다고 한다. 그를 위해 이동식 침대에 오이를 심어 더운 날은 밖에서, 추운 날은 따뜻한 실내에서 재배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온실재배의 시초이다. 티베리우스는 전투력 강화를 위해 군인들에게도 오이를 제공하였다.
클레오파트라와 사랑을 나눴던 로마의 시저는 오이피클을 정력제라고 생각하여 즐겨 먹었다고 전해지며, 엘리자베스 1세, 나폴레옹도 오이를 좋아한 인물로 유명하다.
또한 서양에서는 술을 깨는 숙취 음식으로도 오이를 즐겨 먹었는데,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 푸시킨의 ‘대위의 딸’, 투르게네프의 소설에도 술을 깨고 숙취를 해결하는 데는 오이가 최고라는 내용들이 나온다.
유럽에서 오이는 피클, 샐러드 재료로 쓰고, 일본과 중국에서는 대부분 장아찌로 만들어 먹는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오이를 사용한 다채로운 요리가 많다. 오이소박이, 오이나물, 오이무름국, 오이감정, 오이통장과 등 그 종류가 수십여 종에 이른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오이 음식으로는 여름철 입맛을 잡는 오이냉국, 짭짤한 맛이 일품인 오이장아찌, 사각사각한 식감의 오이지, 상큼하고 산뜻한 오이샐러드 등이 있으며 이밖에도 오이로 만들 수 있는 요리는 입맛에 따라 다양하다.
2. 한의학에서 보는 오이
한의학에서는 오이를 황과(黃瓜), 호과(胡瓜)등으로 부른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오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호과(胡瓜, 오이)는 성질이 차갑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많이 먹으면 한기(寒氣)와 열기(熱氣)가 동하고 학질이 생긴다. 이것은 요즘 보통 먹는 오이를 말하는데, 늙으면 누렇게 되므로 황과(黃瓜)라고도 부른다.”
“호과엽(胡瓜葉, 오이의 잎)은 어린이의 섬벽(閃癖, 갑자기 몸을 비틀어 옆구리에 담이 결리는 것)을 치료하는데 주물러 즙을 내어 먹인 다음 토하거나 설사하면 좋다.”
“호과근(胡瓜根, 오이의 뿌리)은 참대나 나무가시에 찔려서 생긴 독종(毒腫, 감염되어 부풀어 오름)에 짓찧어 붙인다.”
오이는 성질이 차가우므로 몸에 열이 있거나 가슴부위에 열이 있어 갈증을 호소하는 경우, 여름에 더위를 먹었을 때 먹으면 좋다. 또한 소변을 잘 나가도록 하는 이뇨 효과가 있어 부종이 있을 때에 먹으면 도움이 된다.
오이는 사상체질 중 소양인에 잘 맞는 음식이다. 열성체질인 소양인은 열에 의해 체액이 마르기 쉽기 때문에 오이로 열을 내리면서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3. 오이의 성분과 효능
1) 풍부한 수분 - 갈증 해소, 다이어트
① 갈증 해소
오이는 95.9%가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시원한 맛이 더해져 갈증을 즉각적으로 해소해 준다. 더위에 지쳐 무기력하고 피로가 쌓여 몸이 무거울 때 오이를 먹으면 수분이 보충됨과 동시에 칼륨의 작용으로 몸속의 염분과 노폐물이 배출된다. 더위를 먹고 갈증이 날 때 외에도 몸이 나른하고 식욕이 없을 때에도 오이를 먹어주는 것이 좋다.
② 다이어트
오이의 대부분은 수분으로 100g당 칼로리가 11kcal에 불과하기 때문에 다이어트 식품으로 적합하다. 오이 27개가 모여야 밥 1공기와 같은 열량을 내며 이는 무의 1/5, 당근의 1/3, 양배추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 수치이다. 오이는 높은 수분함량 덕분에 1~2개만 먹어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오이에는 이뇨작용이 있어서 붓기를 빠지게 하고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대장의 노폐물을 흡착, 배출시키는 정장(整腸) 작용을 하므로 변비 등 다이어트로 인한 부작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
2) 이소케르시트린(isoquercitrin), 칼륨 - 이뇨작용, 혈압 강하
오이의 이소케르시트린은 이뇨효과가 강한 성분으로 소변이 잘 나가도록 도와준다. 또한 오이는 다른 채소에 비해 칼륨함량이 높은데 오이 100g당 칼륨은 312mg 정도이다. 칼륨은 불필요한 노폐물과 나트륨을 배출하기 때문에 혈압을 낮추고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돕는다.
즉, 이소케르시트린과 칼륨의 작용으로 몸 속에 쌓인 수분과 노폐물이 배출되며 체내 수분 균형을 바로잡아 준다. 또한 이로써 부종을 예방할 수도 있다.
3) 풍부한 무기질, 비타민 - 미네랄 보충, 피부미용
오이에는 칼륨, 엽산, 마그네슘, 망간, 비타민 A, 비타민 C등 우리 몸에 유익한 무기질이 풍부하다. 운동, 등산 등으로 땀을 많이 흘려 수분과 무기질을 손실한 상태에서 오이를 먹으면 열을 내림과 동시에 무기질을 충분히 보충할 수 있다.
특히 오이에는 비타민 C가 풍부한데 1개당 10mg정도가 들어있어 오이 4개면 하루 비타민 C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비타민 C는 피부에 영양을 공급하고 노화를 방지하며 미백 효과를 낸다. 또한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피부와 점막을 튼튼하게 하여 젊고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또한 오이의 칼륨은 노폐물을 제거하도록 하며 오이의 풍부한 수분이 피부에 보습효과를 준다. 이렇게 오이는 피부 미용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기초화장품의 원료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4) 알칼리성 식품 - 체내 산성화 방지
현대인의 식습관은 몸을 산성화시켜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떨어뜨리고 쉽게 피로하게 만든다. 오이는 칼륨함량이 높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땀 배출이 많아 산성화된 몸을 중화시켜 균형을 잡아준다.
4. 오이를 먹을 때 주의할 점
1) 오이를 많이 먹으면 안 되는 경우
오이는 성질이 찬 냉성(冷性) 식품이기 때문에 속이 냉하고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은 적게 먹는 것이 좋다. 특히 속이 냉한 소음인은 많이 먹지 않는 편이 좋다.
2) 오이를 제대로 섭취하기
오이에 풍부한 비타민 C는 열에 약하기 때문에 비타민 섭취를 위해서는 생으로 먹는 편이 좋다.
오이는 대부분이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오이만으로 끼니를 해결하면 영양결핍과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오이에는 단백질이 부족하기 때문에 단백질이 풍부한 생선, 달걀, 육류, 콩 등과 함께 먹으면 좋다.
오이에는 비타민 C를 파괴하는 효소인 아스코르비나제가 들어있으므로, 다른 채소와 오이를 함께 먹을 때는 식초나 레몬즙을 조금 넣어 아스코르비나제의 활동을 막아주는 것이 좋다.
5. 오이와 잘 어울리는 음식 궁합
1) 오이와 미역, 식초
오이는 비타민에 비해 칼슘이나 철분은 적게 들어 있는데 미역이나 다시마와 같은 해조류를 배합하면 이러한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할 수 있다.
또한 오이에는 비타민 C를 파괴하는 산화효소인 아스코르비나아제가 들어 있어 다른 채소와 함께 먹으면 비타민 C가 손실되어 버린다. 이 효소는 산성과 열에 약하므로 식초를 함께 곁들여 먹으면 효소의 작용을 방해하여 비타민 C를 손실없이 섭취할 수 있다.
2) 오이와 술
오이는 술독을 풀어 주고 숙취로 인한 갈증을 해소하므로 술과 좋은 궁합을 이룬다. 동의보감에서는 오이나 오이덩굴, 오이씨가 모두 숙취 해소에 좋다고 하였으며 오이즙에 식초를 타서 마시면 더욱 효과적이다.
특히 오이는 무기질인 칼륨 함량이 높은 알칼리성 식품이다. 칼륨은 인체에 0.35% 가량 들어 있는데 술을 많이 마시면 체내의 칼륨이 배설되어 버린다. 따라서 술을 마실 때 오이를 함께 먹으면 술로 인하여 배출되는 칼륨을 보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칼륨은 염분과 노폐물을 배출시키므로 체내를 맑게 정화시켜 숙취를 줄여준다.
6. 오이와 어울리지 않는 음식궁합
1) 오이와 무
오이에는 비타민 C를 파괴하는 아스코르비나아제라는 효소가 들어있어 무의 비타민 C를 파괴하므로 영양분의 손실이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