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3-11 10:01
은행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조회 : 14  

은행

 

폐질환을 다스리는 은빛 열매

학명 : Ginkgo biloba

 

살아 있는 화석, 은빛 살구, 은행(銀杏), 공손수(公孫樹), 모택동, 백과(白果), 호흡기 질환 치료, 수렴성, 태음인, 아미그달린, 기침 완화, 징코라이드, 혈액순환 개선, 플라보노이드, 혈관, 뇌세포, 피부노화 방지, 호두, 대추, 참기름,

 

1. 은행과 관련된 일화

은행나무는 은행나뭇과의 갈잎큰키나무로 현존하는 식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나무이다. 은행나무는 무려 2억 년 전부터 존재해 왔으며 살아 있는 화석이라고도 불린다. 오랜 기간 사는 나무를 신목(神木)’이라 부르는데 은행나무가 바로 신목이라 불리는 나무 중 하나이다.

 

송나라 때 처음 은행이라는 명칭이 등장하였다. 나무의 키가 크고 열매가 은()처럼 희며 열매의 모양이 살구씨처럼 생겼기 때문에 은빛 살구라는 의미의 은행(銀杏)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은행나무는 화재에 강하여 방화림으로 쓰이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불을 먹는 나무’, 일본에서는 물을 뿜어내는 나무라고도 불리고 있다. 또한 은행나무는 공해 물질을 정화하는 능력이 있어 가로수로도 많이 심는 나무이다.

 

또한 은행은 나무를 심어 열매를 맺기까지 수십 년이 걸리므로 할아버지가 심으면 손자가 열매를 따 먹는다고 하여 공손수(公孫樹)라고도 부른다.

 

은행나무를 가리켜 선비나 군자의 기상을 닮았다고도 하며 그 풍성한 열매는 인재에 비유된다. 또한 은행 열매는 오래전부터 경사스러운 날의 잔치나 제사에 쓰는 음식에 이용되어 왔다. 중국에서는 예부터 혼인날 신랑 신부에게 반드시 은행을 먹여 다산(多産)을 기원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신부가 가마 타고 시집갈 때 친정에서 은행을 먹이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는 은행의 소변 억제 효과 때문으로, 오랜시간 이동하는 가마 안에서 소변이 마렵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중국의 모택동이 은행잎을 달여 복용해 건강을 유지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된 바 있다. 서구에도 은행잎에 주목하게 되었는데, 당시 독일의 유명한 제약회사인 슈바베가 약품개발을 시도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80년대 초반 의약품 개발에 성공하였다. 지금은 거의 모든 제약회사에서 은행잎을 이용한 각종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2. 한의학에서 보는 은행

한의학에서는 은행을 부지갑(不指甲), 영안(靈眼), 불지첨(佛指柑) 등으로 불렀으며, 이 외에도 은행 열매의 껍질이 흰색이라 백과(白果), 잎 모양이 오리발과 비슷해 압각자(鴨脚子), 할아버지가 심어서 손자 때 열매를 따먹는다 하여 공손수(公孫樹) 등으로 부르기도 하였다.

 

1) 폐에 작용하여 기침, 천식 완화

은행열매는 성질은 차고() 맛이 달며() 약간의 독이 있다. 껍질이 흰색이라 약재명으로는 백과(白果)라 부르는데 흰색은 한의학적으로 폐와 연관된 색이기도 하다. 은행은 전통적으로 ()와 위()의 탁한 기운을 맑게 하며 숨이 차고 기침이 나는 것을 멎도록 하여 호흡기 질환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 주로 만성적이고 고질적인 기침을 치료하고 가래를 삭이므로 만성 기관지염, 천식 그리고 폐결핵 환자에게도 사용된다.

 

2) 수렴성으로 대하, 소변 등을 막아줌

은행의 떫은 맛은 수렴성을 갖고 있으며 성질이 차가워 습열(濕熱)로 인한 유정(遺精, 정액이 새는 증상), 대하증(帶下症, 여성의 질 분비물), 임병(淋病, 소변 질환) 등에 효과가 있다. 또한 축뇨작용이 있어 빈뇨(소변이 자주 마려움)나 유뇨(소변이 저절로 흘러내림), 소변이 쌀뜨물처럼 탁하게 나오는 증상 등을 낫게 한다.

 

은행은 사상체질 중 태음인에게 잘 맞는다. 은행은 결핵균을 억제하며 기관지염이나 기침, 호흡 곤란, 천식에 효과가 있다. 따라서 선천적으로 폐기능이 약한 체질인 태음인에게 좋다.

 

3. 은행의 성분과 효능

1) 아미그달린(amygdalin) - 기침 완화 효과

은행에는 아미그달린이라 불리는 청산배당체가 함유되어 있다. 이 성분은 기침이 나거나 숨이 차는 것을 진정시키고 가래를 없애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결핵균을 억제하고 기관지 점액의 분비가 원활하도록 하며 기관지 평활근 이완작용이 있어 기관지염에도 효과가 좋다.

 

다만 이 성분은 익혀먹지 않으면 청색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체내에서 효소에 의해 분해되면 유독물질인 사이안화수소(HCN)가 발생한다. 따라서 과다한 섭취는 피해야 하며 성인의 경우 하루 은행 10, 어린아이는 2~3알 정도만 먹는 것이 적당하며 반드시 열을 가하여 조리해 먹어야 한다.

 

2) 징코라이드(ginkgo-lides) - 혈액 순환을 원활히

은행잎에 존재하는 징코라이드 성분은 동맥, 정맥, 모세혈관을 확장시키고 혈액 순환이 원활하도록 도와주며 지방의 과다한 산화를 막아준다. 따라서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되며 기타 혈액순환 장애를 치료하여 혈류가 원활히 흐르도록 도와준다. 특히 뇌혈관 개선에도 뛰어난 효과를 보여 치매 예방에도 탁월하다.

 

3) 플라보노이드 혈관 보호, 뇌혈행 개선, 피부 미용

은행잎은 오래 전부터 약재로 이용되어 왔다. 은행잎의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세포막을 보호하고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유지하여 고혈압, 동맥경화, 중풍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한다.

 

또한 플라보노이드는 뇌혈관의 혈행을 개선하여 뇌의 혈류를 활발히 하고 뇌신경세포가 활성화되도록 한다. 즉 뇌의 노화를 방지하여 집중력 저하, 기억력 저하, 사고력 저하, 치매 등을 예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하고 피부의 찌꺼기라고 할 수 있는 과산화지질의 생성을 억제하여 세포막을 보호하는 기능이 있다. 피부노화와 주름을 방지하고 피부탄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4. 은행을 먹을 때 주의할 점

1) 은행의 독성(毒性)

은행의 열매에는 청산배당체 성분과 메칠피리독신(4-methoxypyridoxine) 성분이 들어 있어 생으로 먹거나 과다하게 먹으면 안 된다. 이 성분은 청산칼륨과 유사한 시안화물의 일종으로 날 것의 은행열매 한 알에는 80µg정도가 함유되어 있다. 은행을 익히지 않고 날로 먹으면 구토, 설사, 발열, 경련 등의 중독증상이 유발될 수 있다.

따라서 은행을 먹을 때는 반드시 열을 가해서 먹어야 하며 성인은 하루 10, 어린이는 2~3알 정도만 먹는 것이 좋다.

 

또한 은행의 겉 과육은 고약한 냄새가 나는데 이는 빌로볼(bilobol)과 은행산(ginkgoic acid)가 있기 때문이다. 이 또한 독성을 지닌 성분으로 사람에 따라 피부에 닿으면 옻이 오르는 듯한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5. 은행과 잘 어울리는 음식 궁합

1) 은행과 호두, 대추

은행과 호두를 배합하면 기침과 천식을 완화하는데 더욱 좋다. 그리고 대추와 배합하면 머리가 어지럽고 눈썹 사이가 아픈 미릉골통에 좋다. 은행을 씨를 뺀 대추와 함께 구워먹으면 맛도 일품이다.

 

2) 은행과 참기름,

행 껍질을 벗겨 참기름에 담갔다가 먹거나, 볶아서 으깨어 꿀과 물을 넣고 끓여 조청을 만들어 먹으면 은행의 독성도 완화되고 맛도 부드러워져 먹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