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 여름철 과일의 왕 수박
학명 : Citrullus vulgaris
워터멜론(watermelon), 서과(西瓜), 수과(水瓜), 한과(寒瓜). 소양인, 태양인, 수분, 다이어트, 칼륨, 고혈압, 시트룰린, 부종, 이뇨, 아르기닌, 숙취, 라이코펜, 항산화, 항암, 과당, 포도당, 피로회복, 소금, 오미자 |
1. 수박과 관련된 일화
수박은 아프리카 열대지방이 원산지로 4000년 전 고대 이집트에서 재배하기 시작하여 그리스에는 약 3000년 전에, 로마에는 기원 초기에 유입되었다. 중부 유럽에서는 17세기에 재배하기 시작하였으며 그 이후 신대륙을 발견하면서 미국으로 전해지게 되었다. 미국에서는 수박을 ‘물기가 많은 과일’이라는 의미로 ‘워터멜론(watermelon)’이라 이름 붙였다.
중국에서는 12세기 실크로드를 통해 전해져 ‘서역의 박’이라는 의미로 ‘서과(西瓜)’라고 불렸으며 이 외에도 물이 많다고 해서 ‘수과(水瓜)’, 성질이 차다고 해서 ‘한과(寒瓜)’라고도 불렀다.
우리나라에는 고려 충렬왕 때 원나라를 통해 유입되었다. 당시 수박을 들여온 홍다구라는 사람은 몽고에 귀화하여 삼별초를 멸망시키는데 일조를 한사람이었다. 이에 고려의 선비들은 수박을 보고 ‘겉과 속이 다른 오랑캐의 과일’이라 하며 수박을 먹지 않았는데 이 풍습이 조선 초기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2. 한의학에서 보는 수박
한의학에서는 수박을 서과(西瓜), 한과(寒瓜), 수과(水瓜)등으로 부르며 약용, 식용으로 사용한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수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수록되어 있다.
“서과(西瓜, 수박)는 성질이 차갑고(寒) 맛은 달면서(甘)도 아주 담담하며(極淡) 독이 없다. 번갈(더위에 지친 갈증)과 더위로 인한 독을 없애고 속을 시원하게 하며 기운을 내리고 소변이 잘 나가게 한다. 혈리(血痢, 피가 섞인 이질)와 입 안이 헌 것을 치료한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수박의 과육을 약용으로 많이 사용해왔다. 특히 이질 설사에 피가 섞이는 ‘혈리(血痢)’증과 소변이 시원하게 잘 나오지 않는 증상, 술을 먹고 숙취로 고생하는 경우 등에 수박을 먹어 해결하였다. 또한 수박은 내장에 쌓인 열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어 여름철에 혀가 타고 갈증이 나거나, 변비증상이 있을 때에도 도움이 된다.
수박은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어 해열, 해독 효능을 나타내므로 열성체질인 소양인, 태양인에게 잘 어울리는 과일이다.
3. 수박의 성분과 효능
1) 풍부한 수분, 낮은 칼로리 – 여름철 건강 유지, 다이어트
수박은 100g당 수분이 91% 정도나 되어 과일 중에서 수분이 가장 많은 편에 속한다. 수박의 풍부한 수분은 여름철 더위에 지친 갈증을 해소해주며 이뇨작용으로 소변이 잘 나오도록 하여 체내의 수분대사를 원활히 도와준다. 또한 상승한 체열을 자연스럽게 내려주고 전해질을 보충해 준다.
수분이 대부분인 수박은 100g당 칼로리가 21kcal에 불과하여 과일 중에서도 칼로리가 낮은 편에 속한다. 수분이 많아 쉽게 배가 부르고 칼로리도 낮아 다이어트 중인 사람에게 적합한 과일이다.
2) 칼륨(potassium) - 고혈압 예방 효과
수박은 100g당 칼륨 함량이 102mg정도로 칼륨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칼륨은 체내에서 나트륨과 균형을 이루어 혈압을 조절하는 작용을 하므로 현대인들의 나트륨 과다 섭취로 인한 고혈압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칼륨은 심장박동을 정상적으로 유지시켜주고 마음을 편안하게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능도 있다.
3) 시트룰린(citrulline) - 이뇨작용, 부종 개선, 숙취해소
수박은 이뇨작용을 원활하게해서 부종을 없애주는 시트룰린(citrulline)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시트룰린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주로 수박의 껍질 부위에 많이 들어있다.
부종은 체내 수분이 잘 배출되지 못해서 몸이 부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주로 신장 기능이 저하되어 체내의 수분이 원활하게 배설되지 못해 부종이 생기게 된다. 수박의 시트룰린 성분은 이뇨작용을 활발하게 하여 부종을 빠르게 없애주고 더불어 혈압을 내리는 효과를 발휘한다. 부종이 생기면 몸이 무겁게 느껴지고 쉽게 피로해지며 심하면 사고력, 기억력이 감퇴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수박에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아르기닌(arginine)이 들어있어 시트룰린과 함께 간의 해독작용을 돕고 숙취 예방과 해소 효과를 나타낸다.
4) 라이코펜(lycopene) - 항산화, 항암 효과
수박은 붉은 빛깔은 빨간색의 카로티노이드계 색소인 라이코펜에 의한 것이다. 라이코펜은 강한 항산화 효과를 갖고 있어 비타민 E의 100배, 카로틴의 2배 이상의 항산화 능력을 발휘한다. 라이코펜은 유해산소를 제거하고 더불어 항암효과를 나타내는데 특히 전립선암, 유방암, 자궁암, 폐암, 결장암 등에 뛰어난 효과를 발휘한다. 라이코펜은 상온 보관시 더욱 풍부해지므로 수박을 상온에 보관하였다가 먹기 직전에 잠깐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꺼내는 것이 좋다.
5) 과당, 포도당 – 빠른 피로 회복
수박의 당분은 대부분은 과당과 포도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소화와 흡수가 매우 빨라 신속하게 피로를 회복시켜줄 수 있어 여름철 저하된 체력을 보충하는데 탁월한 과일이다.
4. 수박을 먹을 때 주의할 점
1) 수박을 많이 먹으면 안되는 경우
수박은 성질이 차갑기 때문에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설사나 구토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평소 속이 찬 편인 사람, 소화불량, 장염, 과민성 대장 증후군, 설사를 하는 사람은 수박을 먹지 않는 편이 좋다. 또한 수박은 단순 당질 함량이 높기 때문에 당뇨 환자도 많이 먹는 것이 좋지 않다.
2) 좋은 수박 고르는 법
수박은 껍질이 얇고 과육이 풍부하며 씨가 적은 것이 맛있다. 표면의 줄무늬가 선명하고 줄무늬의 개수가 많은 것이 좋으며, 두드려보아 맑고 경쾌한 소리가 나는 것이 좋다. 표면이 찌그러지거나 흠집이 많은 것은 좋지 않다.
3) 수박 보관 법
수박의 항산화 성분인 라이코펜은 상온에서 보관했을 때 함량이 더욱 높아진다. 따라서 수박을 상온에 보관해 두었다가 먹는 편이 좋으며, 시원하게 먹기 위해서는 먹기 전에 잠시만 냉장보관한 뒤에 먹는 편이 좋다.
5. 수박과 잘 어울리는 음식궁합
1) 수박과 소금
동남아시아에서는 여름철 무더위에 수박을 먹을 때 설탕대신 소금을 뿌려 먹는 전통이 있고 이는 우리 민족도 마찬가지다. 수박을 먹을 때 소금을 살짝 뿌려 먹으면 짠맛보다 오히려 단맛이 극대화된다.
뿐만 아니라 수박과 소금은 영양학적으로 균형도 잘 맞다. 수박은 칼륨이 풍부하여 나트륨과 함께 전해질의 균형을 맞추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칼륨의 혈중농도가 너무 높아지면 체내 삼투압 균형이 깨지고 심하면 혼수상태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소금을 조금만 가미하여 나트륨을 공급하면 칼륨과 적절한 균형을 이루어 삼투압 유지에 도움이 된다.
2) 수박과 오미자
여름철 더위를 물리치는 방편으로 우리 선조들은 수박과 오미자로 화채를 만들어 먹었다. 수박은 찬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평소 속이 냉(冷)한 사람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이 때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 오미자를 곁들이면 수박의 찬 성질이 보완된다. 또한 수박의 당분과 오미자의 유기산, 비타민이 함께 만나면 여름철 만성피로를 해소하고 면역력증강, 식중독 예방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