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
- 성인병 예방에 탁월한 바다의 채소
학명 : Undaria pinnatifida
산후조리, 산후선약(産後仙藥), 태조 왕건, 이순신, 나폴레옹, 해채(海菜), 자채(紫菜), 자영(紫英), 태음인, 바다의 채소, 요오드, 갑상선, 성기능, 알긴산, 유해물질 배출, 심혈관질환, 콜레스테롤, 후코이단, 칼슘, 골다공증, 신경 안정, 폐경, 식이섬유, 변비, 다이어트, 알칼리성, 체질개선, 식초, 오이, 파 |
1. 미역에 얽힌 일화
미역은 갈조식물 미역과에 속하는 바닷말로 식용으로 널리 사랑받는 해초이다. 우리나라의 전국 바닷가에 자생하고 있어 접하기 쉬우며 겨울에서 봄 사이에 채취한 것이 가장 맛이 좋다.
미역을 식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지가 전부이다. 고려시대에 이미 중국에 미역을 수출했다는 기록도 남아있다. 중국 당나라의 서견(徐堅)이 쓴 <초학기(初學記)>에는 ‘고래가 새끼를 낳고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서 미역 먹는 것을 본 고려인들이 미역을 먹기 시작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미루어 짐작컨대 당시에도 산모가 출산 후 회복을 위해 미역을 먹었으며 현재까지도 산후 조리에 미역을 먹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 조상님들께서는 미역을 ‘산후선약(産後仙藥)’이라 하여 산모가 출산한 후에 바로 미역국을 먹이는데 이를 ‘첫 국밥’이라하며 이때 사용하는 미역은 ‘해산미역’이라 하여 넓고 긴 것을 고르며 값을 깎지 않고 사오는 풍습이 있다.
고려의 태조 왕건은 왕이 된 후 개국공신들에게 울산에 있는 바위를 하사했는데, 그것이 바로 ‘미역바위(곽암藿巖)’이다. 이 미역바위는 울산의 명물이 되어 현재까지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충무공 이순신은 미역을 매우 좋아하여 홍합미역국을 즐겨 먹었으며 전투 중에 식사가 힘들 때는 미역에 밥을 비벼 먹기도 하였다고 전해진다. 이순신은 전쟁 중에도 어머니의 건강을 위해서 미역을 선물로 함께 보냈다. 또한 전쟁 중에 전사한 군인들의 집에도 미역을 보내 애도의 표시를 하였다.
나폴레옹은 1813년 라이프치히 전투에서 유럽 제국군에게 패한 후 다음해 엘바섬으로 추방당했다. 1815년 엘바섬을 탈출한 후 나폴레옹은 스트레스와 식욕 저하로 인해 극심한 체중감소를 겪었다. 나폴레옹이 건강을 되찾기 위해 먹은 것이 다름아닌 미역이다. 나폴레옹은 미역 말린 것을 빻아 물에 타 마신 후 체중을 회복하고 기운을 되찾게 되었다.
2. 한의학에서 보는 미역
한의학에서는 미역을 해채(海菜), 자채(紫菜), 자영(紫英)등으로 부른다. 미역은 성질이 차갑고 맛은 짜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미역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해채(海菜, 미역)는 성질이 차고 맛이 짜며 독이 없다. 열이 나면서 가슴이 답답한 것을 없애고 기운이 뭉친 것을 치료하며 오줌을 잘 나가게 한다. 바다에서 나는데 빛이 퍼렇다. 그러나 말리면 자줏빛으로 변하기 때문에 일명 자채(紫菜)라고도 한다.”
미역은 태음인에게 좋은 음식이다. 태음인은 과식하기 쉬워 비만, 성인병 등의 위험이 높은 체질이며 변비가 생기면 건강이 악화된다. 미역은 혈관건강을 지키고 성인병 예방에 탁월하며 식이섬유 함량이 높아 변비를 예방하므로 태음인에게 알맞은 음식이다.
3. 미역의 성분과 효능
미역은 ‘바다의 채소’라 불릴 만큼 단백질, 비타민, 칼슘, 철분, 카로틴 등이 균형있게 함유되어 있다. 특히 갑상선 호르몬의 재료가 되는 요오드가 풍부하며 식이 섬유 함량은 100g당 무려 34.5g로 식품 순위에서 항상 상위권을 차지한다.
1) 요오드(Iodine) - 갑상선 기능 증진, 성 기능 유지, 산후조리
미역에는 요오드가 100g당 57mg정도 들어있는데 이는 매우 높은 수치이다. 요오드는 성장발달을 조절하고 대사를 촉진하는 갑상선 호르몬인 티록신(T4)과 트리요오드티로닌(T3)의 구성성분이다. 우리나라 사람의 하루 평균 요오드섭취량은 3000㎍(3.0㎎)정도 인데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량인 150㎍의 20배가 넘는 많은 양이다.
요오드가 부족한 경우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생길 수 있으며 요오드 섭취 부족이 장시간 지속될 경우 갑상선이 확대되어 갑상선종이 생길 수 있다. 요오드 결핍은 바다와 거리가 먼 산간지방 주민들에게 자주 발생하는 편이다.
갑상선 호르몬은 성기능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호르몬이다. 미역에 풍부한 요오드가 갑상선 기능을 증진시키면 성호르몬의 원활한 작용에 도움이 된다. 갑상선 호르몬과 함께 연관된 성호르몬이 성기능을 활발하게 유지해주고 신진대사를 높이는 기능을 해 노화를 방지한다.
산후에 미역을 먹는 이유는 혈액을 맑게 유지하며 자궁 수축과 지혈을 돕고 모유분비를 촉진하기 위해서이다. 특히 신진대사가 왕성한 임산부는 요오드를 다량 필요로 하기 때문에 미역이 가장 적합한 조리식이 될 수 있다. 또한 미역에는 칼슘이 풍부하여 뼈를 튼튼하게 해 주기 때문에 산모에게는 더없이 좋은 영양식이다.
2) 알긴산(alginic acid) - 유해물질 배출, 심혈관 질환 예방
미역은 알긴산이라는 점액성을 띤 미끈미끈한 물질이 20% 이상 함유되어 있다. 알긴산은 미역의 세포막을 구성하는 다당류로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이 체내의 불필요한 염분, 중금속, 유해물질 등을 흡착하여 배설을 돕는다.
또한 알긴산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고 혈전 생성을 예방하여 혈관을 깨끗이 유지해준다. 이 외에도 미역에는 혈액의 응고를 막아주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 후코이단(fucoidan), 후코스테롤(fucosterol) 등이 함유되어 고지혈증, 동맥경화, 고혈압, 중풍 등의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3) 칼슘(calcium) - 골다공증 예방, 신경 안정
칼슘은 인체에서 가장 많은 무기질로 체중의 2%를 차지하지만, 한국인이 평균적으로 가장 부족하게 섭취하는 영양소 중 하나이다. 미역에는 칼슘이 100g당 959mg 정도 함유되어 있는데, 이는 쌀의 200배, 시금치의 25배, 우유의 13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칼슘은 뼈와 치아를 형성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며 근육과 신경의 기능을 조절하고 혈액의 응고를 돕는다. 이 외에도 심장이 규칙적으로 뛸 수 있게 조절하며 신경 전달 물질을 분비하고 효소를 활성화 시키는데 꼭 필요한 무기질이다.
칼슘의 섭취량이 부족해져 혈중 칼슘농도가 낮아지면 이를 보충하기 위해 뼈에 들어있는 칼슘을 가져와 사용하게 된다. 따라서 골다공증이 유발되는 것이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이 되면 급격하게 뼈의 손실이 이루어져 골다공증이 생길 확률이 높으므로 칼슘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칼슘은 골다공증뿐만 아니라 뇌신경의 흥분을 진정시켜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4) 식이섬유 - 변비 개선, 다이어트 효과
미역의 식이 섬유 함량은 100g당 34.5g에 달한다. 식이섬유는 장을 깨끗이 청소하는 청소부 역할을 하여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하고 변비를 개선한다. 또한 식이섬유는 사람의 소화효소로 분해되지 않아 위에 머무르며 포만감이 오래 지속되도록 하여 과식을 예방하므로 다이어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5) 알칼리성 음식 - 체질개선
우리의 몸은 PH7.4 정도의 약알카리성일 때 가장 좋은 컨디션을 유지한다. 그러나 고기, 생선 같은 산성 식품을 즐겨 먹기 때문에 몸이 산성화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알칼리성 식품을 먹어주어 정상 산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역은 알칼리도가 260.8정도인 강한 알칼리성 식품이다. 더구나 약 알칼리성 체질이 되기 위해서는 칼슘이온의 역할이 중요한데 미역에는 양질의 칼슘 또한 다량 함유되어 있다.
4. 미역을 먹을 때 주의할 점
미역은 성질이 차갑기 때문에 평소에 손발이 차고 아랫배가 냉하며 설사가 잦은 사람은 적게 먹는 것이 좋다.
5. 미역과 어울리는 음식 궁합
1) 미역과 식초, 오이
미역에 오이와 식초를 함께 곁들이는 ‘미역오이냉채’는 여름철 건강을 지키는 훌륭한 음식궁합이다. 미역과 오이는 차가운 성질이 있어 열을 내려주고 여름의 더위와 갈증을 없앤다.
또한 여름철에는 청량음료를 많이 마시면서 다량의 인산을 섭취하여 체내 칼슘 흡수율이 낮아진다. 이 때 미역과 식초를 함께 먹으면 낮아진 칼슘 흡수율을 정상화 하는데 도움이 된다.
6. 미역과 궁합이 맞지 않는 음식
1) 미역과 파
미역과 파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음식이다. 미역과 파를 함께 먹으면 미역에 들어있는 칼슘이 몸에 흡수되는 것을 파의 인과 유황 성분이 방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