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3-08 10:41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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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대 영양소를 골고루 다 갖춘 진시황의 회춘 음식

학명 : Castanea crenata

이광연 고혜련

진시황, 회춘의 선약(回春仙藥), 자손과 번영, 율자(栗子), 건율(乾栗), 비위(脾胃) 강화, 설사, 신장(腎臟)기능을 강화, 태음인, 카로티노이드(carotinoid), 항노화, 과당(fructose), 위장 기능 촉진, 남성 정력 강화, 단백질과 탄수화물, 근력강화, 남성 갱년기, 쇠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은행

1. 밤과 관련된 일화

밤은 아시아에서부터 유럽의 온대지방까지 넓게 분포하여 자라는 견과류로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의 밤이 크기가 유난히 컸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삼국유사>에는 원효대사가 밤나무 아래서 태어났는데 그 밤나무의 밤 한 톨이 소, 말의 등에 짊어져야 할 정도로 컸다고 수록되어 있다.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은 불로불사와 회춘에 지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그는 밤으로 죽을 쑤어 먹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진시황은 밤죽을 회춘의 선약(回春仙藥)이라 불렀으며 수많은 궁녀와 화려한 밤을 보내며 쇠해진 정력을 밤을 통해 보충하였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밤을 신장(腎臟)의 묘약으로 여겨 현재도 과도한 성생활에 의한 정력 소모를 즉시 회복할 때 밤을 먹어 회복하는 사람이 많다.

 

밤은 자생력이 매우 강하고 적응력이 강해 산간의 비탈에서도 저절로 자랄 정도이다. 대부분의 과실나무는 재배조건이 까다롭지만 밤나무는 스스로 잘 자라난다. 우리나라에는 전국적으로 밤나무골이나 밤재라는 지역명이 많은데 이 모두 밤나무가 많이 자라면서 붙은 명칭이다.

 

밤은 우리 전통 문화에서 자손과 번영을 의미한다. 혼인 시 폐백을 올릴 때 밤과 대추를 신부의 치마폭에 던져 예쁘고 건강한 자식을 많이 낳으라는 의미로 축복해 준다.

 

또한 정월 대보름에 생밤을 깨물어 1년간 부스럼이 생기지 않도록 기원하는 풍습이 있는데, 이는 겨우내 부족했던 비타민 등의 영양소를 보충하는 의미도 갖고 있다.

 

2. 한의학에서 보는 밤
한의학에서는 밤을 율자(栗子), 율과(栗果)등으로 부르며 약용으로 쓸 때는 햇볕에 말려 사용하는데 이렇게 말린 밤을 건율(乾栗), 황률(黃栗)등으로 부른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수록되어 있다.

 

율자(栗子, )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시며() 독이 없다. ()를 도와주고 위장을 든든하게 하며 신기(腎氣)를 보하고 배가 고프지 않게 한다. 어느 곳에나 있는데 음력 9월에 딴다. 과실 가운데서 가장 좋다. 말리려고 할 때에는 급하게 말리지 말아야 한다. 생으로 두려면 눅눅하게 두지 말아야 한다. 밤을 모래 속에 묻어 두면 다음 해 늦은 봄이나 초여름에 가서도 갓 딴 것과 같다.”

 

율피(栗皮, 밤껍질)()’라고도 하는데 즉 밤알껍질이다. 이것을 꿀에 개어 바르면 피부가 수축된다. 늙은이의 얼굴에 생긴 주름살을 펴게 한다.”

 

율모각(栗毛殼, 밤송이)은 반위(反胃, 음식물을 토하는 병증)와 소갈증, 대변으로 피를 쏟는 것(瀉血)을 치료한다. 밤송이를 달여서 그 물을 마신다. 독종(毒腫)을 치료한다.”

 

율설(栗楔, 밤의 가운데 톨)은 밤 한 송이 안에 3알이 들어 있을 때 그 가운데 것을 말한다. 힘줄과 뼈가 풍으로 아픈 것을 낫게 하고 나력(瘰癧, 림프절 종양)으로 붓고 아픈 데와 독이 서는 데 발라 준다. 화살촉이나 가시를 빼낸다.”

 

한의학에서 밤은 비위(脾胃) 기능을 도와 소화기를 이롭게 하는 약으로 많이 사용한다. 식욕부진에도 밤을 먹으면 효과적이며 소화력을 증진시켜 준다.

 

또한 밤은 성질이 따뜻하므로 속이 냉하여 설사를 자주 하는 경우 밤을 쪄서 먹으면 좋다. 특히 어린아이가 설사를 자주 하는 경우 밤을 잘게 썰어 물을 붓고 죽처럼 푹 삶아 설탕을 넣어 먹이면 설사 증상을 크게 완화할 수 있다.

 

밤은 신장(腎臟)기능을 강화하여 주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허리와 다리의 골격, 걷는 것 등을 신장(腎臟)이 주관한다고 보아 어린이가 3~4살이 되어도 걷지 못하거나 연세많은 어르신들이 허리와 다리에 힘이 없을 때 밤을 약처럼 주어 사용하곤 하였다.

 

밤은 사상체질 중에서 태음인에게 잘 맞는다. 태음인은 다른 장부에 비해 폐기능이 약한데 특히 만성 허약증으로 기침을 할 때 밤을 먹으면 아주 좋다.

 

3. 밤의 성분과 효능

1) 카로티노이드(carotinoid), 비타민 - 항노화, 피부 미용

밤의 과육 부위가 노란빛을 띄는 것은 카로티노이드 색소 때문이다. 카로티노이드는 항산화 물질로 피부를 윤택하게 하고 노화를 지연시키는 효과를 나타낸다. 카로티노이드는 인체에 들어와 비타민 A로 전환되며 시력을 강화하는 데에도 관여한다.

밤에는 이 외에도 비타민 B1이 쌀의 4배 이상 함유되어 있어 피부를 윤기있게 가꾸고 노화를 예방하며, 비타민 C도 풍부하여 면역력을 증강시키고 만성 피로를 회복하며 피부를 탄력있게 유지하여 준다. 생밤 10개만 먹어도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 C의 양을 충족시킬 수 있다.

 

2) 과당(fructose) - 위장 기능 촉진, 남성 정력 강화

밤에 들어있는 과당위장 기능을 강화하여 주며 소화기관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도록 돕는다. 또한 과당은 정액을 구성하는 주요한 당으로 정자의 에너지원이 되므로 남성의 정력강화에 도움이 된다.

 

과당을 분해하는 효소는 인슐린의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정상적인 속도로 소실되어 당뇨병 환자도 비교적 안전히 섭취할 수 있는 당이다. 물론 과식하면 고혈당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3) 5대 영양소 - 근력 강화, 남성 갱년기 정력 증강

옛말에 하루에 밤을 세개만 먹으면 보약이 필요없다.”고 했다. 이는 밤은 견과류 중에서도 유일하게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미네랄의 5대 영양소를 골고루 다 갖춘 식품이기 때문이다.

 

특히 밤에는 질이 좋은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풍부하다. 단백질과 탄수화물은 근육 생성에 필수적인 요소이므로 근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밤은 성장기에 신체발육이 원활한 아이들, 신체 발육과 근력이 떨어지고 근육통을 호소하는 노인들, 근육을 많이 쓰는 운동선수들에게 아주 좋은 견과류이다.

 

갱년기에 접어든 남성은 남성호르몬의 분비량이 감소되어 근육량이 줄고 근력이 약화된다. 이 때 질 좋은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섭취하여 감소된 근육량과 근력을 회복시켜주고 약해진 정력을 증강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밤의 속껍질과 과육에 존재하는 탄닌(tannin) 성분은 남성정력을 증강시키는데 더욱 도움이 된다.

 

4. 밤을 먹을 때 주의할 점

1) 밤을 먹을 때 주의할 점

다이어트로 체중조절을 하는 중인 사람은 밤을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밤에는 전분이 많아 100g당 열량이 162kcal로 높은 편이다. 또한 밤을 한꺼번에 많이 먹을 경우 체기를 초래하여 오히려 소화가 더디게 되고 가슴과 배가 그득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밤은 성질이 따뜻하므로 몸에 열이 많아 변비가 있는 사람에게는 좋지 않다.

 

2) 좋은 밤 고르는 법

밤은 알이 굵고 껍질이 깨끗하며 껍질에 윤기가 있는 것을 골라야 한다. 벌레 먹거나 오래된 것, 썩은 밤을 피하기 위해서는 눌러 보아 단단한지 아닌지를 살피면 된다.

 

3) 밤 오래 보관하기

밤을 오래 보관하려면 속껍질을 벗긴 후 하룻밤 물에 담갔다가 다시 말려서 냉동시키면 된다. 밤 속껍질을 쉽게 벗기는 방법은 밤을 삶고 나서 곧바로 찬물에 잠시 담가두었다가 꺼내어 벗기면 된다.

 

5. 밤과 잘 어울리는 음식궁합

1) 밤과 쇠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밤은 쇠고기, 돼지고기와 모두 궁합이 잘 맞는다. 소갈비찜, 돼지갈비찜을 할 때 밤을 곁들이면 부족한 영양을 보충하면서 냄새를 제거해준다. 중국에서는 양고기 요리를 할 때 양고기 특유의 노린내를 없애기 위해 밤을 같이 넣고 끓이기도 한다.

 

2) 밤과 은행

밤은 은행과 궁합이 잘 맞아 군밤과 구운 은행을 같이 먹어도 좋다. ‘오과차(五果茶)’란 밤, 은행, 대추, 호두, 생강의 다섯 가지 과실을 넣고 끓인 차로 기침, 가래를 완화하는데 탁월하며 기력을 증진해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