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 기침 가래를 없애주는 이로운 과일
학명 : Pyrus serotina
사람에게 이로운 나무, 신의 선물, 이자(梨子), 열기침, 가래, 갈증, 태음인, 유기산, 비타민, 피로회복, 피부미용, 석세포, 섬유질, 변비, 성인병, 수분, 천식, 칼륨, 고혈압, 소화효소, 낮은 열량, 다이어트, 무, 도라지, 육류
1. 배와 관련된 일화
배는 장미과에 속하는 갈잎큰키나무인 배나무의 열매로, 한자로는 ‘리(梨)’라고 부른다. 이는 이로울 ‘이(利)’와 나무 ‘목(木)’이 합해진 글자로 ‘사람에게 이로운 나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배는 약 3천년전부터 재배되어 왔으며 그리스의 역사학자 호머는 배를 ‘신의 선물’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배는 시원하고 단맛이 있어 오래도록 사랑받아온 과일이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잘 자라며 재배하기 용이하여 평소에 접하기도 쉽다.
중국 북부 지방은 기후가 건조하고 일교차가 크며 공기 중에 먼지도 많아 인후염으로 목이 쉬는 사람이 많았는데 이런 질환을 배를 먹어 치료하였다고 전해진다. 또한 중국의 한나라 무제는 인후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 궁중에 배나무를 많이 심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삼한 시대의 문헌 기록에 배를 재배하도록 장려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는 것을 보아 꽤 오래전부터 배를 먹어온 것을 알 수 있다. 옛 속담 중에 “배 썩은 것은 딸 주고 밤 썩은 것은 며느리 준다.”는 말이 있다. 이는 배가 건강에 미치는 효과가 좋기 때문에 비교적 더 좋은 것은 자기 자식에게 준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2. 한의학에서 보는 배
한의학에서는 배를 이자(梨子), 밀부(蜜父)등으로 부르며 약용한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배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이자(梨子, 배)는 성질은 차가우며(寒) 맛이 달고(甘) 약간 시며(微酸) 독이 없다. 객열(客熱)을 없애며 가슴이 답답한 것을 멎게 하고 가슴 속에 뭉친 열을 흩어준다. 배는 어느 곳에나 다 있다. 맛이 달고(甘) 성질이 차서(寒) 갈증에 좋다. 술을 마신 뒤의 갈증을 치료하는 데 더욱 좋다. 그러나 많이 먹으면 속을 차게 한다. 쇠붙이에 다쳤을 때와 산모는 더욱 먹지 말아야 한다.”
“이엽(梨葉, 배나무의 잎)은 곽란으로 계속 토하고 설사하는 것을 치료한다. 배나무잎을 달여 물을 마신다.”
“이수피(梨樹皮, 배나무의 껍질)은 헌데와 버짐, 옴, 문둥병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 껍질을 달인 물로 씻는다.”
배는 성질이 차고 서늘하므로 열을 없애주는 효과를 나타내는데, 주로 가슴에 뭉친 열을 풀어주어 가슴이 답답한 증상을 멎게 한다. 또한 열에 의한 기침, 가래, 인후통 등을 가라앉혀 준다.
배는 진액을 보충하여 주어 갈증을 풀어주는데 당뇨병 때문에 생기는 증상으로 심한 목마름의 일종인 소갈(消渴)을 풀어준다. 또한 배에는 이뇨작용이 있어 수액 대사를 조절하므로 담(痰)을 없애고 가래를 없애기도 한다.
사상체질 중에서는 태음인이 배를 먹는 것이 가장 좋다. 태음인은 선천적으로 폐의 기능이 약하고, 변비가 생기면 건강에 해롭고 오히려 변이 살짝 묽은 편이 건강에 이롭다. 따라서 폐를 건강하게 하고 변비에 좋으며 이뇨작용을 하는 배가 잘 맞는다. 또한 태음인은 과음하거나 포식하는 경향이 있으며 특히 육류를 좋아하기 쉬운데 배는 술독을 풀며 육류의 소화를 도와주기 때문에 태음인의 식습관에 도움이 된다.
3. 배의 성분과 효능
1) 유기산, 각종 비타민 – 피로회복, 피부미용 효과
배의 과육 중 유기산은 0.2% 내외로 함유되어 있는데, 주로 말산(malic acid)과 구연산(citric acid)이 들어있다. 유기산은 우리 몸 안에 쌓인 피로 물질을 제거하는 역할을 해 하여 피로회복을 돕는다.
또한 배에는 여러 종류의 비타민이 함유되어 있는데 비타민 C는 100g당 3~6mg이 함유되어 있으며 비타민 B1과 B2의 함량도 사과에 비하여 다소 많은 편이다. 이러한 비타민 덕분에 피로회복, 면역기능 강화작용이 있으며 피부미용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
2) 석세포, 섬유질 – 장 운동 촉진, 변비 치료, 성인병 예방
배는 아삭아삭한 식감이 특징인데 이는 배의 과육속에 존재하는 석세포 때문이다. 석세포는 세포막에 존재하는 세포로 리그닌, 펜토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석세포는 장관을 거쳐도 소화되지 않고 배출되어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고 배변과 이뇨를 돕는다.
또한 배에는 섬유질이 약 0.6% 정도 함유되어 있어 장관을 거치며 장운동을 돕고 콜레스테롤과 동물성 지방을 흡착하여 체외로 배출한다. 따라서 고지혈증, 고혈압 등의 성인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3) 풍부한 수분 – 천식, 기침, 가래 치료
배는 88%가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어 기관지의 점막을 부드럽게 하고 면역기능을 강화시켜 주므로 기침이 심한 감기환자에게 좋은 치료식이다.
4) 칼륨 – 고혈압 예방
배에는 칼륨, 칼슘, 인, 철이 약 0.3% 정도 들어 있다. 특히 나트륨과 길항 작용을 하는 칼륨은 배 100g 당 140mg이나 들어 있어 나트륨 배출을 용이하게 한다. 나트륨이 체내에 많아지면 혈압이 상승하게 되므로 음식을 짜게 먹어 혈압이 높아진 사람에게 배는 혈압을 낮춰주는 좋은 음식이다.
5) 소화효소 - 단백질 소화 촉진
배에는 단백질을 분해하는 소화효소인 연육효소가 풍부하게 들어있어 고기와 함께 먹으면 부드럽게 소화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고기를 먹고 체했을 때 배를 먹어주면 소화제 역할로 도움을 줄 수 있다.
6) 낮은 열량 - 다이어트 식품으로 적합
배는 대부분이 수분으로 이루어져있어 배 100g당 열량은 40kcal에 불과하다. 따라서 저칼로리 식품위주로 섭취해야 하는 다이어트에 적합한 과일이라고 할 수 있다.
4. 배를 먹을 때 주의할 점
1) 배를 많이 먹으면 안되는 경우
배는 차가운 성질이 있는 과일이므로 소화력이 약한 사람이 많이 먹으면 속이 냉해질 수 있다. 특히 비위가 약한 사람은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배가 기침 감기에 좋기는 하지만 성질이 차가우므로 찬 기운으로 인해 기침하는 경우에는 먹지 않는 것이 좋다.
2) 좋은 배 고르기
배는 푸른 기가 없이 맑은 황갈색을 띠며 껍질이 두껍지 않은 것이 좋다. 크기는 클수록 좋고, 차갑게 해서 먹을수록 맛있게 먹을 수 있다.
5. 배와 잘 어울리는 음식궁합
1) 배와 무
가장 잘 알려진 배의 효능은 호흡기 질환 개선이다. 예로부터 전해지는 약 중에 이청음(梨菁飮)이라는 것을 기침이 심할 때 먹어왔다. 이청음은 배와 무를 2:1의 비율로 갈아서 즙을 낸 뒤 꿀을 탄 음료이다. 기침과 가래가 심할 때 이청음을 마시면 인후부의 통증이 줄어들고 가래가 사라진다.
2) 배와 도라지
배와 도라지를 함께 먹으면 기침과 감기에 효과가 좋다. 도라지는 폐의 열을 내려주고 폐의 기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도라지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가래를 없애도록 돕는다. 따라서 평소 가래가 많은 사람은 도라지와 배를 함께 달여 마시면 좋다.
3) 배와 육류
배에는 단백질을 분해하는 연육효소가 있어 고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또한 고기를 먹고 체한 증상에도 배를 먹으면 소화가 용이해진다. 육회에 배를 곁들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