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 우리민족의 겨울철 훌륭한 비타민 공급원
학명 : Brassica campestris ssp. pekinensis
채소의 왕, 도홍경, 향약구급방, 숭채(崧菜), 백채(白菜), 김시습, 가슴의 열, 소화, 소양인, 비타민 A, 비타민 C, 섬유질, 변비, 대장암, 칼슘, 산성 중화, 칼륨, 고혈압, 김치, 항암효과, 무 |
1. 배추와 관련된 일화
배추는 서늘한 기후에서 자라는 저온성 채소로 원산지는 중국의 북부지방이다. 중국인들은 옛날부터 “꽃 중의 왕은 모란이오 과일의 왕은 여지이며 채소의 왕은 배추이다.”라고 하여 배추를 최고로 여겼으며, ‘백 가지 모든 채소를 다 합쳐도 배추만 못하다.’는 말도 있을 정도로 배추를 귀한 채소로 여겼다. 중국 남북조 시대의 의학자(醫學者)이자 도교사상가인 도홍경(陶弘景)도 채소 중에서 최고인 것이 바로 배추라고 말하였다.
우리나라의 배추 재배 역사는 확실하지 않으나 고려시대에 쓰여진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에 배추가 약재로 소개되어 있어 그 이전부터 우리 선조들이 배추를 생활 상비약으로 이용해 온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조상들은 화상을 입은 부위나 종기가 난 부위에 데친 배추를 붙였으며, 옻독으로 몸이 가려울 때 배춧잎으로 낸 즙을 발랐다. 또한 감기에 걸렸을 때 배추를 일부러 먹기도 하였는데 실제로 배추는 수분이 풍부하고 비타민 C를 비롯한 무기질이 많아 감기를 물리치는데 유의한 효과가 있다.
배추를 ‘숭채(崧菜)’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추운 겨울에도 시들지 않고 소나무처럼 푸른빛을 유지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또한 ‘백채(白菜)’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그 색이 청백하기 때문이다.
조선초기의 문인이자 사상가인 김시습은 배추를 너무나 좋아해 그의 시에는 배추를 표현한 구절이 자주 등장한다. 그는 배추의 달달한 맛을 “배추 속이 찰 때는 볍쌀도 향기로워 시골 아이 맛보라고 불러대네.”라는 구절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2. 한의학에서 보는 배추
한의학에서는 배추를 숭채(崧菜), 백채(白菜)등으로 부른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배추에 대해 다음과 같이 수록되어 있다.
“숭채(崧菜, 배추)는 성질이 평(平)하고 서늘하며 맛이 달고(甘) 독이 없다. 음식을 소화시키고 기운을 내리며 장위를 잘 통하게 한다. 또한 가슴 속에 있는 열기를 없애고 술 마신 뒤에 생긴 갈증과 소갈증을 멎게 한다. 채소 가운데서 배추를 제일 많이 먹는다. 많이 먹으면 냉병(冷病)이 생기는데 그것은 생강으로 풀어야 한다.”
“숭채자(崧菜子, 배추씨)는 기름을 짜서 머리에 바르면 머리털이 빨리 자라고 칼에 바르면 녹이 슬지 않는다.”
“숭채제(崧菜虀, 절인 배추). 배추를 햇볕에 절반 정도 말리어 다음날 독에 넣고 더운 밥물을 부어서 2~3일 동안 둬두면 초같이 시어진다. 이것을 절인 배추라고 한다. 약으로 쓰는데 가래를 토하게 한다. 양념을 넣고 끓여서 먹으면 비위(脾胃)가 보해지고 술이나 국수의 독이 풀린다.”
배추는 성질이 서늘하여 가슴의 열을 내려 답답한 것을 해소하고 응어리를 없애 주며 기(氣)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것을 다스린다. 또한 비위(脾胃)와 장(腸)의 운동을 도와 소화작용이 원할해지도록 하며 대소변이 잘 통하도록 한다.
이 외에도 배추의 씨는 폐의 열기(熱氣)를 떨어트려 기침, 가래, 천식을 치료하고 갈증을 멎게 한다.
배추는 수분이 많고 성질이 서늘하므로 사상체질 중에서 성격이 급하고 열이 많은 소양인에게 적합한 채소이다. 몸이 냉한 편인 소음인은 몸을 더욱 차갑게 할 수 있어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3. 배추의 성분과 효능
1) 각종 비타민 – 겨울철 비타민 공급원
배추에는 비타민 A, B1, B2, C 등의 각종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배추의 수확은 11월~12월경에 이루어지는데, 예로부터 겨울철 과일과 채소가 부족한 시기에 우리 조상들의 좋은 비타민 공급원 역할을 맡아왔다.
배추의 줄기보다는 잎 부위에 비타민 A의 전구체인 베타카로틴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는 인체의 저항력을 강화하여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된다. 또한 눈 건강을 도와 야맹증, 안구건조증 등을 예방한다.
또한 배추는 비타민 C가 풍부한 채소로 100g당 28mg이나 들어있다. 특히 배추의 비타민 C는 김치로 담가도 크게 손실되지 않아 섭취하기가 편하다. 비타민 C는 결합조직을 튼튼하게 하여 피부와 잇몸 등을 건강하게 유지하며 활성산소로부터 신체의 세포를 보호하는 항산화 역할도 한다.
2) 풍부한 섬유질 - 변비 예방, 장 건강 유지
배추의 섬유질은 대변을 부드럽게 하여 잘 배출시켜 장을 깨끗하게 청소해 준다. 이렇게 변비를 예방함과 동시에 장의 건강이 유지되므로 대장암도 예방할 수 있다.
3) 칼슘, 칼륨 - 산성 체질을 중화, 고혈압 예방
배추에 들어 있는 칼슘은 산성 물질의 섭취나 대사 과정을 통해 생성된 산성 물질로 인해 체내가 산성화된 것을 중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칼슘은 골격의 구성 물질일 뿐 아니라 이러한 중화 능력도 있기 때문에 건강 유지 및 장수를 돕는 역할을 한다.
배추에는 칼륨도 많이 들어있는데, 칼륨은 고혈압을 유발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나트륨과 길항 작용을 하여 혈압을 낮추는 효과를 나타낸다.
4. 배추를 먹을 때 주의할 점
1) 배추를 많이 먹으면 안좋은 경우
평소 몸이 냉하고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은 배추를 많이 먹으면 배가 차가워지면서 소화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2) 좋은 배추 고르기
배추는 단단히 여민 모양을 갖고 있으며 배춧잎의 수가 많은 것이 좋은 것이다. 또한 잎 수가 많으면서도 각각의 잎은 두껍지 않은 것이 좋다. 겉의 잎은 진한 푸른빛을 띠며 잎줄기 부위는 선명한 흰빛을 띠는 것이 신선한 것이며 반으로 잘랐을 때 속이 연노란빛인 것이 맛이 좋다.
3) 김치의 항암효과
배추는 수분이 많고 성질이 서늘하기 때문에 우리 조상들은 배추로 김치를 담글 때 생강, 마늘, 고추, 파와 같이 성질이 맵고 열을 내는 양념을 첨가하였다. 이렇게 완성된 김치는 성질이 중화되고 맛도 좋아 모든 사람이 체질을 가리지 않고 먹어도 부작용이 없다.
김치는 뛰어난 항암효과로 이미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는 대장암을 예방하고 마늘은 위암을 예방하며 고추의 캡사이신은 암 유발물질의 대사를 방해하여 암 세포를 사멸시키며 다른 부위로 전이되지 않도록 막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캡사이신은 위암, 대장암과 같은 소화기암을 예방하는데 더욱 좋다.
5. 배추와 어울리는 음식궁합
1) 배추와 생강, 마늘, 고추, 파 - 김치
배추와 생강, 마늘, 고추, 파 등 매운맛이 나는 양념은 배추의 차가운 성질을 없애고 부작용을 줄여주는 좋은 배합을 이룬다. 이는 우리 선조들이 김치를 만들 때 사용한 지혜이다.
2) 배추와 무
배추와 무는 궁합이 잘 맞는다. 배추와 무 모두 체내의 독소를 배출시키며 수독(水毒)을 없애고 기혈(氣血)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여 위와 장의 소통을 활발하게 한다. 또한 두 가지 모두 비타민 C가 풍부하기 때문에 배합하면 유효성분의 효과가 크게 상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