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3-08 13:13
보리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조회 : 22  

보리

 

- 로마 검투사들 피로회복과 체력을 보강한 보리

학명 : ordeum vulgare var. hexastichon

 

고대 로마의 검투사, 보릿고개, 맥아(麥芽), 대맥(大麥), 해열, 이뇨, 수분보충, 식체, 소양인, 단백질, 필수 아미노산, 비타민 B, 베타글루칸, 성인병, 항암, 비타민 E, 귀리, 아욱

 

1. 보리와 관련된 일화

보리는 쌀과 함께 주식으로 쓰이며 쌀에 버금가는 중요한 곡식 중 하나이다. 비록 단백질은 많으나 단백가는 떨어지며, 보리 속에 있는 타닌계 물질 때문에 맛은 쌀보다 못하지만 그 약효는 쌀이나 밀가루보다 훨씬 앞서고 밥·감주·누룩·막걸리·고추장·수제비·식혜·엿기름·차 등 쓰임새도 매우 다양한 곡식이다.

 

보리는 고대 로마의 검투사들이 피로를 회복하고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먹던 음식이다. 이 때문에 로마의 검투사를 보리 먹는 사람이라 부르기도 하였다. 또한 고대 로마에서는 보리죽을 주식처럼 먹었으며 보리는 미모와 다산으로 선망 받는 여인을 상징하기도 하였다. 실제로 보리의 비타민 B는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여 여성을 아름답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 속담에 태산보다도 힘들고 높다는 보릿고개라는 말이 있다. 이는 춘궁기의 어려움을 표현한 것으로 가난한 농촌에서는 4~5월경이면 양식이 거의 떨어지기에 보리가 추수되기만을 기다렸는데, 이 시기를 가리켜 보릿고개라 부른 것이다. 예로부터 무명옷과 보리죽은 우리 민족의 가난을 대표적으로 상징해왔다. 유럽에서도 보리는 한때 가난한 사람들의 주식으로 이용되어 가난의 상징인 적이 있었다.

 

대개 보리나 우유, 고구마와 같이 소화가 더딘 음식들은 장내 가스를 많이 유발하는데 이는 소화가 덜 된 상태로 대장에 도착하여 발효 가스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특히 보리는 쌀에 비해 섬유 성분이 5배나 많기 때문에 소화율이 낮으며 이로 인해 방귀가 많이 나오게 된다. 쌀이 부족해 보리밥을 주식삼아 먹던 시절, 교실 내에 방귀 소리가 자주 들리곤 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2. 한의학에서 보는 보리

한의학에서는 보리를 맥아(麥芽), 대맥(大麥)등으로 부르며 약용한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보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수록되어 있다.

 

대맥(大麥, 보리)은 성질이 따뜻하고() 약간 차다(微寒)고도 한다. 맛이 짜고() 독이 없다. 기를 돕고 소화기를 조화롭게 하며 설사를 멎게 하고 허한 것을 보한다. 또는 오장(五臟)을 든든하게 하는데 오랫동안 먹으면 살이 찌고 건강해지며 몸이 윤택해진다.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은 오곡 가운데서 으뜸이다. 오랫동안 먹으면 머리털이 희어지지 않고 풍()이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갑자기 많이 먹으면 다리가 약간 약해지는데 그것은 기운을 내리기 때문이다. 잘 익혀 먹으면 사람에게 이롭지만 약간만 설어도 성질이 차가워지므로() 사람을 상하게 할 수 있다.”

 

보리는 열을 내리고 소변을 원활하게 나오게 하는 효능이 있다. 따라서 열이 나고 입이 마르고 소변이 시원치 않을 때 먹으면 좋다. 특히 열감기로 수분 손실이 많아 갈증이 심해지는 경우에 보리차를 마시면 열을 내림과 동시에 땀으로 손실된 수분을 보충할 수 있다.

 

또한 보리는 기운을 돋우어 허한 것을 보하며 오장을 건강하게 한다. 비위를 건실하게 하여 소화작용도 촉진하므로 식체로 인해 배가 더부룩하게 막힌 것을 치료하기도 하며 유아가 젖을 먹고 체한 경우에도 효과적이다.

 

보리는 찬 식품이므로 열성체질인 소양인에게 잘 맞는 곡식이다. 특히 소양인은 열이 많고 피부에 붉은 트러블이 많이 올라오므로 해열과 수분 보충작용이 있는 보리가 더욱 도움이 된다.

 

3. 보리의 성분과 효능

1) 단백질(barley protein)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

보리의 주성분은 전분과 단백질로, 특히 단백질 함량이 높고 필수아미노산도 많아 혈관의 노화를 방지하고 위장을 보호하며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보리 단백질은 주로 프롤라민(prolamin)에 속한 호르데인(hordein)으로 필수아미노산 중 라이신(lysine)이 적지만 트립토판(tryptophane)은 쌀과 밀에 비해 많다.

 

2) 비타민 B각기병, 빈혈 예방

보리에는 비타민 B1, B2, E가 많으며 이 외에도 셀레늄, 페놀을 함유하고 있다. 보리 100g당 비타민 B2가 무려 0.1mg 함유되어 있는데 이는 백미에 비해 약 3배가량 많은 함유량이다.

 

비타민 B은 세포 대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용성 비타민군이다. 비타민 B1은 신진대사활동을 원활하게하고 노화를 방지하는 항산화작용도 한다. 비타민 B5인 판토텐산(pantothennic acid) 스트레스나 소화액 과다로 생기는 위궤양을 예방한다.

 

비타민 B군이 부족하게 되면 각기병, 구각증, 빈혈, 피부염 등이 유발될 수 있는데 보리에는 비타민 B군이 풍부하므로 이와 같은 질환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3) 베타글루칸(β-glucan) - 콜레스테롤 저하, 혈당 강하, 항암 작용

보리에는 베타글루칸이라는 불소화성 다당류가 함유되어 있다. 베타글루칸은 혈관 내에 콜레스테롤이 쌓이지 않도록 하여 동맥경화, 고지혈증, 고혈압, 심장질환을 예방한다. 또한 베타글루칸은 혈당을 내려주는 역할을 하여 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이 외에도 베타글루칸은 항암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상세포의 면역기능을 활성화시키는 비특이적 면역반응으로 암세포의 증식과 성장을 억제하여 항암 효과를 나타내는데 특히 대장암 예방에 우수한 효과가 있다.

 

베타글루칸은 보리의 껍질 부위에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가공이 적게 된 보리가 영양섭취면에서 더욱 좋다.

 

4) 이뇨작용

보리는 이뇨 작용이 있어 체내 노폐물을 없애고 각기병 예방에 좋다. 또한 산성화된 몸을 알칼리성으로 중화하여 체내 환경을 조절해준다. 보리는 이뇨작용을 통해 노폐물을 배출함과 동시에 수분도 함께 보충할 수 있어 더욱 이롭다. 평소 보리차를 만들어 마시면 방광염, 부종에 효과를 볼 수 있다.

 

5) 소화기 기능 증진

보리는 소화를 촉진하고, 타액 분비를 활발하게 하여 식욕을 돋워준다. 소화성 궤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으며, 장의 활동을 도와 변비와 설사를 개선한다. 이 외에도 위장의 기능 이상에 의해 유발되는 구취, 피부트러블을 억제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

 

4. 보리를 먹을 때 주의할 점

1) 보리를 먹을 때 주의해야 하는 경우

보리를 발아시킨 맥아는 젖을 말리는 작용이 있으므로 산모가 젖을 먹이는 동안에는 먹지 않아야 한다. 또한 보리는 찬 성질을 가진 곡식으로, 속이 냉하고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소화기능이 떨어져 있는 사람은 보리밥을 먹고 소화가 잘 되지 않거나 방귀가 많이 나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5. 보리와 잘 어울리는 음식궁합

1) 보리와 비타민 E(아몬드, 해바라기유, 아보카도)

보리는 항산화작용이 있는 셀레늄을 함유하고 있는데, 이 셀레늄은 비타민 E와 배합되면 항산화작용이 더욱 향상된다. 비타민 E 함량이 높은 식품은 아몬드, 해바라기 유, 아보카도 등으로 이들 식품을 보리와 곁들여 먹으면 더욱 좋다.

 

2) 보리와 귀리

보리와 귀리를 배합하면 페놀, 식이섬유 등의 섭취가 늘어나 대장암의 예방과 치료에 더욱 효과적이다. 보리와 귀리는 모양이 비슷하나 보리의 껍질이 좀 더 얇은 것이 특징이다. 귀리의 멜라토닌은 생강이나 토마토의 3.5, 바나나의 4배 가량이나 된다.

 

3) 보리와 아욱

식이섬유가 풍부한 보리와 아욱을 함께 먹으면 장이 튼튼해져 변비해소에 도움이 되며, 보리에 부족한 비타민 C를 아욱이 보충하여 주어 피부미용에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