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분자
- 남녀 불임을 치료하는 복분자
학명 : Rubus coreanus Miquel
블랙 라즈베리(black raspberry), 복분자(覆盆子), 정력을 강화, 정주영 회장,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의 공식 만찬주, 만력제, 성기능, 소변질환, 소양인, 안토시아닌, 강력한 항산화제, 불임, 폴리페놀, 심혈관계 질환, 사포닌, 항암, DNJ, 당뇨병, 장어, 유제품 |
1. 복분자와 관련된 일화
복분자는 한약재로 사용하는 나무딸기를 일컫는 이름이다. 복분자는 일반적인 붉은 산딸기보다 훨씬 검붉은 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며 서양에서는 ‘블랙 라즈베리(black raspberry)’라 부른다. ‘복분자(覆盆子)’라는 이름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첫 번째로 나뭇가지에 매달려있는 모양이 접시를 뒤집어 놓은 모양과 비슷하다고 하는 것과, 두 번째로 이 열매를 많이 먹으면 소변의 물줄기가 강해져서 요강이 뒤집어질 정도라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복분자는 예로부터 남성의 정력을 강화하는 열매라고 널리 알려져 왔다. 실제로 복분자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두의 몸에 좋은 보양식품으로 사랑받고 있다.
우리나라 역사 기록 상 처음 복분자가 나타난 것은 <세종실록>에서이다. 세종실록에 보면 세종 12년(1429년) 노중례라는 내의원이 복분자와 다른 조선 토종 약재의 효능에 대해 중국 의원들에게 설명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이를 통해 조선에서는 그 이전부터 복분자를 약재로 사용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전북 고창 지역에서 양질의 복분자가 대량 생산되고 있다. 특히 이 복분자로 만든 술은 인기가 매우 높아 1999년 현대 그룹의 정주영 회장이 북한을 방문하여 김정일에게 복분자주를 선물하여 유명세를 타기도 하였다. 또한 2000년에는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의 공식 만찬주로 복분자주가 채택되어 외국인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하였다.
중국 명나라의 황제 만력제는 정력을 보충하기 위해 온갖 진귀한 음식을 찾아 먹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잉어의 눈물, 여우의 침 등 희귀한 정력제를 찾아 먹기까지 하였는데 가장 효과를 본 정력제가 바로 산딸기인 복분자였다. 그는 밤마다 복분자를 한 움큼씩 먹어 정력을 보충하였다고 전해진다.
2. 한의학에서 보는 복분자
한의학에서는 복분자를 복분(覆盆), 대맥매(大麥莓), 삽전표(揷田藨)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복분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복분자(覆盆子, 나무딸기)는 성질은 평(平)하거나 약간 따뜻하고(微熱) 맛은 달고(甘) 시며(酸) 독이 없다. 남자의 신기(腎氣)가 허하고 정(精)이 고갈된 것과 여자가 임신되지 않는 것을 치료한다. 또한 남자의 음위증(陰痿證, 발기부전)을 낫게 하고 간을 보하며 눈을 밝게 하고 기운을 도와 몸을 가볍게 하며 머리털이 희어지지 않게 한다. 신정(腎精)을 보충해 주고 오줌이 잦은 것을 멎게 한다. 그러므로 요강을 엎어 버렸다고 하여 엎을 ‘복(覆)’자와 그릇 ‘분(盆)’자를 따서 복분자라고 하였다.”
복분자는 성질이 따뜻하고 독이 없으며 주로 간(肝), 신(腎), 방광(膀胱)에 작용하는 약이다.
1) 익기경신(益氣輕身) 효능
복분자를 복용하면 기운을 북돋고 몸이 가벼워지는 효능이 있다. 허리부터 다리까지 힘이 없거나 몸이 수척하며 얼굴이 창백한 사람은 복분자를 차로 끓여 꾸준히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2) 성기능 감퇴, 불임증
복분자는 간장과 신장을 보(補)하여 남성의 양기(陽氣)가 약해졌을 때 나타나는 제반 증상인 낭습, 조루, 정력 감퇴, 발기 부전에 효과를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빈뇨, 야뇨, 정액이 저절로 흘러나오는 유정증(遺精症) 등을 치료한다. 여성의 경우에도 성선(性線) 쇠약, 호르몬 부족으로 자궁이 약해서 생기는 불임, 불감증, 유뇨증 등의 증상이 있을 때 사용하면 좋다
3) 소변 질환 - 유뇨(遺尿), 빈뇨(頻尿), 어린이 야뇨(夜尿)증
복분자는 수렴 작용과 강장 작용을 통해 신장 기능을 강화시켜준다. 자신도 모르게 소변을 보는 유뇨증과 소변의 횟수가 잦아지는 빈뇨증을 치료하여 소변의 양과 배설의 시간을 조절해 준다. 그 외에도 신장의 기운을 도와 유정과 몽정을 치료한다.
복분자는 성인뿐만 아니라 밤에 소변을 자주 보는 야뇨증 아이들에게도 좋은 약이다. 복분자는 신장의 양기를 북돋고 기능을 보하므로 어린이의 야뇨증도 완화할 수 있다.
복분자는 따뜻한 약이지만 체내에 열이 많은 소양인 체질에게 잘 어울린다. 소양인은 신장의 기능이 약해서 정력이 빨리 감퇴하기 쉬운 체질이므로 신장에 좋은 약재인 복분자의 자양강장(滋養强壯) 효능이 필요하다.
3. 복분자의 성분과 효능
복분자는 탄수화물로는 포도당(43%), 과당(8%), 자당(6.5%), 펙틴이 들어 있고, 유기산으로는 레몬산, 사과산, 살리실산, 카프론산, 개미산을 함유한다. 이 외에 비타민 B, 비타민 C, 엽산, 아연, 카로틴, 폴리페놀, 안토시아닌, 염화시아닌배당체 등의 다양하고 풍부한 비타민과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다.
1) 안토시아닌(anthocyanin) - 강력한 항산화제
복분자 특유의 검붉은 색깔은 안토시아닌 성분 덕분이다. 안토시아닌은 블랙베리를 더 검게, 라즈베리를 더 붉게, 블루베리를 더 푸르게하는 색소 성분으로 껍질에 많이 들어있으며 노화를 방지하는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지니고 있다. 복분자의 안토시아닌은 만성 피로 회복, 안구 피로 회복, 당뇨병 예방, 노화 방지, 기억력 향상 등의 효과를 갖고 있다. 복분자의 안토시아닌은 포도의 23배, 검정콩의 9배, 흑미의 4배에 해당하는 양이 함유되어 있으며 항산화력은 토코페롤(tocopherol)의 7배에 해당한다.
2) 성기능 강화 – 남성, 여성의 불임 치료
복분자는 예로부터 남성의 발기부전, 유뇨증, 빈뇨증 등의 성기능 부전을 치료하는 약으로 사용되어 왔다. 한 실험에서 쥐에게 복분자를 투여한 결과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무려 16배 증가하였으며 고환 조직이 활성화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또한 복분자에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피토에스트로겐(phytoestrogen) 성분도 풍부하다. 이는 여성의 생식기능을 담당하는 내분비조직인 시상하부-뇌하수체-성선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조절해 주며 여성의 성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된다. 한 실험에서 암컷 흰 쥐에게 복분자를 투여한 결과 난포의 크기가 대조군에 비해 2~3배 증가하였고 난포의 배란 수도 증가한 결과가 나타났다.
3) 폴리페놀(polyphenol) – 심혈관계 질환 예방
복분자에 들어있는 폴리페놀 성분은 고혈압, 동맥경화, 협심증 등을 유발하는 카테콜아민의 분비를 억제한다. 또한 혈압을 낮추며 루틴 성분이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GABA성분이 뽕잎과 같은 수준으로 함유되어 있어 고혈압 예방에 효과적이다.
4) 사포닌(saponin) – 항암효과, 성인병 예방
복분자에는 인삼의 주된 약효 성분인 사포닌 성분이 들어있어 암과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사포닌은 혈액 중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저하시켜 동맥경화를 예방하기도 하며 인체의 면역력을 증강시켜 준다.
5) DNJ성분(1-Deoxynojirijmycin) - 당뇨병 예방
데옥시노지리마이신이라 불리는 DNJ는 대표적인 혈당강하 물질로 주로 뽕잎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복분자에도 이 DNJ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당뇨병 환자가 복용할 경우 당 조절을 하는 데에 좋다. 또한 당뇨병 환자는 당분이 함유된 음식을 피해야 하는데 복분자의 단맛은 당뇨에 해가 되지 않는다.
4. 복분자를 먹을 때 주의할 점
1) 복분자를 먹을 때 주의해야 하는 경우
복분자는 체내에서 조열(燥熱)한 성질을 띠어 발열 작용을 하기 때문에 평소 소변 양이 적거나 열성 변비가 있거나 지나치게 정력이 강한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2)좋은 복분자 고르기
약재로 쓸 복분자는 완전히 익은 것 보다 덜 익은 것을 따서 건조시켜 사용한다. 복분자 열매의 꼭지가 마르지 않은 채로 진한 녹색이거나 붉은색이 감도는 것이 좋은 복분자이다. 또한 울퉁불퉁하거나 씨가 튀어나온 것은 좋지 않으며 매끈하고 윤기가 흐르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5. 복분자와 잘 어울리는 음식궁합
1) 복분자와 장어 – 불임에 특효
불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복분자와 장어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장어의 껍질에 있는 미끌미끌한 뮤신 성분이 정력 증강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복분자는 장어의 느끼한 맛을 잡아주며 기력 증진 효과를 상승시킨다.
2) 복분자와 유제품(우유, 요구르트)
복분자의 비타민 C와 유기산은 우유, 요구르트의 칼슘 흡수율을 높이고 복분자에 부족한 영양소인 질 좋은 단백질과 지방을 보충해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