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
- 작지만 위대한 칼슘의 왕
학명 : Engraulis japonicus
멸치(滅治), 죽방멸치, 소음인, 칼슘(calcium, Ca) - 성장, 골다공증, 신경 증상 완화, DHA, 뇌세포 성장, 학습능력, 마그네슘, 안면경련, 글루타민(glutamine), 감칠맛, 풋고추, 피망, 잣, 시금치 |
1. 멸치에 관련된 일화
멸치는 우리 밥상에 자주 올라오는 작지만 위대한 생선이다. 멸치의 명칭은 아무리 잡아올려도 없어지지 않는다는 뜻의 한자 ‘멸치(滅治)’에서 유래하였다.
멸치는 다른 육식성 어종에게 잡아먹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커서 많은 알을 낳아야 종족 보존이 가능하다. 따라서 멸치는 다른 생선에 비해 짧은 생식주기를 갖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멸치는 남해안 통영, 완도 등지에서 많이 잡히고 있다. 남해에서 대나무를 부채꼴 모양으로 말뚝박아 그물을 이용하지 않고 잡는 ‘죽방멸치’는 육질이 단단하고 비린내가 없으며 지방이 적고 맛이 좋아 귀족멸치라고도 불린다.
멸치는 물 밖으로 나오면 바로 죽어버리기 때문에 쉽게 썩어버린다. 따라서 잡자마자 바로 쪄서 말린 상태로 유통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2. 한의학에서 보는 멸치
한의학에서는 멸치를 온어(鰮魚), 멸어(鱴魚), 추어(鯫魚) 등으로 부르는데 멸치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짜다.
정약전이 1814년에 저작한 <자산어보(玆山魚譜)>에는 멸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수록되어 있다. “멸치는 몸이 매우 작고, 큰 놈은 서너 치이며 빛깔은 청백색이다. 6월초에 연안에 나타나 서리 내릴 때에 물러간다. 밝은 빛을 좋아하는 성질이 있다. 밤에 어부들이 불을 밝혀 멸치를 유인해 함정에 이르면 손그물로 떠서 잡는다. 국이나 젓갈을 만들며 말려서 포도 만든다.”
멸치는 성질이 따뜻하므로, 속이 차고 체력이 약한 소음인에게 적합한 생선이다.
3. 멸치의 성분과 효능
1) 칼슘(calcium, Ca) - 성장, 골다공증, 신경 증상 완화
멸치는 칼슘이 풍부하여 ‘칼슘의 왕’이라고도 불리는데, 100g당 1,000mg 이상의 칼슘이 함유되어 있다. 이는 우유 한 컵에 들어있는 칼슘인 200mg의 무려 5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① 뼈를 튼튼하게 한다. - 성장, 골다공증
성장기 어린이의 뼈가 튼튼하게 성장, 발육하기 위해서는 칼슘 성분이 필수적이다. 갱년기 여성은 골다공증이 생기기 쉬운데, 칼슘 섭취를 충분히 하면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임산부는 태아의 뼈 형성을 위해 칼슘을 충분히 섭취해야 하므로 멸치를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② 정신 안정 효과
칼슘은 정신 신경을 안정시켜주는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불안, 초조, 우울, 불면증과 같은 신경 증상을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2) DHA(Docosa Hexaenoic Acid) - 뇌세포 성장, 학습능력
뇌세포를 만들고 학습능력을 향상시키는데 꼭 필요한 필수지방산인 DHA는 뇌 조직 지방 세포의 10%를 차지하는 물질이다. 치매 환자와 미숙아의 뇌에서는 DHA 양이 적게 발견된다.
DHA는 주로 등푸른 생선에 많이 함유되어 있지만 멸치에도 풍부하게 들어있다. 멸치를 많이 먹은 임산부는 두뇌발달이 우수한 총명한 아이를 출산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3) 마그네슘(magnesium, Mg) - 안면경련, 눈떨림,
한국 보건산업진흥원의 자료에 의하면 멸치는 104개 주요 식품 중 미역에 이어 두 번째로 마그네슘을 많이 함유한 식품이다. 마그네슘은 우리 몸에 존재하는 무기질 중 네 번째로 많은 무기질로, 효소의 보조인자로 작용 하면서 탄수화물 대사에 관여하는 중요한 물질이다.
우리 몸에 마그네슘이 부족하게 되면 혈중 칼슘 농도도 낮아져 저칼슘혈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근육 경련등이 나타난다. 눈꺼풀이나 안면근육이 파르르 떨리듯 경련이 생기면 이는 중풍의 전조증상이기 보다는 대개 혈중 마그네슘이 부족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멸치에는 마그네슘이 풍부하여 이러한 안면경련이나 눈떨림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4) 글루타민(glutamine) - 감칠맛을 내는 성분
멸치에 들어있는 글루타민 성분은 맛있는 감칠맛을 내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옛날부터 요리할 때 멸치를 천연 조미료로 사용해왔으며 각종 국물요리에도 멸치로 육수를 내면 시원하고 감칠맛나는 요리를 완성할 수 있다.
4. 멸치를 먹을 때 주의할 점
1) 멸치가 맛있는 시기
멸치는 봄과 가을에 잡히는 것이 상태에 차이를 보인다. 봄 멸치는 2월~6월에 잡히는데 봄에 알을 품었을 때가 가장 맛이 좋다. 표면이 푸르스름하고 투명하며 어른 손가락 굵기 정도의 멸치를 상품(上品)으로 여긴다. 젓갈로 만들어도 되고, 회나 구이를 해서 먹을 수도 있다.
7~10월에 잡히는 가을 멸치는 햇멸치로 크기가 작아 주로 건조시킨 뒤에 각종 요리 재료로 쓴다. 멸치는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구입 즉시 냉동보관 하는 것이 좋다.
5. 멸치와 어울리는 음식궁합
1) 멸치와 풋고추
풋고추 멸치는 서로 부족한 영양분을 보완해주므로 좋은 음식궁합을 이룬다. 풋고추에는 감귤의 2배 이상의 비타민 C가 들어있으며 섬유질이 풍부하고 비타민 A와 베타카로틴도 많이 들어있다.
멸치의 지방 성분은 풋고추에 함유된 베타카로틴의 흡수를 도와준다. 더불어 풋고추는 멸치에 들어 있지 않은 비타민 C가 풍부하므로 서로 잘 맞는 궁합이 된다.
2) 멸치와 피망
멸치와 피망의 조합은 효율적인 영양 공급원이 되어준다. 피망의 비타민 D는 멸치의 칼슘 흡수를 촉진하며, 비타민 B군의 섭취율도 좋아진다.
3) 멸치와 잣
잣은 임신부와 태아를 편안하게 하여 임신을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다. 특히 멸치로 국물을 낸 것에 쌀을 불린 후 잣을 넣어 죽을 끓여 먹으면 그러한 효능이 더욱 상승한다. 따라서 습관성 유산이나 임신 중 정서불안 등이 있는 경우 멸치와 잣을 곁들인 죽을 먹는 것이 좋다.
6. 멸치와 어울리지 않는 음식궁합
1) 멸치와 시금치
멸치와 시금치를 같이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시금치에 든 수산 성분이 멸치에 풍부한 칼슘과 결합하여 수산칼슘이 되는데, 수산칼슘은 물에 잘 녹지 않아 배출되지 않고 몸에 축적되어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통풍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