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 바다의 비타민
학명 : Porphyra ten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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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에 얽힌 일화
김은 홍조류에 속하는 바닷말로 인류가 이용한 해조류 중 가장 오래된 것에 해당한다. 김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식품이면서 미네랄과 비타민이 매우 풍부하기 때문에 푸른 채소를 섭취할 수 없었던 겨울철에 채소를 대체하는 중요한 비타민 공급원이었다.
겨울~봄이 김의 주 번식기로 자연산은 물속의 바위에 이끼처럼 붙어서 서식한다. 이끼와 비슷한 모습 때문에 '해태(海苔)'라고도 불리며 자연 번식으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가 없어 오래전부터 양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서남 연해, 특히 다도해 지방에서 많이 양식되고 있다.
가락월보에는 해태가 김으로 불리게 된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616년 영암에서 태어난 ‘김여익’은 병자호란 때 임금이 청나라에 항복한 것을 듣고는 1640년 전라도 광양땅 태인도로 거처를 옮겼다. 태인도에서 대나무에 김이 붙어 자라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은 김여익은 김을 양식하기 시작했다. 양식한 김을 하동지방에다 팔기 시작했는데 이때 김여익의 성을 따 ‘김’이라 부르게 되었다.
전 세계 김 생산량의 70%는 한국, 중국, 일본의 3국에서 맡고 있는데 그 중 우리나라의 김이 세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김은 검은 빛의 광택이 나고 특유의 향기를 유지하며 구우면 청록색으로 변하는 것을 최고상품으로 여긴다. 우리나라의 사정이 어렵고 힘들 때 남해안 청정지역에서 생산되는 김은 한 때 전량 일본으로 수출되어 어려운 살림을 보태주는 시기도 있었다.
김은 맛이 훌륭하지만 굽기가 까다로운 음식이라 옛날 서울 지방에서는 며느리가 시집을 오면 가장 먼저 김을 재워보도록 했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 시기 일본군 포로수용소에서 미군 포로들에게 반찬으로 김을 주었다. 전쟁이 끝난 뒤 전범 재판이 열렸을 때 일본군이 미군 포로들에게 김을 먹인 사실을 미군에 대한 가혹 행위로 판단했다. 당시 미국인들은 김에 대한 지식이 없었기에 먹을 음식 대신 검고 얇은 종이를 먹였다고 생각한 것이다.
2. 한의학에서 보는 김
한의학에서는 김을 해태(海苔), 감태(甘苔), 청태(靑苔), 해의(海衣), 자채(紫菜)등으로 부른다.
동의보감에는 김을 감태(甘苔)라 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맛은 달면서 짜고 성질은 차다. 치질을 치료하고 기생충을 죽인다. 토사곽란(吐瀉霍亂)으로 토하고 설사하며 속이 답답한 것을 치료한다. 일명 ‘청태(靑苔)’라고도 한다. 바다에서 나는데 말려서 먹는다.”
김의 차가운 성질은 열을 내리는 효과가 있어 열성 체질인 소양인과 태양인에 잘 맞는다. 또한 김은 동맥경화, 고지혈증과 같은 성인병을 유발하는 해로운 콜레스테롤을 체외로 내보내고 혈압을 낮춰주므로 태음인에게도 매우 적합한 음식이다.
3. 김의 성분과 효능
1) 풍부한 비타민
김에는 다양한 종류의 비타민이 풍부해서 채소를 먹기 힘들었던 겨울철의 비타민과 무기질의 공급원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① 비타민 A - 시력 강화 효과
김에 포함된 풍부한 카로틴은 비타민 A로 전환된다. 김에는 비타민 A가 무려 100g당 3750㎎이 들어 있는데, 이는 시력에 좋은 당근의 3배, 시금치의 6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비타민 A는 흔히 ‘눈의 비타민’이라고 부를 정도로 눈강과 관련이 깊다. 비타민 A가 부족하면 빛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져서 시력이 약해지고 야맹증이 생기기 쉽다. 따라서 시력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적정량의 비타민 A를 섭취해야 한다.
② 비타민 B12 - 빈혈 예방
비타민 B12는 생장과 조혈을 도우므로 이 비타민이 부족하면 생장이 방해되고 빈혈이 생기기 쉽다. 비타민 B12는 장(腸)내에서 합성되지만 현대인들은 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합성 능력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다. 구운 김 한 장에 들어있는 비타민 B12는 하루 필요 섭취량을 충분히 만족시킨다.
③ 비타민 B2(Riboflavin) - 신체대사 정상화, 점막 건강 유지
비타민 B2는 일반적으로 동물성 식품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김은 식물성 식품임에도 불구하고 비타민 B2의 양이 생선과 고기에 필적할 정도이다. 마른 김 100g당 비타민 B2의 함량은 2.07mg정도로 달걀의 7배에 해당하며 기타 채소보다 매우 높은 수치이다.
비타민 B2는 인체 세포의 산화-환원 반응을 유도하는 중요한 물질로 체내 각종 대사에 관여한다. 따라서 비타민 B2의 결핍은 대사 장애를 불러올 수 있다. 또한 비타민 B2가 부족할 경우 점막층에 병변이 생겨 구각염, 설염, 안검염, 비강 점막 건조, 여성의 경우 질 건조, 질 점막 충혈 등이 생길 수 있다.
④ 비타민 C - 피부 미용
김에는 비타민 C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김의 비타민 C양은 귤의 3배, 사과의 10배, 시금치의 1.5배에 달한다. 비타민 C는 기미, 주근깨, 잡티 등의 원인이 되는 멜라닌 색소가 피부에 침착하지 않도록 막아주어 피부미용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2) 식이섬유 - 변비 해결, 체내 독소 배출
말린 김은 37%가 식이섬유로 무게단위당 식이섬유 함유량은 귤의 30배, 양배추의 16배 정도이다. 특히 김에만 들어있는 식이섬유의 일종인 ‘포피란(porphyran)’은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고 배변을 촉진시킨다. 따라서 유독성분이 장내에 머무르는 시간을 단축하기 때문에 유독성분의 흡수를 막아 결장암, 대장암 등의 발병률을 낮춰준다.
이 외에도 식이섬유는 소장에서 콜레스테롤이 흡수되는 것을 막고 콜레스테롤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을 하여 고지혈증을 예방할 수 있다.
3) 타우린 - 성인병 예방, 치매(알츠하이머) 예방
김에는 100g당 1.5g정도의 타우린이 함유되어 있다. 타우린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포착하여 체외로 배출해주는데 고혈압, 고지혈증 등이 있는 환자는 타우린 소비량이 많다. 한 실험에서 쥐에게 김 추출물을 투여한 결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50%정도 감소되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따라서 ‘동맥경화 예방자’라고도 부른다.
또한 타우린은 알츠하이머의 원인 물질을 조절하고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뇌세포를 활성화시켜 치매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이다. 더구나 타우린은 뇌-혈관장벽을 통과할 수 있는 물질이므로 알츠하이머의 치료효과가 더욱 기대된다.
김은 타우린 외에도 칼슘, 칼륨, 철, 인과 같은 무기질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으로 동맥경화나 고혈압을 예방합니다. 또한 노화방지 물질인 비타민 A와 C, 아연, 토코페롤 등이 많이 들어있어 노화와 치매를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4) 포르피오신(porphyosin) - 위궤양 및 십이지장 궤양 예방
김에 들어있는 포르피오신 성분은 위궤양 및 십이지장궤양의 예방과 치료에 매우 효과적이다. 위궤양 예방을 위해서는 김을 매일 한 장씩만 먹어도 도움이 된다.
5) 철분, 요오드 - 여성 건강 유지
여성들은 월경 때문에 혈액 손실이 많아 철분 결핍성 빈혈이 생기기 쉽다. 김과 같은 해조류는 철분을 보충하기에 탁월한 식품 중 하나이다.
또한 김은 여성의 갱년기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 중년 이상의 여성은 적절한 요오드의 섭취가 필수적인데 체내 요오드가 결핍되면 갑상선이 부어오르고, 심한 경우 갑상선 암, 유방암, 난소암, 자궁경부암, 자궁 종양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과 같은 해조류를 많이 먹게 되면 요오드를 쉽게 섭취할 수 있다.
4. 김을 먹을 때 주의할 점
1) 좋은 김 고르기
김은 겨울에 채취한 것이 단백질 함량이 높고 맛이 더욱 좋다. 육안으로 볼 때 빛깔이 검고 광택이 나며 손으로 만져 보았을 때 매끄러운 것이 좋다.
2) 김 보관하기
마른 김은 습기와 햇빛에 취약하므로 개봉한 채로 오래두면 맛과 향이 사라지고 눅눅해진다. 또한 오래 놔둔 김은 곰팡이가 생기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5. 김과 어울리는 음식 궁합
1) 김과 기름
김을 구울 때 기름을 바르면 김의 맛이 좋아지고 색깔이 좋아지며 영양적인 면도 향상된다. 김에는 지방이 전혀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기름으로 지방성분을 추가해줄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기름을 발라 구운 김을 공기에 오랜 시간 노출시키면 금방 산화되어 해로운 과산화 지질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기름을 발라 구운 김은 공기중에 오래두지 말고 바로 먹는 것이 좋다.
6. 김과 어울리지 않는 음식 궁합
1) 김과 소금
김은 기름과 소금을 바르고 뿌려 재운 것을 구워서 먹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바닷물 자체에 3%의 염분이 들어 있기 때문에 해산물은 대부분 소금기를 많이 함유하고 있다. 실제로 김 100g의 나트륨 함량은 680mg으로 쇠고기가 90mg인 것에 비하면 아주 높은 함량이다. 따라서 김을 먹을 때는 소금을 첨가하지 않도록 하여 나트륨 섭취를 조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