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마
– 바다의 항암제, 천연 조미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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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시마와 관련된 일화
다시마는 온도가 낮은 바다에서 서식하는 다년생 해조류로 잎이 두껍고 거죽이 미끌미끌한 모양을 띤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동해안 북부, 원산 이북의 함경도 연안에서 많이 자라난다.
우리나라에서 다시마를 먹어온 역사는 꽤 오래되었는데 중국의 의서인 <남해약보(南海藥譜)>에는 신라인이 다시마를 채취하여 중국으로 수출하였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다시마는 당시 신라에서 생산된 대표적인 해조류로, 중국까지 그 명성이 높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고려시대의 저서인 <고려도경(高麗圖經)>에도 다시마를 언급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다시마는 귀천을 막론하고 모두 즐기고 입맛을 돋운다.”고 하여 고려시대에도 다시마를 채취하여 식용으로 많이 사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다시마는 뛰어난 자연 조미료로 주로 국물요리에 사용하여 감칠맛을 내는데 사용한다. 이는 다시마에 풍부한 글루타민산 덕분으로 화학조미료 대신 사용하면 건강과 맛을 동시에 잡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시마는 방사능 오염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방사능 유출사고가 발생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 가까운 유럽 지역에서는 다시마, 미역, 김과 같은 해조류의 품귀 현상이 나타났다. 방사능의 직․간접적 노출에 가장 민감한 신체 부위는 바로 갑상선이다. 갑상선을 방사능의 오염으로부터 예방하고 해독하기 위해서는 요오드가 풍부한 해조류가 좋다는 이유로 품귀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세계 4대 장수마을 중의 하나인 일본의 오키나와 주민들은 다른 지역의 일본인에 비해 다시마를 2배 이상 먹는 것이 밝혀졌다. 오키나와의 암 발병률 또한 일본인 평균의 2/3에 불과한 것이 알려지면서 일본인들은 하루에 한번 ‘곤포차(昆布茶)’라는 짭짤한 다시마 분말차의 붐이 일기도 하였다.
2. 한의학에서 보는 다시마
한의학에서는 다시마를 곤포(昆布), 초초(初草), 해대(海帶), 다사마(多仕麻) 등으로 부르며 약용으로 사용한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다시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수록되어 있다.
“곤포(昆布, 다시마)는 성질이 차갑고(寒) 맛이 짜며(鹹) 독이 없다. 열두가지 수종(붓기)을 치료하는데 오줌을 잘 나가게 하고 얼굴이 부은 것을 사그라들게 한다. 또한 누창(瘻瘡, 종기에 고름이 흐르는 것)과 영류(癭瘤, 물혹), 기가 뭉친 것(結氣)도 치료한다. 주로 동해에서 난다. 바다에서 나는 약들은 짠 맛을 씻어 버리고 써야 한다.”
다시마는 단단한 것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파적(破積) 효과를 내는 약이다. 한의학에서는 몸에 무엇이 뭉쳐서 생긴 단단한 것을 ‘적취(積聚)’라 일컫는데, 다시마는 이러한 적취를 풀어주는 효과가 있어 종기, 물혹 등에 사용한다.
또한 다시마는 기운을 아래로 내려주는 하기(下氣) 작용을 하여 인체 상부로 치밀어 오르는 기와 열 증상을 내려준다. 또한 다시마는 비만의 원인이 되는 습담(濕痰)을 삭히고 소변과 대변으로 배출시키는 효능도 있다.
다시마는 성질이 차가운 식품으로 열이 많은 양성(陽性) 체질인 태양인과 소양인에게 잘 어울린다. 또한 다시마는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장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므로 변비가 생기면 건강을 크게 해치는 태음인에게도 좋은 음식이다.
3. 다시마의 성분과 효능
1) 요오드(iodine) - 갑상선 기능 조절
다시마는 해조류 중 요오드 함량이 가장 높아 100g당 240mg이나 함유하고 있다.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인 티록신의 주요 구성성분으로 갑상선 호르몬의 생성에 필수적인 미네랄이다. 갑상선 호르몬은 체온조절, 땀 배출, 지질 대사 등의 신진대사가 활발히 이루어지도록 하는 중요한 호르몬이다. 만약 요오드가 부족하면 갑상선 호르몬인 티록신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게 되고 대사저하가 초래되어 쉽게 피로해지고 비만, 갑상선종 등이 유발될 수 있다. 특히 임신한 여성의 요오드 섭취가 1일 25㎍이하일 경우 유산, 기형아 출산의 확률이 높아지며 어린아이가 요오드 섭취량이 부족할 경우 정상적인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2) 칼슘(calcium), 마그네슘(magnesium) – 골격 성장, 골다공증 예방
다시마의 칼슘은 멸치나 우유보다 더 풍부하며 우유보다 무려 14배가량 많은 칼슘이 함유되어 있다. 다시마의 칼슘은 소화와 흡수가 비교적 빨라 골격의 성장과 골다공증 예방에 더욱 효과가 높다. 특히 뼈 건강이 중요한 성장기 아이와 갱년기 여성에게 훌륭한 칼슘 보충원이 될 수 있다.
또한 다시마는 마그네슘도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칼슘의 활동을 도와 뼈를 튼튼하게 유지하도록 한다. 마그네슘은 뼈의 골단부에서 칼슘의 작용을 도와 뼈가 원활히 성장하도록 한다.
3) 라이신(lysine), 칼륨, 만니톨(mannitol) – 고혈압 예방, 생활습관병 예방
다시마에 함유되어 있는 필수 아미노산 중 하나인 라이신은 혈압을 내려주는 효과가 있어 고혈압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다시마의 칼륨은 나트륨을 체외로 배출시켜 주므로 소금을 과다하게 섭취하여 발생하는 혈압 상승을 억제해 준다. 이 외에도 다시마의 표면에 붙어있는 백색 분말인 만니톨은 의학적인 가치가 높은 물질로 이뇨 작용이 강하여 신장 기능 저하, 부종과 같은 증상을 개선하여 준다.
즉, 다시마는 혈액 속의 염분 및 수분의 배출을 도와 고혈압, 동맥경화, 부종 등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4) 알긴산(alginic acid) - 변비 해소, 대장암 예방
다시마의 끈끈한 섬유질인 알긴산은 각종 해조류에20~30% 정도씩 함유되어 있는 성분이다. 수용성 섬유질인 알긴산은 마치 스펀지처럼 체내에서 수분을 흡수하여 200배까지 팽창한다. 팽창한 알긴산은 몸속을 청소하는 효과를 발휘하여 숙변, 장내 유해가스, 중금속, 중성지방, 콜레스테롤과 같은 각종 노폐물을 흡착하여 몸 밖으로 배출시켜준다.
또한 알긴산은 음식물이 장에 머무르는 시간을 단축시켜 노폐물이 빨리 배출할 수 있도록 하며, 배변을 원활하게 하여 변비를 개선하는데 도움을 준다. 숙변을 제거하여 장내 유해한 세균의 발생을 억제하므로 대장암도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알긴산은 콜레스테롤을 흡착하여 장에서 제거하므로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어 고지혈증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도움이 된다.
5) 후코이단(fucoidan) - 항암 효과
1981년 하버드 대학의 한 실험에 의하면 다시마는 면역기능을 활성화시켜 암의 발생률을 낮추고 암이 발생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2배 이상 지연시키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다시마의 점성을 나타내는 물질인 후코이단의 항암효과 덕분이다. 후코이단의 항암효과를 입증한 실험에서 결장암세포에 후코이단 용액을 주입한 결과 24시간 후 암세포의 절반이 사멸하고 72시간 후에는 거의 모든 암세포가 사멸한 것을 알 수 있었다.
4. 다시마를 먹을 때 주의할 점
1) 다시마를 먹을 때 주의해야 할 경우 – 갑상선 질환
다시마의 요오드 성분은 갑상선 저하증의 경우 기능을 조절하여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갑상선 호르몬 분비 체계에 이상이 있는 경우 요오드를 과량으로 섭취하면 증상이 오히려 악화되고 갑상선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갑상선 질환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 후 요오드가 함유된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또한 다시마를 과량 섭취하면 갑상선 기능 항진이 발생할 수 있는데 심장이 빨리 뛰고 숨이 차며 신경이 예민해지고 손발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를 ‘바세도우씨병’이라 부르는데 이것이 악화되면 갑상선 암도 유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2) 좋은 다시마 고르기
다시마는 7월경에 채취한 것이 가장 영양이 풍부하다. 다시마를 말리면 표면에 하얀 가루가 생기는데 이는 유효성분인 만니톨로 인체에 이로운 물질이다.
말린 다시마는 흑청색에 두께가 고르고 주름이 없이 반듯한 것이 상품(上品)이다. 또한 국산 토종 다시마는 잎의 가장자리 부분이 울퉁불퉁하지 않고 고른 일직선 모양을 나타낸다.
5. 다시마와 잘 어울리는 음식 궁합
1) 다시마와 토란
토란에는 수산석회가 들어있어 그대로 먹으면 결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다시마는 토란의 이러한 유해성분을 제거해 결석을 방지해준다.
2) 다시마와 콩
고혈압 예방 효과가 있는 다시마와 콜레스테롤 저하 효과가 있는 검은콩을 배합하면 고콜레스테롤 혈증과 고혈압을 비롯한 각종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콩에 들어 있는 사포닌은 항암효과가 있고 과산화 지질을 막아주지만, 몸 안에 들어오면 요오드를 몸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요오드의 보충을 위해서 다시마를 함께 먹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