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
학명 : Juglans nigra L
10대 건강식품, 장수, 다산과 자손의 번영, 부럼깨물기, 알렉산더 대왕, 서태후, 태음인, 비타민 E, 노화, 피부, 불포화지방산, 오메가-3, 두뇌 건강 유지, 치매․건망증 예방, 심혈관질환, 고지혈증, 성기능 강화, 남성 불임, 대추, 은행, 돼지고기
1. 호두와 관련된 일화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TIME)>지는 최근 호두를 ‘10대 건강식품’ 중 하나로 선정하였다. 호두는 장수 국가 사람들이 즐겨 먹는다고 전해지며 14가지 슈퍼 푸드에도 속해 있는 건강 식품이다. 14가지 슈퍼푸드는 호두를 비롯하여 콩, 대두, 귀리, 호박, 시금치, 브로콜리, 연어, 칠면조, 차, 요구르트, 블루베리, 오렌지, 토마토이다.
호두의 원산지는 중국이지만 현재는 전 세계 호두 공급량의 66% 가량을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맡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호두를 접한 것은 고려 후기에 원나라에 사신으로 다녀온 ‘유청신(柳淸臣)’으로, 그는 호두를 들여와 고향인 천안 봉화산에 심었다. 당시 원나라에서 들여온 ‘복숭아와 모양이 닮은 과실’이라고 하여 ‘호도(胡桃)’라고 부르게 되었다.
전통혼례에서 폐백을 할 때 신부의 치마폭에 호두와 대추, 밤을 함께 던져 주는데 이는 다산과 자손의 번영을 의미한다. 로마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결혼할 때 호두를 그릇에 한가득 담아서 준다. 이는 호두가 신중의 왕인 제우스와 연관되어 있어 다산과 풍요를 상징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들은 전통적으로 정월 대보름이면 호두나 밤, 잣과 같은 부럼을 깨서 먹어왔다. 부럼 깨물기는 한 해 동안의 피부병을 예방하기 위한 풍습으로, 호두의 풍부한 비타민E가 피부를 곱고 건강하게 유지해 준다. 또한 겨우내 결핍되었던 비타민과 영양분을 부럼을 통해 보충하는 의미도 된다.
알렉산더 대왕은 호두를 매우 좋아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전쟁 중에 장기간 행군하는 중에도 반드시 호두를 마차에 싣고 다닐 정도였다. 호두와 사탕수수 즙을 함께 섞은 주스는 알렉산더의 별미 음식이었으며 페르시아를 정복한 후에는 페르시아에서 나는 양질의 호두를 즐겨 먹었다고 한다.
중국 청나라 말기의 서태후(西太后)는 막강한 권력을 누렸던 여걸이다. 그녀는 늙어서도 아름다운 피부를 유지한 것으로 유명한데 그 비결은 자주 즐겨 먹었던 호두이다.
2. 한의학에서 보는 호두
한의학에서는 호두를 호도(胡桃), 추자(楸子), 강도(羌挑), 핵도(核桃)라고도 부른다. 호두의 성질은 따뜻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호두에 관하여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다음과 같이 수록되어 있다.
“호도는 경맥(經脈)을 통하게 하며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수염과 머리를 검게 하고 살찌게 하며 몸을 튼튼하게 한다. 성질이 열(熱)하므로 많이 먹으면 안 된다. 과식하면 눈썹이 빠지고 몸을 뜨겁게 해 풍(風)증상을 유발하게 된다. 호두의 속살이 쭈그러져 있는 것이 폐의 모양과 비슷한데 이는 폐를 수렴시키므로 숨이 가쁜 것을 치료하며 신장을 보하고 허리가 아픈 것을 낫게 한다.”
호두는 폐 기능이 약화되기 쉬운 태음인에게 좋은 음식이다.
3. 호두의 성분과 효능
1) 비타민 E - 항산화 효과, 노화 예방, 피부미용
'호두를 하루 1개씩 먹으면 40대는 10년 장수하고 50대는 5년 장수한다.'는 말이 있다. 호두에는 항산화 효능을 가진 비타민 E가 풍부한데, 호두에 함유된 비타민 E는 같은 무게의 쇠고기에 비하면 무려 18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비타민 E는 노화를 예방하고 활성 산소로 인해서 생기는 암, 중풍, 동맥경화, 신장질환 등의 각종 성인병을 예방한다.
또한 비타민 E가 활성산소를 억제시켜 피부가 노화되는 것을 막아주므로 피부미용이나 노화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미국 펜실베니아주 스크랜턴 대학의 연구진들은 여러 견과류를 비교하였는데 호두가 다른 견과류보다 같은 양 대비 항산화 물질 함유량이 2배 가량 높았으며 품질도 우위를 차지한다고 발표하였다.
2) 불포화지방산, 오메가-3
① 두뇌 건강 유지, 치매․건망증 예방
호두는 양질의 불포화 지방산인 오메가-3 지방산이 매우 풍부하다. 호두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불포화지방산은 뇌신경세포의 성장에 중요한 작용을 하고 두뇌 발달을 돕는다. 이 외에도 호두에는 기억력을 높여주는 아연, 뇌신경을 안정 시켜주는 칼슘, 비타민 B군 등이 함유되어 있다. 또한 호두의 탄수화물은 뇌기능을 작동시키는 주요 에너지원이다.
미국 텁스대학교(Tufts University) 연구 결과에 의하면 호두는 뇌의 노화를 늦추고 인지 기능의 결함을 억제한다고 한다. 하루에 호두 2~3개 정도를 먹으면 이러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호두의 모양을 보면 딱딱한 껍질 속에 열매가 있고 그 열매는 좌우 대칭으로 쭈글쭈글 주름진 것이 생김새가 마치 뇌와 비슷하게 생겼다. 이러한 모양새 덕분에 예로부터 치매 예방을 위해 간식으로 애용하였으며, 실제로 호두는 신경안정과 뇌 건강에 좋아 중국에서는 과거시험을 보는 사람들이 호두를 먹기도 했다. 성장기 어린이 뿐 아니라 학생, 직장인과같이 정신노동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 권장되는 식품이다.
② 심혈관질환 예방, 고지혈증 예방
호두의 모양을 두뇌와 닮았다고 여긴 아시아권과 달리 서구인들은 껍데기를 반으로 쪼갠 호두의 단면을 보고 심방과 심실로 나뉘어 있는 심장을 연상하였다. 그래서인지 서구인들은 호두를 ‘심장 보약’으로 여기는데, 이것도 일리가 있는 말이다.
미 식품의약국(FDA)에서는 ‘매일 호두 8개 정도를 먹으면 심장 질환을 막을 수 있다’는 문구를 호두 제품 포장에 표시하도록 허용하였다. 또한 미국 <임상영양학회>지는 호두를 하루 8개정도 먹는 것은 체중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좋은 효과가 있다고 발표하였으며, 펜실베니아 주립대에서는 적당량의 호두를 꾸준히 먹으면 불규칙한 심장박동에 의한 돌연사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호두가 들어있는 식단을 섭취한 사람은 관상동맥 탄력이 64%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처럼 호두가 심장 건강에 이로운 이유는 호두에 혈관 건강에 이로운 오메가-3 지방산의 일종인 알파리놀렌산ALA와 혈관을 넓혀 주는 아미노산인 아르기닌, 항산화성분인 멜라토닌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오메가-3와 같은 불포화 지방산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며 혈관 벽에 붙은 콜레스테롤을 떼어내고 쌓인 지방질을 씻어 내어 혈관을 튼튼하게 만들어 준다.
③ 성기능 강화, 남성 불임 해소
호두를 꾸준히 먹으면 남성의 생식 능력이 좋아진다. 호두의 오메가-3 지방산은 정자의 성숙과 세포막의 기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미국 UCLA대학의 웬디 로빈스 박사팀은 12주 동안 매일 75g의 호두를 먹은 남성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자의 활력이나 운동성, 형태가 호두를 먹지 않은 그룹에 비해 월등이 좋은 것으로 나타난 것을 알아냈다.
4. 호두를 먹을 때 주의할 점
1) 호두를 많이 먹지 말아야 할 경우
호두는 성질이 따뜻하여 열성체질, 특히 소양인에는 좋지 않다. 또한 체질에 관계없이 몸에 열이 있거나 설사를 하는 사람, 대변이 묽은 사람은 금하는 것이 좋다.
또한 다른 견과류와 마찬가지로 호두 역시도 지방질이 많아 열량이 높으므로 한꺼번에 많이 먹기보다는 2~3개씩 나누어 먹는 것이 적당하다. 호두 5개 정도를 먹으면 밥 한 공기에 해당하는 칼로리이므로 체중 조절이 시급한 사람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말린 호두는 열량이 100g 당652뼈, 볶은 호두는 673kcal에 달한다.
2) 호두 보관법
호두는 단단한 껍질째 보관하는 것이 좋은데 그 이유는 껍질을 까면 호두 성분의 60%에 달하는 지방질이 산화되어 변질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또한 호두를 장기 보존하려면 속껍질을 벗기지 않는 것이 좋은데 속껍질을 벗겨내면 호두가 쉽게 산패되기 때문이다.
5. 호두와 잘 어울리는 음식 궁합
1) 호두와 대추
호두와 대추를 함께 먹으면 훌륭한 자양강장 효과를 낸다. 호두와 대추는 둘 다 성질이 따뜻하여 체내의 양기(陽氣)를 북돋워 주기 때문이다. 청나라의 서태후도 젊음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호두와 대추를 즐겨 먹었다고 전해진다. 호두는 속껍질을 벗긴 후에 으깨어 쌀과 꿀을 함께 넣고 죽을 끓여서 씨를 뺀 대추를 곁들여 먹으면 된다.
2) 호두와 은행
호두, 은행, 밤, 대추, 생강을 넣어 끓인 차를 ‘오과차(五果茶)’라 부르는데 주로 기운이 허하여 기침이 날 때 쓴다. 특히 호두와 은행의 조합은 호흡기를 튼튼하게 하여 기관지염, 천식, 허약한 사람의 잦은 기침 등을 완화한다.
3) 호두와 돼지고기
체력이 떨어져 피곤하고 지쳤을 때 비타민 B1을 공급하면 피로 회복에 도움을 준다. 호두와 돼지고기에는 이러한 비타민 B1이 매우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이 둘을 함께 조리해 먹으면 피로회복에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