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백세 > : 26년 6월
━━━━━━━━━━━━━━━━━━━━━━━━━━━━━━━━━
오프닝
━━━━━━━━━━━━━━━━━━━━━━━━━━━━━━━━━
MC
전문 의학정보로 건강을 챙겨드리는 시간입니다, 건강백세. 오늘은 한의학박사인 이광연 원장님과 함께하겠습니다. 전화 연결됐습니다. 이광연 원장님, 안녕하세요?
이광연 원장
네, 안녕하세요. 이광연입니다.
MC
한의학에서는 건강하려면 기와 혈이 충만하고, 기와 혈이 서로 조화를 잘 이뤄야 한다고 하지요. 지난 시간에는 기가 부족한 기허증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오늘은 혈이 부족한 ‘혈허증’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원장님, 혈허증이란 무엇입니까?
이광연 원장
한의학에서는 흔히 “기가 약하다”, “혈이 부족하다”라는 표현을 많이 씁니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혈, 즉 혈(血)은 혈관 속을 흐르는 혈액, 다시 말해 피라는 의미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닙니다.
혈액을 통해 인체의 모든 조직과 장기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피부와 근육, 눈, 머리카락, 손발톱을 윤택하게 하며, 정신을 안정시키는 작용까지 포함하는 매우 넓고 포괄적인 개념입니다. 이러한 혈의 생성이나 공급, 저장, 순환에 문제가 생겨 나타나는 여러 증상과 상태를 혈허라고 합니다.
다만 혈허증(血虛證)은 한의학에서 사용하는 진단 개념이고, 서양의학에는 혈허증이라는 동일한 진단명이 없습니다. 따라서 한의학적인 혈허와 현대의학의 빈혈을 완전히 같은 질환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
2. 기와 혈의 관계
━━━━━━━━━━━━━━━━━━━━━━━━━━━━━━━━━
MC
그러니까 한의학에서는 기와 혈의 관계를 무척 중요하게 보겠군요?
이광연 원장
그렇습니다. 한의학에서는 기와 혈의 관계를 부부관계처럼 서로 의지하고 협력하는 관계로 봅니다. 기는 몸을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적인 요소이고, 혈은 몸을 구성하고 영양을 공급하는 물질적인 요소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기와 혈 가운데 어느 한쪽이 부족하거나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다른 한쪽에도 영향을 미쳐 건강에 이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기행즉혈행(氣行則血行)”이라고 해서, 기가 움직여야 혈도 따라서 움직인다고 설명합니다.
기를 바람에 비유하고 혈을 물에 비유할 수도 있습니다. 바람이 불어야 물결이 움직이는 것처럼 기가 충분하고 원활하게 순환하면 혈도 잘 움직이고 전신에 골고루 공급됩니다. 반대로 기가 약해지거나 막히면 혈의 생성과 순환도 원활하지 못해 혈허나 어혈과 관련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림 자료: 기와 혈의 관계]
기(氣)·에너지 → 혈액을 움직이는 힘
↓
혈(血)·영양물질 → 피부·근육·눈·뇌·손발톱에 영양 공급
↓
기와 혈의 조화 → 활력과 원활한 순환
━━━━━━━━━━━━━━━━━━━━━━━━━━━━━━━━━
3. 혈허와 빈혈은 같은 것인가
━━━━━━━━━━━━━━━━━━━━━━━━━━━━━━━━━
MC
그렇다면 현대의학에서 말하는 빈혈도 혈허증에 포함됩니까?
이광연 원장
혈허는 상당히 광범위한 개념이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말하는 빈혈도 한의학적인 혈허의 범주에 포함해 생각할 수 있습니다. 빈혈이 있으면 얼굴이 창백하고 쉽게 피로하며, 어지럽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등 혈허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두 개념이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빈혈은 혈액검사에서 헤모글로빈 농도나 적혈구 관련 수치가 일정 기준보다 낮은 상태를 말하지만, 혈허는 검사 수치뿐 아니라 안색, 맥의 상태, 월경, 수면, 피부와 모발, 소화 상태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따라서 혈액검사가 정상이어도 한의학적으로 혈허 증상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고, 반대로 빈혈이 있더라도 원인이 철분 부족인지, 비타민 부족인지, 출혈이나 만성질환 때문인지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집니다. 혈허 증상이 있다고 해서 철분제를 임의로 복용하기보다는 먼저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MC
우리나라에서는 빈혈이 어느 정도로 흔한가요?
이광연 원장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0세 이상 빈혈 유병률은 남성이 3.3%, 여성이 14.8%였습니다. 여성의 빈혈 유병률이 남성보다 네 배 이상 높게 나타난 것입니다.
특히 월경량이 많은 가임기 여성과 임신부, 출산 후 여성, 영양 섭취가 부족한 청소년, 위장관 출혈 가능성이 있는 중년 이후 남성과 폐경 이후 여성, 만성질환이 있는 어르신은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
4. 혈허증이 생기는 원인
━━━━━━━━━━━━━━━━━━━━━━━━━━━━━━━━━
MC
혈허증은 어떤 원인으로 생기게 됩니까?
이광연 원장
혈허 증상의 원인은 크게 몇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비위 기능, 다시 말해 소화와 흡수 기능이 떨어져 음식물에서 영양분을 충분히 얻지 못하면 혈액을 만드는 재료가 부족해져 혈허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둘째, 한의학에서는 간장혈(肝藏血)이라고 해서 간이 혈을 저장하고 필요에 따라 공급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간의 기능이 약해지거나 과로가 심하면 눈이 침침하고 근육에 쥐가 나며, 여성에게는 생리량 감소나 생리불순 같은 혈허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셋째, 심주혈맥(心主血脈)이라고 해서 심장은 혈액순환의 중심이 됩니다. 심장의 기능과 전신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면 가슴 두근거림과 숨참, 피로, 창백함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넷째는 수술이나 사고, 출산과 같은 급성 출혈이고, 다섯째는 월경과다, 위궤양, 치질, 대장질환처럼 조금씩 오래 이어지는 만성 출혈입니다. 여섯째는 만성 소모성 질환과 심한 스트레스, 장기간의 영양 불균형, 편식, 무리한 다이어트입니다.
━━━━━━━━━━━━━━━━━━━━━━━━━━━━━━━━━
5. 혈허증의 다양한 증상
━━━━━━━━━━━━━━━━━━━━━━━━━━━━━━━━━
MC
혈허증이 생기면 구체적으로 어떤 증상이 나타납니까?
이광연 원장
혈은 온몸을 돌면서 각 조직에 영양을 공급하기 때문에 혈허의 증상도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먼저 맥이 약하고 무기력하며 쉽게 피로해지고, 몸이 수척해지거나 의욕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얼굴과 입술, 손발톱이 창백해지고 피부색도 생기 없이 푸석푸석해질 수 있습니다.
눈으로 가는 영양 공급이 부족하면 눈이 침침하고 쉽게 피로하며 시력이 떨어진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머리카락에 윤기가 없어지고 가늘어지거나 많이 빠질 수 있으며, 손발이 차고 아랫배가 냉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앉았다가 일어설 때 어지럽고 눈앞이 캄캄해지거나 아찔할 수 있고, 두통과 숨참, 가슴 두근거림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목덜미와 근육이 뻣뻣하고 팔다리가 저리며, 종아리나 발에 쥐가 자주 날 수도 있습니다.
정신적으로는 신경이 예민해지고 마음이 안정되지 않으며, 작은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거나 건망증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잠들기 어렵고 꿈을 많이 꾸며 자고 나서도 개운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여성에게는 생리량 감소, 생리불순, 생리통, 난임과 관련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MC
그렇지만 이런 증상이 있다고 모두 혈허나 빈혈은 아니겠지요?
이광연 원장
물론입니다. 피로와 어지럼증은 수면 부족, 저혈압, 갑상선질환, 부정맥, 저혈당, 탈수, 귀의 평형기관 질환, 불안장애 등에서도 나타납니다. 탈모나 손발 저림, 근육 경련 역시 원인이 다양합니다.
따라서 증상만으로 혈허나 빈혈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가슴통증, 호흡곤란, 실신, 검은색 변이나 혈변, 갑자기 심해진 두통, 한쪽 팔다리의 마비가 있으면 단순한 혈허로 생각하지 말고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
6. 눈꺼풀과 손톱으로 살펴보는 방법
━━━━━━━━━━━━━━━━━━━━━━━━━━━━━━━━━
MC
일상생활에서 혈허나 빈혈을 의심해볼 수 있는 간단한 방법도 있습니까?
이광연 원장
아래 눈꺼풀 안쪽의 결막은 매우 얇기 때문에 혈액의 붉은색이 비교적 잘 드러납니다. 빈혈이 심하면 적혈구와 헤모글로빈이 부족해져 눈꺼풀 안쪽이 평소보다 창백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 피로감과 두통, 어지럼증, 숨참이 함께 나타나면 빈혈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손톱을 눌렀다가 떼었을 때 하얗게 변한 색이 다시 분홍빛으로 돌아오는 시간을 살펴보기도 합니다. 다만 이것은 말초혈액순환과 손의 온도, 혈압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빈혈을 확진하는 검사는 아닙니다.
철결핍성 빈혈이 오래되면 손톱이 창백하고 얇아지며 쉽게 갈라질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 손톱 가운데가 움푹 들어가 숟가락처럼 보이는 숟가락손톱, 즉 조갑함몰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눈꺼풀이나 손톱만 보고 자가진단하지 말고 정확한 혈액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
7. 빈혈을 확인하는 혈액검사
━━━━━━━━━━━━━━━━━━━━━━━━━━━━━━━━━
MC
병원에서는 빈혈을 어떻게 확인합니까?
이광연 원장
기본적으로 일반혈액검사를 통해 헤모글로빈과 적혈구 수, 헤마토크릿, 적혈구의 크기를 나타내는 평균적혈구용적 등을 확인합니다. 철분 부족이 의심되면 혈청 페리틴과 혈청 철, 총철결합능, 트랜스페린 포화도 등을 함께 검사합니다.
페리틴은 몸속에 저장된 철분의 양을 반영하는 중요한 검사입니다. 일반적으로 성인에서 페리틴이 30ng/mL 미만이면 철 저장량이 부족할 가능성을 생각하지만, 염증이나 간질환이 있으면 페리틴이 실제보다 높게 나타날 수 있어 다른 검사와 함께 해석해야 합니다.
또한 비타민 B12와 엽산 부족, 신장질환, 갑상선질환, 골수질환 등도 빈혈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성인 남성이나 폐경 이후 여성에게 철결핍성 빈혈이 발견되면 위궤양이나 대장질환 등 만성적인 위장관 출혈이 없는지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
8. 여성에게 혈허와 빈혈이 많은 이유
━━━━━━━━━━━━━━━━━━━━━━━━━━━━━━━━━
MC
혈허증은 남성과 여성 사이에 차이가 있습니까?
이광연 원장
남성과 여성의 생리적인 차이 때문에 혈허와 철결핍성 빈혈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훨씬 많이 나타납니다. 여성은 월경을 통해 매달 혈액과 철분을 잃고, 임신 중에는 태아와 태반을 위해 더 많은 철분과 엽산이 필요합니다.
출산 과정에서도 출혈이 생길 수 있고, 출산 후 수유 기간에는 단백질과 여러 영양소의 필요량이 증가합니다. 월경·임신·출산·수유는 여성의 일생에서 혈액과 영양분의 요구량을 지속적으로 증가시키기 때문에 혈허 증상이 나타나기 쉽습니다.
그래서 《동의보감》에서도 여성을 치료할 때는 혈과 관련된 부분을 중요하게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생리량이 지나치게 많거나 생리 기간이 길고, 큰 혈덩어리가 반복되며, 숨이 차거나 어지럼증이 심하다면 단순한 체질 문제로 넘기지 말고 산부인과 진료와 혈액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
9. 혈허와 빈혈에 도움이 되는 식사 원칙
━━━━━━━━━━━━━━━━━━━━━━━━━━━━━━━━━
MC
혈허증이나 빈혈에 도움이 되는 음식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이광연 원장
혈액을 만드는 데는 철분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양질의 단백질과 철분, 비타민 B12, 엽산, 비타민 B6, 비타민 C, 구리 등 여러 영양소가 함께 필요하므로 한두 가지 음식에 의존하지 말고 골고루 균형 있게 먹는 것이 첫 번째 원칙입니다.
철분은 붉은 살코기와 소고기, 간, 굴, 조개류, 달걀노른자, 콩과 두부, 두유, 짙은 녹색 채소 등에 들어 있습니다. 육류와 어패류에 들어 있는 헴철은 식물성 식품에 들어 있는 비헴철보다 체내 흡수율이 비교적 높은 편입니다.
단백질은 적혈구와 헤모글로빈을 만드는 재료가 되므로 살코기와 생선, 달걀, 콩, 두부를 매끼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동물성 식품을 전혀 먹지 않는 분은 비타민 B12가 부족해질 수 있으므로 검사와 전문가 상담이 필요합니다.
엽산은 시금치와 브로콜리, 아스파라거스, 콩류 등에 풍부하고, 비타민 B12는 육류와 생선, 조개, 달걀, 유제품에 들어 있습니다. 비타민 C는 식물성 철분의 흡수를 도와주므로 감귤류와 딸기, 키위, 토마토, 파프리카, 브로콜리 등을 함께 먹으면 좋습니다.
MC
그러면 철분이 많은 음식과 비타민 C가 많은 음식을 함께 먹는 것이 좋겠군요?
이광연 원장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소고기와 브로콜리를 함께 볶거나, 조개가 들어간 식사에 파프리카나 과일을 곁들이는 방식이 좋습니다. 콩이나 두부, 시금치처럼 식물성 철분이 들어 있는 음식은 귤이나 딸기, 키위처럼 비타민 C가 풍부한 식품과 함께 먹으면 철 흡수에 도움이 됩니다.
다만 과일주스나 철분 강화음료를 지나치게 많이 마시면 당분 섭취가 늘 수 있습니다. 당뇨병이나 지방간이 있는 분은 주스보다 생과일과 채소 형태로 적당량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
10. 선짓국과 간은 빈혈에 좋은가
━━━━━━━━━━━━━━━━━━━━━━━━━━━━━━━━━
MC
어르신들은 빈혈이 있으면 선짓국이나 간을 먹으라고 말씀하시는데, 실제로 도움이 됩니까?
이광연 원장
동물의 피를 굳혀 만든 선지는 철분과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철분 보충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소나 돼지의 간 역시 철분과 비타민 B12, 엽산, 단백질이 풍부해 영양적으로는 혈액 생성에 도움이 되는 식품입니다.
원문에서는 간은 새로운 피를 만들어 온몸에 공급하고 남는 혈액을 저장하며, 지라는 혈액 성분이 풍부한 장기라고 설명했습니다. 전통적으로 선지와 간, 지라 같은 식품을 혈허와 빈혈을 보충하는 음식으로 활용해온 이유도 이러한 영양적 특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러나 선짓국은 국물의 나트륨 함량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고혈압이나 심장질환, 신장질환이 있는 분은 국물을 적게 먹어야 합니다. 간에는 비타민 A와 콜레스테롤도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매일 많은 양을 먹기보다는 가끔 소량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임신부가 간이나 비타민 A 보충제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태아에게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내장류는 반드시 신선한 것을 충분히 익혀 먹고, 철분이 많다고 해서 선지와 간만 반복해서 먹어서는 안 됩니다.
━━━━━━━━━━━━━━━━━━━━━━━━━━━━━━━━━
11. 철분 흡수를 방해하는 음식과 철분제 주의점
━━━━━━━━━━━━━━━━━━━━━━━━━━━━━━━━━
MC
반대로 혈허나 빈혈이 있을 때 피하거나 조심해야 할 음식도 있습니까?
이광연 원장
커피와 녹차, 홍차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과 타닌 성분은 식물성 철분과 결합해 흡수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감에도 타닌이 들어 있기 때문에 철분이 부족한 분은 식사와 동시에 많은 양을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커피와 차는 식사 직전이나 식사 중에 마시지 말고, 가능하면 식사나 철분제 복용 전후로 한두 시간 정도 간격을 두는 것이 좋습니다. 칼슘 보충제나 많은 양의 우유도 철분 흡수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철분제와 동시에 복용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담배는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액의 산소 운반을 방해하므로 혈허와 빈혈 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원문에서는 식후 한 시간 이내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도록 설명했지만, 건강을 위해서는 시간과 관계없이 금연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MC
철분제는 피곤하거나 어지러우면 임의로 먹어도 됩니까?
이광연 원장
철분제는 철결핍이 확인됐을 때 복용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철분이 부족하지 않은데 장기간 복용하면 변비와 메스꺼움, 복통, 설사, 검은 변이 나타날 수 있고, 드물게 철분이 과도하게 축적될 수도 있습니다.
경구 철분제는 성분과 함량에 따라 복용법이 다르므로 처방이나 제품 설명에 따라야 합니다. 속이 불편하면 의료진과 상의해 복용 시간이나 제형, 복용 간격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철분제를 먹는 동안 변이 검어지는 것은 흔한 현상이지만, 끈적한 흑색변과 어지럼증이 동반되면 위장관 출혈 가능성이 있으므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철분제는 갑상선호르몬제, 일부 항생제, 제산제, 칼슘제 등과 서로 흡수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반드시 의사나 약사에게 알리고 적절한 간격을 확인해야 하며, 어린이가 철분제를 과량 복용하면 매우 위험하므로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 합니다.
━━━━━━━━━━━━━━━━━━━━━━━━━━━━━━━━━
12. 혈허에 활용하는 사물탕
━━━━━━━━━━━━━━━━━━━━━━━━━━━━━━━━━
MC
혈허와 빈혈에 활용하는 대표적인 한방 처방으로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이광연 원장
혈허 증상에는 사물탕을 가장 기본적인 처방으로 활용합니다. 사물탕은 숙지황, 당귀, 천궁, 백작약 네 가지 약재로 구성되며, 혈을 보충하고 혈액순환을 조절하는 대표적인 보혈 처방입니다.
《동의보감》에서도 사물탕은 혈액과 관련된 여러 병을 두루 치료하는 처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사물탕이 현대의학적인 모든 빈혈을 치료한다는 의미는 아니며, 환자의 체질과 원인, 소화 상태, 출혈 여부를 살펴 가감해 사용해야 합니다.
숙지황은 한의학적으로 음혈과 정을 보충하는 약재입니다. 원문에서는 철분이 풍부해 혈액 성분을 제공한다고 설명했지만, 숙지황의 보혈 작용을 단순히 철분 공급만으로 해석하기는 어렵습니다. 소화력이 약한 분에게는 더부룩함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당귀는 혈을 보하면서 순환을 돕는 약재로 활용하고, 천궁은 기혈의 순환을 촉진해 두통이나 생리통 같은 증상에 응용합니다. 백작약은 혈과 음을 보존하고 근육의 긴장과 경련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사용합니다.
이처럼 사물탕은 혈의 생성과 공급, 순환, 불필요한 소모를 함께 조절하는 약재들로 구성돼 혈허 치료의 기본이 됩니다. 그러나 임신 중이거나 항응고제와 항혈소판제를 복용하는 분, 출혈성 질환이나 간·신장질환이 있는 분은 반드시 한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MC
빈혈이 있으면 사물탕만 복용해도 괜찮습니까?
이광연 원장
그렇지 않습니다. 철결핍성 빈혈이라면 출혈의 원인을 찾고 필요한 경우 철분을 보충해야 하며, 비타민 B12나 엽산 부족, 신장질환, 골수질환으로 생긴 빈혈은 각각 치료 방법이 다릅니다.
한약은 환자의 전반적인 혈허 증상과 소화 상태, 월경 상태, 수면과 피로를 개선하는 데 보조적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정확한 진단과 원인 치료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한약과 철분제, 다른 약을 함께 복용할 때는 의료진에게 복용 사실을 모두 알리는 것이 안전합니다.
━━━━━━━━━━━━━━━━━━━━━━━━━━━━━━━━━
13. 생활 속 혈허 예방법
━━━━━━━━━━━━━━━━━━━━━━━━━━━━━━━━━
MC
마지막으로 혈허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 생활 속에서 지켜야 할 점을 정리해주시죠.
이광연 원장
첫째, 무리한 다이어트와 끼니 거르기를 피해야 합니다. 탄수화물만 줄이는 극단적인 식단이나 한 가지 음식만 먹는 다이어트는 단백질과 철분, 비타민 B12, 엽산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둘째, 과로와 수면 부족을 피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합니다. 혈허가 있는 분은 무리한 운동보다 걷기와 가벼운 근력운동부터 시작하고, 운동 중 심한 어지럼증이나 가슴 두근거림, 숨참이 생기면 중단해야 합니다.
셋째, 월경량이 갑자기 많아졌거나 생리가 열흘 가까이 이어지는 여성, 검은 변이나 혈변이 있는 분, 코피나 잇몸 출혈이 반복되는 분은 출혈의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진통소염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분도 위장관 출혈 가능성을 살펴야 합니다.
넷째, 충분히 먹는데도 피로와 창백함, 어지럼증, 숨참이 계속되면 혈액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헤모글로빈 수치뿐 아니라 필요에 따라 페리틴과 비타민 B12, 엽산, 신장과 갑상선 기능 등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14. 클로징
━━━━━━━━━━━━━━━━━━━━━━━━━━━━━━━━━
MC
오늘 말씀을 들어보니 한의학에서 말하는 혈허증은 단순히 피의 양이 부족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혈이 만들어지고 저장되며 온몸에 영양을 공급하는 기능이 약해진 상태를 폭넓게 가리키는군요.
특히 여성은 월경과 임신, 출산, 수유를 거치면서 혈허와 철결핍성 빈혈이 생기기 쉬운 만큼 평소 균형 잡힌 식사와 충분한 휴식이 중요하겠습니다. 하지만 피로하거나 어지럽다고 무조건 철분제나 한약을 복용하기보다는 혈액검사를 통해 원인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점도 기억해야겠습니다.
건강백세, 오늘은 한의학박사 이광연 원장님과 함께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혈허증의 원인과 증상, 빈혈과의 차이, 음식과 한방 처방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원장님, 오늘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이광연 원장
네, 감사합니다. 청취자 여러분 모두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