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 KBS3 라디오
한 해 술소비량의 30% 가량이 연말연시에 소비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술과 전쟁을 치르는 셈인데요. 피하기 힘든 술자리, 건강을 지키면서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지금부터 건강 음주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 원장님 한의학에서도 술에 관한 기록이 많이 있을거 같은데 어떻습니까?
한의학문헌 가운데에서, 가장 오래된 의서인 황제내경이란 책을 보면, 술을 약으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그리고 한방 약물학의 대가인 이시진은, 그의 저서 본초강목에서, "술은 하늘이 내려준 아름다운 행복이다. 적당히 마시면, 기혈을 조화롭게 하고, 정신(神)을 건강(壯)하게 하고, 추위를 막아주면서 근심, 걱정, 우수(憂愁)를 없애고, 흥(興)을 돋운다라고 했습니다.
2, 지금까지는 술의 좋은 면만을 애기했는데 과음하면 우리 몸에 피해도 많죠?
한의학적으로, 과다한 음주를 하거나, 오랜 기간 동안 술을 계속 마셔서, 몸이 상하는것을, 주상(酒傷)이라고 하는데, 주상은 습과 열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음하면, 정신(神)을 상하게 하고, 수명이 줄어들뿐만 아니라, 열기가 아주 많기 때문에, 살이 마르고 진액이 줄어든다, 비위를 손상시키고, 화(火)를 움직이게 한다.’라고 썼습니다. 실로 술의 이로운 점과, 해로운 점을 요령있게 말한 것이죠.
3.그러면 연말이나 평소에 건강을 지키는 음주요령이 있다면 좀 알려주세요.
① 자신의 적정 음주량을 알고, 최대허용량의 2배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② 매일 마시지 말고, 한번 술을 마신뒤, 간기능이 회복되고, 위점막의 상처가 회복되려면, 보통 3일이 걸리기 때문에, 술을 마신 뒤에 3일은 쉬는 것이 좋습니다
③ 한 시간에 한잔씩, 천천히 즐기면서 마셔라
4, 우리가 잘 알고있는 방법이기는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은 음주 습관이기도 하죠, 또 다른 건강 음주 방법은요?
④ 안주는 필수입니다, 빈속에 술을 마시면, 알코올 흡수 속도가 빨라져서, 혈 중 알코올 농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그러면 간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단백질과 비타민은, 알코올 해독에 도움을 주는 영양소이기 때문에, 두부, 생선, 등심, 계란, 과일 안주를 권합니다.
5, 요즈음 술을 섞어서 흔히들 말하는 폭탄주를 만들어서 마시는 경우가 많던데 이것도 몸에 많이 해롭죠?
⑤ 폭탄주는 정말 해롭습니다==일반적인 폭탄주는, 맥주에 여러 가지 술을 섞어서 마시는 방법인데, 맥주에 들어있는 탄산가스는, 소화기관의 알코올 흡수를 촉진시켜서, 빠른 시간 내에, 혈 중 알코올 함유량을 최대로 끌어 올려줍니다. 상대적으로 먹는 알콜의 양도 많아집니다
⑥ 음주 전, 중간, 후에는 물을 많이 드시는것이 좋습니다. 보통 알코올과 물은, 1대 10 비율로 배출되기 때문에, 알코올 농도 10%인 술을 마실 때에는, 반드시 열 배 가량의 물을 마셔줘야 합니다
6. 숙취해소에 좋은 차로는 우리가 잘 알고있는 칡즙을 꼽던데 한의학적으로 이유가 있습니까?
① 칡뿌리===알코올 해독에는 칡뿌리만한 약이 없습니다. 칡나무와 등나무가 서로 크려고 얽히고 싸우는 모습에서 나온 말이 갈등이란 단어입니다, 한방에서는 칡뿌리를 갈근이라 하는데, 간기능을 개선시키고, 해독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한의학에서는 칡을 간장질환에 치료약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동의보감에 “갈근은, 술독을 풀어주고, 술로 인해서 생긴 병이나, 갈증에 쓰면 아주 좋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논문을 보면,, 알코올로 유발된 간손상에, 갈근을 투여한 결과, 간수치(GOT, GPT)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크게 나타났습니다. 그만큼 칡뿌리는 알코올 분해작용과, 간기능 개선작용이 뛰어납니다.
7. 칡즙도 좋지만 콩나물국을 해장국으로 많이 애용하잖아요. 이런 콩나물이 주독을 풀어주는데 도움이 됩니까?
콩나물국==동의보감에는 콩나물을 대두황권(大豆黃卷) 이라고 하는데, 몸에 있는 열을 제거하고, 수분대사를 원활히 해주어서, 알코올 부산물들을 배설시켜 주는 효과가 뛰어납니다.
콩나물 속에 많이 들어 있는 아스파라긴산은,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 생성을 돕는데. 숙취에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이 아스파라긴산은, 특히 꼬리 부분에 많으니까, 해장국을 위한 콩나물국에는, 반드시 꼬리부분을 떼어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1904년 러일전쟁때, 막강한 전력을 가졌던 러시아가 일본에 패배한 이유는, 전쟁으로 러시아 군인들이 전사한 것이 아니라, 100일간 채소 보급이 끊기면서,, 비타민 C 결핍증인 괴혈병으로 병사한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러시아 군대의 보급 창고를 열어 보니, 콩이 가득 쌓여 있었는데, 러시아 군사들이 콩에 물을 뿌려 콩나물만 키워 먹었더라도 죽지 않을 수 있었고, 그러면 러일전쟁의 결과는 달라졌을 것입니다.
8, 그러면 명태를 말려서 만든 북어는 어떻습니까?
북어는 간을 보호해주는 아미노산이 풍부해서, 숙취제거 효과가 뛰어나죠. 알코올을 섭취한 후엔, 혈중 알코올 농도를 낮추고, 간세포손상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성분이, 꼭 필요합니다. 북어에 들어 있는 알라닌, 아스파르트산, 글리신 같은 아미노산은, 간세포보호 작용을 해서, 알코올 해독에 큰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9, 술을 많이 마시고 들어가면, 우리 어머님들이 꿀물 많이 타주시잖아요? 꿀물은 어떻습니까?
동의보감에 따르면 “꿀은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소화기관을 돕고, 기를 북돋운다라고 기록되어 있는데요.
고대 이집트에서는, 현재의 아스피린처럼, 꿀을 일반적인 약으로 사용하였는데, 기원전 2500년경에 기록된 이집트의 의서(醫書)인 <스미스 파피루스(Smith Papyrus)>에는, 꿀의 다양한 효능에 대해서, 500회 이상 기록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신혼을 ‘허니문(Honeymoon)’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스칸디나비아에서 신혼부부에게, 한 달간 꿀을 먹게 한 데서 유래한 것입니다.
꿀에는, 꽃가루 특유의 비타민, 단백질, 미네랄, 아미노산등이 많이 들어있어서, 살아있는 식품이라 볼 수 있습니다. 또 포도당과 과당에 의한 피로 회복 효과는 어떤 식품과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술을 마시게 되면 혈당이 떨어지게 되는데, 꿀물은 혈당을 높일 수 있는 좋은 식품입니다,
그 이외에도 배추, 인삼, 무즙, 미나리, 식초
10. 그런데 서양에서는 북어 콩나물 이런 음식보다는 오이피클을 술먹고나 다음에 많이 먹던데 효과는 어떻습니까?
까뮈의 소설《이방인》을 보면, 술꾼들의 역한 냄새가 물씬 풍기는 뒷골목에, 오이피클 냄새를 묘사한 적이 있습니다, 서양 식탁에서, 약방의 감초 격인 오이피클이, 알콜해독에 아주 좋은데, 오이는 성질이 차서, 술독으로 오른 열을 내려주고, 수분과 비타민C가 풍부해서, 갈증 해소에도 도움이 됩니다.
네로와 함께, 로마의 폭군으로 손꼽히는, 로마의 제 2대 황제 티베리우스는 오이를 너무나 좋아해서, 1년 내내 오이를 먹고자, 이동식 침대에 오이를 심어서, 더운 날은 밖에서, 추운 날은 따뜻한 실내에서 재배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온실재배의 시초입니다. 클레오파트라와 사랑을 나눴던 로마의 시저는, 오이피클을 정력제라고 생각하여 즐겨 먹었고, 엘리자베스 1세, 나폴레옹도 오이를 좋아한 인물로 유명
사람이 먹기 시작한 최초의 조미료이자 발효식품인 식초는, 주독을 빨리 풀도록 도와주는 식품입니다. 술을 마시면 간기능이 떨어져서, 술의 해독능력이 떨어지고, 노폐물이 배설되지 않아서 피로하게 되는데, 이때 식초를 먹으면 알코올을 빨리 해독시키고, 또 노폐물 배설을 촉진시켜서, 술을 빨리 깨게 하고, 갈증도 해소시켜주는 것입니다.
11. 술에 대한 상식 중에서 잘못된 것도 있을텐데요. 술 마신 다음날 사우나에서 땀을 쭉 빼는 것이 좋다?
술 마신 뒤, 가볍게 목욕이나 샤워를 하면 혈액순환이 잘 되어서, 알코올 배설에 도움이 되지만, 뜨거운 사우나나 찜질방은 위험합니다.
술을 마시면, 가뜩이나 말초 혈관이 확장되어서, 땀도 많이 나게 되는데, 이 상태로 사우나에 들어가면 체표 혈관이 더욱 확장되어서, 혈액이 체표와 사지에 집중적으로 모이게 되기 때문에, 뇌로 가는 혈액이 부족해져서 어지럽게 되고, 간장으로 가는 혈액이 줄어들어서, 알코올 대사능력도 현저하게 떨어지게 됩니다.
오히려 숙취를 위해서는, 편하게 잠을 자는 것이 가장 좋은데, 간장은 잠자는 동안에, 가장 활발하게 알코올을 처리하기 때문입니다.
12, 해장술이 숙취해소에 좋다?
한마디로 낭설입니다. 이미 밤사이 술을 마시면서 간이 지칠 대로 지쳐있는데, 다시 술을 마시면 간은 더욱 손상될뿐더러, 더 이상 알코올을 분해할, 여력이 없기 때문에, 취기가 오래갈 수밖에 없습니다. 한번 술을 마시고 간세포가 회복되는데는, 2~3일의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13. 숙취에 좋은 한방 처방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소위 ‘술병 났다’고 할 때, 쓸 수 있는 처방으로 칡뿌리(갈근)이, 주약재로 들어간 대금음자(對金飮子)가 있습니다. 대금음자는 얼마나 좋은 약이면 , ‘금과 바꿀 수 없다’는 뜻의 처방을 지었겠습니까, 음주 후 구토, 설사, 복통, 갈증, 소화불량 등 위장장애가 주증상인 경우가 적응증입니다.
♧ 대금음자 가미방 : 진피 12g, 갈근 8g, 적복령, 사인, 신곡 각 4g, 후박, 창출, 감초 각 3g, 생강 3조각
참고 숙취에 좋은 음식
* 조갯국=타우린과 베타인은 술 마신 간장을 보호한다.
* 선짓국=흡수되기 쉬운 철분 많고, 단백질 풍부하다. 특히 콩나물, 무를 곁들이면 활력을 주고 술독을 푼다.
* 미나리=아세트알데히드를 비롯한 여러 가지 노폐물을 씻어내 피를 맑게 한다.
* 굴=비타민과 미네랄의 보고다. 굴은 빈혈과 간장회복에 효과적이며 과음으로 깨진 영양 균형을 바로 잡는다.
* 녹차=특유의 떫은맛 성분인 카테킨은 숙취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의 분해를 돕는다.
* 달걀=달걀에는 알코올의 독소를 없애주는 아미노산인 시스테인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술자리에 가기 전에 한두 개를 먹고 가면 숙취에 좋다 .
* 아몬드=술 마시기전 전에 먹는 아몬드 한줌은 인디언들이 오래 전부터 애용한 해독제다.
* 우유=우유 한 잔 정도를 술 마시기전에 마시면 알코올의 흡수를 늦춰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