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연한의원 이광연 박사] KBS3라디오 출발 멋진 인생 – 귤
‘겨울철 비타민의 보고’라고 불리는 귤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귤이 지금은 흔한 과일이 됐지만, 예전에는 아주 귀한 과일이었다고 하지요?
그렇습니다. 문헌에 보면 귤은,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제주도에서만 나오는, 임금님께 진상하던 아주 귀한 과일이었습니다,
조선시대는에는, 1년에 스무 번, 한 번에 3,000~7,000개 씩 한양으로 귤을 진상해 올렸고, 귤이 한양에 도착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 과거를 보게 하고, 수험생들에게 귤을 하나씩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래서 이 과거를 '감제' 또는 '황감제'라고 했습니다. 그만큼 귤이 귀했을을 뿐만아니라, 신성하게 생각했던 겁니다.
지금은 귤 생산량이 많아지면서 누구나 쉽게 먹을수 있게 되었지만, 30년 전까지만 해도 귤은 귀했습니다. 귤 1상자는 자장면 35그릇에 해당하는 가치를 가졌고, 당시에는 귤나무 몇 그루만 있어도 자식을 대학에 보낼 수 있다고 해서, 제주지역에서는 귤나무를 ‘대학나무’라 부르기도 하였습니다.
귤은 맛도 좋고, 하나씩 까먹기도 편해서 먹기 시작하면 한 번에 몇 개씩 먹게 되는데요. 영양분도 많이 들어 있지요?
동의보감에는, 귤은 맛이 달고 시고, 기침과 구역감을 없애고, 체기를 다스린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귤에는 비타민 C가, 파인애플의 4배 이상, 사과의 8배 이상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귤 하나에 비타민C 함유량이 40~50mg에 달하기 때문에, 하루에 귤 두 개 정도를 드신다면, 하루 비타민 C 권장량(50-55mg)을 충족합니다.
비타민C는, 몸의 면역력을 향상시켜서, 감기나 잔병치레를 하지 않도록 도와주고, 피로 회복과 스트레스해소, 노화 방지와 피부 미용에까지 도움을 주기 때문에, 귤은 겨울철 최고의 과일이 라고 할수 있습니다.
특히 귤을 많이 먹으면 뇌졸중을 예방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하던데, 정말 그렇습니까?
귤에는 비타민P가 풍부하게 들어있는데, 비타민P는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관을 튼튼하게 해주고, 혈관의 노화를 방지해주며, 혈관이 파열되지 않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출혈성 중풍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 비타민P의 효과를 갖고 있는 음식으로는, 귤의 헤스페리딘, 메밀의 루틴, 레몬의 에리오치트린 등이 있습니다.
겨울철 피로를 풀어주는데도 귤이 최고라고 하더군요?
유기산의 일종인, 구연산(citric acid)이 귤에는 많이 들어
있어서, 피로물질이라고 할수 있는, 탄산깨스나 젖산들을
없애주기 때문에, 피로를 풀어주고, 혈액을 맑게 하고,
피부 미용에 도움이 됩니다.
어릴 때 귤을 먹고 나면, 그 귤 껍질을 모아서 말렸다가 차를 끓여 먹기도 했었거든요. 한방에서는 귤껍질이 약재로도 쓰이죠?
귤이 귀해서 그러기도 했지만, 사실 영양학적으로 본다면, 귤은 과육보다는 귤껍질에 영양성분이 많은데, 과육에 비해서 무려 비타민C가 4배나 많이 들어 있고, 또, 향기 성분인 정유도 풍부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귤껍질을 가공해서 만든 잼은, 맛이 좋을 뿐 아니라 영양도 풍부합니다. 특히 한의학에서는, 귤껍질을 진피라는 약재로 쓰는데, 기를 통하게 하는 작용이 매우 크기 때문에, 기가 체해서 생기는 스트레스와 소화불량과, 구토를 멎게 하고, 기침과 가래를 없애줍니다. 이러한 효과를 더 극대화 시키려면 생강과 함께 달여 차로 마시면 좋습니다.
조선 24대 헌종은, 평소에 신경이 예민하고 안색이 나쁘고, 피부가 거칠었었는데,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소화가 안 되는 체기 때문으로 여겼는데, 현대 의학적으로 보면, 만성 신경성 위염에 해당이 됩니다.
그래서 헌종은 ‘이공산(異功散)’이라는 약을 많이 드셨는데, 이공산이란 약은, 기를 만들어주는 사군자탕(인삼 백출 복령 감초)에, 기순환을 돕는 귤껍질인 진피를 넣은 처방입니다.
귤껍질로 마사지도 하고 그랬다는데요. 그게 정말 효과가 있었을까요?
당연히 효과가 있습니다, 귤이 피부미용에 좋은 이유도 비타민C 때문인데요. 이 비타민C가 콜라겐의 합성에 관여해서, 피부의 점막을 튼튼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피부에 탄력을 주면서 미백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또, 멜라닌 색소 침착을 억제시키기 때문에, 기미나 주근깨 같은 잡티제거에도 아주 좋습니다. 리모넨 성분은, 피부에 얇은 막을 만들어서, 수분이 배출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보습효과가 뛰어납니다.
귤 껍질에는 특유의 상큼한 향이 있잖아요. 그 향도 우리 건강에 도움이 많이 된다면서요?
귤의 껍질에 함유되어 있는 천연 오일인 리모넨은 귤 특유의 상큼한 향을 내는 성분이다. 리모넨 성분은 살균작용이 탁월하여 항균제에 첨가되기도 하는 물질로 기관지의 염증을 완화하고 기침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귤 먹을 때, 과육과 껍질 사이에 붙은 하얀 부분이 있잖아요. 아이들은 그게 싫어서 떼어내기도 하는데요. 여기에도 영양소가 많이 들어 있다고 들었어요?
한방에서는 이 부분을 ‘귤백’이라고 부릅니다. 비타민C와 헤스페리딘이라 불리는 P가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만성피로와 스트레스 해소, 혈중 총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 혈액을 맑게 유지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혈관을 튼튼하게 유지해주고, 혈관의 노화를 방지하고 혈관벽이 파열되지 않도록 하기 때문에, 고혈압과 동맥경화 같은 성인병을 예방해주고, 심장병과 중풍을 예방해줍니다.
또 식이섬유가 많기 때문에, 변비를 개선할 뿐 아니라 소화기능을 돕습니다. 또 지방분해 효소의 분비를 줄이기 때문에, 콜레스테롤 분해를 억제하는데도 도움을 줍니다. 헤스페리딘은 위장관 안에서는 지방 분해 효소인 리파아제를 억제하여 지방 성분이 흡수되지 않도록 합니다. 기존보다 지방 축적을 50% 정도 억제하므로 다이어트에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귤은 먹다보면 세 개, 내 게 정도는 금방 먹게 되거든요. 아무리 영양분이 많다고 해도 너무 많이 먹는 건, 좋지 않겠죠?
귤을 하루에 6~7개 이상 먹으면, 당분을 너무 많이 섭취하게 되기 때문에, 살이 찔 수 있습니다. 칼로리 측면에서 본다면 귤을 5개 정도만 먹어도, 밥 한 공기의 열량과 비슷합니다. 당뇨병 환자도 하루 1개 정도를 먹는 것이 좋고, 보통 사람은 하루 2-3개 정도면 충분하고요
겨울에 귤을 좀 많이 먹었다 싶으면,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게 정말, 귤 때문일까요?
귤을 많이 먹으면, 손바닥이나 발바닥이 노랗게 변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요. 이런 경우는 감귤류에 들어 있는 카로티노이드계 (carotenoids) 성분에 의해서 나타나는 착색 현상 때문입니다,
그러나, 귤을 먹는 양을 줄이면, 바로 정상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걱정을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카로티노이드계 성분은 호박, 당근, 감 등에 많이 들어 있습니다.
체질에 따라, 귤을 피해야 하는 사람들도 있을까요?
귤은 성질이 차갑기 때문에, 속이 차서 습담이 많거나 살이 찌는 사람은 조심해야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귤 과육보다는, 껍질로만든 진피차를 끓여
먹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흡연을 하는 분들은, 겨울에는 비타민 C가 풍부한 귤을 좀 많이 챙겨 드시는 게 좋겠어요?
비타민C를 권장량만큼 섭취해도, 흡연을 하면 비타민C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 담배 한 개비를 피우면 약 25mg의 비타민 C, 즉 귤 한 개에 해당하는 비타민C가 파괴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흡연자의 비타민 C 권장량은, 100mg 정도로, 정상인보다 30mg 높습니다.
따라서 흡연자는, 귤을 섭취해서 비타민C를 보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귤과 같이 먹으면 좋은 식재료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1) 귤과 브로콜리
브로콜리는, 철분이 많이 함유된 채소로, 철분이 우리 몸에 흡수되기 위해서는, 비타민C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비타민C가 풍부한, 귤을 함께 먹으면, 철분 흡수를 잘하기 때문에, 빈혈을 더욱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습니다.
2) 귤껍질과 생선
귤껍질에는 특유의 향이 있기 때문에, 생선을 요리 할 때 넣어주면, 비린내를 효과적으로 없앨 수 있습니다. 또한 귤껍질의 리모넨 성분이, 살균작용을 하기 때문에, 생선으로 인한 식중독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