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18 12:30
[KBS2라디오] 신바람 세상 - 여름타는 병(주하병).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조회 : 7,250  

여름타는 병

 

 

한낮의 수은주가 30도를 향해 가는 여름의 초입. 《동의보감》에서는 ‘사계절 중 여름철 건강관리가 가장 어렵다’고 했을 정도로 잔병치레가 많은 계절이 바로 여름입니다.

 

잔 탈없이 여름을 날 수 있는 ‘여름철 건강법’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1. 원장님. 여름철에 기온이 높아져, 몸이 나른하고 입맛도 없고 기운도 떨어지는데요. 이렇게 여름타는 것을 한의학에서는 왜 생긴다고 보나요?

 

흔히들 ‘여름이 되니 기운도 없고, 나른하고, 입맛도 없고, 머리가 무거운 게 여름타나 봐’라고 하죠? 이를 한의학에서는 ‘주하병(注夏病)’이라고 합니다.

 

《동의보감》에서는 ‘늦봄․초여름이면 머리가 아프고, 다리가 약해지며, 입맛이 떨어지고, 몸에 열이 나는 것을 주하병(注夏病)이라고 한다. 이는 음허(陰虛)에 속하며 원기(元氣)가 부족한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주하병’은 여름철 고온 다습한 기후변화로 인해 인체 생리기능에 장애가 생겨 발생하는 것으로, 그 원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여름철이 되면 인체는 높은 외부기온에 적응하기 위해 피부 쪽으로 혈액을 많이 보냅니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내장으로 가는 혈액이 적어지게 돼 위장과 대․소장 기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식욕이 떨어지고 소화가 안되며, 설사가 나기도 하고 속이 더부룩하고 불쾌하게 되는 것이죠.

 

또한 기온이 높으면 인체 대사기능이 활발해져 체력소모가 많아지고 그로 인해 쉬 피로하고 정신적으로도 무력해지는데, 이것이 바로 ‘원기부족’입니다.

 

Q : 여름철에는 땀이 많이 나면서 몸이 힘들더라구요.

 

우리의 몸은 체온이 높아지면 인체는 땀으로 열을 발산시킴으로써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합니다.

 

그런데 여름철 과도한 발한(發汗)으로 수분과 전해질이 손실되면 열이 나고, 갈증이 나며, 머리가 아프며, 어지럽고 피로하게 됩니다.

 

땀이란 인체의 진액(津液) 즉 음기(陰氣)가 빠져나가는 것이므로 한방에서는 이를 ‘음허증(陰虛證)’이라 하는 것이죠.

 

따라서 여름을 탈 때에는 부족한 원기와 음기를 보충해주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과로를 피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균형 있는 식사로 입맛을 돋구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2. 더운 여름철에 건강이 허약하신 분들은 어떻게 주의하고 관리하셔야 하나요?

 

1. 밤에 늦게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세요.

 

한의학 최고 경전인《황제내경》에서 여름의 섭생법으로 ‘야와조기(夜臥早起)’ 즉, ‘밤에는 늦게 잠자리에 들고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라’고 했습니다.

 

여름에는 몸에 열기가 많이 생성이 되므로 이를 적당히 발설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관건입니다.

 

따라서 낮이 긴 여름에는 그만큼 활동을 해서 땀으로 양기를 발설하고, 밤이 되면 열기를 너무 많이 수렴하지 않도록 수면시간을 줄이는 것이 자연의 섭리에 합당합니다.

 

2. 적당히 땀을 흘리세요.

 

땀이란 인체의 에어컨에 해당됩니다. 체온이 올라가면 인체는 정상체온인 36.5℃를 유지하기 위해 땀구멍을 열어서 땀을 배출하기 시작합니다.

 

여름에는 인체의 열기가 체표로 몰려 있으므로 땀을 흘려서 열기를 식혀주고 또한 노폐물도 배설시켜야 합니다.

 

그런데 에어컨 바람을 자꾸 쏘이면 체온조절기능에 이상이 와 냉방병이 생기게 되며, 모공이 닫혀 배설되지 못한 노폐물이 땀띠가 됩니다. 따라서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으로 땀을 흘리는 것이 좋습니다.

 

3. 찬 음식 너무 즐기지 마세요.

 

여름철이면 양기는 바깥에 모이므로 체표는 덥고, 상대적으로 뱃속은 냉하게 됩니다. 그런데 덥다고 찬물만 들이키면 뱃속은 점점 냉해지게 되어, 식욕은 더욱 떨어지고 소화불량, 배탈이 나기 십상입니다.

 

따라서 더운 여름철일수록 미지근한 물을 마시고, 따뜻한 음식으로 속을 데우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비결입니다.

 

 

3. 여름철에는 음식이 상하기도 쉽고, 전염병도 잘 생기는데요. 음식을 관리하는데 어떻게 주의해야 할까요?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여름에는 구토, 복통, 설사, 고열 등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간단한 위생 수칙을 지키지 않아서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여름에는 각별히 식품위생에 신경을 써서 각종 식중독을 예방해야 할 것입니다.

 

1. 냉장고를 믿지 마세요.

 

냉장고가 음식을 세균으로부터 보호해줄 것이라는 믿음은 상당히 위험합니다. 냉장고의 낮은 온도에서도 번식할 수 있는 세균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빨리 먹는 것이 가장 좋으며, 장기간 보관하려면 냉동실에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Q : 여름철에는 날음식을 조심하라고 하는데요.

 

2. 완전히 익혀서 드세요.

 

음식은 속까지 골고루 익혀서 먹어야 하며, 익히지 않는 음식에 쓸 물이나 얼음을 얼릴 때는 반드시 살균된 물을 쓰도록 합니다.

 

그리고 익히지 않은 고기나 야채를 조리된 음식과 섞이지 않도록 하며, 덜 익은 고기를 집은 젓가락이나 조리 도구를 조리된 음식에 닿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3. 음식은 조리한 후 바로 드세요.

 

여름철은 세균의 번식속도가 빠르므로, 조리한 음식은 즉시 먹도록 합니다. 국이나 찌개는 반드시 덜어서 먹고, 남은 건 바로 냉장 보관합니다.

 

그리고 2시간 이상 실온에 보관했던 음식은 먹기 전에 다시 익혀서 먹도록 합니다.

 

Q : 주방기구도 관리가 필요하다던데요.

 

4. 도마의 패인 부분 세심하게 닦아주고, 수세미와 행주는 햇볕에 말리세요.

 

도마를 오래쓰다보면, 조금씩 패이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 부분에 음식물이 끼어있거나, 수분이 오랫동안 남아있어서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조건을 만들게 됩니다. 따라서 도마의 패인 부분, 그리고 수세미와 행주처럼 늘 물기가 있는 주방용품은 여름철엔 더욱 깨끗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5. 싱크대 배수구망은 헌 칫솔로 청소하세요.

 

설거지 후에는 개수대와 배수구 구멍을 말끔히 청소해 줍니다. 배수구망은 헌 칫솔에 세제를 묻혀 자주 닦아주도록 하며, 저녁에 식초나 락스를 부어놓으면 악취나 벌레가 올라오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6. 육류를 해동할 때의 육즙이 다른 식품이나 조리기구에 묻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육즙에서 번식할 수 있는 세균은 육류를 조리할 때 대부분 제거되지만, 육류 이외에 조리하지 않는 식품이나 조리기구에 묻어 다른 곳으로 퍼지기 쉽기 때문에 주의하도록 합니다.

 

 

 

 

여름 잘 나기 위한 차요법-K B S 2 라디오

 

여름은 날씨도 덥고, 땀도 많이 흘리게 되어 갈증이 많아지는 계절입니다. 물도 많이 마시게 되고 찬 음료수도 많이 찾게 되는데요. 여름철에 몸에도 좋고 갈증도 풀어줄 수 있는 한방차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여름철에 갈증이 많이 나는데요. 추천해주실 한방 약차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예로부터 각종 화채의 붉은 빛을 내기 위해서 오미자를 사용하는데요. 오미자는 여름철 갈증해소와 피로회복을 위해서도 단연 으뜸입니다.

 

오미자는 다섯가지 맛의 열매라는 이름 그대로 신맛, 쓴맛, 단맛, 매운맛, 짠맛의 다섯 가지 맛을 내지만, 그 중에서도 신맛이 강하여 생각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게 합니다.

 

오미자는 갈증 해소와 식욕을 돋우는 작용을 할뿐만 아니라, 비타민 A, C가 풍부하여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며, 중추신경을 각성시킴으로써 뇌에 활력을 불어넣고 일의 능률을 높여줍니다.

 

또한 신맛의 수렴작용으로 땀샘을 수축시켜 탈진을 막아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Q : 오미자차는 오래 끓여서 우려내야 하나요?

 

오미자는 끓이지 않고도 한나절 동안 물에 담가 두기만 해도 차로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오히려 끓이면 쓴맛이 강해져 풍미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붉은 색이 진한 오미자를 잘 씻어서 생수에 10시간 정도 담가둔 후, 냉장고에 넣어서 시원하게 마시면 됩니다.

 

 

2. 여름철 밤에 더위가 심해지면 잠을 들기 힘들어지는 열대야 증상이 많아지는데요. 열대야에는 어떤 한방차가 도움이 될까요?

 

밤이 되어도 더위가 식지 않아 잠을 못 이루는 사람들에게는 대추․둥글레차가 좋습니다.

 

대추와 둥글레는 중추신경의 흥분을 안정시켜 불면증을 개선시켜주며, 그리고 진액(津液) 생성을 도와 갈증을 해소시켜주므로 여름철 음료로는 제격입니다.

 

대추, 둥글레 각10g을 물 500cc로 끓여 반으로 줄면 2~3번 나누어 마십니다. 만약 불쾌지수가 높아서 괜히 짜증 나고, 쉽게 열 받는 날에는 백합 뿌리 10g을 함께 끓여 마시면 더욱 효과적입니다.

 

 

3. 여름철에 더위에 지치기도 쉽지만, 설사나 배앓이를 하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배도 차고, 설사도 잦을 때는 어떤 한방차가 도움이 될까요?

 

한방에서는 매실을 연기에 그을려 말린 ‘오매’를 여름철 배탈, 설사, 구토, 복통, 소화불량 때 구급약으로 썼을 만큼 매실은 여름을 위한 열매입니다. 매실에는 구연산이 풍부하여 무더위로 지친 피로와 갈증을 풀어주며, 새콤한 맛이 식욕도 증진시켜줍니다.

 

우리 몸의 간에서는 크레이브스 사이클이 돌아가야 피로물질이나 독소들이 해독되는데, 매실의 구연산이 크레이브스 사이클을 원활하게 돌아가게 도와주므로 피로가 풀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나라만큼 매실을 애용하는 국가 중 하나는 바로 이웃나라 일본입니다. 일본에는 옛날부터 빨간 매실장아찌를 밥 중간에 넣어 마치 일본 국기와 같은 모양을 만들어 먹던 풍습이 있습니다.

 

섬나라 일본은 워낙 수인성 전염병이나 식중독, 배탈, 설사, 복통 등이 잦으니까, 이를 예방하기 위해 매실장아찌를 끼니마다 챙겨먹었던 것인데요. 그것은 매실이 정장작용과 항균작용이 뛰어나고, 이담작용이 강해서 소화를 촉진시키기 때문입니다.

 

Q : 매실을 차로 만들어 먹는 방법도 있고, 술을 빚어 먹는 것도 좋다고 하던데요?

 

매실 원액과 매실주 만드는 법

 

♧ 재료 : 알이 굵은 푸른 매실 1kg, 백설탕 1kg

1. 매실을 물에 잘 씻어 물기를 뺀다.

2. 매실 1kg와 설탕 800g을 먼저 고루 잘 섞은 다음 용기에 넣는다.

3. 용기에 넣은 매실에 200g의 설탕으로 위를 채운 뒤, 잘 밀봉하여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4. 1주정도 지나, 병을 흔들어주면 설탕이 굳어지는걸 방지할 수 있다.

5. 약 2~3개월이 지난 뒤 과육이 쪼글쪼글해졌을 때 채에 걸러서 원액을 분리한다.

6. 남은 매실에 소주를 부어놓으면 훌륭한 매실주가 된다.

 

 

4. 조선시대에 궁궐에선 여름이 되면 요즘의 건강음료처럼 만들던 한방차로 여름도 이겨내고 건강도 지켰다던데요?

 

조선시대에는 단오가 되면 내의원에서 제호탕(醍醐湯)을 만들어 충성스런 신하들에게 나누어주던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제호(醍醐)의 의미는 불교경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우유를 정제하면 유(乳), 락(酪 치즈), 우소(牛酥 연유), 숙소(熟酥), 제호(醍醐)의 5 단계의 제품이 나오는데, 이 중 제호(醍醐)의 맛이 가장 좋아서 불교에서는 비교할 수 없이 좋은 맛, 곧 가장 숭고한 부처의 경지를 제호(醍醐)라고 합니다.

 

그만큼 정신을 맑게 하며, 여름철 더위를 물리쳐주고, 배탈이나 수인성 전염병 등 잔병치레를 예방하는 청량음료 역할을 하기에, 감히 ‘제호탕’이라 이름을 붙여 충신들에게 나누어 준 것입니다.

 

Q : 한방처방 중에도 여름철 더위를 이겨내는 것이 있다면서요?

 

또 하나의 여름철 한방 음료로 ‘생맥산(生脈散)’을 강력히 권장하고 싶습니다. ‘맥을 살린다.’는 이름처럼 여름철 더위로 땀을 많이 흘려 갈증이 심하고, 기운이 없을 때 진액(津液)을 보강하고 또한 심장기능을 강화하여 생기를 되찾도록 도와주는 처방입니다.

 

이 두 처방은 여름철 갈증해소와 더위를 이겨내는 비방으로, 두 처방의 약물을 같이 끓여서 냉장고 가득 넣어두고 마시면 온 식구의 여름 청량음료로 제격입니다.

 

♧ 제호탕 : 오매(매실) 400g, 백단향 32g, 사인 16g, 초과 12g을 가루 내어 꿀 1.8ℓ에 버무려 살짝 끓인 다음, 자기에 담아두고 냉수에 2~3스푼씩 타서 마신다.

 

♧ 생맥산 : 맥문동 8g, 인삼, 오미자 각 4g을 물 1.5ℓ로 끓인 후, 식혀서 냉장고에 보관하고 시원하게 마신다.

 

♧ 제호탕&생맥산 : 오매 20g, 맥문동 8g, 인삼, 오미자 각 4g, 백단향, 사인, 초과 2g를 물 2.5ℓ로 끓인 후, 식혀서 냉장고에 보관하고 시원하게 마신다.

 

 

5 여름철에는 냉면을 많이 먹게 되는데요. 냉면에 겨자를 꼭 넣어 먹게 됩니다. 왜 그런가요?

 

푹푹 찌는 여름날이면 시원한 냉면 한 그릇 생각이 절로 나기 마련인데요. 실은 냉면은 여름음식이 아닙니다. 왜일까요?

 

《동의보감》에서는 ‘여름에는 양기가 겉으로 떠올라 피부로 퍼지므로, 뱃속은 양기가 허해진다. 뱃속의 양기가 쇠약해지니 차가워지지 않을 수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이를 다음과 같이 비유하였는데요. ‘겨울철 추울 때는 우물물이 따뜻해지고, 여름철 몹시 더울 때의 샘물 바닥은 차다. 이는 겉이 차면 속은 더워지고, 겉이 더우면 속은 차진다는 증거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니까, 여름철에 온몸이 화끈거리는 것은 몸 속의 열기가 피부로 몰려서 그런 것으로, 그만큼 뱃속은 열기를 뺏겨 냉해진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여름철에 찬 음식을 먹으면 오히려 배탈이 나고, 급기야는 질병을 얻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차가운 냉면을 먹더라도 열성(熱性)의 겨자와 고추장 양념을 함께 섞어서 속을 데워주어야 하는 것이죠.

 

 

 

여름철 보양식-K B S 2 라디오

 

우리나라에는 초복, 중복, 말복이라고 해서 여름철에 허약해진 몸을 추스려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보양음식을 챙겨먹는 풍습이 있습니다. 오늘은 여러가지 보양식의 장점과 주의해야 할 점들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여름철에 가장 대중적인 보양식은 뭐니뭐니해도 삼계탕인데요. 삼게탕에 대해 말씀해주시겠어요?

 

예로부터 사위가 오면 씨암탉을 잡아주곤 했었죠. 이유인즉슨 닭고기는 다른 육류보다도 육질이 가늘고 연하여 소화흡수가 빨라서, 먹고서 바로 힘을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닭고기에는 질 좋은 단백질과 지방질이 많아 충분한 영양공급원이 되므로 기운빠지는 여름철 더욱더 각광받는 것이죠.

 

특히 닭 날개에 많은 뮤신은 단백질의 흡수력을 높여주며, 성장을 촉진하고 성기능과 운동기능을 증진시키니 ‘닭 날개를 먹으면 바람난다’는 속설도 생긴 것입니다.

 

Q : 한의학적으로 닭과 인삼, 즉 삼계탕은 어떤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나요?

 

한방적으로 닭은 열성(熱性) 식품으로 여름철 냉해진 뱃속을 따뜻하게 데워 줘, 떨어진 소화력과 입맛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므로 여름철에 제격인 것이죠.

 

그리고 그에 곁들인 인삼은 땀으로 소진된 기운을 보(補)해주며, 대추는 땀으로 빠져나간 진액(津液)을 보충해줍니다.

 

만약 땀이 많이 나는 사람이라면, 땀샘 기능을 조절하는 황기를 한줌 같이 넣어서 끓인 황기삼계탕을 먹으면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2. 보신탕 또한 여름철 복날에 꼭 챙겨먹는 보양식 중의 하나인데요.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보신탕 문화가 있다면서요?

 

연중 무더위가 가장 기승을 부리는 복날 무렵이면 더위에 지친 몸을 추스르기 위해 보신탕을 찾는 사람이 많습니다. 보신탕은 우리 민족과 함께 해온 보양식이지만, 실상 한․중․일 세 나라의 역사와도 함께 해왔습니다.

 

중국에서는 ‘향육’이라 하여 다양한 개고기 조리법이 있고, 청나라 말 이홍장도 개고기를 무척 즐겼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쇠고기 대신 붉은 개고기를 약용으로 써왔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우리 나라는 조선시대 홍석모의 《동국세시기》에 ‘개를 삶아 파를 넣고 푹 끓인 것을 구장(狗醬)이라고 한다. 여기에 죽순을 넣으면 더욱 좋다. 구장에 고춧가루를 타서 밥을 말아서 시절음식으로 먹는다. 이렇게 먹고서 땀을 흘리면 더위를 물리치고 허한 기운을 보충할 수 있다’라고 기록되어, 다른 나라와는 달리 개고기를 여름철 보양식으로 즐겼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Q : 역사적으로도 개고기가 여름철 건강관리에 좋다는 얘기인데요. 그렇다면 왜 하필 복날에 개고기를 즐겼던 것일까요?

 

첫 번째는 영양학적 측면입니다. 영양학적인 측면에서 살펴본다면 개고기는 사람의 근육과 가장 가까운 아미노산 조성을 가진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어 다른 고기보다 흡수가 잘됩니다. 맛 또한 구수하고 입에 착착 달라붙어 심지어 북한에서는 단고기라고 할 정도입니다.

 

《동의보감》에서도 ‘개고기는 오장을 편하게 하며 혈맥을 조절하고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며 골수를 충족시켜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하며, 양기를 일으키며 기력을 증진시킨다’고 극찬했을 정도입니다.

 

그러니, 기력이 떨어지는 여름철에 서민들이 보약을 지어먹을 형편은 안되고 하여 대신 보신탕으로 체력을 회복하려 한 것이며, 또한 큰 병이나 수술 후에도 보신탕을 권해온 것입니다.

 

Q : 보신탕을 주의해야 할 분들도 있다면서요?

 

아무리 좋다해도 과하면 독이 되는 법입니다. 개고기는 열성(熱性)이어서 몸이 차고 허약한 체질, 소모성 질환을 앓고 있는 자와는 궁합이 맞지만, 열이 많은 체질이나 원래 체력이 좋은 사람, 또는 비만한 사람은 오히려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3. 여름철에 신경을 많이 써서 입맛이 없거나 불면증이 있을 때 좋은 음식이 있다면서요? (미꾸리 두부탕)

 

입이 깔깔한 여름철, 산초가루 뿌린 추어탕 한 그릇이면 입맛이 싹 돌게 되죠. 미꾸라지에는 소화되기 쉬운 단백질, 철분과 비타민 B2 가 풍부하여 빈혈 예방 효과가 있으며, 뼈 째 먹기 때문에 칼슘과 비타민 D도 충분히 섭취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산초는 생선 독을 해독하고 구충하는 효능이 있으며 열성(熱性)이 강하여 찬 속을 뜨뜻하게 데워줄 수 있으므로, 여름철 추어탕과 찰떡궁합인 것이죠.

 

한편, 여름철 신경성 식욕부진과 열대야 불면증이 심하신 분들께는 ‘미꾸리 두부탕’을 권하고 싶습니다. 땀을 흘리면 Na+, Cl-, Mg2+, Ca2+, K+ 등의 전해질 손실이 있게 됩니다.

 

Q : 불면증이 있거나 신경이 예민해질 때 칼슘이 많은 음식이 좋다고 들었는데요.

 

칼슘(Ca2+)은 신경안정과 밀접한 영양소로, 땀으로 칼슘 손실이 많아지면 신경이 예민해지고, 불안 초조하여 안절부절 못 하며, 불면증이나 신경성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칼슘 공급 차원에서 ‘미꾸리 두부탕’은 최고의 식품입니다. 두부 한 모에는 우유 한잔의 칼슘 보다 더 많은 양의 칼슘이 들어 있고, 뼈 째 먹는 미꾸라지의 칼슘 함유량은 두말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4. 미꾸리 두부탕은 어떻게 만듭니까?

 

♧ 재료 : 산 미꾸라지 6~7마리 정도, 두부 한 모

1. 산 미꾸라지를 물에 넣고 살짝 끓이다가 뜨거워서 팔딱팔딱 뛸 때, 차가운 두부를 통째로 넣는다. 이 때 미꾸라지는 찬 두부 속으로 파고들게 된다.

2. 미꾸라지가 익을 정도로 충분히 끓인 후 꺼낸다.

3. 두부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양념장에 찍어 먹는다.

 

 

5. 여름에 보약을 먹으면 그 약기운이 땀으로 다 빠져나간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정말입니까?

 

언뜻 들으면 그럴싸한 것 같지만, 조금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어처구니없는 이야기입니다.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리니, 땀과 함께 약 성분이 다 빠져나가 아무 소용이 없지 않느냐?’는 맥락인데, 그렇다면 우리가 먹는 음식은 모두 땀으로 그대로 빠져 나오나요?

 

땀이란 우리 몸에서 대사하고 남은 찌꺼기가 배설되는 것으로, 수분과 몇 가지 전해질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즉, 우리가 음식으로 섭취하는 영양분은 몸으로 흡수되고, 땀으로는 빠져나가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한약도 마찬가지입니다. 약효를 발휘하는 성분은 인체 각처에서 활용되고 나서, 찌꺼기만 땀과 대소변으로 배설되는 것이죠. 그러니, 여름철에도 안심하고 한약을 먹어도 됩니다.

 

《동의보감》에서 ‘사계절 중에서 여름이 건강을 지키기 가장 힘들다.’고 한 것처럼, 여름 나기가 유난히 힘든 사람들은 오히려 여름철이 꼭 보약을 챙겨먹어야 할 계절입니다. 보약을 먹어서 기력을 보충해주어야 여름을 더 쉽게 날 수 있고, 또 가을과 겨울에 질병이 오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것입니다.

 

특히 여름철 무기력증에는 보중익기탕이 도움이 됩니다.

 

 

 

 

여름철 과일-K B S 2 라디오

 

여름철의 무더위로 몸도 마음도 지치지만, 그래도 여름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신데요. 여름에 많이 나는 과일들도 그 이유 중에 하나가 될 것 같습니다. 여름철 과일, 어떤 것들이 있고, 우리 몸에는 어떻게 좋은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여름철 과일은 우리에게 어떤 도움을 줍니까 ?

 

과일의 계절 여름. 뜨거운 태양 볕을 받고 자란 과일은 서민들의 의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한 자연의 선물입니다.

 

우리 몸의 체액은 pH7.4의 약알칼리성을 띠고 있는데, 여름철에 땀을 흘리고 식욕이 없어 영양공급이 잘 되지 않으면 산성화로 기울기 십상입니다.

 

여름이면 피로하고, 입맛도 없고, 무기력한 이유가 바로 체액이 산성화되었기 때문으로, 여름철 건강 유지의 관건은 바로 산성화된 체액을 중화시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름철 과일은 대부분 강한 알칼리성이어서 체액을 중화시키기에 충분합니다.

 

또한 구연산, 주석산, 사과산과 같은 유기산이 들어 있어 간의 크레이브스 사이클을 잘 돌게 하여 피로물질을 배출시켜주고, 위산분비를 촉진시켜 식욕을 돋궈주며, 수분과 무기질 비타민과 당분을 고루 함유하고 있어 수분과 전해질 불균형도 해결해주므로 일석사조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2. 여름철 과일 중에 대표적인 것이 수박인데요. 수박에 소금을 조금 뿌려서 먹는 것이 좋다면서요?

 

우리조상들은 수박이나 토마토에 설탕 대신 소금을 뿌려 먹어왔으며,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도 소금을 곁들인 양념을 과일에 뿌려 먹는 습관이 있습니다.

 

왠지 소금과 과일은 궁합이 맞지 않을 것 같으나, 실상은 더운 기후에서 건강을 지키려는 지혜를 엿볼 수 있습니다. 무더운 동남아 지역이나 여름에는 땀으로 나트륨이 빠져나가 체내 전해질 불균형이 올 수 있습니다.

 

거기다 이뇨작용이 강한 과일을 먹으면 소변으로 나트륨 손실이 커 전해질 불균형이 더 심각해질 수 있는 법이죠.

 

그래서 염화나트륨 즉, 소금을 과일에 뿌려 먹는 것입니다. 무더운 여름에 체내 나트륨이 부족하면 자칫 탈진상태가 되어 쇼크에 빠질 수도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약간의 소금을 공급해주는 것 입니다.

 

Q : 소금은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고 하던데요.

 

소금은 체액을 증가시켜 부종을 일으키고, 혈압을 상승시키므로 하루 10g 미만으로 섭취량을 제한하고 있지만, 여름이나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을 할 때에는 소금 섭취량을 늘려주는 것도 좋습니다.

 

그래서 수박이나 토마토, 복숭아 등 여름과일에 소금을 약간 뿌려서 먹거나, 콩국수에 소금을 약간 타서 먹으면 입맛도 돌고 건강도 지킬 수 있습니다.

 

 

3. 또, 여름 더위로 인한 갈증에도 수박이 좋다던데요?

 

수박은 수분 함량이 91~94%나 돼 갈증을 빨리 없애주며, 또한 수박의 당분은 체내 흡수가 빠른 과당과 포도당이어서 에너지 공급에도 일조를 합니다.

 

특히 땀을 많이 흘리고 햇볕을 많이 받아 속이 메스껍거나 토하려고 할 때는 냉수보다 낫습니다.

 

그리고 수박의 이뇨작용은 이미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죠. 수박에 풍부한 칼륨이 이뇨작용을 촉진시켜, 신장병과 요도염, 방광염으로 소변을 잘 보지 못할 때, 몸이 잘 부을 때, 다이어트를 할 때, 그리고 과음 후 주독해소에도 그 효능을 톡톡히 발휘합니다.

 

또 수박을 붉게 하는 색소인 라이코펜(Lycopen)은 항산화물질로서 체내 프리라디칼(유해산소)를 제거해 항암작용을 한다는 것이 밝혀져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Q : 수박은 정말 여름철에 좋은 것 같습니다. 수박은 많이 먹어도 괜찮은가요?

 

이처럼 좋은 음식도 너무 과한 것은 좋지 않습니다. 수박은 냉성이어서 배가 차거나 설사를 하는 사람에게는 해로우며, 밤보다는 낮에 먹는 것이 좋습니다.

 

 

3. 여름철에는 토마토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토마토가 몸에 좋다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던데요.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의 얼굴이 파랗게 질린다’는 서양속담처럼, 붉게 익은 토마토는 영양분과 질병예방 차원에서 최고의 과일입니다.

 

토마토에는 라이코펜과 베타카로틴 등 체내 유해산소를 없애는 항산화물질이 풍부합니다. 특히 토마토의 붉은 색을 내는 라이코펜은 베타카로틴 두 배의 강한 항산화효과가 있어서 항암작용, 심장병 예방, 혈당저하 등 최고의 건강 지킴이 노릇을 합니다.

 

수박과 포도에도 리코펜이 함유되어 있으나, 그 함량은 토마토의 절반수준에도 못 미칩니다. 리코펜과 베타카로틴은 토마토가 빨갛게 익었을 때 가장 풍부하므로, 파란 것은 완전히 익힌 다음에 먹는 것이 좋습니다.

 

Q : 토마토는 조리해서 먹는 것이 좋다면서요?

 

또한 토마토는 신선하게 먹는 것보다는 열을 가해 조리해 먹는 것이 낫습니다. 이 과정에서 리코펜이 세포벽 밖으로 빠져 나와 몸에 잘 흡수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토마토가 나는 철이 아니더라도 토마토 소스나 페이스트를 이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외에도 토마토에는 비타민 C가 풍부해 여름철 피로해소에도 좋으며, 알칼리성 식품이어서 산화된 체액을 중화시키기에도 충분합니다.

 

 

4. 노랗게 잘 익은 참외도 여름에 즐겨먹게 되는데요.

 

참외는 수분함량이 90% 정도로 여름철 갈증과 열을 내려주는 데 아주 효과적입니다. 또한 칼륨이 풍부하여 강력한 이뇨작용이 있어, 신장염과 방광염 등이나 부종에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참외에 함유된 포도당과 과당은 흡수가 빨라 여름철 피로회복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항암효과가 뛰어난 ‘쿠쿨비타신’이라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건강 유지에 제몫을 다 합니다.

 

다만, 참외 역시 수박과 마찬가지로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어 몸이 차거나 위가 약한 사람, 어린아이들은 한 번에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5. 내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라고 이청준 시인의 시에도 나오는데요. 여름에 즐겨먹는 포도가 몸에는 어떤 면에서 좋습니까?

 

포도는 이름 그대로 포도당으로 되어 있습니다. 곡류 등은 다당으로서 소화과정을 통해 분해되어 단당인 포도당이 되어야 흡수되는데, 포도는 그 자체가 단당인 포도당으로 되어 있으므로 먹으면 바로 흡수되어 에너지로 빨리 이용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포도 한송이를 먹으면 5% 포도당 수액 링거주사를 맞는 것과 비슷한 량의 포도당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뇨작용으로 몸의 열을 내려주며, 해독작용이 있어서 알코올이나 피로물질을 배출시켜서 몸을 깨끗이 정화시켜줍니다.

 

Q : 포도주가 심장에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특히 요즘 들어 포도주가 심장병 예방 효과가 있다고 하여 각광을 받고 있는데요. 이는 포도의 폴리페놀이 체내 유해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효과가 있기 때문인데, 심장병 외에 노화, 암, 동맥경화 방지에도 유효합니다. 따라서 포도주만이 아니라 일반 포도, 포도주스 등을 이용해도 좋습니다.

 

 

6. 달콤한 복숭아도 몸에 좋다면서요?

 

복숭아에는 새콤한 맛을 내는 사과산과 구연산이 1.5%정도 함유되어 있고, 알칼리성 식품이어서 여름철 식욕증진과 피로회복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이뇨작용과 함께 식이섬유인 팩틴이 1.38% 함유되어 있어서 통변작용도 있습니다. 또한 항산화작용이 있는 폴리페놀이 함유되어 있어서 항암효과가 있는데, 특히 니코틴 해독작용이 있어서 폐암예방을 위해 애연가들에게 권장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