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KBS 3 라디오
이번 치매 특집 5번째 시간 중 마지막 시간입니다. 오늘은 치매 환자의 생활환경과 치매가 있는 어르신을 모시는 가족들을 위한 정보를 중심으로 풀어 나가겠습니다 .
1. 집안애서 치매 환자들의 주거 환경도 상당히 중요할 것 같은데요. 우선 치매 환자 방의 위치는 어떤 위치가 좋을까요?
환자의 방은 1층으로 가족들이 잘 관찰할 수 있는 위치가 좋습니다. 그리고 화장실에서 가까우면 더욱 좋습니다.
급히 화장실을 가시다가 다치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고 다른 층에 비해 생활하시기가 편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2. 치매 환자가 있는 집안의 인테리어도 상당히 중요할 것 같은데요
집 내부의 인테리어는 치매 환자분이 정신적 안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가능하면 환자가 지금까지 살아온 대로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합니다.
치매 환자는 새로운 것을 익히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과거의 습관대로 생활할 수 있도록, 환자의 주위를 익숙해진 물건과 과거의 분위기로 감싸주도록 합니다.
또, 사고 방지를 위해 복잡한 장식장이나 거치적거리는 물건을 치우도록 하고 바닥은 미끄럽지 않는 매트를 깔도록 하며, 카펫 모서리에 발이 걸리지 않도록 테이프를 붙여놓도록 합니다.
방과 마루 사이에 문턱을 없애고, 방과 방 사이에 높낮이 차이를 없도록 해서 혹시나 있을 수 있는 낙상을 방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3. 부엌에는 여러 가지 위험한 물건들이 많기 때문에 상당히 조심을 해야 될 것 같은데요.
칼, 가위, 도자기, 컵 등 깨지기 쉬운 물건과 위험한 것들은 사용 후 싱크대 안에 넣어서 자물쇠로 채워두는 것이 좋습니다.
4. 치매 환자들이 이용하는 욕실, 화장실도 상당한 배려가 있어야 될 것 같은데요
화장실은 환자가 알아보기 쉽도록 문에다 화장실 그림을 붙여놓는 것이 좋은데요. 그렇게 하는 이유는 대소변을 자주 보시거나 가리기 힘든 경우도 있고, 화장실이 어디에 있는지 찾지 못하시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 미끄럽지 않도록 화장실 바닥 마감재를 잘 사용해야 합니다.
6. 유리창도 주의해야 할 것 같은데요.
거실이나 방의 커다란 유리창을 보고 환자는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하고, 부딪칠 수 있기 때문에 환자 눈높이에 맞춰서 그림이나 스티커를 붙여놓도록 하여 만약에 있을 사고를 방지해야 합니다..
7. 치매환자 본인도 중요하지만 간호하는 가족들도 환자를 돌보다보면 여러 가지 어려움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집안에 치매환자가 생기면, 보호자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서 환자의 증상을 이해하지 않으려 할 수도 있습니다.
허나 이 병에는 감정적으로 대처하면 보호자는 빨리 지치기 쉽고 환자의 증상은 더욱 악화될 수 있으므로, 보호자는 치매에 대한 정보와 간호법에 대해서 충분히 숙지해서 앞으로 일어날 일에 냉철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이상적인 간호를 하기는 어려우니까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거쳐서 조금씩 개선해 나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8. 치매 환자와의 의사소통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습니까?
환자에게는 짧은 단어나 간결한 문장을 사용하고. 한번에 하나씩 간단히 물어 보며, 한번에 한가지 일만 하도록 주문해야 합니다.
그리고 음의 고조를 낮추어 천천히 말해주고, 환자가 이에 반응할 때까지 기다리도록 합니다.
또한 치매 환자는 말로 대화하는 것보다 얼굴표정, 눈, 손, 등 비언어적 의사소통에 더 잘 반응합니다.
따라서 환자에게 미소를 짓거나, 손을 잡아주는 등의 행동을 통해서 애정을 표시하도록 하며, 환자의 얼굴을 직접 바라보면서 대화를 하면 환자가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9. 가끔 치매 환자들은 방금 밥을 먹었는데, 또 밥을 달라고 할 때가 많잖아요. 이럴 때는 어떻게 대처를 하는 것이 좋습니까?
‘조금 전에 먹었잖아요’라고 말해도 환자는 ‘나는 안 먹었다’ 라고 대답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다 되었으니까 기다리시겠어요라고 해서 기다리는 동안 잊게 하거나, 본인이 좋아하는 과일이나 과자를 주고 ‘기다리는 동안 이거라도 드세요’ 라는 식으로 달래도 좋습니다.
10. 치매 환자들이 가족이나 다른 사람을 의심할 때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습니까?
환자는 중요한 것을 어딘가에 꽁꽁 숨겨두고는, 그 사실을 잊어버리고 사용하려고 할 때 없으면 누군가를 의심합니다.
이때는 ‘내가 아니에요’ 라고 하지 말고, ‘함께 찾아보지요’하면서 함께 찾아봅니다.
혹시 가족이 찾으면 ‘역시 네가 훔쳐갔었구나’ 라고 말하므로,
자신이 찾은 것으로 하지 말고 ‘이 근처를 찾아볼까요? 하고
유도해서 본인 찾도록 하고 ‘아, 다행이네요’ 하고 함께 기뻐하는 것이 좋습니다.
11. 치매환자들은 시간개념을 잘 상실하시는 경우가 있는데요.
환자가 ‘오늘이 며칠이지?’ ‘몇 시지?’ 라고 묻는 것은, 며칠인지를 알고 싶어하는 것보다, 지금이 언제인지 여기가 어디인지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경우에 무성의하게 대답을 하면 좌절감을 느끼게 되므로, 정해진 곳에 커다란 달력과 시계를 걸어두고 ‘오늘이 며칠인지 같이 볼까요? ○월 ○일이네요. 지금이 몇 시인지 볼까요? ○시 ○분이네요’라고 정성스럽게 대답하여 환자를 납득시키도록 합니다.
12. 기억장애가 생겨 가족들에게도 누구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이해가 안되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아는 사람인데도 ‘당신은 누구십니까?’ 라고 묻기도 하고, 다른 사람(친척이나 형제, 친구 등)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착각하는 그 사람이 되는 편이 환자를 위해 좋습니다. 만약 의심하고 있는 사람으로 착각하고 흥분하면, 맞대응을 하지 말고 다른 곳으로 피한 후에 다시 나타나 다른 사람으로 인식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13. 치매환자들이 자꾸 밖으로 나가시려고 할때 어떡하나요? 혼자 내보내드릴 수도 없고, 같이 나가드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텐데요.
치매에 걸린 분이 전에 다녔던 회사에 가려고 한다든지, 뭔가 할 일을 생각해 내고 외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능하면 함께 나가서 이야기를 하거나 산책을 하고 돌아오는 것이 좋지만, 언제나 그렇게 할 수만은 없는 일이죠.
먼저, 현관문에 종을 달아두고, 혼자 나가시는 것을 가족들이 알 수 있도록 해서, 주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주소와 이름, 전화번호를 적은 이름표를 옷에 달아두거나 명함을 주머니에 넣어두는 것도 좋습니다.
또 잘 가는 가게나 이웃 사람들에게 혼자서 있으면 연락을 해달라고 미리 부탁해 두는 것도 필요합니다.
14. 환각이나 환청이 들린다고 하면서 불안해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아무 것도 없는데 ‘저기에 유령이 있다’ ‘도둑이 있다’고 소동을 피우거나 밤에 돌아다니는 일이 있습니다. 이때는 환자에게 환각이라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억지로 설득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환자가 두려워하고 있으므로 ‘제가 있으니까 괜찮아요’ ‘함께 퇴치합시다’라고 안심을 시켜주고, 재미있는 일에 참여시키거나 다른 방으로 이동시켜 차를 마시게 해서 기분을 전환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단, 이 증상이 며칠 동안 지속되는 경우, 전문의와 상의하도록 합니다.
15. 치매 환자분의 감정이 정리 되지 않고 흥분할 때는 가족들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습니까?
옷을 잘 입지 못하거나 질문에 엉뚱한 대답을 하거나, 일을 잘
수행할 수 없을 때 이를 지적하면, 치매 환자는 좌절해서 흥분하여 소리를 지르거나 때리고 발로 차며 다른 사람을 해치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때 간호하는 사람이 냉정을 잃으면 상황은 증폭이 되므로, 우선 환자가 좌절된 상황을 피하게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환자 스스로 겉옷을 혼자서 입게 하던가 간단한 일을 수행하도록 하여 좌절감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해주고, 다른 쪽으로 주의를 끌어서 그 상황을 잊어버리기를 기다리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환자가 힘들어하는 일을 줄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목욕을 매일 하는 것보다는 격일로 하고, 힘든 치료나 활동은 마음이 안정되었을 때 하도록 하며, 자주 안심시켜주고 지적하지 않도록 합니다.
16. 치매혼자들은 대 소변 가리는 것이 일반 사람들처럼 쉽지가 않은데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치매환자가 대소변 실수를 했을 때 엄하게 꾸짖으면 수치심을 느껴서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새 걸로 가는 편이 기분 좋겠지요’라며 태연하게 처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환자는 화장실에 가까운 방을 쓰게 하거나 실내용 변기를 구비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환자 옷에 지퍼나 단추를 떼고 부착식 펠트나 고무줄을 달아서 빨리 용변을 볼 수 있도록 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야간 요실금을 예방하기 위해 저녁식사 후에는 물 마시는 것을 제한시키고, 수면 중 깨워서 소변을 보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17. 간혹 음식 쓰레기나 비누 등 이상한 것을 드시려고 할 때도 있더라구요.
이때도 환자를 질책하면 더욱더 그 물건에 집착을 하게 되므로, 절대 야단을 치지 않도록 합니다.
‘잠깐만요. 이것보다 더 맛있는 것이 있는데, 그걸 드릴께요.’ 라고 하며 다른 음식을 주어서 주의를 끌도록 합니다. 그리고 비누나 약품 등 환자가 입에 넣으려고 할 만한 위험한 물건을 손에 닿지 않는 곳으로 옮겨 놓도록 합니다.
19. 치매가 있는 분들은 늘 외로움을 타는 것 같아요.
고독은 치매의 가장 큰 적입니다. 친구를 가끔 방문하게 하여 과거의 정겨운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되, 방문시간을 짧게 하고 환자를 자극하는 말이나 행동은 하지 않도록 양해를 구하도록 합니다.
20. 적절한 치매 시설 이용에 대하여 말씀해주시겠어요?
치매환자는 입원하는 경우 새로운 병원환경에 익숙해지지 않고, 병원의 생활 규칙이나 일과를 배울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적응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따라서 2단계(중기)까지는 눈에 익은 자신의 집과 방, 가족 등을 접할 수 있도록 가정에서 간호하거나, 주간 보호 센터를 이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주간 보호 센터에서는 운동, 산책, 놀이, 글씨 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환자에게 남아 있는 기능을 유지시켜 줍니다.
그리고 환자가 주간 보호 센터에 있는 동안 보호자는 휴식을 취할 수 있으므로, 환자를 더욱 잘 보살필 수 있습니다.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어 가족이 간호하기 어렵고, 사고 위험이 높은 3단계(말기)가 되면 병원에 입원시키는 것도 좋습니다. 상태가 매우 나쁜 몇 개월간 시설을 이용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치매 시설을 이용하는 것은 절대 환자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환자 모두를 위한 방법입니다.==유교적관습
가족들은 치매 시설에 대한 나쁜 편견을 버리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21. 최근 뉴스를 보니 치매가 올 수 있는 유전자가 발견되었다면서요?
부모나 형제 중 치매 환자가 있으면 본인에게 치매가 올 가능성은 약 20~25%로, 치매의 발생에 유전적인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우리 몸의 지방질 대사에 관여하는 아포 단백질 중 APO E4형을 가진 사람이 E2나 E3형을 가진 사람보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3배 이상 높고 더 이른 나이에 알츠하이머병에 걸린다고 합니다.
인간 유전자는 두 개가 한 쌍을 이루는데, APO E4 유전자를 쌍으로 가진 사람은 APO E4 유전자가 하나도 없는 사람보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이 무려 5~10배나 높다고 보고했습니다.
실제로 치매 환자의 70%가 APO E4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APO E4 유전자와 치매의 발병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라 해도 반드시 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므로, 이 유전자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이라기보다는 ‘위험인자’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것이 옳습니다.
따라서 유전자 검사에서 이 유전자가 발견되면 ‘치매를 주의해라’는 경고의 메시지로 여기고, 치매 예방을 위해 애써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