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17 14:46
[교통방송] 모닝 매거진 - 술.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조회 : 6,649  

술 - 교통방송

 

멘트

 

이 세상 최초의 인간이 포도나무를 심을 때, 악마가 ‘무엇을 심고 있느냐?’고 물었답니다. 인간은 ‘포도나무요. 이 나무에는 달콤하고 맛있는 포도가 열리는데, 그것을 발효시키면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술이 된다오.’라고 말했지요. 그러자 악마는 양, 사자, 돼지, 원숭이들을 죽여 그 피로 포도나무의 거름을 했더랍니다.

 

그래서 술을 마시기 시작할 때에는 양처럼 온순하고, 조금 마시면 사자처럼 사납게 되고, 더 마시면 원숭이처럼 춤추거나 노래부르며, 더 많이 마시게 되면 돼지처럼 토하고 뒹굴며 추하게 되니, 이것은 악마가 인간에게 준 선물이기 때문이랍니다.

 

1.

 

‘한잔의 술은 좋은 벗이 되지만, 두 잔의 술은 그 사람의 품위를 떨어뜨리고, 석잔의 술은 부도덕하게 만들고, 넉 잔의 술은 파멸로 가게 한다’는 격언처럼, 적당한 음주는 인간관계를 돈독하게 하고 스트레스 해소와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지나치면 사람을 파멸의 길로 빠져들게 합니다.

 

 

2. 술을 마시게 되면 우리 몸에서 어떻게 받아들이게 됩니까?

 

사람이 술을 마시면 알코올의 약 20%는 위에서 흡수되고, 약 80%는 소장에서 흡수되어 대부분이 간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간에 들어간 알코올은 알코올 탈수소효소(ADH)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로 분해되고, 그것은 아세트알데히드 탈수소효소(ALDH)에 의해 초산으로 분해됩니다. 이렇게 간에서 분해된 산물은 전신을 돌다가 소변이나 땀으로 배설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간은 인체에 들어온 술을 분해하는 화학공장인데, 사람마다 알코올 탈수소효소(ADH)나 아세트알데히드 탈수소효소(ALDH)와 같은 알코올 분해 효소의 양이 다릅니다.

 

그래서 간에 알코올 분해효소가 많은 사람은 술이 세고, 그것이 적은 사람은 술이 약한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술이 센 사람이라 해도 과음이 연속되면 간의 알코올 분해효소가 다 소모되어 간이 파괴될 수 있으므로, 술을 마신 후 3~4일 동안은 간이 회복될 수 있도록 쉬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3. 과음, 폭음으로 생길 수 있는 질환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뇌 - 코르사코프 증후군, 알코올성 뇌병변증, 알코올성 치매

․심혈관계 - 심장병, 고혈압

․위 - 위염, 급성 위궤양

․간장 -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간경병

․십이지장 - 십이지장염, 유두염, 십이지장 궤양

․소장 - 소장염, 흡수불량증후군

․췌장 - 급성 췌장염, 만성 췌장염, 당뇨병

․다리 - 통풍, 말초신경염,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

․대장 - 대장암

 

 

4. 칡뿌리가 숙취해소에 좋다던데요?

 

알코올 해독에는 칡뿌리 만한 약이 없습니다. 한방에서는 칡뿌리를 갈근이라 하는데, 간기능을 개선시키고 해독효과가 뛰어나 간장질환에 자주 사용되고 있습니다.《동의보감》에서 “갈근은 땀구멍을 열어 주며 술독을 푼다. 술로 인해서 생긴 병이나 갈증에 쓰면 아주 좋다.”고 나와 있습니다.

 

실제로 알코올로 유발된 간손상 쥐에게 갈근을 투여한 결과 간수치(GOT, GPT)를 강하게 떨어뜨리는 효과가 나타났으며, 에탄올로 간기능 장애가 유발된 쥐에게 갈근 약침을 시술한 결과 간수치(GOT, GPT)가 떨어지고 지방간도 호전되었다는 논문이 발표되었습니다.

 

그만큼 칡뿌리의 알코올 분해작용과 간기능 개선작용이 여러 실험으로 증명되었습니다. 또한 칡뿌리는 땀을 나게 해서 주독을 배설시켜주고, 열을 내려서 음주 후 갈증을 해소시켜주며 지사작용까지 있어서 과음으로 설사가 잦은 주당을 위한 최고의 숙취해결사입니다.

 

숙취해소를 위해 생칡즙 한잔을 한번에 마시거나, 말린 칡뿌리 20g을 물1ℓ로 1시간 30분간 달인 후 여러 번 나누어 마시도록 합니다. 칡이 없다면 슈퍼에 파는 갈분을 대용해도 좋습니다.

 

갈분 한 스푼에 물2컵 비율로 해서, 끓는 물에 갈분을 넣고 약한불에 주걱으로 저어가면서 미음을 만들어 설탕이나 소금을 타서 먹습니다. 또는 갈분 1스푼에 뜨거운 물 한 컵을 부어 꿀을 타서 차처럼 마셔도 좋습니다. 갈분은 아이들의 열병이나 배앓이․설사에 이용해도 좋습니다.

 

 

5. 또 어떤 음식이 술을 빨리 깨게 합니까?

 

서양 식탁에서 약방의 감초 격인 오이피클이 해장에 좋다는 것을 아십니까? 까뮈의 《이방인》에도 술꾼들의 역한 냄새가 물씬 풍기는 뒷골목의 오이피클 냄새를 묘사한 적이 있고, 뚜르게네프의 《아버지와 아들》과 푸시킨의 《대위의 딸》에서도 술 깨는데는 오이피클이 최고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오이피클은 오이를 절여 식초로 간을 한 것으로, 오이와 식초는 술독을 푸는 데 기막힌 식품입니다.

 

오이는 성질이 차서 술독으로 오른 열을 내려주며, 수분과 비타민C가 풍부하여 갈증 해소에도 도움이 됩니다. 또한 칼륨이 풍부하여 소변배설을 촉진시키고, 이때 알코올 대사물질도 함께 배설되도록 해줍니다.

 

식초 또한 주독을 빨리 풀도록 도와주는 식품입니다. 술을 마시면 간의 크레이브스 사이클이 잘 돌지 않아 술의 해독능력이 떨어지고, 노폐물이 배설되지 않아 피로하게 됩니다. 이때 식초를 먹으면 크레이브스 사이클을 원활하게 돌아가게 해서, 알코올을 빨리 해독시키고 또 노폐물 배설을 촉진시켜 술을 빨리 깨게 하며 갈증도 해소시켜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술 마신 다음날 생수 한잔에 식초 2큰 술 정도를 타서 마시거나, 오이를 갈아서 한 컵 분량의 즙을 내고 거기에 식초 2큰 술 정도 타서 마시면 금상첨화입니다. 아니면 반찬으로 오이냉국을 해서 먹어도 좋겠죠.

 

꿀물, 인삼즙, 무즙, 미나리즙에 식초를 타서 마셔도 좋으며, 그 외에도 숙취해소에 식초의 응용은 무궁무진합니다.

 

 

6. 숙취에 좋은 한방 처방이 있을까요?

 

소위 ‘술병 났다’고 할 때 쓸 수 있는 처방으로 칡뿌리(갈근)이 주약재로 들어간 대금음자(對金飮子)가 있습니다. 대금음자는 얼마나 좋은 약이면 ‘금과 바꿀 수 없다’는 뜻의 이름을 지었겠으며, 음주 후 구토, 설사, 복통, 갈증, 소화불량 등 위장장애가 주증상인 경우가 적응증입니다.

 

♧ 대금음자 가미방 : 진피 12g, 갈근 8g, 적복령, 사인, 신곡 각 4g, 후박, 창출, 감초 각 3g, 생강 3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