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18 11:39
[SBS] 섹션 라디오 - 한약과 무.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조회 : 6,736  



이 내용은 2006년 10월 2일 sbs, 섹션 라디오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월: 한약을 먹을 때 무를 먹으면 흰머리가 생기나요?

 

환자들이 한약 지어가면서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원장님, 한약 먹을 때 를 먹어도 되나요?’라는 질문입니다.

 

이는 ‘한약 먹을 때 무를 먹으면 흰머리가 생긴다’라고 하는 속설 때문인데, 한마디로 이야기 하면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입니다.

 

이 속설의 근원을 살펴보면, 한약재 중 숙지황나복자(무씨)의 나쁜 궁합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숙지황보혈(補血)작용이 매우 뛰어난 약재인데, 단점소화가 잘 안 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숙지황이 들어가는 처방에 소화를 도와주는 나복자(무씨)를 배합을 했더니, 오히려 숙지황효능이 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로부터 숙지황무씨나복자상극관계라는 것을 알고, 숙지황이 들어간 한약을 먹을 때는 무를 같이 먹지 말라고 한 기록이 한의학의 경전과도 같은 본초강목에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옛날부터 숙지황 밭에를 심으면 무우가 자라지도 못하고 죽었고 반대로 무우 밭에 숙지황을 심으면 숙지황이 자라지도 못 할 정도로 둘 사이의 궁합이 매우 나빴습니다.

 

그래서 숙지황이 들어 가는 한약을 먹을 때를 같이 먹으면 약효가 떨어지기 때문에 , 그 금기 사항을 강조하기 위해 ‘한약을 먹을 때를 먹으면 흰머리가 난다’ 고 겁주던 것이 현재 속설로 남아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숙지황이 들어가지 않는 한약 처방와는 아무런상관이 없습니다

 

그런데, 간혹 주변에서 한약 먹고서 흰머리가 난 사람을 봤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원래 새치가 잘 날 수있는 유전적인 사람이거나 환경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약 먹을 때 무를 먹으면 흰머리가 생긴다’는 말은 전혀 과학적으로 근거 없는 이야기기 때문에 안심을 해도 좋습니다.

 

화 : ‘우황청심원’은 만병통치약이다!

언제부터인가 ‘우황청심원’이 전 국민의 가정 상비약이 되어버렸는데, 그것은 아마도 매스컴의 위력 덕분일 것입니다.

예전부터 드라마에서 부자집 마나님이 충격을 받아 쓰러지면 그 다음 대사가 바로 “우황청심원”이며, 서랍을 열면 언제나 구비하고 있었다는 듯이 우황청심원을 바로 꺼내서 줍니다. 이런 장면들이 자주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은 우황청심원이 만병통치약으로써 가정 상비약으로 여기게 되고, 그 결과 각 가정에서 서랍 속에 몇 개씩 구비해두고 탈이 나기만 하면 우황청심원을 먹기 시작한 것이죠. 실제로 최근 약국의 단일 매출 1위를 차지하는 것이 박카스와 우황청심원일 정도이니, 우리 국민의 우황청심원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황청심원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라, 중풍이나 뇌신경흥분 등에 쓸 수 있는 구급약입니다.

즉, 뇌졸중으로 쓰러지거나 호흡곤란, 정신불안, 심계항진, 협심증, 혈압 상승, 경풍, 고열 등의 응급상황에서 시원하게 기를 뚫어주어 병이 빨리 그리고 깊이 진행되지 않도록 막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 우황청심환을 먹었다고 해서 안심할 것이 아니라, 그 후 반드시 병원에 가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이런 응급상황이 아니라 만성 두통, 소화불량, 신경과민, 불면증 등에도 우황청심원을 먹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처럼 우황청심원의 적응증이 아닌데도 마구 복용을 한다면 잘못된 약물의 오용과 남용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약물이든 적응증이 있는데, 그것을 무시하고 복용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목숨을 걸고 장난을 치는 것과 같으므로 약물 복용에 있어서 늘 신중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중풍 구급약으로 우황청심원을 쓴다고 한 김에, 주변에서 누군가가 중풍으로 쓰러졌을 때 응급처치를 어떻게 해야할 지에 대해 집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중풍은 의학적으로 뇌졸중이라고 하며, 그 중 뇌출혈이 약 20%, 뇌경색이 약 80%를 차지합니다. 중풍이 오면 구토를 하거나, 어지럽다고 하거나, 수족이 무력하고 마비가 오는 것 같은데, 그럴 경우에는 환자나 가족들은 우왕좌왕 하지 말고 신속하게 대처를 해야 합니다.

① 우선 119를 부르고, 동네 의사나 주치의에게 전화하여 증세를 설명하고 왕진을 요청합니다. 이때 절대 개인병원이나 한의원으로 데려 가지 말고, 4시간 이내에 종합병원으로 이송하여 MRI를 찍어야 합니다.

② 119를 기다리면서 환자의 조이는 옷을 풀어주고, ‘기도확보’를 하는 매우 것이 중요합니다. 의치가 있는 경우 의치를 빼 놓고, 환자를 눕힌 후 환자의 이마에 한 손을 얹고 이마를 밀어서 머리가 뒤로 젖혀지게 한 후, 나머지 한 손을 턱뼈 밑에 대고 턱을 위로 당겨주면 기도가 열리게 됩니다. 이때 절대 높은 베개를 머리에 고여서는 안되며, 얇은 수건을 깔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③ 환자가 구토를 할 경우에는 머리를 옆으로 돌려 눕히는 것이 좋습니다.

④ 중풍으로 쓰러지면 바늘로 따거나 우황청심원을 먹이려고 하는데, 절대로 가정에서는 약을 먹이거나 따지 말아야 합니다. 의식이 있으면서 약간의 마비가 보이는 경우에는 우황청심원을 먹여도 되지만, 쓰러져서 의식이 없는 환자는 억지로 우황청심원을 먹이다가 기도가 막힐 수 있으므로 함부로 먹여서는 안됩니다.

 

수 : 청취자 전화연결 - 건강상담

 

** 청취자와 직접 전화연결해서.. 청취자의 건강상담 내용을 듣고

상담해주시는 코너입니다. 시간은 약 5,6분 정도.

사연은 다시 보내드리겠습니다. ^^

 

- 진료하시듯..청취자와 대화 나눠주시면 되겠습니다. **

 

목 : 임신 중 한약을 먹으면 안 되나요?

임신 중 산모가 먹은 음식은 혈액이 되어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공급되므로, 음식을 먹을 때마다 조심을 하게 됩니다. 특히 임신 초반에는 태아의 신경계가 형성되고 있으므로 음식이나 약물 복용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옛날 사람들이 ‘임신 중 오리를 먹으면 손이 붙어서 나온다’ ‘임신 중 비늘이 있는 생선을 먹으면 안 된다’등 근거 없는 이야기들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이런 속설들이 과학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라는 것을 알면서도 산모의 입장이 되면 찜찜한 마음에 그런 음식들을 먹지 않게 됩니다. 하물며 약에 있어서야... 의사선생님이 아무리 괜찮다고 한들 마음이 내킬 리가 없죠. 따라서 임신 중에는 약이든 음식이든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가급적 안 먹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러나, 임신부가 하혈 등 유산 징후가 있거나, 심한 입덧으로 태아와 산모가 영양실조의 위기에 있거나, 기침, 부종, 변비 등으로 태아에게도 영향을 미칠 지경에 처해지면 한약을 먹어야 합니다. 예로부터 임신 중 하혈과 유산기가 있으면 교애사물탕이나 태산반석산, 입덧이 있으면 생강귤피탕으로 태아와 산모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안전한 범위 내에서 한약을 처방해 왔습니다. 하지만 유산이나 기형아 출산 시 한약과 무관함에도 불구하고 의료사고로 확대될 우려가 있으므로, 요즘은 임신 시 한약처방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임신 시에는 적극적인 치료가 불가능하므로, 증상에 따른 안전한 한방 요법을 몇 가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유산의 징조가 있거나 유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호박 덩굴 끝에 꼬여있는 부분을 삶아먹거나, 아교와 당귀 12g을 물 500cc로 끓여 반으로 줄면 하루 세 번 나누어 마시도록 합니다.

입덧이 심할 때는 생강 20g을 물 500cc로 끓여 반으로 줄면 꿀을 타서 하루 세 번 나누어 마시거나, 슈퍼에서 생강을 설탕에 재워서 만든 편강을 사서 조금씩 간식으로 먹는 것도 좋습니다. 또한 깻잎, 죽순, 해삼도 입덧에 매우 좋습니다.

임신 중 변비가 있을 때에는 당귀 20g을 물 500cc로 끓여 반으로 줄면 하루 세 번 나누어 마시도록 하며, 섬유질이 많은 사과나 고구마를 자주 먹도록 합니다. 그리고 임신 중 소변이 잘 안나오고 부종으로 숨이 차고 다리가 아플 때에는 늙은 호박의 속을 파낸 후, 한번 삶아 둔 팥을 넣어 중탕하여 그 즙을 짜내서 먹어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