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6-23 08:22
글마루 - 갈증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조회 : 7,824  

글마루 - 갈증

 

더운 여름날 운동을 하신 다음이나, 무더위에 땀을 흘린 다음에는 어김없이 갈증이 찾아온다. 그럴 때 마시는 한잔의 물이 그렇게 고마울 수 없다. 이러한 갈증이 시도때도 없이 나타난다면 정말 괴로울 것이다. 오늘은 갈증에 대해 한의학적으로 알아보도록 하자.

 

갈증이란 왜 생기는 것일까? 사람의 신체기관들이, 적절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양의 수분이 반드시 필요한데, 갈증이란 몸 안의 수분이 부족해져서 수분을 섭취하고 싶어하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손실되는 수분을 적절하게 공급하지 않으면 갈증이 생기게 된다.

 

, 갈증은 입이나 목의 점막이 말라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신체 조직의 수분대사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생리적현상이다.

 

한의학에서는 갈증을 조갈(燥渴), 구갈(口渴), 인건(咽乾)으로 부르는데, 갈증을 실증(實症)과 허증(虛症)으로 나눌 수 있다.

 

흔히들 속이 타서 찬물을 벌컥벌컥 마셔대는 경우를 실증(實症)이라고 하고, 반대로 입이 마르기는 하지만, 물을 마시고 싶은 욕구가 적거나, 조금 마시는 경우는 허증(虛症)으로 볼 수 있다.

 

실증으로 나타나는 갈증은 더운 여름철, 과도하게 땀을 흘리고 난 뒤에 생긴다. , 평소에 스트레스, 화병(火病)이 오래되면 심장에 화()가 쌓이게 되고, 기름진 음식이나 열기(熱氣)가 많은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 위장에 화()가 쌓여 생기는 갈증을 실증(實症)으로 인한 갈증이라고 본다.

 

허증(虛症)은 몸의 근본 에너지인 정()이 부족한 경우인데, 주로 질병적인 문제로 갈증을 느끼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우리 몸에 수분이 부족하고 갈증이 오래 지속되면 어떻게 될까? 우리 몸의 6~70%는 물로 이루어져 있다. 이처럼 많은 물이 약간 줄어든다고 해서 인체에 영향이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실제 체내의 수분이 1~2%만 부족해도 인체에는 많은 문제가 생긴다.

신체의 수분 비중이 1~2% 정도 부족한 상태가 유지되는 것을 만성탈수라고 하는데, 이러한 만성탈수가 변비, 비만, 피로, 노화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수분이 부족하면 혈액이 농축돼서 혈전이 생기기 쉽고 혈전은 혈관을 막아서 심근경색이나 뇌경색을 일으기 때문에 뇌· 심장혈관질환 위험성을 높인다.

우리 몸은 하루에 얼마 정도의 수분이 필요할까?

 

일반적으로 사람의 하루 수분 소모량은, 소변으로 배설되는 수분이 약 1.5, 소변 이외에 땀 등으로 배출되는 수분이 약 1로 총 2.5정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에 섭취해야 하는 수분도 2.5정도이다.

음식으로 섭취하는 수분 양은 1정도 되기 때문에 적어도 식사이외에 1.5의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따라서 통상 하루 8~10잔의 물을 의도적으로 마셔야 한다. 그러나 우리국민들이 섭취하는 수분의 양은 이보다 훨씬 적은편이다. 조사 결과 남자는 하루 평균 945, 여자는 766의 물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성인 1일 물 필요량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갈증이 심할 때 시원한 맥주를 즐기는 분들도 많다. 대개 맥주 광고를 보면 무더운 날에 격하게 운동을 한 뒤에 갈증을 해결하는데에는 차가운 맥주한잔 이라는 컨셉을 자주 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갈증을 풀기 위해 마시는 맥주는 처음에 먹을 때는 시원한 느낌이 있지만 먹고나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몸에 열이 나서 오히려 갈증을 악화시킨다.

 

또 알콜은 이뇨 효과가 있어서, 우리 몸에서 수분을 배출하기 때문에 갈증을 더 느낄 수 있다.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은 어떨까? 운동을 한 뒤에 땀으로 빠져나가는 것은, 단순히 수분만이 아니라 칼슘, 나트륨, 마그네슘 같은 전해질이 함께 빠져 나간다. 전해질이 부족해지면 체액이 산성화되기 때문에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고 심장박동이 불규칙해져서 운동능력이 떨어진다.

 

요즘의 이온음료는, 전해질의 내용과 함유량이 체액과 거의 같아서, 장에서 흡수되는 속도가 물보다 3배 가까이 빠르기 때문에 매우 유용하게 사용된다.

 

또 피로해지면 체액이 산성화되는 것을 감안해서 정상적인 체액 산도(Ph 7.4)를 회복시키는 기능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1시간 이상 격렬하게 운동하지 않았다면, 체내 균형이 깨질 만큼 전해질 등이 빠져나가지 않기 때문에, 특별히 이를 보충할 필요가 없다. , 갈증이 있다고 꼭 이온음료를 마실 필요는 없는 것이다.

 

건강하고 시원하게 갈증을 해소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첫번째가 충분한 수분 섭취이다. 하지만 갈증을 해소한다고 한꺼번에 물을 많이 드시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다.

짧은 시간에 과도한 수분 섭취는, 체내 농도가 급격히 떨어져서 저나트륨혈증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물을 조금씩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수분을 섭취한다고 주스나 커피등을 마시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주스나 탄산음료에 함유된 당분은 혈당을 높이고, 이를 묽게 하기 위해서는 또 다시 수분이 또 필요하게 된다.

, 커피같은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료는 이뇨작용이 있기 때문에 수분이 더 필요해진다

 

둘째는 무설탕 껌, 신 과일등을 사용해서, 침의 분비를 촉진하는 방법이다. 레몬을 작고 얇게 썰어서 갈증시 한조각씩 입안에 넣으면, 갈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셋째는 제철 과일과 채소를 자주 섭취하는 것이다. 참외와 수박, 오이는 수분함량이 90% 정도로 여름철 갈증과 열을 내려주는 데 아주 효과적이다.

 

넷째 소금이 다량 함유된 식품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다.

 

갈증해소에 도움이 되는 한방차 요법도 알아보자.

여름철 갈증을 풀어주는데에는 오미자차가 제격이다. 오미자의 신맛을 내는 구연산과 주석산은, 땀샘의 분비를 조절해 주고, 침샘의 분비를 촉진시켜서 갈증을 없애주게 된다. , 당뇨병 환자가 오미자를 먹으면 혈당치가 내려가고 갈증 해소에 도움을 준다. 오미자에는 비타민 A, C가 풍부해서 피로회복에도 좋다. 그래서 여름철에 최고 보약은 오미자라고 볼 수 있다.

오미자는 끓이지 않고도 10시간 정도 물에 담가 두기만 해도 차로 이용할 수 있다. 붉은 색이 진한 오미자를 잘 씻어서, 생수에 10시간 정도 담가둔 뒤에, 냉장고에 넣어서 시원하게 마시면 된다.

 

둥글레차도 갈증해소에 좋다. 둥글레는 한의학에서 황정(黃精)’이라 하는데, 신선들이 식사대용으로 먹었다고 하여 선인반(仙人飯)’, 여인들을 아름답게 만든다고 해서 여위(女萎)’라고도 한다.

 

둥글레는 성질은 약간 차고, 맛은 달고, 소화기인 비위(脾胃)의 기운을 돋구어주고, 심장과 폐를 촉촉하게 적셔주면서 몸의 진액(津液)을 생기게 해서 갈증을 멎게 하고, 인체에 불필요한 열()을 꺼주고, 정신을 맑게 하는 효능이 있다.

 

여름이 제철인 매실로 만든 매실차도 갈증을 해소하는 건강음료로 손꼽을 수 있다. 궁중에선 임금께 드리던 음료로 쓰일 만큼, 몸에 좋은 과실 중 하나가 바로 매실이다.

 

망매해갈(望梅解渴)이란 말이 있다. 매실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갈증이 해소된다는 뜻이다. 삼국지의 조조가 목마르고 지친 군사들에게 매실 얘기를 해서, 군침을 돌게 함으로써 갈증을 잠시나마 풀어줬다는 얘기도 있다

 

매실은 갈증을 없애줄뿐만 아니라, 구연산, 사과산 등의 유기산과 함께, 무기질,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더위로 축적된 피로 해소에도 효과적이다.

 

또 매실에는 장을 깨끗하게 해주는 정장작용이 있기 때문에 여름철 배앓이나 설사병을 예방한다. 다만 평소에 위산이 많이 분비되는 사람들은 적게 드시는 것이 좋다.

 

갈증을 해소하는 한방 처방을 알아보자.

일반적으로 여름철에 갈증이 심할 때는 생맥산(生脈散)이라는 처방이 가장 좋다. 생맥산은 더위에 지쳐있을 때 맥을 살려준다는 뜻으로, 맥문동, 오미자, 인삼으로 구성된 처방이다.

맥문동은 대표적인 보음(補陰)약으로, 몸안의 열을 끄고 진액을 보충해주어 갈증을 없애고, 심장과 폐, 위장의 기능을 회복시켜준다.

오미자는 기운을 수렴해서 과도하게 땀이 나는 것을 막아주고, 갈증을 없애주고 기운을 회복시키는 약재이며, 인삼은 원기 보충의 대표적 약재로, 여름철 더위에 기운이 약해진 분들께 큰 도움이 된다.

맥문동 8g, 인삼 4g을 물 1리터에 1시간 달인 뒤 불은 끄고 오미자 4g을 넣어서 우려낸다. 기호에 따라서 꿀을 넣어 마셔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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