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감기 예방하기

날씨가 추워지면서 감기로 한의원을 찾는 환자가 부쩍 늘었다. 감기는 갑자기 찬 공기를 접하는 순간, 미처 우리의 몸이 적응하지 못해 면역력이 떨어진 틈을 타서, 감기 바이러스가 침입하여 발생한다. 한의학에서는 감기를 감모(感冒), 상한(傷寒), 상풍(傷風)이라고 해서, 인체의 방어 능력인 정기(正氣)가 약해진 틈을 타고, 외부의 나쁜 기운인 사기(邪氣)가 침범해서 생긴다고 보았다. 오늘은 일상에서 감기를 예방하고 건강한 겨울을 나는 법에 대해 알아보자.

감기를 예방하는 생활요법

무엇보다 과로를 피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기 초기에 몸이 으슬으슬 춥고 근육통이 심할 때는 따뜻한 방에서 자면서 가볍게 땀을 내는 것도 좋다. 또한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방을 깨끗이 청소하고, 하루에 한두 번 환기시켜 바이러스가 번식하지 않도록 한다. 습도는 가습기를 이용하여 50~60%로 유지한다. 외출 후에는 양치하고,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는다. 손을 잘 씻는 것만으로도 감기 예방의 절반은 한 것이다. 평소에 귤, 오렌지, 유자, 레몬, 감, 배, 무 등 비타민 C가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자주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감기에 좋은 오과차(五果茶)

오과차는 몸에 좋은 다섯 가지 과실인 호두, 밤, 은행, 대추, 생강을 잘 섞어서 우려낸 차를 말한다. 호두는 뇌의 기능을 강화해 머리를 좋게 할 뿐만 아니라, 원기를 회복시킨다. 밤은 구황음식으로 쓰였을 정도로 5대 영양소가 풍부하고, 특히 비타민 C가 많아 피로회복과 감기 예방에 좋다. 은행은 기관지와 방광의 기능을 강화하며, 폐에 쌓인 불필요한 열을 내려준다. 대추는 한마디로 ‘겨울의 보약’이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 ‘대추를 오랫동안 먹으면, 얼굴빛이 좋아지고 몸이 가벼워지며 늙지 않는다’라고 적혀있을 정도로, 피로회복과 건강 증진에 큰 도움이 된다. 또 대추씨에는 겨울에 햇빛이 부족해서 생기기 쉬운 불면증을 치료하는 성분이 들어있다. 생강의 매운맛을 내는 진저롤(gingerol)과 시네올(cineole) 성분은 몸의 찬 기운을 밖으로 내보내 감기 증상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오과차를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은행 20개, 호두 10개, 대추 10개, 생강 세 톨, 속껍질째의 생밤 10개를 준비해 깨끗이 씻은 뒤, 4리터의 물에 넣고 1시간 정도 끓인다. 물의 양이 반으로 줄어들면, 건더기는 버리고 남은 물을 마시면 된다. 기호에 따라 꿀을 타서 마셔도 좋다.

감기에 도움이 되는 지압법

① 풍부(風府)

풍부는 뒷머리카락이 시작된 정중선에서 위로 5cm 올라가면 머리뼈에 걸리는 오목한 부분에 위치한다. ‘바람을 주관하는 관청’ 혹은 ‘바람이 머무는 곳간’이라는 뜻의 풍부혈은 독맥(督脈)의 경혈이다. 한의학에서 풍(風)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나쁜 기운인 사기(邪氣)로, 병의 원인을 말한다. 풍부혈은 후두동맥, 제삼후두동맥이 지나며, 두통, 항강증, 코피, 반신불수 등에 효력이 있고, 감기와 같이 풍사(風邪)가 원인으로 작용하는 질병에 효과가 뛰어나다. 뜸을 뜨면 안 되는 경혈이므로 주의한다.

② 풍지(風池)

풍지는 풍부의 양쪽 5cm 지점으로, 승모근 바깥쪽 오목한 부분에 위치한다. ‘바람이 머무는 연못’이라는 뜻의 풍지혈은 족소양담경(足少陽膽經)의 경혈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풍(風)이라는 나쁜 기운이 깊은 연못을 이룰 정도로 모이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따라서 풍지혈은 두통, 어지러움, 중풍, 항강증, 불면증 등에 효력이 있으며, 감기로 인해 열이 날 때 지압하면 열을 내려준다.

③ 풍문(風門)

목을 앞으로 숙였을 때 가장 튀어나온 뼈의 바로 아래 지점이 ‘대추(大椎)’라는 경혈인데, 풍문은 대추에서 척추뼈 두 개만큼 내려와서, 바깥쪽으로 3cm 정도 나간 부분에 위치한다. ‘바람이 드나드는 문’이라는 뜻의 풍문혈은 족태양방광경(足太陽膀胱經)의 경혈이다. 풍문혈은 감기로 인한 인후염, 기관지염, 백일해에 특히 효과가 뛰어나고, 어깨결림이나 뒷목의 뻐근한 통증이 있을 때 지압해도 좋다.

이렇게 감기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경혈은 주로 목 뒷부분에 있으므로, 뒷목을 헤어 드라이기로 따뜻하게 해주거나, 뜨거운 찜질을 해주는 것도 감기 예방에 좋은 방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