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안이 자꾸 헐어요, 베체트병
입안이 유난히 자주 허는 사람들은 단순히 넘길 것이 아니라 혹시 베체트병이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오늘은 베체트병에 대해 알아보자.
베체트병이란
베체트병이란 구강 궤양, 생식기 궤양, 눈의 염증 및 피부 병변을 주증상으로 하는 일련의 증후군이다. 이 병은 1937년 터키의 피부과 의사인 훌루시 베체트(Hulusi Behcet)가 처음 학회에 보고하면서 그의 이름을 따서 베체트병으로 불리게 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에 베체트병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만 명 정도로, 1961년 국내 처음 보고된 이후 그 수가 크게 늘었다. 20~50세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남녀 비율은 거의 비슷하다.
베체트병의 진단
베체트병은 한의학의 호혹(狐惑), 음식창(陰蝕瘡), 묘안창(猫眼瘡) 등과 비슷하다.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정확한 수치로 진단 내릴 수 있는 검사법도 아직 없기 때문에, 환자의 증상과 진찰 소견을 종합해서 다음과 같은 진단기준에 부합될 경우, 베체트병으로 진단한다.
재발성 구강 궤양을 기본으로, 아래 4가지 병변 중 2가지 이상이 발생
① 재발성 생식기 궤양
② 안 질환 : 전방포도막염, 후방포도막염, 망막 혈관염
③ 피부 질환 : 결절성 홍반, 구진농포, 여드름과 같은 결절
④ 이상 과민 검사 양성 : 팔 내측에 생리식염수를 주입하고 48시간 후, 주사 부위에 농포가 생기면 양성
가장 초기 증상은 구강 궤양으로 관찰되는데, 피로할 때 입 속이 헐고 부르트는 흔한 증상으로 병이 시작되기 때문에, 조기진단의 어려움이 있다.
베체트병의 원인
베체트병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지 않지만, 일부 지방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미루어, 유전적·인종학적 소인이 있는 사람들이 생활환경, 음식, 바이러스 감염, 알레르기 등에 의해 면역기능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호혹증의 원인을 중병을 앓고 난 뒤에 위와 장이 허해졌기 때문이라고 보았는데, 이는 체력과 면역력이 약해지는 것을 뜻한다. 한의학적으로는 습열(濕熱), 기허(氣虛), 혈열(血熱) 즉, 몸에 불필요한 열이 넘치고, 그 열을 제어할 기운이 약해져 혈관이나 점막 부위에 염증과 궤양을 일으킨다고 본다.
베체트병의 예후
베체트병은 증상이 계속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재발과 회복이 반복되는 양상을 보인다. 구강 궤양이 생기면 맵거나 짠 음식을 먹을 때 고통스럽고, 심하면 음식을 삼키기 힘들어 영양장애를 유발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일상생활에 큰 지장 없이 살아간다. 그러나 눈에 포도막염이 생기면 약 20%는 실명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베체트병의 생활요법
①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 베체트병의 악화요인은 긴장, 과로,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저하이기 때문이다.
② 술, 담배를 끊는다. 술과 담배를 많이 하는 사람은 혈액이 탁해져서 바이러스나 세균에 잘 감염이 되고, 피부에 상처가 생겨도 치유가 더디다.
③ 단단하고 자극적인 음식은 구강 궤양을 자극해서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부드럽고 담백한 음식을 권한다.
④ 개인위생을 철저히 한다. 베체트병에 걸리면 피부, 점막 어디든 궤양이 발생할 수 있기에, 몸에 상처가 생기거나 감염이 되지 않도록 깨끗이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⑤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과 야채를 많이 섭취한다. 비타민 C는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주고, 혈관벽을 튼튼하게 해서 궤양과 출혈을 막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비타민 B1, 비타민 D도 면역체계 강화에 도움을 주고, 베체트병의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있다.
⑥ 궤양 부위는 비누로 씻지 말고 생리식염수로 씻는 것이 좋다. 생식기 궤양은 한약재인 고삼, 사상자 40g을 달인 물(3~4일 분량)로 씻어주면 더욱 좋다.
베체트병에 도움이 되는 한방차
*생지황 당귀 감초차
생지황은 몸에 음기를 보충해주면서 염증을 없애주고, 당귀는 보혈시켜주면서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하며, 감초는 원기를 보충하고 기력을 생기게 한다. 생지황 20g, 당귀 20g, 감초 20g을 물 1000cc에 넣어, 한 시간 달여 물이 반으로 줄면, 건더기는 건져내고 꿀 3티스푼을 넣어, 하루에 3번 나누어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