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지면 안 돼요, 물사마귀
어느 날 피부에 좁쌀만 한 사마귀 한두 개가 생기더니, 점점 온몸으로 퍼지는 경우가 있다. 물사마귀는 이처럼 전염이 잘 되기 때문에 조심해서 관리해야 한다. 오늘은 물사마귀에 대해 알아보자.
물사마귀란
물사마귀의 의학적 명칭은 ‘전염성 연속종’으로, 전파력이 강한 ‘물사마귀 바이러스(molluscum contagiosum virus)에 의해서 전염되는 성가신 피부질환이다.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일부에서 가려움이나 아픔을 느낄 수 있다. 통증이 있는 것은 눈꺼풀에 발생한 경우가 많고, 이는 결막염이나 각막염을 유발할 수도 있다.
물사마귀는 피부와 점막이 있는 우리 몸 어느 곳이든 나타날 수 있지만, 주로 얼굴이나 손에서 자주 발견되고, 손바닥이나 발바닥에는 잘 발생하지 않는다. 성인보다 소아에게 많고, 여아보다 남아에게 흔히 발생하는데, 최근에는 AIDS 환자나 항암 치료, 자가면역질환 등으로 면역기능이 저하된 성인에게도 잘 나타난다.
다른 피부질환과 구별할 수 있는 물사마귀의 특징은 중앙부가 배꼽처럼 오목 파인 모양이라는 것이다. 모양은 반구형으로 피부색이나 분홍색을 띠고, 불빛으로 비추면 표면에서 광택이 날 수 있다. 크기가 좁쌀만 한 것에서 팥알만 한 것도 있고, 피부 위로 솟아오른 것도 있고, 피부 표면과 거의 같은 높이로 납작하게 깔린 것도 있다.
물사마귀의 전염과 예방법
아이들은 놀이방이나 유치원에서 물사마귀가 있는 아이와 놀다가 피부가 접촉되면서 전염되거나, 형제들끼리 물사마귀가 있는 아이가 쓰던 수건이나 옷을 건드려 전염되는 경우가 많다. 또 수영장이나 목욕탕에서도 쉽게 감염된다. 그리고 물사마귀를 치료하지 않고 긁으면 자기 몸 안에서도 여기저기로 쉽게 퍼질 수 있다. 사마귀를 가진 아이를 돌보는 엄마도 전염을 피할 수 없다.
그러므로 아이가 물사마귀를 만지지 않도록 주의하고, 만약 건드렸을 때는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도록 가르친다. 그리고 물사마귀가 다 없어지기 전에는 다른 아이와 살을 맞대고 놀지 않게 하고, 수영장이나 목욕탕에 보내지 않는다. 사마귀가 있는 아이는 혼자 쓰는 수건을 지정하여 다른 가족들이 같이 쓰지 못하게 하고, 수건이나 옷은 따로 분리해서 삶는다.
물사마귀의 치료
물사마귀는 수개월에서 1~2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낫기 때문에 예전에는 그냥 내버려 두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아이들이 그것을 만져 온몸에 퍼지게 하고, 또 가족과 다른 사람에게도 전염시킬 수 있으므로 관리해줄 필요가 있다. 특히 아토피피부염이나 습진 같은 고질적인 피부병이 있거나, 물사마귀를 무의식적으로 자꾸 건드리는 아이는 쉽게 온몸으로 퍼질 수 있기 때문에 치료를 해주는 것이 좋다.
치료는 물사마귀 하나하나를 떼어내는 시술을 하는데, 눈 부위는 전기로 태우는 것이 좋다. 또 크기가 큰 경우에는 레이저로 제거하기도 한다. 이때 중요한 점은 한두 개를 남겨두면 다시 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모두 찾아내서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병원을 찾기 전에 일단 사마귀가 있는 부위를 다 찾아내어 체크를 한 후, 의사에게 알려주고 치료하는 것이 좋다.
한의학에서는 수분대사 기능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잉여수분이 피부에 모이고, 그것이 수독(水毒)이 되어서 피부나 근육에 침범하여 물사마귀가 된다고 본다. 따라서 수독을 해독시키면서, 수분대사를 증진시켜 잉여수분을 배설하는 치료를 해줄 필요가 있다. ‘곽향정기산’은 몸에 쌓인 수독을 해독하고 배설하는 기능이 탁월한 처방이다. 곽향정기산에 몸에 생긴 사마귀나 종양 덩어리와 같은 이물질을 녹이는 효과가 강한 의이인(율무)을 배합하면, 물사마귀의 증식과 재발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