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3-11-22 09:03
[이광연한의원 이광연 박사] 강서양천신문 - 통풍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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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아파요, 통풍(痛風)

 

프랑스의 루이 14,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 독일의 괴테도 이 병으로 고생했다고 해서 일명 귀족병’, ‘황제병이라고 불렸던 통풍. 오늘은 통풍에 대해 알아보자.

 

 

통풍이란

 

통풍은 요산 결정체가 관절 주위에 침착되어 염증이 생긴 상태이다. 정상적인 생리 상태에서 요산은 혈액 속에 액체 상태로 녹아 있는데, 그 양이 과다 축적되면 바늘이나 솔잎 모양의 결정체로 변하게 된다. 이처럼 뾰족한 요산 결정이 관절 사이의 틈으로 들어가면, 염증을 일으켜 벌겋게 붓게 되고, 결정이 뼈를 콕콕 찔러서 아주 고통스러운 통증을 유발한다.

 

통풍은 음식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고량진미를 즐기는 계층에서 빈번하게 발생한 것으로 식사 습관과 통풍의 발병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으리라 추측할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중에 식량이 부족해짐에 따라 통풍 환자가 급감했다는 역사적 사실이 이를 증명해준다. 그러나 요즘은 모두가 워낙 잘 먹기 때문에 통풍의 발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건강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통풍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2021년에 49만 명으로 증가했다. 남자가 여자보다 10배 이상 현저히 많고, 50대에 가장 많은 환자 수 비중을 보였다.

 

한의학에서는 통풍을 흰호랑이가 물어뜯는 것과 같이 몹시 아프다 하여 백호역절풍(白虎歷節風)’이라고 했다. 통풍의 원인은 풍(), (), ()으로 보았는데, 동의보감에서는 몸이 허약하고 피부의 저항력이 약해졌을 때 풍(), (), ()의 사기(邪氣)가 온몸의 뼈마디로 돌아다니면서 혈기와 엉겨 싸우기 때문에 아픈 것이라고 하였다.

 

 

통풍의 증상

 

통풍은 보통 한두 개의 관절, 특히 엄지발가락 관절 부위에 극심한 통증으로 시작하는데, 이것을 급성 통풍 발작이라고 한다. 통증의 정도가 아주 심하기 때문에, ‘옷깃만 스쳐도 아프다’, ‘평생 이렇게 아픈 적은 없었다고 호소한다. 갑자기 관절이 붓고 벌겋게 되면서 관절을 잘 움직일 수 없는데, 이러한 증상은 며칠 후에 자연적으로 없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혹독한 눈물의 신고식을 치르고 나서,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은 잊은 듯이 아무 증상이 없는 것도 이 병의 특징이다. 기억에서 잊힐 때쯤 갑자기 두 번째 발작이 찾아오는데, 이때부터는 발작 횟수와 증상이 처음보다 심하고, 결국 발목, 무릎, 손가락, 손목 등 여러 관절까지 침범하게 된다.

 

통풍이 만성화되면 신장의 합병증이 가장 심각하게 발생하고, 그 외 심장과 뇌혈관 장애 등 생명과 직결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통풍으로 고통받는 분들은 단순히 통증을 완화시키는 차원이 아니라,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통풍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통풍의 생활요법

 

요산 생성의 주범인 퓨린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피한다. 엄격히 금해야 하는 식품은 육류, 내장(, 콩팥, 심장, 지라, , 혀 등), 베이컨, 고등어, 멸치, 정어리, 청어, 홍합, 가리비, 참치, 송어 등이다.

술은 절대 금한다. 특히 맥주와 와인은 퓨린이 많아서 통풍 발작을 악화시킨다.

하루 8~10잔의 물을 마신다. 이뇨 작용에 의해서 요산이 배설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짠 음식을 피한다. 나트륨은 수분의 배설을 방해하여, 체내에 요산을 축적시킬 수 있다.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철저히 관리한다. 요산 생성을 촉진하는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통풍에 도움이 되는 식품을 섭취한다. 콩나물, , 다시마, , 수수, , 국수, 밀가루, 옥수수, 감자, 고구마, 토란, 배추, 양배추, 당근, 쑥갓, 토마토, 수박, 순무, 호박 등이 좋다.

평상시 운동을 꾸준히 한다. 관절을 움직여주면 요산 침착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고, 몸 안의 노폐물도 잘 배출된다. 따라서 수영, 조깅, 등산, 자전거 타기 등을 무리하지 않을 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유도, 씨름, 골프와 같이 발가락을 자주 사용해야 하는 운동은 오히려 통풍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한다.

 


통풍 발작 대처법

 

통풍 발작이 시작되면 일단 안정을 취하고, 관절의 휴식을 위해서 통증 부위를 고정하는 것이 좋다. 또 아픈 부위를 높이 올리고 냉찜질을 해주면 도움이 된다. 얼음이 관절 부위를 압박하면 오히려 통증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냉찜질 팩을 구입해서 냉장고에 넣어둔 뒤에 말랑말랑한 상태로 사용하면 더욱 좋다. 아플 때 관절을 문지르거나 마사지하는 것은 좋지 않다. 가급적 손을 대지 말고 관절을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