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2-04-11 09:15
[이광연한의원 이광연 박사] 강서양천신문 - 우황청심원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조회 : 1,872  

한국인의 만병통치약, 우황청심원!

 

드라마에서 스트레스나 정신적인 충격을 받을 때 항상 등장하는 약이 바로 우황청심원이다. 한때는 약국에서 단일 약품으로 가장 팔렸던 약이기도 했다. 한 제약회사의 우황청심원 2021년도 매출액이 10년 전에 비해 2배가량 늘어났다고 하니 여전한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춘향전의 춘향이가 변사또의 수청을 거역한 뒤 그 벌로 곤장을 맞고 죽음의 지경에 이르렀을 때에 춘향이를 살려낸 약도 우황청심원이다. 특히 수험생들은 큰 시험을 보기 전에 한번쯤 우황청심원을 먹어 마음을 안정시키기도 하는데, 과연 우황청심원은 어떤 약인지 알아보자.

 

 

우황청심원이란


우황청심원은 허준의 동의보감속에 기록된 한방 처방으로 묘방, 비방으로 일컬어지며 거의 만병통치 또는 기사회생의 영약으로 알려져 오고 있다. 인사불성으로 호흡이 잘 통하지 않거나, 정신이 혼미해져서 언어가 잘 안되고, 입과 눈이 비뚤어지고 손발이 말을 잘 듣지 않을 때, 아이들 경기에도 효과가 좋다. 조선시대에는 동지가 지난 후에 내의원에서 제조해 임금께 올리고 임금은 대신들에게 상비약으로 하사하기까지 했다. 연로한 대신들에게는 필수상비약이었기 때문이다.

 

동의보감의 우황청심원은 우황, 사향, 용뇌, 인삼, 감초, 서각, 산양뿔, 마 등을 비롯한 30여 가지의 약물로 구성되어 있다.

 

 

우황청심원의 재료

 

우황청심원에서 가장 중요한 약재는 우황(牛黃)이다. 우황은 소의 담낭, 담낭관에서 만들어진 결석으로 정신과 육체를 편하게 만들어주고, 혼백(魂魄)을 안정시키며, 우리 몸에 질병을 만드는 담()을 없애주는 약재이다.

 

사향은 사향노루 수컷의 복부에서 만들어진 분비물의 결정체로, 향이 굉장히 독특하다. 사향은 막힌 것을 뚫어주고, 뭉쳐진 것을 풀어주며, 정신을 잃거나 아이들의 경기에 좋은 약재이다. 구급약으로 쓰는 약일수록 향이 강한 약재들이 많다. 사향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귀한 약재로 사용되었고, 향신료, 화장품의 원료로도 사용된다. 현재 사향은 상업 목적으로는 거래가 금지되어 있다.

 

코뿔소의 뿔인 서각(犀角)은 동물보호차원에서 현재는 금지약물로 되어있다. 마음을 안정시키고, 풍독(風毒)을 치료하며, 열이 심장으로 들어가서 이상한 소리를 하거나, 코피가 나는 것을 치료한다.

 

서각처럼 동의보감에는 기록되어 있지만, 현재는 여러 가지 이유들 때문에 제한하는 약물들이 있기 때문에, 동의보감에 나와 있는 약재의 가지 수와, 현재 쓰는 약재의 가지 수가 다른 것이다.

 

 

우황청심원은 언제 생긴 것일까?

 

문헌상 우황청심원은 태평혜민화제국방(송대 1107)에 처음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신라 문무왕(661681)이 당나라(618907)에 조공품으로 우황을 보냈다는 기록과 중국에서 고려황(高麗黃)을 진환(眞丸)으로 불렀다는 것 등에서 우리나라가 원조라는 설도 있다.

 

, 중국과 우리나라 것은 명칭도 다르고, 효능에 있어서 비슷한 부분도 있지만, 들어가는 약재가 차이가 있기 때문에 똑같다고 할 수는 없다. 우리의 정식 명칭은 우황청심원(). 중국은 우황청심환(), 우황상청환, 우황진경환 등 여러 명칭으로 쓰고 있고, 우황청심원을 만드는 약재도 중국의 경우 10여종인데 반해서, 우리나라 우황청심원은 25-31종의 약재가 들어간다.

 

 

우황청심원은 만병통치약?

 

언제부터인가 우황청심원이 전 국민의 가정상비약이 되어버렸는데, 드라마에서 충격을 받아서 쓰러지면 그 다음 대사가 바로 우황청심원이고, 서랍을 열면 언제든지 구비되어 있었다. 이런 장면들이 자주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은 우황청심원을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하고, 몸이 조금만 이상하면 우황청심원을 먹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우황청심원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라, 중풍전조증상이 있을 때나, 중풍이 왔을 때, 구안와사, 고열로 인해 발생하는 어린 아이의 경풍에 쓸 수 있고, 스트레스나 울화로 인해서 정신이 안정이 안 되고 불안하거나, 호흡곤란, 가슴이 빨리 뛰는 심계항진, 고혈압 등의 응급상황에 쓸 수 있다. 이런 경우에도 우황청심원을 먹었다고 해서 안심할 것이 아니라, 반드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평소에 관절염이나, 만성 소화불량, 기운 없는 무기력증처럼, 우황청심원의 적응증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습관적으로 복용을 한다면 약물의 오남용이 될 수 있다.

 

 

우황청심원 복용 시 주의사항

 

환자가 의식을 완전히 잃어서 음식물을 삼킬 수 없을 때, 우황청심원을 억지로 먹이면, 약이 식도로 들어가지 않고 기도로 들어가게 되어 흡인성 폐렴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환자가 의식이 있어서 음식을 삼킬 수 있을 때만 우황청심원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태조 이성계는 58세 임금이 되었다. 그는 68세에 첫 번째 중풍을 겪었고, 74세에 두 번째 중풍이 왔다. 그 당시 의식이 없는 혼수상태였던 태조에게, 임금이었던 태종이 우황청심원을 드렸지만 그것을 삼키지 못하고 입안에 머금고 있다가 사망한 기록이 있다.

 

또 우황청심원은 자궁 흥분작용이 있기 때문에, 임신부나 평소 속이 냉한 체질, 설사가 잦은 경우는 드시지 않는 것이 좋다.

 

 

우황청심원 금박의 의미

 

동의보감에 보면 금은 진정 작용과 해독 작용, 피의 흐름을 좋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되어 있다. , 금은 다른 물질과 반응하지 않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사향 같은 방향성 약재의 성분이 휘발되는 것을 방지하고, 귀한 약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로서, 금박으로 우황청심원을 포장했다고 볼 수 있다.

 

 

우황청심원을 수험생 안정제로?

 

수능시험을 보는 날, 마음의 안정을 위해서 우황청심원을 먹으면 어떨까 고민하는 부모님들이나 학생들이 많다. 우황청심원은 긴장을 풀어주고, 신경을 안정시켜 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시험 볼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수험생에게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몸에 맞지 않은 경우에는 부담이 될 수도 있는데. 우황청심원은 부교감신경을 자극해서 과도하게 곤두서있는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시험 당일에 갑자기 먹는 것 보다는, 모의고사 때 먼저 시험 삼아 정상 복용량의 절반 정도를 복용해보고 자신의 몸에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체질에 따라서 약간 다르기는 하지만, 몸이나 신경이 극도로 예민한 학생의 경우, 사향이 오히려 심장을 빨리 뛰게 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외국에서 사오는 우황청심원, 괜찮을까?

 

한약을 많이 쓰는 나라에 여행을 가게 되면, 필수적으로 사가지고 오는 것 중의 하나가 우황청심원이다. 그 이유는 가격이 저렴하기도 하고, 남들이 사니까, , 현지인들의 감언이설에 속아서 사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우황청심원이 어느 나라 것보다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조선 실학자 연암 박지원 선생이 청나라 사신으로 간적이 있었다. 열하일기에 보면, 중국 사람들은 조선의 우황청심원이 생명이 위독한 사람을 소생시키는 신약이라고 생각해서, 조선 사신들이 북경에 가면 관료나 부자들이 우리 우황청심원을 얻으려 혈안이었다. 실제로 연암 박지원 선생도 우황청심원을 가져갔다고 한다. , 일본 막부에서도 우리나라의 우황청심원을 사기 위해 많은 금과 은을 지불했으며, 고려인삼과 더불어 우리의 우황청심원은 최고의 인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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