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건강관리 - 보양식(補陽食)
우리나라에는 초복, 중복, 말복이라고 해서 복날에 여름철 허약해진 몸을 추스르고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특별한 음식을 챙겨먹는 풍습이 있다. 오늘은 여름철 보양식에 대해 알아보자.
여름철 보양식이란
한의학에서는 인체의 음(陰)과 양(陽)의 조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여긴다. 여름철에는 더위로 인해 늘어지고 의욕이 떨어지며, 입맛도 없어진다. 더위로 기운을 소모하고, 땀이 나면서 체액의 손실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양(陽)과 음(陰)이 모두 약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증상을 치료하는 균형 있는 음식이 바로 보양식(補陽食)인데, 정확한 개념으로 쓴다면 보음양식(補陰陽食)이라고 해야 한다. 다만, 음식을 먹고 기운이 나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양기(陽氣)의 회복으로 생각해서 일반적으로 보양식(補陽食)이라고 일컫는 것이다. 즉, 여름철 보양식은 여름철에 약해진 기력과 체력을 모두 보충하는 음양(陰陽)이 조화로운 음식인 것이다.
여름철 대표 보양식
1. 삼계탕
예로부터 사위가 오면 씨암탉을 잡아주곤 했다. 닭고기는 다른 육류보다도 육질이 연하고 소화흡수가 빨라서, 먹고 바로 힘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닭고기를 ‘육류의 산삼’이라고 한다. 또한 닭고기에는 질 좋은 단백질과 지방질이 많아서 충분한 영양공급원이 되기 때문에, 기운이 빠지는 여름철에 더욱 각광받는다.
한방에서 닭은 열성(熱性) 식품으로, 여름철 냉해진 뱃속을 따뜻하게 데워주어 떨어진 소화력과 입맛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삼계탕에 들어가는 인삼은 땀으로 소진된 기운을 보(補)해주고, 대추는 땀으로 빠져나간 진액(津液)을 보충한다. 또, 찹쌀은 위장기능을 보호하고, 마늘은 피로회복과 혈액 순환에 도움을 준다. 만약 땀이 너무 많이 나는 사람이라면, 땀샘 기능을 조절하는 황기를 한줌 같이 넣어서 끓인 황기삼계탕을 먹어보자. 체력도 보충하고 땀도 줄어들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다.
2. 추어탕
입이 깔깔하고 식욕이 떨어지는 여름철, 산초가루 뿌린 추어탕 한 그릇이면 입맛이 싹 돌게 된다. 미꾸라지에는 소화가 잘되는 단백질, 철분과 비타민 B2가 아주 풍부해서, 빈혈 예방 효과가 뛰어나다. 또, 뼈째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칼슘과 비타민 D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아주 좋은 보양식이다. 추어탕에 꼭 들어가는 산초는 독을 해독하고 열성(熱性)이 강해서 여름철 차가워진 속을 따뜻하게 데워줄 수 있기 때문에 찰떡궁합이다.
3. 오리
오리고기는 단백질 중 필수아미노산이 많고 다른 육류에 비해서 몸에 좋은 기름인 불포화 지방산 함량이 월등히 높기 때문에, 많이 먹어도 동맥경화, 고혈압 등 순환기계 질병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리는 허한 것을 보하고, 오장(五臟)을 튼튼하게 하며, 소변을 잘 통하게 하는 효능이 있어서, 중풍과 고혈압을 예방하고, 빈혈을 치료하며, 혈액 순환을 좋게 한다. 특히 몸에 열이 많고 성질이 급한 소양인에게 좋다.
4. 장어
장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예로부터 보양식으로 각광받아 왔다, 《동의보감》에는 장어를 '만려어(鰻鱺魚)'라고 기록하고 있는데, 오장의 허약함을 보강하고, 폐결핵을 다스리며, 허리와 다리를 강하게 한다고 하였다. 장어는 고단백 고칼로리 식품으로, 특히 에너지 소모가 심한 여름철 영양 공급을 원활하게 해줄 수 있고, 비타민과 무기질이 골고루 들어 있기 때문에 과로해서 체력이 떨어졌을 때 효과가 좋아 보양식으로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