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의 병목현상, 항강증(項强症)과 일자목
스마트폰과 컴퓨터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뒷목이 뻣뻣하고 아픈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것을 한의학에서는 ‘목이 굳는다’는 뜻의 ‘항강증(項强症)’이라고 하는데, 흔히 알고 있는 ‘일자목’과도 큰 관련이 있다. 오늘은 목과 어깨가 천근만근인 항강증에 대해 알아보자.
항강증의 원인
사람의 정상적인 경추(목뼈)의 구조는 옆에서 보면 앞으로 튀어나온 C자형 곡선을 이루고 있는데, 이러한 곡선구조 덕분에 4~5kg에 달하는 머리 무게가 여러 방향으로 분산되어서 하루 종일 고개를 들고 있어도 그리 힘들지 않다.
그런데 스마트폰을 자주 보는 사람이나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 직장인, 책을 많이 보는 수험생, 운전을 많이 하는 기사 등 장시간 고개를 앞으로 빼거나 숙이고 있는 사람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경추의 정상 곡선이 사라지고 일자로 서는 ‘일자목’, 더 나아가 역C자형 ‘거북목’이 되기 쉽다. 일자목이 되면 머리 무게를 분산시키지 못해 목뼈와 목을 둘러 싼 근육이 그 부담을 안게 되고, 그로 인해 목 주위 근육이 긴장하게 된다.
이렇게 발생한 목과 어깨의 결림, 즉 ‘항강증’은 인체에서 발생한 병목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몸의 기혈(氣血)의 흐름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순환이 잘 되어야 하는데, 그 중에서 목 부위는 가장 좁고, 머리의 많은 무게를 지탱하고 있기 때문에, 목에서 항상 기혈의 정체가 일어나기 쉽다. 더구나 일자목이나 거북목인 경우에는 근육의 긴장으로 인해서 흐름이 더욱 막힐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이러한 증상이 오래가면 머리로 맑은 기운이 공급되지 못해 두통, 어지럼증, 이명, 안구충혈, 불면증, 집중력 저하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항강증의 예방
가벼운 일자목과 항강증인 경우에는 2~3달 정도 꾸준히 자세 교정과 스트레칭을 해준다면, 빈번하게 발생하는 통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앉을 때는 의자에 엉덩이를 바싹 당겨 앉고, 등과 허리를 의자 등받이에 붙이고, 귀-어깨-엉덩이는 일직선으로 한다. 서있을 때는 귀-어깨 중앙-고관절-무릎-발목뼈가 일직선이 되도록 한다. 항상 턱을 자연스럽게 당겨서 고개를 곧추 세우고, 시선은 정면의 약간 위를 향하도록 한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사용이 많다면 거치대나 받침대를 활용하고, 책을 볼 때는 독서대를 사용하여 시선이 15~20도 정도 아래로 향하도록 한다. 베개는 낮은 것이 좋고, 베개를 뒤통수가 아니라 목뒤에 고여 목에 곡선이 생기도록 한다.
항강증의 치료
한방에서 갈근(葛根)이라고 부르는 ‘칡’은 뒷목과 어깨가 뻣뻣하게 뭉친 것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칡에 포함된 항산화물질인 푸에라린(Puerarin)은 말초혈액순환을 촉진하고 혈전을 용해해서 근육에 혈액이 잘 공급될 수 있도록 하고, 각종 유기산과 당류가 풍부하므로 근육 세포에 영양을 공급하여 긴장과 경련을 완화시켜준다. 특히 다이드제인(Daidzein) 성분은 근육의 경련을 억제하는 진경(鎭痙)작용이 있기 때문에, 뒷목과 어깨가 뻐근할 때 칡뿌리를 달여서 마시면 효과가 뛰어나다.
추나 요법을 받는 것도 좋다. 추나 요법은 목에 일정한 압력을 가해서 정상 배열을 벗어난 목뼈를 재배열함으로써, 정상적인 C자형 곡선이 만들어지도록 도와준다. 또한 목 주위의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킴으로써, 뒷목의 통증을 덜어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