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19 14:51
[전북일보] 고향으로 보내는 편지 - 장모님과 장어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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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의 사랑과 장어 ==전북일보

 

전주에 사시던 처가가 세달 전 우리 아파트 옆 동으로 이사를 했는데 장모님만 오시고 장인어른은 아직도 전주에 일들이 남아서 서울로 합류를 하시지 못했다

 

장인어른과 장모님의 성격은 완전히 대조적인데 장인어른은 내성적이시고 술을 한잔도 안 드시며 평소에 독서를 좋아하시는 분이라 술을 좋아하는 나의 생활을 약간은 못마땅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반면에 장모님은 장인어른과는 성격이 정반대신데 자주 사위들과 어울려 맥주도 한잔씩 하시고 나름대로 사회활동을 하시면서 인생을 비교적 재미있게 사시는 분이다.

 

그런데 요즘 내가 병원을 이전하려고 여러 가지 신경 쓰는 모습을 보시고 사위가 안쓰러우셨는지, 고창에 알고계신 집에다가 장어를 부탁해서 사위 몸보신하라고 주셨다.

사실 내가 먼저 어르신들을 챙겨 드려야 하는데 어떻게 거꾸로 된 것

같아 미안하기도 했고 장모님의 사랑이 고맙기도 했다.

 

장모님이 주신 장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예로부터 보양식으로 각광받아 왔다. 역사적으로 보면 수많은 후궁을 거느렸던 이집트의 파라오들도 민물장어를 정력제로 썼다는 기록이 있고, 조선시대 연산군도 장어를 특히 좋아했었다고 한다.

이렇게 장어가 각광을 받는 이유를 살펴보면, 장어의 강인한 힘과 활동력 때문인 것 같다. 장어는 힘이 좋아 낚싯대를 망치기 일쑤일 뿐만 아니라 산란을 위해서 장장 6~7개월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로, 무려 3천 킬로미터를 헤엄친다고 하니, 장어의 생명력과 힘은 따로 이야기 하지 않아도 되리라.

 

동의보감에서는 장어'만려어'라고 기록을 하고 있는데, “오장허약함보강하고, 무절제한 생활로 인해서 생긴 폐결핵을 다스리며, 허리 다리따뜻하고하게 한다."고 하였다. 몸의 기운이 극도로 떨어졌을 때 원기를 보강해 줄 뿐만 아니라, 하초를 튼튼하게 해 준다는 의미이다.

 

스테미너 식으로 잘 알려져 있는 장어는 고단백 고칼로리 식품으로 특히 에너지 소모할 때, 영양 공급원활하게 해줄 수 있다. 또한 비타민무기질이 골고루 들어 있어서, 과로해서 체력이 떨어져 있을 때 효과가 좋고, 특히 장어에 들어 있는 단백질은, 콜라겐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 여성들의 피부미용에도 좋다. 그래서 박지성이나 이승엽 같은 운동선수들이 애용하는가 하면 탤런트들도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장어는 그 자체로도 훌륭한 보양식이지만 과실주와 잘 어울린다. 르네상스시대 미켈란젤로건강을 위해서 와인장어를 함께 즐겼다는 일화가 있는데 와인과 장어는 맛뿐만 아니라 영양적인 면에서도 잘 어울린다.

하지만 와인보다는 복분자와 더욱 잘 어울린다고 하겠는데, 복분자달고 성질따뜻하기 때문에 장어복분자를 만나면 자양·강장하는 효과훨씬 증가될 뿐만 아니라 , 복분자 장어에 부족한 비타민C 등보충 시켜주고, 복분자의 항산화작용노화 억제해 주는 효과까지 있어 그만큼 장어복분자좋은 궁합이라 할 수 있다.

 

장모님이 해주신 장어 덕분으로 힘들었던 무사히 이사도 마치고, 원기도 회복한 지금, 한쪽귀가 잘 들리지 않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계시는 우리 장모님께 감사드리며 만수무강하시길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