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점점 추워지면서, 요즘 손발이 차가워서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늘 손이 차니 남들에게 덥석 손을 내밀 수도 없고, 악수라도 할라치면 손바닥을 싹싹 비벼야 하는 분들, 양말을 신지 않으면 잠들기 힘들 정도로 발이 차가운 분들도 계신데요.

수족이 찬 냉증은 대개 남자들 보다는 여자들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사춘기 여학생, 젊은 여성, 산후 조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여성, 그리고 갱년기 여성에게 많습니다. 수족냉증을 개선하는데는 반신욕이 아주 좋습니다. 37~39℃ 정도의 물을 욕조에 받은 후, 청주 1.8ℓ나 한단 분량의 파뿌리 또는 양파 2개를 망에 싸서 넣고 15~30분 정도 반신욕을 합니다. 

파뿌리와 양파에는 유화알릴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서 자율신경을 자극하여 에너지 대사를 활발하게 해주기 때문에 음식으로 먹어도 좋고, 목욕을 해도 몸이 따뜻하게 됩니다. 반신욕이 여의치 않으면, 족탕요법을 매일 실시하는 것도 좋습니다. 39~41℃ 정도의 따뜻한 물을 복숭아뼈 위 3cm 만큼 채운 후 15~20분간 담그고 있으며, 물이 식으면 더운물을 조금씩 보충해주도록 합니다.

수족냉증에 좋은 음식들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부추는 씨를 뿌리고 난 후 돌보지 않아도 잘 자란다 하여 ‘게으름뱅이 풀’이라는 별명이 있지만, 양기를 돋워준다 하여 ‘기양초(起陽草)’라 불릴 만큼 자양강장작용이 뛰어납니다. 

《본초강목》에서 ‘부추는 온신고정(溫腎固精) 효과가 있다’고 하였으니, 즉 부추는 인체 에너지의 근원인 신장을 따뜻하게 하고 정기를 갈무리하여 줍니다. 부추의 이런 작용은 매운 맛을 내는 유화알릴 성분 덕분으로, 이것은 자율신경을 자극하여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며 혈맥을 소통시키는 효능이 있어 그 결과 손과 발이 따뜻하게 되는 것이죠.

한방에서 사용하는 약재들도 수족냉증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 많습니다. 인삼은 보약의 대명사로서 성질이 따뜻하여 몸을 따뜻하게 하고 기운을 북돋워주며, 진액을 생성시켜 주므로 전신이 쇠약하고 피로할 때, 큰 병 후 원기 회복에, 빈혈이 있을 때 빠지지 않고 쓰이는 약재입니다. 

특히 위장하수나 위무력증 등으로 소화가 잘 안되고 식욕이 없을 때 인삼 사포닌은 비위 기능을 강화시켜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방적으로 비기(脾氣)가 허약한 사람은 사지가 영양을 받지 못해 사지가 무력하고 냉하게 되는 것이므로, 이때 인삼을 먹으면 비기가 강화되면서 손발이 따뜻해지는 것입니다.

수족냉증에 한방차들 중에서 계피는 서양에서 음식과 커피 등에 많이 쓰는 시나몬이라는 향신료의 원료입니다. 계피의 정유인 시나몬 오일은 심장의 관상동맥 혈관과 말초혈관을 확장시켜서 많은 혈액이 손끝 발끝까지 뻗어갈 수 있는 길을 터주는 역할을 합니다. 손발의 혈관이 확장되어 혈액이 공급되면 손발이 점차 따뜻해지는 것이죠. 

생강은 약으로 쓰일 뿐 아니라, 차요법으로 많이 사용되는 식품이죠. 생강은 성질이 따뜻하지만 껍질의 성분은 차기 때문에, 수족냉증에는 껍질을 벗기고 써야 합니다. 생강은 소화기관을 튼튼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좋게 하여 기운순환을 촉진시킵니다. 또, 팔다리가 마비되었을 때도 효과가 있으며,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도 있습니다. 

생강의 주요 성분인 zingiberol은 심장의 수축력을 강화시켜 말초혈관까지 혈액이 뻗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므로, 손발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몸에 열이 많아서 더위를 못참는 분들은 생강차를 드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