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19 15:43
한맛 한얼 - 기허증(氣虛症)과 인삼 대추 오미자차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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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춘곤증의 원인이 되는

기허증(氣虛症)과 인삼 대추 오미자차

 

봄처녀 제 오시네 새 풀옷을 입으셨네 / 하얀 구름 너울 쓰고 진주 이슬 신으셨네 / 꽃다발 가슴에 안고 뉘를 찾아 오시는고

 

봄은 아름답고, 가슴 설레는 계절입니다. 유난히 추웠던 이번 겨울이 지나고나서 돌아오는 봄이라 더욱 애틋한 느낌입니다. 겨울철 추운 날씨에 잔뜩 웅크리고 있다가 봄날의 따스한 햇살이 비치기 시작하면 새싹이 돋아나고, 사람들은 새롭게 마음을 다짐하며 활기찬 활동을 시작합니다. 그렇지만 마음처럼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으니, 봄만 되면 찾아오는 불청객, 바로 춘곤증(春困症)입니다.

 

계절이 변하면 그에 따라서 우리 몸도 변해야 하는데, 봄철의 계절 변화에 대해서 우리 몸이 따라가자 못해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불편한 증상이 춘곤증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우리 인체를 소우주(小宇宙)라고 하는데, 이 말은 우리 인체도 대우주(大宇宙)인 자연의 변화에 순응하고 같이 변해간다는 뜻입니다.

 

음양오행(陰陽五行)으로 보면, 봄이라는 계절은 나무(木)의 기운이 왕성한 계절이며, 나무의 기운은 땅을 뚫고 위로 자라나려는 것이 특징입니다. 우리 인체에서 그러한 특징을 가진 장기가 바로 간(肝)이죠. 그래서 봄이 되면 간(肝)의 나무(木) 기운이 강해지면, 땅(土)에 해당하는 소화기 계통인 비위(脾胃)를 억압하기 때문에, 춘곤증이 나타나게 됩니다.

 

또, 겨울에 비해 봄에는 활동량이 많아지고, 에너지 소비가 늘어나면서 기운이 많이 소모되는 기허증(氣虛症)으로 춘곤증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기(氣)와 혈(血)이 충만해서 서로 조화를 잘 이루어야 합니다. 기혈(氣血) 중에 어느 한쪽이 부족하거나,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건강에 이상이 생기는 것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기(氣)가 바람이라면 혈(血)을 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비유하자면, 바람이 파도를 일으키는 것처럼, 기(氣)가 왕성하고 충분해서 잘 통하게 되면, 혈(血)도 역시 잘 움직이고 순환이 잘 돼서 건강한 몸을 가질 수 있다고 본겁니다. 그렇지만 반대로 기(氣)가 약해지거나 잘 소통하지 않으면, 혈(血)도 역시 부족하고 순환이 되지 않아서, 건강을 잃게 된다고 본거죠, 따라서, 한의학에서는 건강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기(氣)를 잘 조절하고, 둘째로 혈(血)을 잘 고르게 하는 것이, 건강의 기본이라고 본겁니다.

 

기허(氣虛)로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춘곤증과 같이, 육체적인 증상과 정신적인 증상이 모두 있습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피로하고, 아침에 일어나기도 힘들고, 온 몸이 무기력해지고, 나른해지며, 항상 졸리고 의욕도 저하됩니다. 말도 하기가 싫고 말소리에 힘도 없으며, 가슴이 뛰고, 안정이 안되면서 얼굴이 달아오르는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허(氣虛)로 인한 춘곤증을 이겨내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좀 더 자자, 좀 더 졸자, 손을 모으고 좀 더 눕자 하면 너에게 가난이 강도처럼 들이닥치고, 빈곤이 방패로 무장한 용사처럼 달려들 것이다” (잠 6:10∼11) 성경에도 이런 글귀가 있는 것처럼, 노곤하다고 자꾸 잠만 자고 쉬기만 하면 오히려 춘곤증이 심해지게 됩니다.

 

동의보감에서는 “봄에는 밤에 일찍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뜰을 천천히 거닐면서, 몸의 긴장을 풀고 마음을 편하게 가지라”고 하였는데요. 아침에 가벼운 조깅이나, 맨손체조를 하시고 점심식사 후 밖에 나가서,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또, 장시간 앉아있는 직장인들은 1시간마다 근육과 관절을 스트레칭해서 긴장을 풀어주고 순환을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운동을 너무 과도하게 하면 피로를 더 심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허증(氣虛症)을 치료하는 처방으로는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이 가장 대표적입니다, 말 그대로 중초(中焦)를 보(補)하고 저하된 기를 끌어 올린다는 처방입니다, 옛날부터 보중익기탕을 처방 중에 처방, 즉 왕중왕의 처방이라 해서 '의왕탕(醫王湯)'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보중익기탕은 황기, 인삼, 백출, 당귀, 진피, 시호, 승마, 감초로 이루어져있는데, 황기와 인삼은 기를 보하는 대표적인 한약재고, 당귀는 혈을 보하는 대표적인 약재며 , 진피와 시호, 승마는 기를 돌게 하면서 끌어올려주는 약재로, 약물의 조화가 아주 잘된 처방입니다.

 

춘곤증을 이겨내고 기허증을 치료하는 한방차로는 인삼․대추․오미자 차가 있습니다.

 

인삼은 원기를 크게 보한다(大補元氣)하여 보약의 대명사로 사용되어 왔는데, 성질이 따뜻하고, 기를 북돋워주며 진액을 생성시켜 주는 효능이 탁월합니다, 인삼의 사포닌 중 진세노사이드 성분은, 모세혈관의 확장과 혈류 개선을 도와주기 때문에, 피로 회복에도 좋고, 신체의 방어력을 높여서 질병에 대한 면역기능을 강화시켜줍니다.

 

대추는 진액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혈을 보하고, 피로 회복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한방 신경 안정제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효능이 있습니다.

 

오미자는 비타민 A, C가 풍부해서 기운을 북돋아 줄 뿐만 아니라,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되고, 중추신경을 각성시킴으로써 뇌에 활력을 불어넣고, 일의 능률을 높여줍니다.

 

인삼 두 뿌리, 대추 10개를 물 3000CC 1시간 30분간 달여 물의 양이 반절정도로 줄어들면 오미자 10g을 넣어서 10시간 우려내서 3일 정도 수시로 나누어 마시면 됩니다.

 

오미자는 끓이지 않고도 한나절 동안 물에 담가 두기만 해도 차로 이용할 수 있죠, 오히려 끓이면 쓴맛이 강해져 맛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심한 고혈압 환자의 경우에는 인삼이 혈압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기운을 보충할 수 있는 약재로 인삼 대신 황기를 사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