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19 15:43
한맛 한얼 - 여름철 건강을 지키는 제호탕(醍醐湯)과 생맥산(生脈散)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조회 : 7,078  

여름철 건강을 지키는

제호탕(醍醐湯)과 생맥산(生脈散)

 

 

동의보감에서도 ‘사계절 중 여름철 건강관리가 가장 어렵다’고 했을 정도로 잔병치레가 많은 계절이 바로 여름입니다. 여름철에는 기온이 높아져서 몸도 나른하고 입맛도 없고, 기운도 떨어지면서 여름타는 분들이 많죠. 그리고 여름 타는 증상이 계속 방치할 경우에는, 가을에 접어들어도 일상생활이 불편해지고, 심한경우에는 질병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잔 탈 없이 여름을 날 수 있는 ‘여름철 건강법’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여름을 타는 증상을 ‘주하병(注夏病)’이라고 하는데 ‘주하병’은 여름철 고온다습한 기후의 변화때문에, 인체 생리기능에 장애가 생겨서 발생하는 것으로, 그 원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여름철이 되면 인체는 높은 외부 기온에 적응하기 위해서 피부 쪽으로 혈액을 많이 보냅니다. 그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내장으로 가는 혈액이 적어지기 때문에, 우리 인체의 내장인 위장과 대․소장. 간 기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식욕이 떨어지고, 소화가 안되면서, 설사가 나기도 하고, 속이 더부룩하고 불쾌하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외부 기온이 높아지면, 인체 대사기능이 활발해져서 체력소모가 많아지고, 그로 인해서 쉬 피로해지며 정신적으로도 무력해지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가 흔히들 말하는, ‘원기부족’ 또는 기허증세 입니다.

 

여름철은 땀이 많이 나는 계절입니다. 우리 몸은 체온이 높아지게되면, 땀을 흘려 증발시켜 열을 발산시킴으로써,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데, 여름철에 과도한 땀을 흘리면, 수분과 전해질이 손실되서 열이 나고, 갈증이 나면서 머리가 아프며, 어지럽고 피로하게 됩니다.

 

한의학적으로 보면, 땀을 흘릴 때 인체의 진액(津液) 즉 음기(陰氣)가 빠져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많이 흘리게 되면 ‘음허증(陰虛證)’이 생기게 됩니다. 따라서 여름을 탈 때에는 부족한 원기와 음기를 보충해주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과로를 피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균형 있는 식사로 입맛을 돋구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합니다.

 

여름철 건강을 지키는 한방음료로는 제호탕(醍醐湯)과 생맥산(生脈散)이 대표적입니다.

 

<동국세시기>에 기록된 바에 따르면, 조선시대에는 단오가 되면 내의원에서 제호탕을 만들어 신하들에게 나누어주던 풍습이 있었습니다. 제호(醍醐)는 불교 경전에서 유래된 말로, 우유를 정제하면 유(乳), 락(酪 치즈), 우소(牛酥 연유), 숙소(熟酥), 제호(醍醐)의 5 단계의 제품이 나오는데, 이 중 제호(醍醐)의 맛이 가장 좋아서 비교할 수 없이 좋은 맛, 곧 가장 숭고한 경지를 제호(醍醐)라고 합니다. 제호탕은 그만큼 고귀한 이름을 가지면서, 정신을 맑게 하고, 여름철 더위를 물리쳐주며, 배탈이나 수인성 전염병 등 잔병치레를 예방하는 청량음료 역할을 했습니다.

 

제호탕은 오매(매실) 400g, 백단향 32g, 사인 16g, 초과 12g을 가루 내어서 꿀 1.8ℓ에 버무린 뒤, 살짝 끓여 수분을 없앤 다음, 자기에 담아두고 냉수에 2~3스푼씩 타서 마시면 여름철 더위를 이겨내고 건강을 지키는 건강음료가 됩니다.

 

또, 여름철 한방 음료로 ‘생맥산(生脈散)’만한 음료가 없습니다. ‘맥을 살린다.’는 이름처럼 여름철 더위로 땀을 많이 흘려 갈증이 심하고, 기운이 없을 때 진액(津液)을 보강하고 또 심장기능을 강화시켜서 생기를 되찾도록 도와주는 처방입니다.

 

맥문동은 인체 진액이 부족할때 쓰이는 대표적인 약재로 여름철 땀을 많이 흘려서, 우리 몸의 체액이 산성화 되었을 때 체액을 중화시키고, 폐의 진액을 보충해주어서 기침, 가래, 기관지 강화, 관상 동맥의 혈류량 촉진과 심장 근육의 보호 작용이 현저하고, 심장 근육의 수축력을 개선하기 때문에 운동이 부족한 분들께 큰 도움을 줍니다.

 

인삼은 예로부터 보약의 대명사로, 우리 몸의 면역기능강화와 원기회복 과 자양강장제로 널리 사용되어 왔고, 인삼에 많이 들어있는 사포닌은 피로회복 효과, 각종 스트레스에 대한 방어작용을 합니다.

 

오미자는 향기로운 향이 있으면서 다양한 약용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름철 열로 인해 소모된 기를 보충해줄 뿐만 아니라, 유기산 성분은 피로를 풀어주고 장을 튼튼하게 하며, 몸 안에 열이 올라오는 것을 막고 갈증을 풀어줍니다.

 

맥문동 8g, 인삼, 4g을 물 1000cc로 1시간 끓인 후, 뜨거운 상태에서 오미자 4g을 넣은 뒤 오미자물이 우려나오면 식혀서 냉장고에 보관하고 시원하게 마시면 됩니다.

 

이외에 더위에 좋은 음식으로는 열을 내려 더위를 식혀주는 녹두와 오이, 열대야로 인한 불면증에 호두죽, 땀을 많이 흘리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황기차가 있으며, 여름철 더위를 이겨내고 체력을 돋궈주는 한방 처방으로는 청서익기탕(淸暑益氣湯)이 있습니다.

 

♧ 청서익기탕 ♧===맥문동·당귀·황기 각 6g, 인삼·백출 각 5g, 진피·황백·감초 각 3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