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19 16:31
글마루 2012년 4월 춘곤증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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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곤증 - 글마루

 

봄날의 따스한 햇살이 비치기 시작하면 새싹이 돋아나고 사람들은 새롭게 마음을 다짐하며 활기찬 활동을 시작한다. 그렇지만 마음처럼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으니 바로 '춘곤증'인 것이다. 상쾌한 봄바람과 함께 해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기 때문에 코앞에 다가온 봄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한의학에서는, 우리 인체를 소우주(小宇宙)라고 하는데, 이 말은 인체도 대우주(大宇宙)인 자연의 변화에 순응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데 좋다는 의미다. 또한, 자연의 변화에 따라 우리 인체도 변화를 겪게 된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

 

음양오행으로 본다면, 봄(春)이라는 계절은 나무(木)의 기운이 왕성한 시기인데, 나무의 기운이란 위로 자라나려는 특징이 있다. 우리 몸에서 그러한 특징을 가진 장기가 바로 간장(肝臟)이다.

 

그래서 봄이 되면, 간(肝)의 기운이 왕성해지는데, 음양 오행의 관점에서 보면, 간의 목(木)의 기운이 강해지면, 목극토(木克土)의 원리에 의해서, 토(土)에 해당되는 소화기 계통인 비위(脾胃)를 억압하기 때문에, 춘곤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생리학적으로 본다면 춘곤증의 발생원인은 크게 세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는데

 

① 겨우내 움츠렸던 인체의 신진대사 기능이 봄을 맞아 활발해지면서 발생하는 피로증상인 춘곤증은 호르몬과 중추신경계에 자극의 변화가 나타나고, 피부의 온도가 올라가고, 근육이 이완되면서 나른한 느낌을 갖게 된다.

 

② 봄이 되면 낮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인체의 활동 시간은 늘어나는데 반해서, 오히려 수면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신체 리듬의 변화로 춘곤증을 느끼게 된다.

 

③ 봄철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비타민B1, 비타민C를 비롯한 무기질 등 영양소의 필요량이 겨울에 비해 급격히 증가하게 되는데, 이러한 영양소들이 결핍되면 춘곤증을 더 느끼게 된다

 

춘곤증의 증상으로는, 육체적인 증상과 정신적인 증상이 모두 나타나고, 춘곤증이 나타나는 부위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다 나타난다.

 

나른한 피로감과 졸음 외에도, 집중력 저하, 권태감, 식욕 부진, 소화 불량, 현기증 등 여러가지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충분히 자도 몸이 무겁고 나른해지고, 졸음이 오고, 무기력해져 쉽게 피로감을 느끼게 되는데, 심한 경우에는 주부들 같은 경우에는 집안일 하는 자체가 부담스럽고, 직장인들은 업무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런 증상은, 아침보다는 따뜻한 낮에 더 느끼는 경우가 많다. 평소에 피로를 많이 느끼거나, 저혈압, 빈혈, 소화기가 허약한 분들에게 더욱 많이 발생하게 된다

 

춘곤증을 이겨내는 한방차에는 인삼대추차가 대표적이다.

 

인삼은 보약의 대명사로 불리어진다. 조선시대, 최장수 왕으로 기록을 남긴 영조는 83세까지 수명을 누렸는데, 평소에도 인삼을 아주 즐겼다. 특히 영조 41년, 즉 그의 나이 72세에는 한해 동안에 20근(12kg)이나 되는 인삼을 먹었다고 하며, 76세에는 흰머리가 다시 검어지고, 빠졌던 치아가 다시 났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또,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회귀하자며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프랑스의 사상가이자 소설가였던 장자크 루소, 그도 인삼을 애용했다. 당시 매우 값비쌌던 블루본 섬의 원두커피 한포대를 선물로 받은 장자크 루소는 그에 대한 답례로 인삼 한뿌리를 보냈던 것이다.

 

대통령 재임 중 전림선암 선고를 받은 미테랑 대통령은 3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지만, 한국에서 인삼 진액을 구해 복용하여, 시한부 생명을 6개월 이상 연장했다는 후문도 있다.

 

 

이렇게 시대와 인종을 초월하여 인기가 좋은 인삼은 기운을 북돋워주고 피로를 없애주면서 소화기능을 좋게해준다. 특히 인삼의 사포닌 중 진세노사이드 성분은 모세혈관 확장 및 혈류 개선을 돕는다.

 

그리고 대추는 주성분이 탄수화물, 철분과 칼슘. 비타민 A 등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으며, 인삼에 많이 들어있는 사포닌도 대추의 주요 성분중의 하나이다. 특히, 대추는 우리 몸에 수분 양을 유지하면서, 진액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피로회복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또, 대추는 한방 신경 안정제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진정효과가 뛰어나서, 신경이 예민한 분들의 불면증, 불안 초조, 신경쇠약, 신경성 위염으로 인한 속쓰림에도 큰 효과를 보인다.

 

인삼대추차는 인삼 2뿌리, 대추 10개에 물 1000CC를 붓고 1시간 반정도 끓여 물이 반으로 줄면 수시로 복용한다.

 

춘곤증을 이겨내는데는 봄나물도 좋다. 봄나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냉이, 달래, 쑥, 두릅, 미나리이다.

 

냉이는, 겨우내 부족했던 비타민을 보충해주기에 가장 좋은 식품이다, 채소 중에서 단백질 함량이 가장 많고, 칼슘과 철분이 풍부하고, 비타민A가 많아서 춘곤증 예방에 탁월한 효능이 있고, 피로회복 에도 좋고, 숙취에도 좋고. 소화기, 이뇨에도 좋다.

 

따뜻한 성질을 가진 쑥은 예부터 몸이 찬 사람들의 양기(陽氣)를 보충하는데 쓰여 왔다. 쑥에는, 철분과 칼슘, 비타민A와 C가 풍부해서, 근골격계질환이나 감기예방이나 피부미용, 여성들의 수족냉증과 하복부 냉증에 도움이 된다.

 

두릅은 다른 나물에 비해서 단백질, 비타민A와 C, 칼슘과 섬유질이 많고, 인삼의 중요 성분으로 잘 알려진 사포닌이 있어서 혈액순환을 도와주기 때문에, 피로를 풀어주면서, 몸에 활력을 주고, 머리를 맑게 해주는 봄나물로,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한 분들이 드시면 좋다. 두릅에는, 혈당강화 작용도 있어서, 당뇨병에도 효과가 있다.

 

달래는 산 마늘이라고도 하는데, 봄에 나는 나물 중에 임금님에게 가장 먼저 바쳤다는 나물이다. 비타민C와 칼슘이 풍부해서 감기와 빈혈 예방에 좋고, 동맥경화 예방에도 좋습니다. 남성들의 원기부족과, 여성들의 자궁출혈이나, 불면에 도움을 준다.

 

미나리는 성질이 찬 편이어서, 몸속의 열을 없애주고, 갈증을 풀어주며, 소변을 잘 보게 한다. 또, 식물성 섬유소가 풍부해서, 장활동을 원활하게 해주기 때문에 변비에 도움을 주고, 무기질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으로 혈액의 산성화를 막아줘서, 피를 맑게 해주며, 혈압을 낮추고 성인병을 예방하는 기능이 뛰어나다. 거기다 미나리는 몸속의 독소를 배출시키고, 해독시키는 효능이 있기 때문에, 숙취해소에 효과적이다.

 

춘곤증을 이겨내기 위해선 좋은 생활습관이 필요하다.

 

기상과 취침을 일정시간에 하고, 낮에 졸음이 심하게 온다면, 10~20분 정도의 낮잠은 좋다. 하지만, 긴 시간을 자게 되면, 저녁의 숙면에 방해를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아침식사는 반드시 하고, 하루 세끼를 규칙적으로 하고 양질의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의 영양을 충분히, 고루 섭취한다. 특히 봄철에는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평소보다 비타민 소모량이 3∼5배 늘어나기 때문에 비타민 섭취를 늘려야 한다.

 

아침에 가볍게 조깅이나, 맨손체조를 하시고 점심식사 후에는 밖에 나가서,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도 좋다. 2시간 간격으로 틈틈이 바디 스트레칭을 하며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춘곤증으로 인해서, 피곤하고 졸음이 오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태양혈(눈꼬리가 끝나는 부분-관자놀이)을 지압하면 피로가 가시고 맑은 기운을 느낄 수 있다.

 

또, 내관은 춘곤증으로 인한 두통, 신경쇠약, 피로 등에 효과적이다. 위치는 안쪽 손목 중앙에서 3cm 정도 위쪽이다.

 

보중익기탕과 인삼양영탕의 한약처방을 사용하면 춘곤증을 쉽게 물리칠 수 있습니다. 보중익기탕은 전신이 나른해지며 피곤하고 소화도 잘되지 않는 경우에 사용하며, 인삼양영탕은 기운이 없고 식욕도 없으면서 호흡기의 증상(기침, 가래)을 약간 겸한 경우에 좋습니다.

 

보중익기탕

황기 8g, 인삼, 백출, 당귀, 진피 각 6g, 시호, 승마, 감초 각 2g

 

인삼양영탕

작약 8g, 계지, 인삼, 황기, 백출, 당귀, 진피, 감초 각 4g, 숙지황, 복령, 오미자 각 3g, 원지 2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