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19 16:33
글마루 2012년 5월 담결림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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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저곳 근육이 결리는 담(痰)결림 - 글마루

 

우리 몸 어떤 부위의 근육의 갑자기 아프면 “담 결렸다”는 표현을 많이 쓴다. 담 결리는 증상으로 한의원을 찾는 분들이 많다는데, 한의학에서는 담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치료는 어떻게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담이란 단어가 낯설지는 않을텐데, 담은 담음(痰飮)이라고도 한다. 원래 담음이란 개념은, 인체 내에서 진액(津液-수분을 포함한 각종 체액)이 정상적인 생리작용의 범위를 벗어나서, 병적인 상태로 인체 내에 머물러 있는 상태를 총칭하는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담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아주 많고, 또 담이 어느 부위에 있느냐에 따라서, 증상이 아주 다양하게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서 담이 머리에 있으면 두통이나 어지러움이 나타날 수 있고, 안면에 있으면 얼굴이나 눈주위가 떨리거나 안색이 변하는 현상, 기관지에 있으면 기침, 가래, 목에 있으면 마치 매화씨 같은 것이 목 걸려있는 느낌이 들어서, 뱉어내려고 해도 뱉어지지 않고, 삼키려고 해도 삼켜지지 않는 매핵기 증상도 나타난다. 담이 가슴에 있으면 울렁거리는 증세와 함께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안정이 안되는 증상, 배에 있으면 토할 것 같은 느낌이나 물이 흐르는 것처럼 꼬르륵 소리가 날수도 있고, 사지말단이나 근육에 있으면, 갑자기 근육이 결리거나 통증이 생길 수 있는데, 후대로 내려오면서 담 결린다는 뜻이 근육에 담이 들어서, 통증이 있다는 의미로 축소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한의학에서 담이 생기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기는 하지만 몇가지로 정리를 해보면, 첫째는, 음식물을 받아들이고 소화시키는 비위장의 기능이 저하되면서, 근본적으로 영양물질을 흡수하지 못하고, 둘째는, 기혈 순환을 조절하는 심장과 폐장의 기능저하로 사지말단까지 기혈의 순환을 원활하게 잘 순환시키지 못하고, 샛째는, 수분대사와 노폐물 배출을 관장하는 신장의 기능에 문제가 있으면, 담음의 질환이 잘 생긴다고 본다.

 

담음질환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인데, 먹는 음식의 변화도 영향을 미치는데, 그 중에서도 동물성 지방섭취량의 증가와, 가공이 많이 된 음식들을 점점 더 많이 먹게 되는 것도 원인이 되고, 운동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는 생활도 담이 생기는데 영향을 미치고, 복잡해진 사회구조 때문에 생기는 스트레스의 가중으로 인해서 기와 혈의 순환장애가생기면서 담음성 질환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 보면, 담에 의한 증상이 근육에 있으면, 근육이 갑자기 아프기도 하는데,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아프기도 하고, 팔다리 마디마디들이 일정한 곳이 없이 아프고, 등뼈 가운데가 손바닥 크기만큼 얼음같이 차면서 아프기도 하고, 온몸이 스멀스멀 하면서 마치 벌레가 기어 다니는 것 같기도 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요즈음 근육통이 있을 때 사람들이 호소하는 증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과도한 컴퓨터 사용, 휴가철 장거리 운전이나, 저녁에 잘 때 이불을 잘 덮지 않거나, 불편한 잠자리, 과도한 운동이나, 아예 운동을 하지 않는 원인 등으로, 어깨나 뒷목이나 여러 부분들의 근육들이 뻐근하고 쑤시는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우리가 걷고 뛰고 움직이는 모든 활동은, 뼈에 달라붙어 있는 근육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이루어지는데, 만약에 근육을 무리하게 사용하면, 근육을 구성하고 있는 근섬유에 미세한 손상이 반복되고, 피로물질인 젖산이나 탄산가스가 과다하게 축적된다. 이때 충분한 휴식과 영양공급을 해주지 않으면, 피로한 근육이 문제를 일으켜서, 결국은 담을 유발하게 되는 것인데, 특정 부위가 뻣뻣해지면서 발생한 통증은, 그대로 둘 경우 주변으로 퍼질 수도 있다.

 

넓은 의미로 보면, 선풍기 바람이나 에어콘 바람으로 인한 불편함도, 담이라고 볼 수 있는데 동의보감에 나오는 풍담과 한담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선풍기나 에어컨 바람으로 고통받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는 찬 기운이 피부를 통해서 기혈의 통로인 경락에 침입해서 생기는 증상으로, 냉방병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적절한 운동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고, 잘못된 자세를 바로 잡아주어도, 기혈순환이 잘되기 때문에, 담이 형성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컴퓨터 작업을 할 때는 단말기높이를 잘 조절하고, 직장인이나 수험생 경우 고정된 자세를 피하고, 적당한 스트레칭, 너무 높은 베개를 쓰지않는 것, 여름이라도 이불 잘 덮고 자는 것이 좋다. 또, 무리한 운동 또는 과로를 피하고, 지나치게 기름진 음식이나 음주를 피하고 담백한 음식을 주로 드시는 것이 좋다.

 

몸 안에 샇여있는 노폐물을 없애기 위해서는, 목욕을 자주하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되고, 담이 있는 부위에 핫팩으로 20~30분 정도 따뜻한 찜질, 샤워기로 따뜻한 물을 틀어서 마사지를 하는 것도 좋다. 또 평소 커피 대신 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는 진피(귤껍질)차나 혈관을 확장시켜주는 생강차, 근육의 강직을 풀어주는 모과차 등을 마시는 것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특히 모과는 사람을 네 번 놀라게 한다는 말이 있다. 첫째로 울퉁불퉁한 모습에 놀라게 되고, 둘째로 그윽한 향기에 놀라게 되고, 셋째로 시금털털한 맛에 놀라게 되고, 넷째로 몸에 좋은 한약재 였다는 것에 놀란다. 동의보감에서는 모과는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하고, 무릎과 다리에 힘이 없는 것을 치료한다고 설명하였으며, 한약재를 설명한 <본초강목>에 따르면, 모과는 술독(酒毒)을 풀어주고 가래를 없애주며, 속이 울렁거리는 것을 가라앉히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주고 있다. 모과의 신맛이 강한데, 한의학에서는 그 신맛이 간(肝)과 연계되어 근육을 부드럽게 하고, 경련이나 담결림을 풀어주는데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담은, 담자체가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어떠한 질병상태에 대한 결과이다. 동의보감에서도 ‘담을 치료할 때에는 먼저 기(氣)를 고르게 한 다음에 담을 헤치고 삭게 해야 한다.’고 하였는데 대표적인 처방으로 이진탕(二陳湯)을 들 수 있다.

 

♧ 이진탕 ♧

 

반하 8g, 진피, 복령 각4g, 감초 2g, 생강 4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