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19 16:36
글마루 2012년 11월 가을철 건강 약차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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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루 - 가을철 건강 약차

 

가을을 수확의 계절이다. 여러 가지 곡식들이 수확이 되며, 또 한편으로는 건강에 도움이 되는 많은 약재들이 나오는 시기이기도 하다. 가을철 건강을 지키고 겨울을 대비하는 좋은 약차가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

가을은 국화(菊花)가 가장 많이 나오는 계절이다. 한방에서 약재로 많이 쓰이는 국화는 어디에 좋을까? 역사에서 보면 도연명(陶淵明)과 두보(杜甫)는 국화를 예찬하며 약과 술로 먹었다고 하며, 소동파(蘇東坡)는 국화를 음식으로 즐겼다고 한다. 국화는 동의보감에 한약재 이름으로 감국(甘菊)이라고 하고, 한방에서는 감기로 인한 열(熱)과, 풍(風)으로 생긴 어지럼증과 두통, 이명(耳鳴-귀울림)증상을 치료하고, 눈이 충혈되는 증상과 눈물이 흐르는 것을 멈추게 한다.

 

국화에는 눈과 간기능 회복에 좋은 비타민A, 아데닌 등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은 직장인, 공부하느라 머리가 아픈 수험생, 눈이 침침한 분들이 평소에 국화차를 마시면 좋다.

 

국화가 좋은 향을 가지려면, 꽃이 만개하지 않고, 피우려는 시점부터 15일 정도 서리를 맞은 것이 최고의 상품이고, 완전히 만개한 노국(老菊)은 오히려 향이 떨어진다. 국화를 마시는 방법은 따뜻한 물 1000CC에, 음지에서 잘 말린 국화 한주먹 20그램을 넣고, 10분정도 우려내서 건더기는 버리고 물만 취하고 기호에 따라서 꿀을 타서 마셔도 좋다.

 

요새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스마트폰을 한 개씩 들고 작은 글씨를 들여다보면 쉽게 눈의 피로가 오게 된다.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데는 결명자(決明子)만한 것이 없다. 결명자란, 눈을 밝게 해주는 씨앗이란 뜻으로, 동의보감에는 성질이 약간 차고, 맛은 짜고 쓰며, 독은 없다고 기록되어 있다. 쓴맛과 찬 성질은 열을 내리는 작용이 있어서, 스트레스로 발생하는 안구 충혈, 눈물과다, 두통, 어지럼증에 효과가 아주 뛰어나고, 비타민 A의 전구물질인 카로틴 등을 함유하고 있어서 야맹증과 녹내장(靑盲)에도 효과가 뛰어나다. 또 결명자 베개는 머리와 눈을 맑게하기 때문에 과거보는 선비들이 결명자 와 국화를 넣은 베게를 많이 이용했다.

 

결명자를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뺀 뒤,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서 살짝 볶는 다음, 결명자 20g정도에 물을 1ℓ정도 넣고 끓이는데, 물이 끓으면, 불을 줄인 후, 붉은 빛이 날 때까지 끓인뒤. 건더기를 걸러낸 후 꿀이나 설탕을 가미하여 먹는다.

 

가을 보약재 중에 대표적인 것은 구기자(枸杞子)이다. 구기자는, 노화 방지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서 각노(却老) 혹은 선인장(仙人杖)이라고도 부른다. 동의보감에는 정기(精氣)를 보하고, 얼굴빛을 젊어지게 하고, 흰머리를 검게 하며 눈을 밝게 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며 오래 살 수 있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구기차는 유기산, 아미노산이 풍부하기 때문에 만성적으로 피로하고 의욕이 없으면서, 눈이 침침한 사람이 마시면 좋다.

 

예로부터 ‘어물전 망신은 꼴두기가 시키고,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못생기고 울퉁불퉁한 과일이 모과(木瓜)이다. 하지만 향과 영양이 풍부하여 못생겼다고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바로 모과이다.

 

모과는 ‘철각리(鐵脚梨)’라고 부르는데, 철각리란 ‘다리를 무쇠처럼 튼튼하게 해주는 배’라는 뜻입니다. 모과는 근육과 골격을 이루는 주요 성분인 칼슘과 미네랄, 철분 등이 풍부하기 때문에, 동의보감에서는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하고, 다리와 무릎에 힘이 빠지는 것을 낫게 한다고 기록이 될 정도로, 근골격계에 효능이 뛰어나다.

 

모과는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해주고,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경락의 운행을 활발하게 해주고, 무릎의 통증 뿐만 아니라, 다리의 근육 뭉침이나, 어깨 결림같은 통증에도 아주 좋다. 특히 퇴행성 관절염으로 관절에 변형이 생기고, 관절을 움직일 때마다 소리가 나고, 아파서 운동범위가 제한될 때 큰 도움이 된다.

 

모과를 깨끗이 씻어서 씨를 뺀 뒤에, 2mm 두께로 얇게 썰어 용기에서 황설탕을 넣고, 밀봉한 뒤에 2주 정도 상온에 보관했다가 노란 시럽이 우러나오면, 그 노란 시럽을 3-4티스푼씩 떠서 커피잔 한잔의 온수에 타서 마시면 좋다.

 

가을의 산수유(山茱萸)도 좋다. <삼국유사>에 도림사(道林寺) 대나무 숲에서 바람이 불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소리가 들려서 왕이 대나무를 베어버리고 산수유 나무를 대신 심었다는 기록으로 보아, 오래 전부터 산수유를 약재로 이용한 것을 알 수 있다.

 

동의보감을 살펴보면, 산수유는 정력을 좋게 하고, 허리와 무릎의 시린 통증을 감소시키며, 소변이 잦은 것을 낫게 하고, 어지럼증과 이명에도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평소에 만성적으로 피로하고, 소변을 자주보고, 소변 후에도 잔뇨감이 있으며, 허리와 무릎이 시린 사람은 산수유차를 꾸준히 장복하면 효과를 볼 수가 있다.

 

다섯가지 맛을 가진 오미자(五味子)에 대해서 알아보자. 대원군이 중국으로 사신을 파견할 때 인삼과 오미자 2가지만을 확인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그 맛과 효능이 뛰어나다.

 

신맛, 단맛, 쓴맛, 짠맛, 매운맛의 5가지 맛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미자라고 불리는데, 오미자는 유기산이 많이 들어있어 우리 몸의 대사 과정 중에 발생한 노폐물을 분해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만성피로를 풀어주는데 오미자 만한게 없다. 또, 땀샘의 분비를 조절해주고, 침샘의 분비를 촉진시켜주기 때문에, 갈증을 풀어주는 효과가 아주 뛰어나다, 그래서 당뇨로 인한 입마름에 오미자가 좋다.

 

오미자의 시잔드린은 뇌의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뇌신경 세포를 보호하는 효능이 있기 때문에, 학습효과를 증진시키고 치매를 예방하고, 폐를 보(補)하기 때문에 기침이나 기관지염에 좋은 효과를 보인다. 다만, 신맛이 강하기 때문에 위산과다, 위궤양이 있는 경우에도 많이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오미자는 끓이는 것보다는 우려내서 차로 먹어야 쓴 맛이 덜하고 먹기도 편하다. 건조한 오미자 100g를 살짝 씻은 다음, 생수 4리터에 담근 뒤, 10시간 가량 두면 오미자가 물에 붉게 우려 나옵니다. 건더기를 거른 다음, 냉장고에 차게 보관한 뒤 적당량의 설탕이나 꿀을 기호에 맞게 첨가 하면 맛있는 오미자차가 된다.

 

우리 속담에 ‘얽어도 유자’란 말이 있다. 유자(柚子)가 겉은 울퉁불퉁하여 보기 싫어도 속은 달고 좋다는 뜻인데 유자가 또 우리 몸에 좋다. 유자차는 동의보감에, 위(胃) 속의 나쁜 기(氣)를 없애고, 술독을 풀어 주며, 구취를 없앤다고 기록되어 있다. 유자차는 겨울에 많이 마시는데, 비타민 B1, B2 및 C가 풍부하여 감기예방에 도움이 되고, 열을 내리고, 기침을 심하게 할 때나, 편도선이 부었을 때도 효과가 있다. 구연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피로회복, 식욕증진 효과도 뛰어나다.

 

또, 유자에는 칼슘이 사과, 바나나보다 10배 이상 많아서 성장기 어린이의 골격 형성과 성인의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가 있다. 유자의 껍질에는 섬유소뿐만 아니라 헤스페리딘이라는 성분이 있어서 모세혈관을 강화하여 뇌출혈 예방, 동맥경화예방, 혈압강하 작용을 한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인에게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B1이 풍부하기 때문에 각기병과 신경염을 예방해준다. 유자의 이러한 약효를 내는 성분은 껍질에 많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유자차를 마실 때 유자청까지 씹어 먹는 것이 좋다

 

가을은 우울한 계절이라고들 한다. 가을이면 일조량의 변화로 인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체계의 변화로 우울해지고, 가을을 타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에는 대추(大棗)차가 좋다. 맛이 달고, 성질이 따뜻한 대추는 옛날부터 정신신경을 안정시켜주는 효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화병이나 우울증 스트레스 등에 아주 많이 써 왔다, 속을 편하게 하고 우리 몸에 진액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아이들 간식이나 빈혈이 있는 분들에게 효과가 좋다.

 

대추를 반으로 썰어서 씨를 발라낸 다음 꿀이나 흑설탕을 켜켜로 재어둔 후 한달 정도 지나 뜨거운 물에 타서 하루 2~3잔정도 마시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