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19 16:36
CHIEF EXECUTIVE - 감기와 기침, 가래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조회 : 5,981  

cheif executive - 감기와 기침, 가래

 

우리나라 의료보험 통계 결과 병원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질환 1순위는 바로 감기이다. 감기는 인류와 함께 진화되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간을 괴롭혀 온 가장 흔한 질환이지만, 뛰어난 현대의학으로도 정복하지 못하고 있는 가장 골치 아픈 문제이다. 자칫하면 폐렴, 중이염, 축농증, 기관지염 등 심각한 합병증이나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어서 예로부터 감기를 ‘만병의 근원’이라고 한다.

 

한의학에서는 감기를 감모(感冒), 상한(傷寒), 상풍(傷風)이라하였는데, ‘인체의 방어능력인 정기가 약해진 틈을 타서 외부의 나쁜 기운인 사기가 침범하여 감기가 생긴다’라고 생각을 했다. 감기에 걸린 사람들은 인체의 방어능력인 정기(正氣)가 약한 사람들이고, 상대적으로 감기에 안걸린 사람들은 인체의 방어능력인 정기(正氣)가 강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한방의 감기 치료는 크게 세 단계로 나누지는데, 첫째는 외부의 사기(邪氣)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방어능력인 정기를 강화시키는 방법, 둘째는 이미 들어온 사기(邪氣)를 바깥으로 몰아내기 위해서 땀을 내거나 열(熱)을 발산(發散)시키는 방법, 셋째는 기침, 콧물, 전신통(全身痛) 등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법으로, 매우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치료를 해왔다.

 

감기에 걸린 사람들은 물론이고, 건강한 사람도 요즈음처럼 일교차가 크고 공기가 건조한 날에는 기침을 하기 마련이다. 기침과 가래는, 외부에서 들어온 이물질이 폐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주는 중요한 신체방어 기능이다. 흡입된 이물질이나 기도의 분비물을 밖으로 배출시켜서 항상 기도를 깨끗하게 유지해주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도 하루에 기관지점막에서 100cc 정도의 점액을 분비하는데. 평소에는 무의식적으로, 이 분비물을 삼켜버리기 때문에, 가래를 의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관지의 염증이나, 장기간 흡연, 또는 먼지와 같은 이물질로 인해 기관지가 자극되면 정상보다 더 많은 양의 점액이 분비되기 시작한다. 그 결과 분비물이 100cc이상으로 넘쳐나면 저절로 삼킬 수 없이 자꾸만 고이게 되는데 이것이 가래이다. 이 가래가 기관지에 있는 신경을 자극하면 기침이 나게 되고, 기침을 함으로써 가래가 밖으로 배출되는 것인데, 만약 외부에서 나쁜 물질이 들어왔는데 기침을 통해 가래를 뱉어내지 않으면 그것이 폐 속으로 들어가 폐를 상하게 할 수 있으므로, 기침과 가래는 우리 몸의 파수꾼이라고 하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기침을 ‘해(咳)’라고 하고, 가래를 ‘수(嗽)’라고 부르는데, 기침과 가래가 같이 다니니까 ‘해수’라고 부른다. 한방에서는 이러한 해수의 원인은, 폐장(肺), 비장(脾), 신장(腎) 세 장기의 기능 이상으로 보고 있는데, 인체의 기(氣)를 순환시키는 폐장(肺臟)과, 수분 대사와 관련된 비장(脾臟)의 기능이 고장나면 기침과 가래가 발생하며,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아서 인체 기운의 원동력인 신장(腎臟)까지 이상이 생기면 만성적인 해수로 진행된다고 본다.

 

기침 가래에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는 도라지가 있다. 한의학에서 길경(桔梗)이라 부르는 한약재가 바로 도라지이다. 동의보감에서 ‘길경(桔梗)은 폐로 들어가서, 가래를 삭이고 기침을 멎게 하는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했다. 도라지는 목 부위의 염증과 열을 내려주는 효과가 뛰어나고, 기관지에 수분을 보충해주는 효능도 있는데, 도라지의 쌉쌀한 맛을 내는 성분은, 플라티코신이라는 사포닌이다. 이것은 도라지의 주성분으로서, 기관지의 점액 분비를 촉진시켜서, 가래를 삭이고 기침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다. 따라서 천식이나 목감기로, 기침이 심하고 인후통이 있을 때, 애연가들이 기침 가래가 잦을 때, 도라지를 반찬으로 해서 먹어도 좋고, 도라지차를 마셔도 좋다.

 

천식으로 기침이 시작되면 얼굴이 빨갛게 될 때까지 계속될 때, 또는 기침이 오래되어 잘 떨어지지 않을 때에는 은행이 좋다. 얼굴이 붉어질 때까지 기침을 하는 것은 폐에 화(火)기운이 떠오른 소치인데, 은행은 폐에 떠오른 화기(火氣)를 가라앉혀 기침을 진정시켜줄 수 있다.

 

약리학으로 보면, 은행에는 글로불린을 비롯하여 단백질, 비타민 A, B1, B2등이 들어 있어서 영양면에서도 가치가 높다. 은행을 참기름에 구워서 하루 15개씩 먹거나, 또는 구운 은행을 참기름에 두세 달 담갔다가 먹어도 좋다. 다만, 은행에는 열을 가하지 않으면, 청산이라는 독성분이 인체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열을 가해서 먹어야 한다.

 

천식이나 폐결핵, 만성 기관지염으로 기침과 함께 목에 끈적한 가래가 붙어 잘 뱉어지지 않을 때에는 은행에 맥문동과 오미자를 함께 달여 차로 마시면 좋다. 맥문동은 폐와 기관지를 촉촉하게 적셔주고 오미자 또한 폐장의 기운을 수렴시켜 수분의 증발을 막아주므로 가래를 삭이는데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은행 10개, 맥문동 20g을 물 1ℓ로 1시간 30분간 달인 다음, 오미자 20g을 넣어 한소끔 끓인 후 불을 끄고 하루에 여러 번 나누어 마시자.

 

기침보다 가래가 많은 분에게는 배찜이 좋다. 배는 성질이 서늘하고 열을 내려주며, 수분이 많아 가래를 없애주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오래된 기침으로 가슴이 답답하고 가래가 잘 떨어지지 않고 미열이 있는 사람에게 좋다. 배는 과일 중 차가운 성질에 속하기 때문에 평소 열이 많거나 속이 더운 사람과 비만증인 사람에게 좋으며, 연육효소가 들어 있어 고기 먹고 체한 경우나 후식으로도 좋다. 또한 수분이 풍부하면서 칼로리가 낮고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하여 변비를 예방해 주므로 여성들의 미용에도 좋다.

 

배의 윗부분을 1㎝ 두께로 도려내어 뚜껑을 만들고, 배속의 뼈대를 파낸 후 꿀이나 황설탕을 가득 채우고 도려낸 뚜껑을 덮어 은박지로 전체를 싼다. 이것을 냄비에 넣고 배의 2/3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 중탕을 한뒤에, 20분쯤 지나 배가 뭉근히 익을 무렵 꺼내서 망에 넣고 즙을 꼭 짜서 마신다. 배를 강판에 곱게 갈아먹어도 가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오래된 기침으로 체력이 약해졌을 땐 호도가 좋다. 동의보감에서 ‘호도 속살이 쭈그러져 겹친 것이 폐의 모양과 비슷하다. 이것은 폐를 수렴시켜 폐의 기운이 올라가 숨이 찬 것을 치료하며, 신장을 보한다’고 하였다. 영양학으로 보면, 호두에는 질 좋은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필수지방산인 리놀렌산, 비타민 B2 B1 등이 풍부하여 천식으로 숨 찬 기침을 할 때나 오래 끄는 기침을 누그러뜨리며, 체력을 보강해줄 수 있다. 호도에는 속껍질에 약효성분이 많이 들어있으므로, 하루에 5개씩 속껍질 째 먹도록 한다. 또는 호도를 속껍질 째 분쇄기에 갈아 쌀과 함께 죽을 쑤어 먹어도 좋다.

 

마지막으로 감기 예방을 위한 일반 생활 습관을 요약하면

 

첫째, 몸을 튼튼하게 해서 면역기능을 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로를 피하고 충분한 영양섭취와 지속적인 운동을 함으로써, 기침과 가래를 줄일 수 있다.

 

둘째, 생활환경이 중요한데, 적정한 습도와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습기를 틀어주고, 물을 자주 드셔서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주는 것이 좋다. 생강, 대추차, 계피차, 오미자차, 유자차, 꿀차 같은 따뜻한 한방차가 도움이 된다.

 

셋째, 담배를 피우는 분들은 금연을 하는 것이 좋은데. 흡연으로 인해서 기관지와 폐의 기능이 약해지게 되면 기관지점막에 가래가 심해지게 되기 때문이다.

 

넷째, 건포 마찰이 좋다. 건포마찰은 면역력을 강화시켜서 감기, 알레르기성 질환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한의학에서는, 폐와 피부를 서로 연관된 장기라고 보고 있으며, 이런 것을 겉과 안이라는 의미로 표리(表裏) 관계라고 말한다. 따라서, 피부를 강화시키는 건포마찰을 통해 폐와 기관지의 건강을 되찾을 수 있는 것이다.

 

손 끝에서 심장을 향해서, 발 끝에서 심장을 향해서 건포마찰을 해보자. 건포마찰이야말로 옛날부터 감기를 예방하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행해진 가장 훌륭한 방법 중의 하나였는데, 요즘 우리 생활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어 아쉬운 민간요법 중의 하나이다.

 

감기를 다스리는 처방으로는 쌍화탕(雙和湯)이 대표적이다. 쌍화탕이란 인체의 음(陰)과 양(陽), 기(氣)와 혈(血), 남과 여가 서로 조화를 이루게 해 준다는 의미를 지닌 처방으로, 과로로 인해 기혈(氣血)이 상해서 감기에 걸린 경우, 부부가 잠자리를 하고 난 다음 감기 몸살이 걸릴 경우, 또는 과로 후에 잠자리를 하고 나서 감기 몸살이 걸린 경우에 효과가 좋다.

 

♧ 쌍화탕 처방 ♧

 

백작약, 숙지황, 황기, 당귀, 천궁, 계피, 감초, 생강, 대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