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19 16:38
글마루 2013년 1월 여성 갱년기와 폐경기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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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폐경기와 갱년기 장애 - 글마루

 

자식들 대학 보내고 집도 장만하고, 이제는 나 자신을 위해 즐겁고 재미나게 살아봐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거울 앞에 앉은 순간. 세월의 풍파에 주름진 얼굴을 발견하고는 눈물나게 서글퍼졌다는 한 중년 여성 환자. 그녀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의 한 시구가 떠오른다. 젊고 아름다운 시절을 자식과 남편을 위해 알뜰살뜰 살아왔는데, 그에 대한 훈장이 '갱년기 우울증'이라니...

 

여성들에게 갱년기란 그저 말만 들어도 서글퍼지고 속이 상해지는 단어이다. 갱년기란 성숙기에서 노년기로 접어드는 과도기로, 대부분의 여성들은 생리가 끊기면 이제 더 이상 여성으로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서글프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나, 갱년기(更年期)란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시기'이지 절대 인생이 끝이 나는 시기가 아니다. 물론 호르몬의 변화에 따라 신체적인 변화들이 수반되기도 하지만, 갱년기 자체에 너무 큰 의미를 두어 남들보다 유난히 심하게 갱년기를 보낼 필요는 없다. 갱년기란 생노병사의 한 과정이므로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려는 마음을 가진다면 의외로 쉽게 극복할 수 있다.

 

 

폐경기란 무엇이고, 갱년기란 무엇일까?

 

폐경이란, 말 그대로 '월경의 멈춤'으로 갱년기에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이다.

여성은 사춘기가 지나면 난소에서 한 달에 한번씩 난자를 배출(배란)하고, 난소에서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라는 여성호르몬을 분비해서 수정란이 착상할 수 있도록 자궁내막을 두꺼워지게 한다. 만약 임신이 안되면 두꺼워진 자궁내막이 떨어져 나와 생리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난소에서는 배란할 수 있는 난자 수가 점차 감소하여 배란이 안되고, 또한 난소기능이 떨어지면서 여성호르몬을 분비하지 못하여 자궁내막을 두꺼워지게 할 수 없으니 결국 생리가 영구히 정지되는 폐경을 맞이하게 된다. 여성들은 평균적으로 대략 45세에서 55세 사이에 폐경기를 맞이한다.

 

갱년기는 폐경기를 전후한 수년의 기간으로서, 폐경기를 포함하는 더 광범위한 기간이다. 즉, 갱년기란 가임기에서 노년기로 넘어가는 과도기로 흔히 '제2의 사춘기'라고 하는데, 갱년기에 심리적·신체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이 마치 사춘기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는 것일까? 한마디로 '난소의 노화'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나이가 들어 난소 기능이 떨어지면, 난소에서는 여성호르몬을 충분히 분비하지 못하게 되고 그로 인해 폐경을 비롯한 여러 가지 변화가 나타나는데, 이 때 나타나는 일련의 정신적, 신체적 증상을 '갱년기 증후군'이라 한다.

 

한의학에서 본 여성의 갱년기와 폐경기

 

한의학 최고의 경전《황제내경》에서 여성은 '49세가 되면 임맥(任脈)과 태충맥(太衝脈)이 쇠약해지고 천계(天癸)가 고갈되어, 폐경이 되고 자식을 낳을 수 없다'고 하였다. 천계(天癸)란 여성호르몬과 같은 의미로, 49세가 되면 여성의 생리와 임신을 주관하는 경락인 임맥과 태충맥의 기능이 쇠약해져 여성호르몬이 나오지 않아서 폐경이 되는 것이라 하여, 한의학에서 밝힌 폐경의 원리는 현대의학에서 설명하는 폐경 원리와 거의 유사하다.

 

갱년기 증후군의 기간에 따른 증상 변화

 

갱년기 증후군의 증상은 기간에 따라서 초기, 중기, 후기로 분류할 수 있다. 초기증상은 갱년기 여성의 75%가 경험하며 수개월에서 수년 내에 증상이 소실되지만, 일부에서는 중기 증상을 거쳐 만성화하여 후기 증상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1. 초기증상

① 안면홍조 - 약 3분 정도 얼굴이나 목의 피부가 갑자기 붉어지고 불쾌한 열감과 함께 땀이 나기도 함.(가장 많은 증상으로 전체 여성의 45%에서 나타난다.)

② 심장이 두근거리고, 숨이 참

③ 목이나 가슴이 타는 듯함.

④ 불안 초조하여 안절부절못함

⑤ 불면증, 우울증

⑥ 어깨 결림, 두통, 요통, 관절통

 

2. 중기증상 - 폐경 후 5년 전후

① 피부 탄력을 잃어 까칠해지고 가려움.

② 질 분비물이 줄어들고 건조하여 성관계 시 통증이 발생하며, 그로 인해 성욕이 줄어든다.

③ 소변이 자주 마렵고, 소변을 지리거나 소변보기 힘들기도 하다.

④ 손발 저림

 

3. 후기증상 - 폐경 후 10년 전후

① 골다공증으로 인해 뼈가 잘 부러진다.

②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이 증가하고, 고지혈증도 발생한다.

 

여성의 갱년기& 폐경기 대처법

 

1) 갱년기 여성의 올바른 식사 습관

 

1. 하루 1회 이상 식물성 에스트로겐 고함유 식품을 섭취하라.

 

식물성 에스트로겐(파이토 에스트로겐)이란 우리가 섭취하였을 때 소화관내에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으로 전환되는 호르몬이다. 천연 에스트로겐 고함유 식품으로는 콩(콩제품)이 가장 으뜸이다. 그리고 해바라기씨, 참깨, 땅콩, 호밀, 호박에도 풍부하며 양배추, 브로콜리, 마늘 등에도 함유되어 있다.

 

2. 하루 1회 이상 붕소 고함유 식품을 섭취하라.

 

붕소를 하루 3mg씩 섭취할 경우 혈중 에스트로겐 농도가 현저히 증가한다. 붕소가 가장 많이 함유된 식품은 자두로 하루에 자두 1개씩만 먹어도 에스트로겐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 외 딸기, 복숭아, 양배추, 사과, 아스파라거스, 셀러리, 무화과 순서로 붕소가 많이 함유되어 있다.

 

3. 하루에 1000~1500mg의 칼슘을 매일 섭취하라.

 

우유, 탈지우유, 멸치 등 고칼슘 식품을 하루에 두 가지 이상 섭취하는 것이 좋다.

 

4. 비타민 E가 포함된 식품을 섭취하라.

 

비타민 E는 항산화 효과가 있어서 노화와 치매방지의 효과가 있다. 장어에는 비타민 E가 가장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생선 알과 고등어, 가다랭이, 꽁치, 참치 등의 생선에도 많이 함유되어 있다.

 

5. 매일 섬유소를 많이 섭취하라.

 

현미, 콩, 녹황색 채소와 과일에 섬유소가 풍부하다. 섬유소는 변비와 대장암 예방효과가 있으며, 콜레스테롤 흡수율을 떨어뜨려 비만을 막아준다.

 

6. 소금과 설탕 섭취를 줄여라.

 

소금은 우리 몸에서 칼슘이 배설되도록 하며, 설탕은 칼슘의 소화 흡수를 방해하므로 골다공증의 위험도를 높인다. 따라서 음식은 싱겁게, 간은 식초로 하는 것이 좋다.

 

2) 갱년기를 극복하는 생활요법

 

1. 갱년기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자.

2. 긍정적이고 밝은 마음가짐이라면 젊음을 더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3. 새로운 인생의 즐거움을 찾는다.

 

운동과 같은 취미활동이나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매사에 자신감을 찾을 수 있고 자신의 소중함도 깨달을 수 것이다. 그리고, 부부 관계에도 새로운 변화를 찾아서 여행을 떠나거나 취미활동을 같이 하는 것도 갱년기를 극복하기 위한 아주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4.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조깅, 에어로빅, 줄넘기, 자전거 타기를 하루 30분씩 일주일에 4일 이상 규칙적으로 실시한다.

 

갱년기 증후군을 치료하는 한방 처방

 

갱년기 증후군의 처방으로 가미소요산(加味逍遙散)이 있다. 가미소요산은 정신적으로 긴장되며, 우울하고, 가슴이 답답하며, 화가 잘 나며,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얼굴에 상열감이 있는 주로 갱년기 초기 증상에 적당한 처방이다. 반면 지백지황환은 상열감, 가슴의 번열감, 피부가 건조하고 탄력이 없고 가려움, 음부가 건조하고 가려움, 귀울림, 요통 등을 호소하는 주로 갱년기 중기 증상에 진액(津液)을 보충시켜주는 처방이다.

 

♧ 가미소요산 ♧

 

목단피, 백출 각6g, 당귀, 작약, 도인, 패모 각4g, 치자, 황금, 길경 각3g, 청피, 감초 2g

 

오늘날 평균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서, 인생의 1/3이 넘는 30년 이상을, 폐경 후에도 살게 되었다. 따라서 갱년기를 적절히 잘 관리하는 것은, 노년기에 나타날 수 있는 골다공증, 심장병, 중풍, 치매 같은 질병으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고, 갱년기를 어떻게 보내는가에 따라서, 남은 노년의 인생도 건강하고 활기차고 행복할 수 있다

 

겨울이 오기 전에 김장을 하고, 보일러를 손보는 것처럼, 갱년기를 잘 다스리는 것이, 노년기 건강을 챙기고, 행복을 준비하는데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