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19 16:38
글마루 2013년 2월 남성 갱년기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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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갱년기

 

언제나 마음은 청춘이지만, 몸이 마음을 따라가지 못하는 40~50대 남성들. 늙지 않고 젊음을 간직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간절한 바람이다. 그러나 남성들도 불혹(不惑)의 나이, 40대를 지나면서 갱년기가 오게 되며, 몸이 예전같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지금까지 남성갱년기는 관심을 많이 받지 않았다. 그리고 남성갱년기를 이야기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보면 심약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줄 수 있었기 때문에 조심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요즈음은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남성갱년기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남성 갱년기에 대해서 한의학에서는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공자는 40은 불혹(不惑)의 나이라고 했다. 세상일에 혹하지 아니한다는 말인데, 불혹은커녕 사춘기 청소년이 된 것처럼, 부쩍 마음도 나약해지고, 몸도 예전 같지 않다면 남성 갱년기를 한번정도 의심할 수 있다.

 

남자들의 갱년기는 여자들과 어떤 차이를 보일까? 여성 갱년기는 폐경 전후에 여성호르몬의 농도가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에 증상이 확연하게 나타나지만, 반면에 남성들은 여성과는 달리 남성호르몬이 점진적으로 감소하기 때문에 증상을 확연하게 느끼지 못한다.

 

한의학 고서인 황제내경(黃帝內經)에 보면, 남자는 ‘40세에 신기(腎氣)가 쇠약해져서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하고, 치아가 약해지고, 48세에는 양기(陽氣)가 쇠약해져서 얼굴이 초췌해지고 새치가 생기고, 56세에는 간기(肝氣)가 쇠약해져서 근력이 떨어지고, 천계(天癸)가 고갈되어서 정액이 줄어들고, 신장이 쇠약해져서 형체가 수척해진다.’고 하였다. 남성은 40살부터 신기(腎氣)와 양기(陽氣)의 쇠약으로 점차 노화가 진행됨을 설명하고 있는데. 한의학에서 말하는 신기(腎氣)와 양기(陽氣)는 서양의학의 남성 호르몬과 고환의 기능과 유사한 의미로, 결국 남성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어서 남성갱년기가 온다는 서양의학의 분석과 일맥상통하다고 볼 수 있다.

 

남성갱년기의 증상은 어떤 것이 있을까? 남성갱년기의 신호탄은 바로 성(性) 기능 저하가 가장 먼저 나타난다. 남성의 80% 이상이 경험할 정도이다. 그 외에도 다양한 신체적․정신적 변화를 겪는데, 신체적 변화는 만성적으로 피로하고, 근력이 떨어지고, 활동력이 저하되고, 체중 증가(특히 복부비만), 피부탄력 감소, 식욕저하, 탈모가 생기고, 유방이 불룩해지는 등 체형의 여성화 현상을 보이고, 간혹 골다공증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신체적 변화 이외에도 정신적인 변화가 나타난다. 한의학에서는 몸과 마음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의식․감정이 인간의 오장(五臟-肝, 心, 脾, 肺, 腎)에서 기원한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몸에 노화가 오면, 마음도 따라서 변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구체적인 정신적 변화는 신경이 예민해지고, 우울한 생각이 많이 들고, 불면증과 가슴이 두근거림, 얼굴이 달아오름, 식은땀, 건망증, 기억력저하, 계산능력이 떨어지는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평소에 강인했던 남성도, 심약해져서 과감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우유부단함을 보이기도 하고,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기도 하고, 우울증이 생기기도 한다.

 

남성갱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① 규칙적인 운동과 휴식은 기본이다. 근육이 늘어나고 체지방이 줄어들면 남성호르몬 수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운동이야말로 남성갱년기를 극복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다.

 

② 저칼로리의 담백한 식사도 중요하다. 남성갱년기에 쉽게 나타나는 복부비만과 성인병 예방을 위해서는 식생활 습관도 바뀌어야 하는데 과식과 편식을 피하고, 기름기가 많은 동물성 음식, 너무 짠 음식, 설탕이 많이 든 음식 등은 모두 해롭다. 대신 콩, 두부, 우유, 잣, 깨, 호두 등 칼로리가 낮고, 골밀도를 높여주는 음식과, 신선한 채소, 과일, 해산물 등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③ 만성적인 음주와 흡연, 스트레스는 남성호르몬 수치를 낮추는 주범이므로 피해야 한다.

 

④ 하루 30분 이상 햇볕을 쬐야 한다. 햇빛을 보면 마음도 환해지듯이, 갱년기 우울증 예방에 햇빛은 필수 조건이다. 또한 햇볕을 쬐이면 피부 아래 혈관 속에 있는 콜레스테롤이 비타민 D로 바뀌면서 골다공증이 예방되고 혈중 콜레스테롤이 감소되기 때문에 동맥경화증, 심장병, 고혈압 예방의 효과도 볼 수 있다.

 

⑤ 하루 한번 반신욕을 하자. 반신욕은 누구에게나 좋지만 특히 갱년기 남성들에게는 꼭 권장하고 싶은 요법이다. 반신욕을 하면 하반신의 혈관이 확장되기 때문에 혈압을 내려주고 혈액순환이 촉진되고 노폐물 배설이 된다.

 

남성갱년기에는 음양곽(淫羊藿)차, 구기자(枸杞子)·산수유(山茱萸)차가 좋다. 삼지구엽초라고 불리는 음양곽은 고환 기능을 강화해서 남성호르몬 분비를 활성화시키는 효과가 있고, 여성 불임과 고혈압에도 효과가 있는 약재이다. 음양곽은 10분 이상 끓이면 약효가 사라지기 때문에, 먼저 물 500㎖를 끓인 뒤에 음양곽 20g을 넣어서 5분 간 살짝 끓여서 수시로 나누어 마시면 좋다.

구기자도 남성갱년기에 좋은데,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구기자는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고, 얼굴색을 희게 만들고, 오래 복용하면 수명을 길게 한다고 기록되어있다. 구기자에는 비타민 C와 유기산이 아주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피로 회복과 노화 예방에 효과가 있다. 또, 구기자에 많이 들어있는 루틴 성분은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고, 혈관을 튼튼하게 해서 동맥경화, 고혈압, 성인병 예방에 큰 도움을 준다.

 

산수유는 장복(長服)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늙지않게 하며, 무기력증을 없애주는 아주 좋은 약재이다. 특히 정자수 부족, 정자의 활동력 저하로 인한 남성 불임에도 효과적일만큼 남성에게 좋다.

 

구기자 20g, 산수유20g을 물 500cc에 넣고 1시간 다려서 물의 양이 절반으로 줄어들면 하루에 3번정도로 나눠서 복용하면 된다.

 

남성 갱년기의 증상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음식과 식생활 습관에 대해서 알아보자. 남성갱년기를 이겨내는데 아연은 필수 영양소이다. 아연은 남성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주고, 원기(元氣)를 북돋게하는데 굴, 장어, 게, 새우, 호박씨, 콩, 깨 등에 풍부하다. 셀레늄도 남성 호르몬 생성과 관련이 있는데 고등어와 같은 등 푸른 생선, 굴, 마늘, 양파, 깨, 버섯, 콩 등에 많이 들어 있다.

 

남성 갱년기에 좋은 음식으로 부추와 굴을 꼽을 수 있다. 부추는 열성(熱性)식품으로 간과 신장에 좋은데, 부추의 황화알릴 성분은 남성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고, 혈액을 맑고 혈관을 튼튼하게 하며,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몸을 건강하게 만든다. 또, 손과 발, 하복부가 차가운 분들, 장이 차가워서 설사가 잦은 분들에게 도움이 된다. 부추에는 이외에도 비타민C가 풍부해서 만성피로, 무기력을 극복하는데 좋으며, 성인병과 노화를 예방하는 영양소인 베타카로틴은 늙은 호박의 4배나 들어있어 남성 갱년기의 특효약이다.

바다의 우유라고 불리우는 굴은 영양가가 우유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고단백 완전식품이면서 남녀 노소 갱년기 영양 보충에 최고의 음식이 굴이다. 동의보감에서는 “굴은 오장(五臟)을 건강하게해서, 기력을 도와주고 피부를 부드럽게 하며, 얼굴색을 곱게 한다.”라고 굴을 높이 평가 하고 있다. 링컨과 나폴레옹은 전쟁터에서도 굴을 빠지지 않고 먹었다고 한다. 굴을 먹으면 피부색이 좋아지는데 굴에 멜라닌 색소를 파괴하는 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부터 “배 타는 어부의 딸은 얼굴이 까맣고, 굴 따는 어부의 딸은 하얗다”는 속담도 있다. 굴에는 아연이 풍부한데, 남성의 원기를 회복시키고, 성기능을 강화시키며 정자 수를 늘리는데 큰 도움을 준다. 또, 빈혈을 예방하는 철분, 뼈를 건강하게 하고 어린이의 성장 발육을 돕는 칼슘도 아주 풍부하다.

 

남성갱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지압점으로는 용천(湧泉)혈이 있다. 옛날에는 결혼 첫날밤 새신랑의 발바닥을 때리던 풍습이 있었는데, 이는 바로 새신랑의 용천혈을 자극하여 정력이 샘솟게 한 후, 첫날밤을 잘 치르라는 조상들의 배려였다. 용천혈은 발바닥을 오므려 ‘ㅅ’자가 생길 때 두 선이 만나는 점으로, 앞이 뭉툭한 펜으로 꾹꾹 지압하거나 주먹을 쥐고 쿵쿵 두드려주어도 좋다.

 

남성 갱년기에 좋은 한약 처방은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이 대표적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부족해지는 신장(腎臟)의 수기(水氣)를 보충하여 음양(陰陽)의 균형을 맞춰주는 육미지황탕은 기억력을 증진시키고 탈모를 예방하며 시력저하, 이명(耳鳴)의 치료에도 도움을 준다. 육미지황탕은 숙지황, 산수유, 산약, 목단피, 택사, 복령인 6개의 약재로 구성이 되어있는데, 숙지황, 산약, 산수유는 음기(陰氣)를 보충시켜주고, 복령은 정신적 안정으로 불안해지기 쉬운 갱년기 증상을 완화시키며, 목단피는 인체의 상부로 불필요하게 떠오르는 열을 내려주는 역할을 한다. 택사는 체내 노폐물을 제거해주는 약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