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19 16:40
강서구청 강서꿈동산 - 한약 달이는 법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조회 : 7,183  

한약(韓藥)을 직접 달이거나, 달이는 모습을 본 분들이 점점 드물어지는 요즘입니다. 간혹 TV의 사극 드라마에서 정성스레 약탕관을 화롯불 위에 올리고 불을 정성스레 부채로 부치는 모습들로 접하는 것이 한약에 대한 인식일 것입니다. 여기서는 전통적인 한약달이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약은 어디에 달이나요?

 

전통적으로 한약을 달이는 약탕관은 곱돌로 된 것을 가장 많이 사용했고, 질그릇으로 된 약탕관도 많이 사용하였습니다. 그것은 천천히 뜨거위지면서 열이 골고루 천천히 전달되어 한약재의 성분을 충분히 우려내는데 좋기 때문입니다.

 

요즘 나오는 현대식 약탕관은 스테인레스, 유리, 세라믹 등의 재질로 만들어지는데, 무쇠나 구리, 알루미늄으로 된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정 한약재가 들어간 한약을 달일 때, 탄닌이나 알칼로이드 성분이 철이온이나 구리 이온, 산화알루미늄 등과 결합되어 약효가 변하고 유효성분이 파괴되기 때문입니다.

 

한약은 어떤 물로 달이나요?

 

동의보감에서는 물을 33가지로 나누어 약의 쓰임새에 맞게 골라 쓰도록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새벽에 길은 우물물이나 차가운 샘에서 뜬 물, 가을철 이슬을 모은 물, 국화 밑에서 나는 물 등이 있는데요. 현대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물이 많으므로, 시중에서 판매되는 샘물이나 정수기물, 수돗물을 사용합니다. 다만, 약수(藥水)는 피하는 것이 좋은데, 약수에는 철분 성분이 함유되어 약재의 성분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약은 얼마나 센 불에, 얼마동안 달여야 하나요?

 

한약은 약재에 따라 달이는 시간이 달라집니다. 보약(補藥)에 들어가는 인삼이나 숙지황, 황기와 같은 약재는 약한 불로 비교적 오랜시간(1~2시간)을 달여야 합니다. 하지만 감기나 비염에 사용되는 방향성(향기가 강한 성질)을 가진 약재들은 그보다 짧은 시간만 달여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처음에는 센불로 한차례 끓게 하고, 그 이후에 약한불로 서서히 달입니다. 한약을 다 달이고나서는 가제나 삼베천에 한약을 걸러내고, 막대기 두 개를 이용해 가볍게 약재를 짜냅니다.

 

한약 한 첩(貼), 두 첩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첩이란 것이 뭔가요?

 

한약의 단위인 첩(貼)은 한약재를 담아 포장한 뭉치를 말합니다. 또다른 단위인 한 제(劑)는 20첩을 말합니다. 하루에는 두 첩을 사용하는데, 아침에 한 첩을 달여 마시고 달인 후의 약재는 따로 보관을 합니다. 점심에 다른 한 첩을 달여 마십니다. 저녁에는 아침에 달였던 약재 찌거기와 점심때 달인 약재 찌거기를 합쳐서 달여 마십니다. 그래서 하루에 두 첩을 달여 복용하게 되며, 20첩을 한 재(劑)라고 부릅니다. 즉, 하루에 두 첩씩 복용하게 되면 한 재는 열흘치를 복용하게 되죠.

 

요즘은 압력밥솥처럼 압력을 가하여 약을 달이기 때문에, 한 재로 보름에서 이십일을 복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